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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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와 채우기
2013년 08월 23일 20시 33분  조회:7059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밀어내기와 채우기
 
                                     최 균 선
 
    오늘도 바다의 숨결을 들으며 무엇인가 터득하려고 해저물도록 바다가에 넋을 풀어놓았다. 바다의 숨결은 오늘따라 더욱 거창하다. 노한것은 아닌듯한데 내밀한 격정에 사로잡힌듯 거세게 일렁이며 밀려오고 밀려가고있는 푸른물결, 천년천년 천만 년을, 만년만년 억만년을 격정을 안고살며 흰바위, 푸른섬바위, 조개껍질, 백사장을 씻어내린 바다는 무엇을 하자는것인가?
   산은 산으로 살라하고 바다는 바다로 살라는데 천년만년이 가도 하늘에 도전하는 저 산들을 기어이 부셔버리고야 말겠다고, 더러운 그 때를 씻고야 말겠다고 시시로 술렁대는 바다!더이상 씻을것도없고 가진것이라곤 소금뿐인데 그래도 씻어내리기에 열을 올리는 바다의 심사를 대관절 무엇이라 표현할가?
    창세이후 씻으려고만 하는 바다, 필사적으로 강을 씻고 대지를 씻고 산마저 휩쓸려하고 기진맥진할 때가없이 한결같이 덤벼들며 지상의 모든것을 천번만번 때리고 부수고 어르고 달래면서 억년만년 출렁인다, 바다는 모르지않는다. 그저 마음일뿐, 기슭에 연연한 저 산, 저들을 끝내는 단한번도 씻지못할줄 몰라서가 아닐것이다. 그러면서도 순간도 쉬지않고 하얀파도를 밀며밀며 달려온다.
    더러운 옷을 빨아낸 물은 구정물이 되는데 때도시도 없이 씻어내렸건만 푸른 모습을 잃지않는 바다는 성모마리아같은 흉금을 가졌는가! 먼지낀 바위는 념려하면서도 자기가 더러워질줄을 모르는 바다는 너그럽기만 한것인가! 단하나의 바위도 씻 지못한채 그냥 설렁대는 바다는 지구덩이를 거의나 품고서도 만족을 모르고 산을 모르고 하늘을 그리는 바다는 호한하다. 어머니의 사랑처럼 무궁하다.
    유흥에 아무렇게 내버린 문명의 쓰레기도 싹쓸이로 받아안고 밀려갔다가는 미구에 아무소용도없는 그것들을 다시 밀어낸다. 인간이 더럽힘을 받지않으려는 바다의 늘 푸른정조이랄가? 주어도주어도 출렁이는 창파, 채워도 채워도 입벌리는 창해로 보기엔 바다가 너무 고결한것이 아니랴!
    바다가 그냥 허기져서 모든것을 받기만한다고 생각하는것은 그 숭고함에 대한 몰리해가 아닐수 없다. 인간만이 살면서 끝까지 해내려는 일이 욕심을 채우려는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려하지 않는다. 가득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할것이요 받아들이려면 먼저 밀어내야 한다는것을, 채우지도 밀어내지도 않으려면 아무것도 하지말아야 한다는것을, 무엇을 채울지 무엇을 비울지 어느때에 비울지는 각자 가치관과 기준에 따라 달라지고 환경과 인성에 따라 변하기도하는 그 반복무상함에 눈을 감고있다.
    창창 푸르게 열린 하늘엔 끝간데없는 내마음이 젊은시절 그때처럼 나래치고 설레이는 가슴속에 유리파편으로 부서지는 하얀파도가 태고적밀어를 해변에 쏟아낸다. 기슭에 철썩대는 소리는 바다의 하소연인가? 우주의 시원(始原)을 알리는것인가, 백 사장에 쉴새없이 세월을 부리워놓고 바다의 푸른이야기를 은모래 금모래로 수놓는데 바다의 전설은 이루지못할 나의 공상의 쪽배에 넘치게 담긴다,  
    창세이전의 원초적본능을 살리려는 그 신비한 힘을 알고싶다. 파도는 어이하여 일고 또 잦는지, 바람은 왜부는지, 기기묘묘한 높낮은 기암절벽들은 왜솟았는지, 천년 전 첫아침을 순백의 갈매기는 왜 오늘도 물어다 나르는지, 그것을 알수없어 온종일 들뜬 시인의 찬란한 마음에 취해서 고르로운 바다의 숨결을 마셔가며 바다가에 굳어지는 5월의 한나절은 이대로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사무치는 정서가 치솟아 바다를 통채로 품어버리고픈 이 하루는 하늘속을 흐르는 세계에 흠뻑 취해버린다. 바다는 제품으로 흘러드는 모든 강물을 마시며 하늘과 가슴을 맞대이고있다. 말없이 받아드리고 쉬임없이 밀어내는 바다의 로고를 망연히 바라보다가 문득 상상이 비약의 나래를 펼친다.
