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페르시안 인체신경총 / 김백겸
2018년 12월 24일 18시 21분  조회:633  추천:0  작성자: 강려
 페르시안 인체신경총
 
                                김백겸
 
  페르시아 의사들이 온 몸을 해부해서 그려놓은 고
대의 인체신경지도를 보았다
  노란 장기들과 파란 핏줄들을 배경으로
  붉게 그린 신경들은 가슴을 발화점으로 피어오른
불꽃이었다
  온 몸을 의식으로 채운 불꽃들은
  몸을 용광로처럼 태워 그 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
었다
 
  빛이 닿는 범위가 나였다
  나의 빛은 눈과 귀와 입과 항문과 정수리에서 닫히
고 매듭으로 꼬여 세계와 나의 분별을 만들어냈다
  이 빛들이 매듭을 풀고 세계의 끝까지 실패의 명주
실처럼 풀려나가는 날
  몇 억 광년 밖의 별들의 소식이 풀잎 같은 떨림으로
내 가슴에 전해지는 그 때
  나는 곧 세계가 될 것이었다
 
 
<이선의 시 읽기>
 
  김백겸의 『기호의 고고학』시집은 경전이다. 예언서다.
  칼릴 지브란이 윤회하여 폭포수 아래서 다시 들려주는 외침이다. ‘물소리’와 뒤섞인 ‘진리의 소리’를, ‘듣는 자’가 ‘언어의 기호’를 가려내어 해독해야 한다.
  ‘시’와 ‘부처’와 ‘태양’과 ‘인간’이 하나인 빛의 세계. ‘욕망’과 ‘육욕’과 ‘문명’이 하나의 DNA인 어둠의 세계. 작가는 신의 혜안으로 ‘인간현세’와 ‘내세’와 억만년 전 ‘전세’를 <페르시안 인체신경총>처럼 요약하고, 재해석하고 있다.
 
  작가의 의식은 항상 깨어 ‘온 몸을 의식으로 채운 불꽃들은’(1연 6행) ‘그 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1연 7행)다.
  ‘나’는 ‘빛’이다.(2연 1행)
  ‘나’는 곧 ‘세계’다.(2연 8행)
  작가는 세상을 구원하는 ‘신’의 입장으로 거대안목으로 시를 쓴다.
 
  작가의 의식은 자연의 섭리를 관찰하고, 인간본질을 관찰한다. 자신을 법안으로 꿰뚫는다.  ‘나의 빛은 눈과 귀와 입과 항문과 정수리에서 닫히고/ 매듭으로 꼬여 세계와 나의 분별을 만들어냈다’(2연 2-3행) 작가가 말하는 ‘분별’은 ‘진리’를 득도한 상태다. ‘눈’은 혜안, 지식과 지혜다. ‘귀’는 ‘들어주는 마음’으로 임금의 백성을 향한 열린 마음과 연민이다. ‘항문’은 욕망이다. ‘항문’을 닫는 것은 ‘욕망의 절제’다. 욕심과 욕망을 절제할 수 있다면 이미 ‘성인’이나 ‘신’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정수리’는 몸의 ‘중심’이다. 머리는 몸의 가장 윗부분, 이상과 현실을 중재하는 곳이다. 이 모든 이치를 ‘매듭으로 꼬’아 (2연 3행) 분별하는 ‘나’는 바로 신이다.
  위의 시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 ‘빛’인 진리는 작가가 현실과 시에서 추구하는 테마다. “나”는 ‘데미안’이며, 부처며, 예수다. 작가의 삼라만상을 관통하는 ‘예지는 영원하리라’고 믿는다. 스케일이 큰 예언서 같은 작품에서, 고대인들이 고인돌 앞에서 갖는 경건함을 느낀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4 보르헤스를 읽는 밤 / 김지헌 2018-12-24 0 726
53 나무의 장례 /권순자 2018-12-24 0 796
52 인생 / 한연순 2018-12-24 0 848
51 하릴없이 / 이기와 2018-12-24 0 878
50 꽃밭에서 / 최은하 2018-12-24 0 805
49 역학 / 신세훈 2018-12-24 0 759
48 무슨 색깔이 나올까 / 조병무 2018-12-24 0 741
47 마지막 본 얼굴 /함동선 2018-12-24 0 780
46 가을의 노래 / 이수화 2018-12-24 0 853
45 쉿 /최지하 2018-12-24 0 617
44 입맞춤 / 권 혁 모 2018-12-24 0 853
43 새벽강 / 강정화 2018-12-24 0 783
42 별 닦는 나무 / 공광규 2018-12-24 0 784
41 인간학 개론 4. -말 ․ 말 ․ 말 /이오장 2018-12-24 0 827
40 君子三樂* / 우 원 호 2018-12-24 0 780
39 분꽃들 / 최서진 2018-12-24 0 760
38 페르시안 인체신경총 / 김백겸 2018-12-24 0 633
37 플라스티네이션 4 -조용한 증인 / 김해빈 2018-12-24 0 688
36 장자론壯者論 / 차영한 2018-12-24 0 812
35 무성의 입술 / 위상진 2018-12-24 0 71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