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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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질문
2013년 11월 21일 14시 36분  조회:747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나비의 질문   
 
                            ㅡ 나비가 꽃을 희롱하는가. 꽃이 나비를 꼬시는가?ㅡ
                
    녀자를 제일 먼저 꽃에 비유한 천재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남자를 나비에 비유한 사람도 그와 대등한 영재라고 할수 있겠다. 나비가 꽃을 찾아왔나? 꽃이 나비를 불러왔나? 라는 노래도 있듯이 꽃이 천생 곱고 향기가 진동하여 나비와 꿀벌이 찾아들게 된것을 꽃의 유혹이라 말할수 있겠지만 그것은 꽃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화간에 제멋에 겨워 넘노며 흥청거리는 나비로 말하면 이꽃 저꽃을 찾아 날아예기에 방탕하다고 비난을 받을만도 하지만 꽃이 아름답지 아니하고 향기로 끌지 않는다면 봉접이 날아들지 않을것이다. 여기서 나비가 먼저냐 꽃이 먼저냐 하는 질문이 생기게 된다. 마치 달걀이 먼저 생겼냐? 닭이 먼저 생겼냐? 아니면 수탉이 먼저 생겼냐? 암탉이 먼저 생겼냐? 하는 재미있는 문제가 제기되기때문이다. 그리고 과연 나비가 꽃을 희롱하는가? 꽃이 나비를 꼬시는가? 하는 영원한 화제거리가 있게 된다.
    생물학상 나비는 아름다우면서도 연약한 생화보다 더 연약하다. 나비는 천성적으로 아름답고 자유를 동경하기에 자유자재로 날아예기를 즐기기에 화사한 봄날 일만백꽃을 찾아다니며 화간에서 노닌다. 나비의 생명은 분방하지만 그 꽃다운 생명은 속절없이 짧디짧다. 꽃바람에 취생몽사 한계절이랄가?
    호접몽(蝶梦)이라는 전고가 있는데 꿈속에서 나비가 되여 훨훨 날아다니다가 꿈을 깨고보니 여전히 사람이더라는 장자의《제물론 (齊物论)》에서 온말이다. 장자의 호접이란 무엇인가? 장자의 호접은 가볍고 허무한 꿈이였다. 꿈은 어디까지나 깨기마련이다. 특히 단꿈은. 깨고나면 꿈은 꿈이다. 현실과는 넘어설수 없는 거리가 있다. 일컬어 장자의 호접은 그의 일종 정신기탁과 아름다운 념원에 불과한것이다.
    나비는 류동하는 꽃이라고 비유하면 틀리는 말일가? 나비는 진실한 꽃떨기보다 더 다채롭다. 꽃나비는 일종 고통스러운 경력을 가지고있는바 육체와 정신적인 승화 과정이라 할수 있다. 여기서 잠시 나비의 공과 죄를 론하지 말자. 층층의 속박속에서 몸부림쳐서 나온 나비는 번데기로부터 진화된것으로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서 나중에 날아예게 된 꿈날개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비가 꽃을 탐한다고 하는데 나비가 꽃을 탐하지 않으면 꽃은 무엇에 련련한 정을 쏟게 될것인가? 기실 웅성모기도 꽃을 탐하는데 그것들이 꽃을 탐하는 목적은 빨아내는것인데 왕왕 훼멸을 대가로 지불한다고 한다. 달디단 즙을 빨아먹고 기운을 챙긴 숫모기는 그래도 용기부족이여서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한마리의 암모기를 맹공격한다. 그 교배욕의 란무속에서 교미하는 놈은 한놈이뿐다.
    솔직히 말하면 나비는 자기 생존의 비결이 있는바 추악한 일면을  아름다운 날개 밑에 감추고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근근히 나비의 아름다운 외표만 보고 미혹된다. 나비는 농민들이 구슬땀으로 지어놓은 농작물과 록색을 씹어먹는다. 우리 나비네들은 기실 양가죽을 얻어쓴 승냥이보다 더 고명한 기편술을 가지고있는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비네들의 소총명때문에 자기를 망치는바 치명적인 일격을 당하게 된다. 우리 나비들은 아름답기때문에 사람들에게 잡히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며 표본을 만들기 좋아하는 생물학가들이나 소학생들의 손에 잡혀 채갈피속에서 질식해죽는 고통을 당하게 되는것이다. 혹은 아이들의 손바닥에서 희롱당하며 치욕속에서 죽어버리는 숙명을 타고난 생령들이다.
