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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프랑스편 /신구문화사(28)
2019년 04월 15일 10시 46분  조회:2294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프랑스편 /신구문화사(28)
 
프랑스편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달과 해 사이에서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나는 너에게 말한다 상냥하게 빛나는 눈
   부신 빛이여
네 알몸이 소년인 내 눈을 핥으면 그것은
   행복을 사냥하는 황홀이다
물없는 병 속에서 부푸는
투명한 수획물(收獲物 )을 크게 만드는 것은
돌멩이의 그림자를 씨앗으로 생각하는 것
   과 같은
 
나는 알몸의 너를 본다 서로 얽히는 아라
   베스크의
부드러운 바늘을, 커다란 시계가 회전할 때
   마다
낮 사이 해는 넓힌다
내 쾌락의 엷은 자락을, 얽어 짠 빛의 얼
   룩 무늬를.
 
(정한모 번역)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나는 관객이고 배우이며 작가이다
나는 여인이고 그 아내이며 그들의 아기
최초의 사랑이고 최후의 사랑
잠시 동안의 통행인이고 당황한 사랑이다
 
그리고 또 여인이고 그 잠자리 그 의상(衣裳)이
   고
나누어 가진 팔이고 인간의 경영사
화살과 같은 쾌락이고 여인의 살이랑이다
단순하고 또한 이중(二重)인 내 살(肉)은 결코 추방
   되지는 않았다
 
그 까닭은 하나의 몸뚱이가 비롯되는 장
   소에
나는 형체와 의식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비록 몸뚱이는 죽음 속에 무너질지라도
나는 그 소용돌이 안에 누워 그 고뇌와
   결혼한다
고귀한 그 굴욕(屈辱)과 내 마음과 인생과
 
(정한모 번역)
 
 
육체의 서(書)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나는 허공 속의 한 사나이
귀머거리이고 장님이고 벙어리다
거대한 초석(礎石)과 음울한 침묵 위의
 
무(無), 한없는 이 망각(忘却)
반복하는 영(零)의 절대치(絶對値)
완전한 고독
 
낮에는 얼룩이 없고
밤에는 순수하다
 
*
 
가끔 네 샌들을 신고
나는 너를 향해 걷는다
 
가끔 나는 네 의상을 꿈꾸고
또한 네 젖가슴 네 배를 갖는다
 
그리곤 나는 나를 본다 네 얼굴로
그리하여 나는 나를 안다
 
(정한모 번역)
 
 
사랑의 힘에 대하여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모든 나의 괴로움 사이 죽음과 나 사이
내 절망과 살아가는 이유 사이에는
부정(不正)과 용서할 수 없는 인류의 불행이 있
   고
내 분노가 있다
 
스페인의 핏빛을 한 마끼(?)단(團)이 있고
그리스의 하늘빛을 한 마끼(?)단(團)이 있다
악(惡)을 미워하는 모든 무구(無垢)한 사람들을 위한
빵과 피와 하늘과 희망에의 권리가 있다
 
빛은 언제나 금방 꺼지려 하고
생활은 언제나 시시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소멸(消滅)한 적이 없는 봄은 다시 살아
   나고
싹은 어둠을 빠져나온다 그리하여 열정은
   뿌리를 뻗는다
 
그리고 열정은 에고이스트를 때려눕
   힐 것이다
그들의 위축된 감각은 그것에 저항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불이 웃으면서 말하는 미적지근한 일에
   대한 이야기에 나는 귀를 기울인다
한 번도 낭패를 본 일이 없었다는 사람의 말
   에 귀를 밝힌다
 
내 육체의 민감한 양심이었던 너
영원히 내가 사랑하는 너
나를 만들어 내 준
너는 억압과 모욕을 허락하는 일이 없었다
너는 지상의 행복을 꿈꾸며 노래해 왔다
그리고 나는 바로 너를 계승한다
 
(정한모 번역) 
 
 
희망의 자매들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희망의 자매들이여 아 용감한 여인들
죽음에 대하여 그대들은 하나의 맹약(盟約)을 맺
   었다
사랑의 덕의(德義)를 하나로 한다는 맹약을
아 살아남은 내 자매들이여
그대들은 생명의 자랑스러운 승리를 위하
   여
그대들 자신의 생명을 즐긴다
 
그 날은 가깝다 아 고매(高邁)한 내 자매들이여
우리들이 전쟁과 비참이란 말을 웃어넘기
   는 그 날은
일찌기 고뇌였던 어떠한 것도 자취를 남
   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뭇 얼굴마다 애무(愛撫)를 받을 권리를 누릴 것
   이다
 
