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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이렇게 충실합니다》
한 녀교원의 하루수기
오늘도 즐거운 기분으로 출근길에 나선 나는 학급의 학생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전날 비평을 받고 감수가 어떠할지 주의해서 살펴야 할 경철이, 엄마 아빠가 없이 어린 아이에 앓고있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명희가 오늘은 아침밥이나 먹고왔는지, 숙제라고는 하지 않는 명호에게 따로 숙제를 내주었는데 약속대로 해가지고 왔는지...
나는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교실에 들어섰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학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너도나도 깍듯이 아침인사를 한다. 그 소리를 나는 《선생님, 오늘 하루 수고해주세요, 사랑해주세요.》 라는 말로 듣는다. 애들만 보면 내 마음은 꿀먹은듯 달콤하기만 하다. 교실을 한고패 돌면서 위생정황도 검사하고 애들의 아침분위기를 살폈다. 기분상태가 어떤지, 옷매무시가 바른지, 힘없어 보이는 애들과는 간단히 담화도 하고 어떤 애들하고는 살짝 미소로 인사하고 어깨를 다독여주기도 하였다. 문득 나는 순철이한테 문제가 있다는것을 발견하고 조용히 불렀다.
《순철이 무슨 일이죠? 오늘 안 좋네요. 얘기해줄래요? 선생님이 도와줄수 있는거라면…》 순철이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미안한데요. 선생님, 저절로 해결해야 될 일입니다. 하루 시간만 주세요. 오늘내로 자신의 기분을 조절할게요. 믿어주세요. 기분이 풀린 다음에 선생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순철이의 그런 모습을 보니 나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별수가 없었다. 지켜볼수밖에… 다음 시간준비로 책을 보고있는데 마침 순철의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순철의 아버지가 재입국으로 오늘 한국으로 떠났단다. 그러니 순철이는 너무 슬퍼하면서 아버지보고《...아버지가 와 계시는 이 일년이 저한테는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였는지 모릅니다. 마음같아서는 가지 말라고 잡고싶지만 우리 집 상황에서 아버지가 다시 가지 않으면 안될 형편인줄 저도 압니다. 부디 집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없는 동안 전 이 집안의 유일한 남자로서 아버지의 빈 공간을 메워드릴겁니다. 할머니도 어머니도 제가 지켜드릴겁니다...》라며 눈물을 머금고 학교로 갔단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저도 몰래 두 볼을 적셨다. 가슴이 쓰려났다. 가정의 중임을 떠멜만큼의 대남자로 자라지도 못해가지고 그런 생각과 결심을 하고있는 그가 가엾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였다. 금후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나의 수업시간이다. 나는 미소를 머금고 교단에 올라섰다. 하루시간에서 제일 즐거운 순간이며 또한 제일 의의있는 시각이다. 우리의 미래들에게 나의 천박한 지식을 전수하는 시각이기도 하고 또한 배워보겠다고 초롱초롱한 눈길로 나를 쳐다보는 샘처럼 깨끗한 그들의 눈에 티가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열심히 준비한대로 도입단계의 정경설치로부터 시작하여 학습흥취를 불러일으키고 다음 단계에서는 지식전수에서 합당한 물음을 제기하고 많은 학생들이 학습활동에 참가하도록 하였다. 과당시간에 애들을 돌아볼 때면 내 마음은 달콤하기도 하다. 그들의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만져주고싶고 머리도 쓰다듬어주고싶다. 하지만 어떤 땐 다 큰 애들을 그렇게 다치면 싫어할것 같아서 올렸던 손도 내리우군 할 때도 많았다. 하루수업을 마치고 나면 흐뭇하다. 즐거운 기분속에서 시간을 보고나니 충실하게 보낸것 같아 마음이 후련하다.
오후 수업시간 때다. 갑자기 급촉한 발걸음소리와 함께 교무실문이 벌컥 열리더니 부반장이 달려들어와 《선생님, 경호가 배가 아프다고 막 구읍니다.》 라고 소리쳤다. 나는 허둥지둥 교실로 향하였다. 면바로 남선생시간이라 업고 달려나오고있었다. 택시를 불러타고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급성맹장염인데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먼저 예약금 천원을 내야 수술을 받을수 있었다. 경호네 집에 전화를 해보니 받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할것인가? 의사에게 사정이야기를 하고 내 의료증을 담보로 먼저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은 한시간 정도 지속되여 일곱시가 되여서야 성공적으로 끝났다. 학생을 병실로 옮기고 돌아서려는데 학부모가 그때에야 허둥지둥 달려왔다.
오늘도 저녁 여덟시가 되는 이때에야 퇴근길에 올랐다. 인민교원의 칭호에 한점 부끄러움없이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나며 발걸음도 가벼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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