    가장 아름다운 나비는 바람에 말리워져서 청태같은(미이라)가 된 나비라고 말할수 있다. 우리의 교훈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기쁨을 취하지 말고 내재적 품질을 소중히 여기는것이연만 천생 미물인 나비네는 영원히 이 교훈을 모르고 산다. 어쨋거나 나비는 나비일뿐으로서 천생의 아름다움과 가벼움과 꽃다운 날개짓으로 천지간에 생존하면서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것으로 생명을 장식하고있다.
    여기서 나비로서의 진실된 고백이라면 우리 나비들에 담겨진 함의는 여러가지로서 녀자애가 나비같다고 말하는것은 칭찬이고 꽃나비같다고 말하는것은 거개 폄하하는것이다. 나비는 너무 많은 희망을 엷은 날개에 싣고있다면 사람들은 너무 무거운 리상을 걸머지고있다. 량산백과 축영대가 나비로 변하고 나비가 샘물가의 나비로 된것은 나비가 이미 일종 정신으로 환각화된것을 의미하는것으로서 천만년의 기탁이다.
    우리 나비들이란 무엇인가? 가지고 있는 재간이란 날줄 아는것으로서 아름다운 벌레일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람들 심목속에서는 이점이 중요하다. 재래로 탐화봉접이란 말이 있는데 꽃을 탐하는 꽃과 벌이라는 뜻이지만 심층적으로는 나비를 허랑하다고 락인찍고 녀색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시점에서 나비는 남자를 상징한다. 그러나 현실속에 실태를 본다면 진정 재능이 뛰여난 남자는 수수한 나비이고 화려한 꽃나비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돈을 많이 버는 남자는 자기 집을 잘 돌보지 않으며 가정에 집념하는 남자는 전도가 없는 나비로 락인된다. 전도를 개척하려면 랑만을 잊어야 하고 랑만적이 되여지면 믿을수 없는 남자로 변하고 믿을수 있는 남자는 무능하다는 평판을 면치못한다.
    녀인의 대명사가 아름다운 꽃이라 할 때 개탄할 일이 많다. 이를테면 아름다운 녀인은 화식칸에 들어서기 싫어하고 화식칸에 들어섰다면 부드럽지 아니하며 온순한 녀자는 주견머리가 없는 녀자로 되고 주견이 선 녀자로 되면 녀자의 맛이 없어진다. 녀자의 맛이 있으면 돈을 가랑잎처럼 날리고 돈을 아끼면 류행에 뒤처진 촌아낙네가 되여진다. 류행(패션)에 마음을 놓을수 없다면 마음을 놓게 된후엔 차마 볼수 없는 녀자로 전락하고만다.
      지금 한다하는 남자들이 녀자를 텔레비와 핸드폰에 비유하는게 류행이다. 안해는 드팀이 없는 텔레비이고 정부(애인?)는 몸에 지니고 다니는 핸드폰이라 한다. 집에 있을때는 텔레비를 보고 문을 나서면 핸드폰부터 챙긴다. 파산하면 텔레비를 팔고 갑부가 되면 무시로 핸드폰을 바꾼다고 한다. 텔레비는 가끔씩 보게 되지만 핸드폰은 손에 받쳐들고 싫증을 낼세라 가지고 논다. 텔레비는 평생 료금을 받지 않지만 핸드폰은 료금이 떨어지면 곧 정지된다.
    남자들은 돈이 많아지면 나쁘게 변한다. 지금 항간에서는 이십대 남자는 나쁜것을 배우려고 대기하면서 웃세대들을 바라보며 사랑을 갈망하고있으며 삼십대 남자들은 한창 나쁜것을 배우는중으로서 동세대들을 안고 같은 사랑을 흥얼댄다. 사십대 남자들은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졌는데 아래 세대들을 안고 지각한 사랑을 노래한다. 사랑의 절름발이라고 하는 오십대의 남자들은 확실하 제일 나쁘게 변해서 제삼대를 안고 몽유병자가 잠꼬대하듯이 얼빤한 사랑을 뇌까린다.
    꽃으로 되여진 녀자들에게 충고할 여섯가지 계률이 있다. 나비들이 불어대는 침발린 말을 견뎌내야 하며 부연(敷衍)을 받아당해야 하며 기편을 참아낼수 있어야 하고 낙언을 잊어버릴줄 알아야 한다. 나비들의 낙언은 즉흥시같은것이고 산을 옮기고 바다를 기울일듯한 맹세는 기실 마음의 모래우에 쓰는것이기때문이다.
