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처녀의 따뜻한 손길
2008년 3월, 광주시 한 사진관의 촬영실에서 정우빙은 이쁘장하게 생긴 네 처녀에게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그 중에서 조원리라는 처녀는 그와 한 고향 사람이였다. 서로 이웃으로 살던 그들은 뜻밖에 타향에서 만나게 되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며칠후 그들은 굥교롭게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역에서 또 만났다. 기차안에서 그들은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 로주시에서 태여난 정우빙은 소주시에서 미술전업대학을 졸업한후 광주시의 한 사진관에서 촬영사로 사업하고있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 그는 한학급의 녀학생과 련애를 했지만 녀자친구의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바람에 지금은 잠시 떨어져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우빙은 조원리가 고중을 졸업한후 광주시의 한 회사에서 컴퓨터로 수놓이를하고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기차에서의 상봉이 있은후 조원리는 미술을 전공했던 정우빙한테서 주말마다 미술설계를 지도받았다. 그녀는 점차 자상하고 듬직한 정우빙한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그와 편한 친구사이로 지냈다.
2008년 10월 21일, 정우빙의 아버지가 불행하게도 신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원리는 정우빙을 위안하는 한편 광주시의 유명한 병원을 알선해주었다. 2008년 11월초에 정우빙의 아버지가 광주시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되자 조원리는 짬짬이 시간을 타서 정우빙의 아버지를 극진히 보살펴주었다.
2008년 12월 중순, 정우빙의 녀자친구 황효정이 병실을 찾아왔다. 그녀는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정우빙의 팔을 붙잡고 “당신 아버지의 병은 불치병이여서 치료해도 소용이 없어요. 지금부터 빚더미에 올라앉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래요?”라고 말하면서 눈살이 꼿꼿해졌다.
2008년 12월 21일, 정우빙의 아버지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여 급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집 재산을 전부 긁어모아봤지만 수술비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애간장을 태우던 정우빙은 하는수없이 녀자친구 황효정한테 돈을 꾸어달라고 청을 들었다. 그 말에 황효정은 대뜸 얼굴색이 변하더니 절대 빌려줄수 없다고 오금을 박았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자 정우빙은 체면을 무릅쓰고 동료들한테서 돈을 꾸었다. 하지만 수술비로 쓰기엔 엄청나게 모자랐다. 막다른 골목에 다달은 정우빙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조원리한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뜻밖에도 조원리는 “우빙씨, 걱정말아요. 제가 4만원을 꾸어줄게요.”라고 통쾌하게 대답했다. 순간 정우빙은 코마루가 찡해나 “원리씨, 정말 고맙소. 이 은혜 평생 잊지 못할거요”라고 말했다.
피할수 없는 운명적 사랑
조원리의 도움으로 정우빙의 아버지는 수술을 받았고 병세가 점차 호전되자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후 정우빙은 녀자친구 황효정과 헤여졌다.2009년 음력설이 다가오기 며칠전에 조원리와 정우빙은 함께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기차안에서 정우빙은 떨리는 목소리로 “원리씨, 나의 녀자친구가 되여주오”라고 고백했다. 삽시에 얼굴이 홍당무우처럼 빨개진 조원리는 “우린 어울리지 않아요”라고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기실 그녀는 정우빙을 짝사랑한지 오래되였다. 하지만 자신은 대학생인 우빙이와 짝이 기운다고 생각하고있었다. 더우기 자신한테 우빙은 사랑보다 고마운 감정이 컸을거라고 짐작되여 매몰차게 거절해버렸던것이다.
그후 정우빙은 몇번이나 조원리한테 녀자친구가 되여달라는 메시지(短信)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조원리는 정우빙한테 “전 남자친구가 생겼어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웬 청년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정우빙은 몽둥이에 뒤통수를 얻어맞은것처럼 머리가 뗑해났지만 남자답게 “축하하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우빙의 축하메시지를 본 조원리는 눈물이 앞을 가리웠다. 기실 그녀가 보낸 사진속의 남자는 그녀의 딱친구 효매의 남자친구였다.
2009년 9월 중순, 정우빙은 조원리가 보고싶어 그녀한테 안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며칠째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그녀한테서는 회답이 오지 않았다. 정우빙은 더는 참을수 없어 그녀한테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런데 그녀의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 정우빙은 부랴부랴 조원리의 회사로 달려가 보았지만 조원리는 회사에 없었다. 조원리의 동료는 조원리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불행한 소식을 알려주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정우빙은 눈앞이 캄캄해났다. 한참후에야 제 정신이 든 정우빙은 동료한테 조원리가 입원한 병원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조원리의 남자친구도 함께 병원으로 갔느냐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동료는 조원리에게 남자친구가 없다고 알려주었다.
