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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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학》에 깃든 학문
2015년 04월 19일 22시 19분  조회:541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관계학》에 깃든 학문
 
   세상사에 정통함은 학문의 힘이요, 인정에 숙달함은 문장의 힘이니라고 지성인들은 말하였지만 대천세계 수백종의 학문치고도 처세술의 정수인 이른바《관계학》이 유독성행하여 도처에《관계학학원》이 일떠서니 대체 이는 관념갱신의 기본추항이냐 아니면 가치의식의 변태냐?
   찬찬히 살펴보면《관계학》에 아리스토텔레스나 헤겔의 철학같은 심오한 사상도 없고 맑스, 엥겔스의 경제학설같은 과학성도 없으며 똘쓰또이나 마크 트웬의 예술감 화력도 없고 우주공학처럼 신비한 탐색성이나 개척성도 없어 위(伪)학문은 위학문인데 그 신통력은 어찌하여 무변광대하고 괘속실효를 보고있는지?
   또 어찌하여 무형의 실체로서《관계학학원》의 체계는 그렇듯 방대하며 가치창조 기제로서 인습에 속속들이 침투되고있는지? 본원으로부터 층층이 분원이 있고 산하에 또《벼슬학계》,《중용학계》,《아첨학 계》등이 있어 사회의 공해로 되고있건만 사람들은 머리가《총명》해질수록 각별히 애착을 가지고 탐구열을 올리고있으니 과연 현대적인 시대《학문》이라 하겠다.
   고대에도《관계학》이라 명명했는지 몰라도 아무튼 성행된 력사만은 유구한것이 틀림없다. 하여 포공같은 청렴한 관리가 나오고 해서의 파직같은 비사도 있게 된것이 아닌가? 하긴 고금중외가 두루 일반이라 이 학문의 덕에 흑백을 전도할수 있고 살인 범도 무죄석방되기 여반장이니리해도 되는듯싶다.
   목전 번창하고있는 크고작은《관계학학원》을 고찰해보면 일매지게 앞문은 잠궈놓고 뒤문만 활짝 열어놓은것이 상례이다. 주관인물들은 거개 학문을 깊이 연찬한바 는 없지만 학술에 종류가 많고 또《관계학》이 민간일류학문으로 되고있을진대 통털어 무지무용(无知无用)하다도 타매한다면 무척 억울해 할 위인들이다. 왜냐하면《관계학》의 오묘함을 터득함에는 누구보다 머리가 잘 돌고 또 그물을 늘이는데는 왕거미를 울릴지경이요, 사리로 끌어당기고 들어붙고 하는데는 남달리 부지런하기때문이다. 게다가 아첨술에 조예가 깊어서 소진같은 설객도 찜쪄먹자고 하니 말이다.
   배우는 학문은 사회과학도 자연과학도 철학도 아닌 위과학으로서 얼렁뚱땅 대포쏘기와 달콤짭짤 나발불기에 정통하는것이고 할거하고 지반을 닦는 이골을 틔우는것이다. 특히 위법자들이라도 여기서는 흰소리 탕탕 치며 기름진 배꼽을 슬슬 튕길수 있는것인데 그들을 위해서 전문 푸른등이 켜져있다. 반대로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능히 해결받을 문제를 가지고 온 정인군자들이 부득이하여 뒤문으로 들어서면 마디마디 우뢰같은 원칙을 풀면서 돌상같은 장비얼굴로 붉은등을 척 내든다 붉은등을 척 내든다.
   진짜학문을 닦기가 얼마나 어려운가!하지만 이 학원의 유능생들은 그것없이도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위생 로동인사, 병역 등 각박면에서 사통팔달하고있으니 사악한 바람이 낳아길러 종횡무진하는 당대 호한들이라 하겠다.
   이들은 특히《난관》돌파를 전문하는데《뒤문치기》의 급선봉이다. 이들이 쓰는 무기를 얕잡아보지 말지어다. 권연을 날창삼아 꼬나들고 단병접전하면서 진세를 간파 하고 고급술병을 수류탄삼아 뒤문을 까부신다음 주육으로 생포하는데 근년에는《코밑치성》보다《옆구리찌르기》가 더 은을 낸다고들 한다.
    이 학원의 총칙, 부록, 계률을 보기로 하자.
    총칙:
    ① 무릇 사리도모에는 반드시 관계를 잘 맺어야 하느니라.
    ② 관계만 맺어놓으면 있던 문제도 풀리고 관계를 맺지 못하면 없는 문제도 생기 여 촌보가 난행이니라.
    ③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고도의 선택성과《예술성》에 각별히 심중할지어다.
   부록:
   ① 무릇 관계학을 응용하는자는 권력의 발바닥을 핥아먹을 용기가 있어야 하고 백성들앞에서는《원칙》을 지킬줄 알아야 하느니라.
   ② 관계학기교술의 핵심은 강개한 의리와 통이 큰 처사이니라.
  계률:
  대바르고 성실하며 입바른자는 가차없이 축출하라.
 
                             1988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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