    녀자들이 일단 나쁘게 변하면 돈이 많아진다. 지금은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는 비웃지 않는다는 시대이다. 사람들의 가치척도도 비틀어지고 도덕도 금전의 강대한 압력하에 변질되여 상실되였다는것은 더는 론쟁거리가 아니다.
    녀자들은 도시의 아빠트창턱에서 시드는 꽃이 될지언정 청산속에 청순한 생화가 되려하지 않으며 자가용속에 인형이 될지언정 자전거뒤의 랑만을 바리지 않는다. 인성이 더없이 추악화 된 시대이며 물질욕과 자극욕에 근시안이 된 이 시대이다.
      사람들의 심미관으로는 도저히 접수할수 없는것들이 맹목적인 환호속에 인기를 끌며 이 시대의 주류로 되였다. 현처량모형의 녀자는 촌닭으로 전락되고 심미가치의 렬변에 따라 녀자의 매력은 로출증의 광도와 심도에서 과시되고있다.
      물욕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재래의 내면세계의 아름다움과 전통미를 추구하는 의식은 근근히 수구파의의 념원에 불과하다. 모든 나비와 꽃들이 그런 미적가치 기준을 코웃음치고있다. 녀인들의 순정은 어떻게 타락하였는가? 현대녀인들의 순결과 정조관은 먼저 뒤골목의 로류장화들로부터 시작되였고 그것을 더러운 지페로 권장하 면서 시작이자 끝나는 정사에 열불내는 부나비들로부터 가심화되였다.
    사람들은 탕녀들이 그렇게 된것은 사회의 핍박이라고 인정하는데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기꺼이 타락했는가를 모른다. 이런 사회비극의 의의는 사람들의 동경심을 격발시키는데 있는것이 아니라 심각한 반성을 하게 하는데 있다. 질서가 무너진 현실이 타락의 리유로 될수 없다. 그것은 자기 기만이고 구차한 변명이다.
     육체적욕망이 일단 방종하게 되면 절제하기 어렵다는것은 모두 알고있다. 순간의 쾌락과 금전욕은 사람들을 그 깊이를 알수 없는 타락의 심연에로 밀어넣는다. 선량한 민중들이여, 당신은 이런 시대에 응당 신중하게 자기의 행위준칙을 잘 세워야 한다. 기분이 가정을 말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정욕의 방종은 다만 현세상에 대한 감각을 극대화시킬수 있다. 그리고 당신의 인격마저 매몰해버릴것이다.
    현자가 아닌 보통인간의 량지는 자발적인것이 아니라 피동적이다. 우리의 고달픈 인생살이가 곳곳에서 시시로 깨우쳐주지 않던가? 현실을 정시하지 않는다면 이 혼탁한 세계에서 미로에 오를수 없다. 도시의 유혹성과 자극성은 저도 모르게 도덕의 방파제를  허물수도 있다. 량지는 우선 생존이 확보된 다음에야 고려되는 문제이지만 감각에 따라도는 현실에서는 선행되여야 한다. 그러니…
    할말은 끝난듯 싶은데 마지막으로 시한수를 읊어드리는것로 사의를 표시하려 한다.
                              
                              꽃과 나비
                         
                  새 꽃을 찾아 넘노는 나비를
                        탓해서는 무삼하리오
                  꽃은 그래서
                        그 자리에서 다소곳이 웃고
 
                    꽃이 피고 지는 사연을
                         알아서는 무삼하리오
                  나비는 그래서
                         오고감이 스스럽다/
 
                    하건만 멋모르는 철새들은
                         시들어진 꽃을 두고
                  락화의 사연을
                         나비에게 묻는다
 
          꽃은 나비를 허랑하다 원망하고
             나비는 꽃마다 뭇나비를 꼬신다고 하니
        꽃이 방자하냐? 나비가 허랑하냐?
             누가 누구를 탓해야 하릿고 
                               

                2007 년 10 월 1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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