(정한모 번역)
 
 
선(善)한 정의(定義)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그것은 사람들이 뜨거운 법칙(法則)이다
포도 열매로 술을 만들고
석탄으로 불을 만들고
입맞춤으로 사람을 만든다
 
그것은 사람들의 단단한 법칙이다
전쟁과 비참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다치지 않고 스스로를 지킨다
 
그것은 사람들의 상냥한 법칙이다
물을 빛으로
꿈을 현실로
적(敵)을 형제로 바꿔 만든다
 
옛날로부터 새로운 법칙이다
아이들의 마음의 *오저(奧底)에서 출발하여    *오저(奧底): 깊은 바닥
지고한 이성의 높이까지
완성되면서 이르러 가는 것이다
 
(정한모 번역)
 
 
평화의 얼굴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1
나는 비둘기가 깃드는 곳은 모두 알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곳은 인간
   의 머리이다
 
2
정의와 자유에의 사랑은
하나의 훌륭한 과실을 낳았다
그 과실은 결코 상하는 일이 없다
그것은 행복의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
 
3
대지가 열매를 맺는 것처럼 대지가 꽃피
   는 것처럼
살아있는 살과 피가
결코 희생되는 없기를
 
4
인간의 얼굴이
   반성의 날개 아래
  미(美)가 쓸모 있음을 아는 것처럼
 
6
우리는 휴식을 피하리라
우리는 수면(睡眠)을 피하리라
우리는 쉽게 새벽과 봄을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나날과 계절을 준비할 것
   이다
우리의 꿈의 크기만큼 한
 
7
모든 가능한 한의 선(善)을 믿는다
   순백(純白)한 조명이여
 
8
평화로 머리가 가득찬 인간은 희망의 관(冠)
   을 쓴다
 
9
평화로 머리가 가득 찬 인간은 언제나 미
   소를 띄운다
미소를 위해서 필요한 모든 싸움이 끝난
   뒤에
 
10
곡물(穀物)과 손과 언어와의 비옥(肥沃)한 불이여
기쁨의 불은 켜지고 마음은 모두 다 뜨겁
   다
 
14
예지(叡智)는 천정(天井)에 매달리고
수정(水晶)의 램프처럼 그 시선은 이마로부터
   떨어져 온다
 
15
빛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온다
보다 낡은 이마로부터 빛은 옮는다
쇠사슬의 공포로부터 해방된 아이들의 미
   소를 향하여
 
16
이렇게도 오랜 동안 인간이 인간에 대하
   여 무서움을 갖게 하고
머리 속에 살고 있는 새들에게 공포를 품
   게 했다는 것은
 
17
햇빛으로 얼굴을 씻은 뒤
   인간은 살고 싶어 한다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사랑으
   로 단결한다
   미래를 향하여 단결한다
 
18
내 행복 그것은 우리의 행복이다
   나의 태양 그것은 우리의 태양이다
   우리는 행복을 나누어 갖는다
공간은 시간은 만인을 위한 것이다
 
19
사랑은 부지런히 일을 한다 사랑은 피로
    할 줄 모른다
 
23
우리는 결백함이 그렇게 오랜 동안 우
   리에게 결핍되었던 힘을 가지고
   채울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고독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6
평화의 건축은
전세계 위에 기초(基礎)를 둔다
 
27
너의 날개를 펼쳐라 아름다운 얼굴이여
세계에게 현명하게 되라고 과제를 주어라
우리가 현실적이 되는 바에는
 
28
우리는 더불어 현실적이 된다 노력에 의
   하여
그림자를 지워 버리려는 우리의 의지에
   의하여
새로운 빛츠로 더욱 밝아지는 진로 속에서
힘은 차차 경쾌해질 것이다
우리는 더욱 훌륭히 호흡할 것이다
우리는 더욱 소리 높여 노래할 것이다
 
(정한모 번역)
 
 
청신(淸新)한 대기(大氣) / 폴 앨류아르(Paul Eluard)
 
나는 지켜보았다 저 앞을
군중 속의 너를 보았다
밀밭 사이에 너를 보았다
나무그루 아래에 너를 보았다
 
모든 나의 여로(旅路) 맨 끝에
모든 나의 고뇌 맨 밑에
모든 웃음의 낱낱 끝에
물 속에서 불 속에서
 
여름에 겨울에 너를 보았다
내 집 안에서 너를 보았다
내 두 팔 사이에서 너를 보았다
내 꿈 속에서 너를 보았다
 
나는 이제 너를 떠나지 않으련다
 
(정한모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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