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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4)
2019년 07월 12일 20시 26분  조회:806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4)
 
 
 
 
 
세번째 노래(4)
 
 
 
(4) 봄날이었다 새들은 지저귀며 찬가를 퍼뜨리고, 인간들은 저들의 서로 다른 과제에 지쳐 피로의 성스러움에 잠겼다. 삼라만상이 자기 운명에 전념했다: 나무가, 행성이, 상어가, 삼라만상이, 창조주만 예외로! 그는 찢어진 옷을 입고 길바닥에 너부러져 있다. 그의 아랫입술은 잠에 취한 밧줄처럼 늘어져 있고, 그의 이빨은 닦이지 않았고, 그 머리칼의 금빛 물결에는 먼지가 섞여 있었다. 무거운 졸음에 마비되고, 자갈에 부딪쳐 으깨진 그의 몸은 다시 일어서려고 헛된 노력을 했다. 그의 힘이 그를 버렸으니, 그는 거기 누워 있다. 지렁이처럼 허약하게, 나무껍질처럼 무감각하게, 그 어깨의 성마른 꿈틀거림으로 패인 자국을 포도주가 쏟아져 가득 채웠다. 돼지 주둥이의 우둔이 제 보호용 날개로 그를 감싸며, 그에게 연정의 시선을 던졌다. 근육이 풀린 그의 다리는 두 개의 눈먼 돛대처럼 땅을 쓸었다. 두 콧구멍에서는 피가 흘렀다. 넘어지면서, 그의 얼굴이 어느 말뚝에 부딪쳤던 것---- 그는 취했다! 무시무시하게 취했다! 밤새 피 세 통을 채우는데, 나는 여기서 그 말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지고한 주정뱅이가 제 체면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라도 인간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대들은 알았던가, 창조주가 ---- 취했다는 것을! 난장판 주연의 술잔에 더렵혀진 저 입술에 자비를! 지나가던 고슴도치가 그의 등에 바늘을 찌르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태양이 행정의 중간에 와 있다. 그러면 내가 갈고리부리 도가머리앵무새를 부르는지 마는지 보게 될 것이다." 지나가던 청딱따구리와 부엉이가 그의 배에 부리를 완전히 쳐박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너는 이 땅에 무엇하러 왔느냐? 동물들에게 이 침울한 코미디를 보여주려고? 하나 두더지도 화식조도 홍학도 네 흉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내 너에게 단언한다." 지나가던 당나귀가 그의 관자놀이를 한번 걷어차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긴 귀를 달아주었느냐? 하다못해 귀뚜라미까지 나를 무시하지 않는 놈이 없다. " 지나가던 두더지가 그의 이마에 침을 뱉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네가 나한테 큰 눈을 달아주어, 지금 보이는 몰골 그대로 너를 알아볼 수만 있었다면, 네가 아무의 눈에 띄지 않게, 미나리아제비와 물망초와 동백꽃을 비 내리듯 뿌려, 네 사지의 아름다움을 감쪽같이 감춰주었으련만." 지나가던 사자가 그 왕자다운 얼굴을 기울이며 말했다. "나로 말하면, 비록 그의 위광이 우리 눈에 잠시 이지러진 듯하지만, 나는 그를 존경한다. 네놈들이 거만을 떨어대도, 그가 잠든 사이에 그를 공격하였으니, 모두 비겁자들일 뿐이다. 네놈들이 그에게 아낌없이 쏟아붓는 그 욕설 말인데, 만일 너희들이 그의 처지에 놓여, 지나가는 무리들에게서 그런 욕설을 들었다면, 퍽이나 즐겁겠느냐?" 지나가던 인간이 개꼴난 창조주 앞에 멈춰 서서, 사면발이와 독사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사흘 동안 그 고귀한 얼굴에 똥을 누었더라! 이런 모욕이라니, 인간에게 화가 있으라. 이는 그가 적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흙과 피와 포도주의 뒤범벅 속에 무방비로, 거의 생기도 없이 늘어져 있는 적을!--- 그러자 지고한 신은 이 모든 저속한 모욕을 받고는 깨어나, 안간힘을 쓰고 다시 일어서더니, 비틀거리는 몸으로 돌 하나를 찾아가, 폐병환자의 두 고환처럼 두 팔을 늘어뜨리고 주저앉아, 자기에게 속한 자연 전체에 불꽃이 없는 멀건 시선을 던졌다. 오, 인간들이여, 너희는 무서운 아이들이지만, 내 너희에게 간청하건대, 이 위대한 존재를 너그럽게 봐주자. 이 존재는 그 불결한 음료의 기운을 아직 가라앉히지 못했으며, 몸을 똑바로 가눌 만한 힘도 남아 있지 않아서, 떠돌이처럼 앉아 있던 바위 위에 다시 무겁게 넘어졌다. 저 지나가는 걸인을 주목하라. 그는 회교 수도승이 굶주린 팔을 내뻗는 것을 보고, 누구에게 적선하는지도 알지 못하고, 긍휼을 비는 그 손에 빵 한 조각을 던졌다. 창조주는 그에게 고갯짓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 너희는 우주의 고삐를 내내 한결같이 잡는다는 것이 어떻게 어려운 일이 되는지 결코 알지 못하리라! 이따금 피가 머리로 솟아오르는데, 허무에서부터 최후의 혜성을 새로운 종류의 정신들과 함께 끌어내는 일에 몰두할 때 그렇다. 지성도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흔들리다보면 패배자처럼 물러나, 생애에 한번은 너희가 목격했던 바의 혼미 속에 떨어질 수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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