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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가 없다” 를 두고
2013년 07월 17일 18시 14분  조회:8793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싸가지가 없다” 를 두고
 
                                         최 균 선
 
    한국드라마의 대사에서 “싸가지 없다”라는 말이 자주쓰이고 흔히 대방이 펄쩍 뛰는데 국어사전에서는 “싸가지”가 “싹수의 방언”이라고 해석하고있다. 이와 궤를 같이하는 어원의 설명에 따르면 싸가지는 ‘싹’과 동물의 새끼나 작은것을 가리키는 ‘-아지’가 합쳐서 이루어진 말로 싹이 막나오기 시작하는 처음 상태인 싹수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따라서 본래뜻은 막움트기 시작하는 싹의 첫머리를 가리키는 이 말이 일상에서는 비유적으로 씌여서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것인지 아닌지를 나타내는 낌새나 징조를 가리키는 속어로 쓰인다고 해석하고있다.
   “싸가지없다”가 “싹수가 글러먹은놈”,“싹수없는 자식”,“될성부르지못한 아이”, “전도(희망)없는자”와 거의같은 의미이지만 싹+아지가 련음현상으로 발음되는것을 그대로 적으면 싸가지가 된다. “싹”이 사람을 대하여 사용될 때는 “싹수가 보인다”, “싹수가 노랗다”,“싹수가 없다”등으로 쓰이는데 어원은 전라도방언이라 한다.
    아무튼 인간에게 있어서 희망이란 그렇듯 중요하기에“싸가지없다”가 좌절감을 안겨주는 인신모욕이 되는 모양이다. 요즈음은 이 싸가지를 네가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싸가지가 없다=네가지가 없다. 이를테면 버릇이 없고 례의가 없고 렴치가 없고 희망이 없는것이란다. 또 이 사가지가 인,의,례,지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한국의 시인 공영구씨는 ‘사가지와 마음씨’에서 “네(사)가지가 없다” 로 해석하 고있다. 그 네가지는 첫째 성씨, 둘째 말씨, 셋째 솜씨, 넷째 맵씨이다. 이 네가지는 사람을 평가하는 기본으로서 그것이 없으면 정상적인 사람이 상대할수 없는 별종이 라고 정의하고있다. “싸가지없다”는 말이 처음엔 생경하고 입에 잘오르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그래서 아주 기분나쁜 욕으로 쓰고있는지…
    그런데 어떤 자가 진정 “사가지가 없는자” 이냐? 첫째로 자기 민족혼마저 헌신짝 내버리듯이하면 성씨를 잃은것이요 자기 민족을 위해 말할대신 적들의 나발이 되면 자기 말씨를 잃은것이요, 심사가 카멜레온같으면 말솜씨가 아무리 일인자연인듯해도 싸가지 없음이요 자기 민족을 팔아먹으면 맵씨가 아니라 꼴불견이다.
    장자의 추수편에 이런 고사가 있다. "황하의 신 하백이 물의 흐름을 따라 처음 바다에 나왔다. 그는 북해에까지 가서 동해를 바라보면서 그 끝이 없음에 놀라 탄식하였다. 그러자 북해의 신약이 말하기를 우물안에서 살고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 기해도 알지 못하는것은 그들이 좁은 장소에서 살고있기때문이다. 또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해도 알지 못하는것은, 그들이 여름만을 굳게 믿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식견이 좁은 사람에게 도를 말해도 알지 못하거니와, 그것은 그들이 상식의 가르침에 구속되여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은 지금 좁은 개울에서 나와 큰바다를 바라보고 자기의 추함을 알았기때문에, 이제 더불어 큰 진리에 대하여 말할수 있을것이다. "장자는 추수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인용하여 우물안 개구리를 론하였다.
    외국에 나가 있으면 하백쯤 되는건가? 하백처럼 북해에도 가보고나서 되돌아보며 고향사람들이 어쩌고 저쩌고해야 감복이 가든지 해야 하겠는데 한곳에서 다른 한곳에 가서 천하를 굽어보는듯이 말하면 좀 싱거운감이든다. 하긴 하늘이 푸르다는것을 알기위해 온세상을 돌아다닐 필요는 없지만 세상을 더많이 알기위해서는 세계적인 박람이 필요하다. 한국이나 일본쯤에 가서 살면 고향사람들보다 안계가 좀 텃다고 할수도 있으나 지구적으로 역시 우물안개구리가 아닐가?
