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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옥 성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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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치상은 선생님께 …》
2016년 12월 19일 07시 50분  조회:1247  추천:0  작성자: 방산옥

《이 잔치상은 선생님께
1994년 음력설 지난 며칠후 한 사나이가 큰 종이함을 무겁게 들고 진찰실로 들어왔습니다. 싱글벙글 웃고있는 그의 얼굴은 두달전과는 판이했습니다. 그는 요녕성 무순시에서도 수십리 더 가는 한 농촌에서 부모를 속이고 집을 뛰쳐나왔던 32세되는 김씨였습니다. 다행히 곱슬머리가 멋지여 기억을 더듬을수 있었으니 말이지 1993년 11월의 그 가무잡잡하고 어깨를 축 드리우고 수심에 가득찼던 그때의 모습과 너무나도 판이하였습니다. 24세에 자신이 음위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여서부터 부모들과 <<신염>>이라고 속이고 줄곧 치료를 해왔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32세도 막 가는데 또 혼사가 제기되였습니다. <<이 자식 이번에는 너의 동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 이 좋은 자리를 놓치면 다시 장가를 들려니 생각지도 말어>> 아버지의 벽력같은 호령에 그는 더 거절못하고 <<예.>>하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대답이 떨어지기 바쁘게 며칠사이에 작은 잔치를 치렀고 잔치날도 두달후인 음력설 이튿날로 정했습니다.
바질바질 속을 태우던 그는 묘한 수를 생각해냈습니다. <<아버지, 저의 잔치날 준비는 제가 하겠으니 돈 만원만 주십시오.>> 아버지는 한마디 물음도 없이 돈 만원을 주며 <<무순시에 가서 하루이튿만 지우고 인차 오거라.>>라고 재삼 부탁하였습니다.
돈을 받은 김씨는 그 즉시로 연길로 향하였습니다. 치료가 가망이 있으면 음위 치료를 하고 치료가 가망이 없으면 멀리 가서 혼자 살리라 작심한 그는 나를 찾아왔습니다. 네번이나 진찰실로 찾아 들어왔으니 단독으로 의사를 만나지 못하게 되자 신화서점방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다행히 조용한 진료소라 증상을 얘기했더니 <<음위>>라고 가루약을 주며 7일이 한개 치료단계이니 다 먹고 다시 오라는 것이였습니다. 약을 먹어 첫날부터 설사를 했는데 3일간 먹으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게 되였습니다. 사연을 알게된 여관주인은 <<성으로 온 병인데 그래도 방생진료소에 가야지>>하며 충고하기에 다시 용기를 내여 나를 찾아왔습니다. 검사결과 신염이 아닌 만성세균성전위선염과 양측만성부고염이였습니다. 8년동안 써온 보신제(补肾剂)라지만 보신은 커녕 정자마저 거의 없어질 정도였고 병은 그 사이에 심할때로 심하여졌습니다. 원인이 똑똑하니 치료도 염려없었고 잔치날도 밀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음위>>란 성기능장애중에서도 많이 보게 되는 한 유형으로 음경이 발기되지 않거나 발기된다 하여도 딴딴하지 않고 시간이 짧아 질에 삽입할 수 없어 원만히 성교를 끝내지 못하는 병입니다. 그 원인은 하도 많기에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원인을 찾고 치료해야 합니다.
언젠가 나는 한 단위에서 근무를 본다는 음위증 환자 3명을 함께 진찰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기들 단위에서 이미 퇴직한 60여세나는 간부가 5통의 <<해구신캅슐>>을 내복하였는데 청춘이 회복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들도 내복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그런데 이들은 5통이 아니라 15통을 써도 전혀 소식이 없어 <<큰병 걸렸다>>고 걱정스러워 함께 약속하고 자문 왔던 것입니다. 자문과 함께 진찰을 거쳐 한분은 당뇨병, 한분은 만성세균성전위선염이 음위의 원인이였고 다른 한분은 고혈압으로 베르티실(降压灵)을 3년이나 계속하여 내복하고 있었는데 다른 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베르티실은 음위뿐만아니라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는 약입니다. 음위원인이 이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다같이 보신제를 내복하였으니 말을 들을리 만무하였습니다. 김씨 역시 8년간 하많은 보신제를 썻으나 효과를 못보았지만 20여일간의 치료를 거쳐 전위선염을 근치하였고 그후 신기(腎氣)도 도왔으니 잔치날도 미루지 않고 장가를 가게 된 것이였습니다. 반가운 김에 아버지는 아들이 받아온 <<잔치상>> 종이함을 헤쳐보지도 않은 채 보내왔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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