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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 인생길
인생의 기구한 오솔길에
나는 걸음마다에 짓채인 조약돌이였지,
사나이 칠석간장이 부서져
피맺힌 아픔이 굳어진 한의 덩이였나?
매말라 헐벗은 가지에
쓰디쓴 열매 하나 외로웠지,
저것에도 있을법한 꽃시절
지금은 하늬바람에 떨고있구나.
쑥대 우거진 마음의 무덤가에
찢어진 추억의 돛폭,
구배많은 마음의 오솔길에
락엽에 묻힌 파아란 잎새,
인습에 절은 지친 가슴이
버리운 네거리에 헤매였어도
참고 이겨낸 고달픔은
인제 여기 오솔길에서 굳어지는가,
가시넝쿨 덮인 내 오솔길
내 인생의 오솔길에
사나이 칠석간장이 부서져
피맺힌 아픔이 조약돌로 딩구누나.
1988 년 6 월 16일 (연변일보)
바람이고 싶었다.
나 바람이고 싶었다.
무형의 속박에 숨막히던 그 때는
거칠것 하나없이 항시
갈길 드바쁜 나그네처럼,
산허리에 묵은 덤불을
진달래꽃불로
활활 싸지르는
바람, 바람이고싶었다.
지겨운 저 비구름의
살찌고 축축한 등을
써ㅡ억 밀어내고
하늘을 파랗게 날리는,
사래긴 콩밭김에
땀으로 절어든 호미자루도
건뜻이 말려주고
이삭도 알차게 채워주고
풀벌레도 헐떡이는
숲에 갈앉은 침묵을
한바탕 휘저어 냋쫓으며
소란도 피우고싶었다.
잠자던 심술통도 터져서
찬서리 하얗게 몰아다가
산에 들에 불을 질러놓고
익어가는 성숙을 알리고싶었다.
가도 가진것 하나없이
빈몸으로 날려가는ㅡ
와도 가질 마음 하나없이
빈가슴으로 날아드는ㅡ
마냥 굳어져버려
늑장부리는 계절이여,
한을 터쳐 열매를 맺는
바람, 바람이고싶었다.
1994 년 5 월 14 일 (연변일보)
꽃과 바람
불고가는 바람을
탓해서 무엇하랴!
꽃은 그래서
한자리에 다소곳이 피고
꽃피고 잎지는 사연
알아서는 무엇하랴!
바람은 그래서 오고감이 스스럽다.
하건만 멋모르는 새들은
스러지는 꽃이 서러워
락화의 한을
바람에 묻는다.
꽃과 바람은
마음 맞지 않는
불행한 련인이라고
누가 말하는가?!
1994 년 5 월 14 일 (연변일보)
졸업생들에게
자, 서로의 축복을
희망봉에까지 지니고 가라.
서로의 충성된 축복으로
잡다한 애수를 쫓으라.
하나, 또 하나의 기념책에
다섯개의 춘추를 어이 다 쓰랴,
성패와 득실로 발목잡히지 말고
머리도 돌리지 말라.
머나먼 풍경선
너희들의 발길을 기다리거니
신들메 단단히 동이고
인생의 초행길 떠나라.
길을 가면서 꽃도 함께 꺾을수 있으랴,
오색유혹이 저 굽이에서 웃으리
때에 멋지게 사절하는 몸가짐도
첫걸음부터 바로잡으며 떠나라.
1999 년 6 월 6 일
내 마음의 천평
시대의 발걸음 뒤우뚱 ㅡ
하다가도 바로잡아질수 있더라.
력사의 무대는 떠들썩 ㅡ
하다가도 잠잠해질수도 있더라.
그러나 오, 벗들이여!
미래와 사랑을 실은
내 마음의 천평은
예이제 기울수 없노라.
황금의 마술봉 귀신을 울려도
사심이 흑심을 꼬드겨도
참된 생활이 비틀어질 때
살줄 아는이여, 갈라면 가시라.
영예의 계관 거꾸로 걸리고
아름다운 계몽의 꿈은 저기 ㅡ
흩날리는 지페의 조소에 얼룩진다만
내 마음의 눈은 언제나 밝아라
우리는 알고 있노라
초불은 해처럼 눈부시지 않음을
그러나 그대는 아는가?
모든《백락》은 천리행의 준마였음을.
회한도 깊거늘
교훈인들 어이 없으랴!
동경은 언제나 아름답거니
내 마음의 천평 녹쓸줄 몰라라
공덕이여, 봄싹처럼 싱싱하라
비끝엔 칠색무지개 비끼리니
인생의 첫 봉화 ㅡ 밝음은
영원히 여기 ㅡ 교단에서 시작되리라.
1990 년 7 월 10 일 (중국조선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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