그날 저녁, 정우빙은 곧추 고향으로 달려가 아버지한테 이 불행한 소식을 알렸다. 그의 아버지는 눈굽을 찍더니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사처에서 돈을 꾸었다.
2009년 9월 28일, 정우빙은 6만원의 현금을 가지고 조원리의 병실을 찾았다. 갑자기 나타난 정우빙을 보고 조원리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녀는 뒤늦게야 “우빙씨, 어떻게 여기까지…”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바싹 여윈 몸에 창백해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정우빙은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것처럼 아팠다. 그는 다급히 그녀의 손을 잡고 “이토록 큰 일을 왜 나한테 알리지 않았소. 그리고 왜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소”라고 책망조로 물었다.
잠시후, 조원리의 어머니가 병실에 들어섰다. 정우빙이 가지고온 현금을 꺼내놓자 조원리는 흐느껴울면서 돈을 도로 가져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우빙은 그녀의 손에 돈을 꼭 쥐여주면서 “원리씨, 오늘부터 내가 당신을 보살필거요. 거절하지 마오. 예전에 당신이 나의 아버지를 보살펴주지 않았소? 나한테 은혜를 갚을 기회를 주오”라고 말했다. 페부로부터 우러나오는 정우빙의 말에 조원리와 그녀의 어머니는 너무도 감격되여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후 정우빙은 사진관에 사직서를 내고 일심전력으로 조원리를 보살펴주었다.
사랑으로 엮어갈 신화
어느날 밤, 병실을 지키던 정우빙은 조원리의 이불을 여미여주다가 그녀의 손에 핸드폰이 쥐여져있는것을 발견했다. 그가 살며시 핸드폰을 꺼내 살펴보니 조원리가 딱친구 효매한테 보내려고 써놓은 메시지가 있었다. 거기에는 “효매야, 난 더는 우빙씨한테 짐이 되고싶잖아. 난 우빙씨를 떠나야 하는데 이토록 사랑하고있으니 어쩌면 좋아…”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순간 정우빙의 눈에서는 눈물이 줄끊어진 구슬마냥 볼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살며시 조원리의 손을 잡고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 바람에 잠에서 깨여난 조원리는 살풋이 눈을 떴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정우빙은 “원리씨, 난 당신을 사랑하오. 우리 함께 병마를 물리치기오”라고 고백했다. 그 말에 조원리는 목놓아울면서 “하지만 난 당신한테 짐만 돼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우빙은 “난 당신과 같은 하늘아래에서 숨쉬고있다는것만으로 행복하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조원리도 더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정우빙의 품에 안겼고 정우빙은 그녀를 뜨겁게 포옹했다.
그후 정우빙은 련인을 돌보느라고 눈코뜰새없이 바삐 돌아쳤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우에도 꽃이 핀다고 그의 지극정성에 조원리의 병세도 나날이 호전되였다. 어느날, 정우빙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조원리한테 청혼했다.
“나와 결혼해주오. 난 당신이 내 안해가 될 날을 오매불망 기다려왔소. 우리 함께 병마와 싸워 이기기요!”그 말에 원리는 비오듯 눈물을 흘리면서 련인의 품에 와락 안겼다.
그들은 량가부모의 동의를 거치고 2010년2월 14일에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첫날밤, 은은한 불빛아래에서 정우빙은 빨갛게 상기된 안해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여보, 우린 이제부터 일심동체가 되여 병마를 물리치기오”라고 속삭였다. 순간 조원리는 남편의 넓은 품에 안기면서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2010년 4월, 조원리는 행운스럽게 골수이식수술을 할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중화골수창고에서 그녀의 골수와 맞는 기증자를 찾았다는 기쁜소식이 왔던것이다. 그녀는 빠른 시일내에 골수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량가어른들과 정우빙은 그녀의 수술비용마련에 동분서주하고있다. 아름다운 사랑으로 신화를 엮어갈 이들 부부는 꼭 사회 각 계층의 따뜻한 사랑과 도움으로 험난한 인생고비를 무사히 넘길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멀지않아 그들 부부는 희망이 넘치는 아름다운 미래의 설계도를 구상할것이다.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