    근본을 잃으면 정말 “싸가지가 없다.” 물론 고향의 건설과 민족의 개화발전을 도모한다는것이 출발점인듯 하지만 태줄을 묻고 잔뼈를 굳혀준 고향ㅡ어머니품을 개떡나무리는듯 하는것은 결코 아무런 깨우침이 되지않으며 거부감을 앞세우고 오기에 더구나 설득적이지 못하다. 보기에는 요란한 장편대론이나 웅문이라도 기실 탁상공론에 불과하고 지상담병일뿐이다. 조괄의 화끈함은 주는지 몰라도 말이다.
    탁상공론끝에 제시된것은 무엇이며 해결된것은 무었인가? 글이란 본디 자기의 정서나 관점따위를 토로할뿐으로 해결책은 아닌것이다.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말랬다, 나서자란 고향을 실질적으로 돕지는 못할망정 이것저것 헐뜯으며 난데없이 선각자나 인의지사나 된듯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자세는 정말 “싸가지가 없다” 고 해야 할것이다. 앉을자리 설자리 모르면 “싸가지가 없다는”는 말을 듣기보다 팔불출 이라는 말을 듣기가 십상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위하여 사고하고 자기 사상을 창조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아무도 어떻게 사상이 창조되는가를 분명히 말할수 없다. 그것이 어디서 오며 어떠한가를 말하지 못한다. 사상을 리용하고나서야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알뿐이다. 사실상 이미 터득했거나 혹은 바야흐로 가지게 되는 소유의 사상은 이미 창조되여 완성된것으로서 마치 심령처럼 우리 주위에 존재할뿐이다.
    그만큼 한 개인이 전사회적, 세계적으로 공인되지도 않은 관점이나 견해를 소위 ×××의“주의(主义)”라고 명명한다면 과대망상이 아닐수 없다. 다 아다싶이 주의란   사상이나 학설상에서의 일정한 립장, 주장을 말하고 사회제도나 정치, 경제체제를 가 리키기도 한다. 인류문화사상 무슨무슨 주의가 단숨에 일일이 렬거할수 없을만큼 많지만 그것이 그 개인의 자고자대한 감각으로 언감생심“ “×××주의”라고 자칭하는것 이라면 되우 웃기는 발상이다.
   잘모르긴 하지만 맑스, 엥겔스나 레닌이 자기들의 사상, 학설을 자칭하여 맑스- 레닌주의라고 명명한게 아니라 후세사람들이 객관적으로 공인한것일게다. 그런데 스스로 무슨 “주의”를 창제한듯이 떠벌이는데 세상을 웃겨도 너무 웃길일이다. 중국 에 위인들이 있었으나 “×××사상”이라고 격을 낮추었지×××주의”라고 하지 않고있 다는 사실에서 아무런 느낌도 없었단 말인가? 한심한일이 세상에 많지만 너무 주제 넘다고 해야 할것이다. 이건 스스로를 아는 현명성 문제도 아니다.
    위인이나 성현이 아닌 사람으로 말할 때 문제를 분석하고 사고하노라면 우리는 창조자가 아님을 알게되고 내키지 않더라라도 사상의 관찰자일뿐임을 자인하게 된다. 위대한 사상(주의)은 우주의 지혜를 대표한다. 우리는 다만 심령의 잠의식으로 그런 지혜를 터득할뿐이다. 즉 우리같은 보통백성의 마음은 남의 사상의 접수기일뿐인것 이다. 그런데도 어떤자가 스스로의 성숙되지도 않은 이런저런 잡설을“주의”라고 자칭한다면 그게 정상적문화인의 머리에서 나올법한 착상이 아님이 틀림없다.
 각설하고, 사회적비리. 인간의 렬근성 등을 비평하려면 스스로 영욕과 리득에 목매인 제모습을 돌아보라. 금전과 쾌락. 부유의 유혹은 꼬시는게 본성이다. 잘사는 나라에서 살고 많이배우려하고 명리를 얻으며 살려는 욕심은 죄아니다. 그러나 자기 가 태줄을 묻은 고향에 불만족해하고 불평부리고 폄훼하고 싶은대로 비하하는건 개체행각이지만 도의적으로는 고향(조국)에 대한 죄행이다.
   풀잎에 이슬같은 인생인데 덕행은 못할망정 배은망덕해서야 쓰겠냐? 가난한 자기“어머니”를 불쌍히 여길대신 깔보는것은 대역부도이라. 더구나 지페쪼각에 매료되여 돌아가며 물어뜯는 미친개처럼 이것저것 기성된 사실을 끄집어내여 소위 분석이니, 평가니 횡설수설하면서 스스로 아무리 요란한 “문화비평가”의 모자를 높이쓴다해도 높이볼 사람은 아무데도 없다. 배신자의말로는 영화들에서 많이 보여주고있지 않던가? 새앙쥐는 쥐인체 하는것이 자신의 일신안전에 좋을게다.  

                                        2010.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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