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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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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전통농가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3976  추천:73  작성자: 김혁
 

 . 칼럼 .

 


사라지는 전통농가
 
김 혁

 

 

1

저기저기 저달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찍어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짓고/ 량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지고…
누구나 어릴적에 불러봤을 구전민요 “달노래”의 한구절이다. “옥도끼 금도끼로 찍고 다듬어 짓고 천면만년 살고지고”저하던 집, 그 집이 사라지고 있다.

조선족전통가옥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선족 밀집구역이였던 룡정이나 화룡 지역에서 루루세월 기록해온 조선족농가들이 하나둘 사라졌고 자치주수부인 연길시 교외의 소영진 하룡촌에 서도 100년세월 버텨온 전통가옥 한 채도 불과 몇해전에 소실됐다.

현재 룡정시 지신진 장재촌과 개산툰진 북흥촌, 훈춘시 경신진 회룡봉촌에 부분적으로 몇채 남아있다고 하는데 그나마 언제 스러질지 몰라 그 모습이 곤궁스럽다.

조선족 전통가옥은 이땅에 정착한 조선족 이주민들의 애환을 담은 100여년의 력사를 갖고있다. 이미 세계에 그 우수성을 알린 한옥의 계승과 발전으로서의 연변의 전통농가는 온돌방과 마루가 균형있게 결합되고 외양간이 딸린 륙간집, 팔간집이 그 형태인데 북방의 추위와 더위를 해결해주고 가족제도에 맞게 남녀와 장유(長幼)관계에 따라 공간 배치 또한 적절한 구조를 이루고있다.

연변주 건축설계심사쎈터의 김광택교수는 전통가옥의 소실에 대해 “옛집을 지어온 장인들이 타계해서 그 기량을 지닌 이들을 찾아볼수 없고 또한 조선족전통가옥 항목을 신청하는 보호단위가 없기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

해외에서 꾸준히 펼쳐오는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라는 캠페인이 있다.
산업혁명의 개발 바람이 자연과 문화유산을 거침없이 날려버리던 1895년 영국에서 발기된 자연신탁국민운동.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금과 기부를 통해 보전할 가치가 있는 자연과 문화유산을 사들여 영구적으로 관리하는공익적인 운동이다.

3인의 민간독지가에 의하여 설립, 파급된 이 캠페인으로 민간단체들은 총 연장 4백마일에 이르는 자연해안을 보유하거나 보전하고 있으며 2백개 이상의 력사적인 건물과 40만 에이커(영국에서 주로 쓰이는 면적단위) 정도의 토지를 사들여 보존을 목적으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 후 이 단체는 46만명 이상의 자연애호가들을 규합하게 되었으며 자연미를 지키자고 하는 국민운동의 핵심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1907년에는 법률의 뒷받침을 받기에 이르렀다.
1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온 이 활동은 미국을 비롯하여 오스트랄리아, 일본 등 약 30여개 국가에서 추진되고 있다. 

산업화과정에서 겪게되는 자연환경 및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자원의 파괴는 인간 본연의 상태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하면서 자연으로의 복귀 내지는 환경보전을 주장하는 사상은 우리에게도 곧바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3

우리의 전통과 맥줄기중에는 다양한 형태나 요소가 많은데 그중 전통농가는 의식주를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우리들에게 사뭇 중요한 생활경관의 하나이다. 하지만 물질문명의 도래와 함께 “개발”이란 이름아래 아빠트가 도시에서 농촌까지 들어서고 도로가 뚫리고 각종 산업시설, 공장, 유흥업소들이 들어서다 보니 오래된 집도 헐리게 되고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 옛날 전통가옥은 세월의 뒤안길로 밀리게 되였다.

앞으로의 세기는 문화세기라고 일컫는다. 문화에는 우렬이 없다. 그 민족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 문화자체는 독자적이고 전통적인것이어서 비교의 개념이 아니라 상호 존중의 개념이기때문이다. 때문에 전통의 파괴와 무분별한 타의추종은 무엇보다도 자기것을 업신여기는 렬등감에서 나온 부끄러운 행위이다.

많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우리의 경물, 우리의 가락, 우리의 말들이 이미 “명소”, “명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지만 우리의 보존과 활용은 여전히 미약하다.

너나 할것없이 부동산, 아파트를 투기,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 전통농가들로 조성된 마을이나 특별한 단지의 구축에 한번 눈길을 돌림은 어떨까? 우리 스스로가 보호와 활용방법을 개발하고 또한 이를 타민족과 외국인들에게 개방, 제공한다면 외부인은 우리만의 문화를 체험, 공유하고 우리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유조하리라고 본다. 해외에서 좋은 본을 보여준 내셔널트러스트의 경험을 적용해 전통농가를 지원자들에게 분양하는것도 하나의 좋은 방식이 아닐가?

견고한 콩크리트가 아닌 부드러운 결이 선 목재의 퇴마루,  얼레빗으로 곱게 다듬은듯한 노란지붕, 이마를 마주하듯 처마와 처마가 맞대여 있던 낮은 농가들, 보는 눈이 정겨워 보이게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전통가옥이 이제 당금 사라져 영상이나 박물관에서나 찾아볼수 있을것 같아 마음이 석연치 못하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들의 힘으로 지역의 문화유산과 환경자산을 보전하고 가꾸며 미래에 보답할 관리자로서의 사명을 다할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종합신문" 200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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