    허(虛)에 대한 철학에 이르되 그릇에 무엇이 차있으면 아무것도 할수가 없으며 임무를 다한것이다. 빈그릇은 무엇이든지 채울수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희망이다. 우주는 99.99%비여있다. 하늘과 땅사이에서는 못할것이없다. 그 공간은 창조를 위하 여 무엇이든지 할수있는 가능성이있다. 비여있는 모든곳은 생명이 잉태하는곳. 모든 유(有) 가 있을자리요 무(无)가 진행될 곳이기도 하다.
     바다는 "존재하는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시사한다. 존재하는 모든것은 내인생,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모든 사회적상황들을 뜻하는것인가? 지금까지 이 모든 상황을 옳바르고 좋은쪽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는 애쓴다. 그러면서 좌절과 혼란을 겪는다. 이제 불평없이 받아들이고있는 그대로 수용하라고 바다는 나에게 요청하고있다. 있는 그대로 수용할때 부등키고만있던 온갖 욕망이 풀려나게 될것이다. 그러면 전혀 다른 인식과 인생이 시작될것이다.
    세상사람들은 모두 한사코 채우려고만 한다. 비워야함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러기를 바라지않는다. 마음도 비워있어야 새것을 채울수 있다는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곧잘 마음을 비웠다고 표방한다. 채움에도 진리가있다. 진리를 채우면 진리가 나올 것이고 마음에 쓰레기를 채우면 비루한 행동만 나올것이다. 성인들은 진리를 전파하려고 이 세상에 왔으니 그분들의 말씀(진리)으로 나를 채우라.
    담담하기와 쏠림의 차이는 그렇게 다르다. 수수방관은 밀어내기이고 흐름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다. 잡동사니로 가득찬 서랍을 열때 련상되는것은 무엇일가? 확장 하면 물질적욕망의 세계이다. 얻고 잃게되는 환득환실이 섭리가 되는것은 이 세상에 서 나혼자만 사는것이 아니고 리타정신을 아예 등지고 살수없기때문이다. 눈부신 유혹에 마음이 헝클어지다가도 그것의 본질을 꿰뚫어보고자 하면 스스로 성스럽다.
    마음의 문을 여는가 닫는가하는 문제이다. 무릇 튼튼한 문은 그 자체가 꽉차있으면서도 저쪽 어떤 빈공간을 가리우는 이중적인 제조물이다. 불가침범의 경계를 긋기도하고 열리면 경계가 허물어지기도하는 문, 가로막기도하고 받아들이기도하는 문, 가두기도하고 놓아주기도하는 문, 그것은 동시에 안이있고 밖이있다. 문은 눈앞에 있는것과 저 뒤에 있는것을 련관시키기도하고 분리시키기도 하기때문에, 안이자 곧 밖이기도 하기에 문은 어느 한측면에 속하지 않는다.
    얻어도 곧 잃게되여있는 그 모든것을 가득가득 가지려고만하는 집착, 아집은 얼마나 허황한것인가? 인간이 물욕에 눈에 멀면 언제건 함정에 떨어지게 되여있으므로 물욕의 노예로 되면 마음도 제마음이 아니다. 유혹이 꼬실때 전혀 흔들림이없는 금욕주의자가 몇몇이랴만 내것이 아닌것을 밀어내고 내주기 위해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려고 자신을 단속하는 그 자태만으로도 너무 거룩한것이다. 꿀발린 종이를 펼쳐놓은 접시에 날아드는 파리의 랑만은 가볍게 내리치는 파리채에서 끝나고만다.
    이 세상에서 채워도 채워도 하늘우러러 한점 부끄러울것없는 욕망이 무엇일가? 이 욕심, 저 욕망, 무지경의 욕망을 채워감에서 가장 미쁘고 말썽이 없는것이 있으니 바로 채우고 또 채워도 다 채울수 없는 량지가 아니랴싶다. [출처](창조주)하고있는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한생을 적덕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허욕과 허세를 밀어내면 앉으나서나 북적대고 서로 까밝히는 이 세상에서 꿀릴것 하나없이 저기 날개짓 례사로운 갈매기처럼 자유로울것이라 기원하면서 쓰잘것없는 자아위안을 먼바다에 실어보내는 로옹의 마음은 허무하기만 한것인가?! 하긴 다 부질없는 상념이기도 한것을, 바다물결만 생동하는것을…

                                     2010년 5월 3 일                           2013,8,23일 연변일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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