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속《고민》파악해야
고대 성 지침서인 <소녀경>에 따르면 여성의 얼굴 특징이 그녀의 성기 특색을 보여준다고 한다.
“작은 입과 짧은 손가락을 가진 여성은 얕은 여성 주머니를 가졌으며, 큰 입과 두터운 입술을 가진 여성은 크고 두꺼운 음순을 가졌다고 여자는 그 여성 주머니도 필경 깊을 것이다. 크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여성은 그녀의 여성 주머니가 입구는 좁지만 안쪽부분은 널찍하다.”
그런가하면 1940년대 시몬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의 성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남성의 성기는 손가락처럼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여성의 성기는 여성자신에게도 신비롭고, 비밀스럽고, 끈적이고 습하다. 한달에 한번은 피를 흘리고 분비액으로 종종 더럽혀지기도 한다. 여성의 성기는 자기만의 비밀과 위험한 삶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의 성기는 다르다. 여성의 성기만큼 호기심어리며 베일에 쌓여있는 곳이 있을가.
그러기에 ‘명기’‘음부’‘거기’‘치부’등 여성의 성기를 에둘러 말하는 표현이 참 많다. 그러나 이마저도 겉으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왠지 자신이 음담패설이나 하는 질낮은 사람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성의 경우, 성기에 문제가 있어도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은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방문한 30대의 김모씨 역시 그런 경우였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소음순이 다른 사람보다 크고 짝짝이였다. 문제는 결혼 후에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한번도 오르가즘을 겪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 ‘부위’가 ‘부위’인지라 차마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다한다.
진찰 결과 그녀의 소음순은 지나치게 커서 성감을 느끼게 하는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었다. 잠자리가 편하지 않아 생긴 불감증이 아니라 선천적 불감증이 있었던것이다.
그녀는 비대한 소음순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소음순 수술은 활동이 불편할 정도로 너무 크거나, 비대칭 혹은 색갈, 모양이 특이한 경우에 하게 된다. 소음순이 너무 크거나 비대칭이면 분비물이 소음순에 묻어 세균감염의 위험은 물론 냄새가 심하게 풍길수 있고, 걸을 때 통증을 느낄수도 있다. 몸에 딱 붙는 청바지나 레깅스, 수영복 등을 입을 때 불편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김씨와 같이 대부분의 여성들은 주위에 알려지는걸 꺼려하는 탓에 불편과 불만을 참고 지내기 일수다.
허나 여성 성기능장애는 분명 치료가능한 질병이다. 필자 역시 소음순성형을 비롯한 여성성형을 받은 환자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활짝 피어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입에 올리기가 쉽지 않은 여성의 성, 그러나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아끼고 신에게 부여받은 생식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침실 속 고민파악’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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