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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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에 대한 생각
2015년 04월 07일 22시 00분  조회:539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하얀》에 대한 생각   
 
  우리는 스스로《백의동포》,《백의겨레》란 말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있다, 그래서 그런지 근간에 여러가지 글들에서《하얀》이란 단어에 민족의 기질, 품성, 문화심리 및 전통의 계승발양을 기탁하려는듯 력점을 찍고있는데 민족지성이 갸륵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나비효과》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 우리 민족의 순결한 마음, 결백한 품성을 두고《하얀 마음》이란 단어를 쓰더니 뒤이어《하야넋》,《하얀 얼》,《하얀 얼굴》,《하얀 꿈》,《하야 리상》, 《하얀 기백》,《하얀 숨결》,《하얀 웃음》지어는《하얀 세계》라는 기발한 착상까지 내달아오는데는 당혹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 민족은 이전에 흰옷을 즐겨왔다. 그러나 민족생활문화의 일부분인 복장의 하얀 색채에 민족군체의 옹근것을 담으려는 그 취지에는 종시 동감이 가지 않는다.
   이를테면《하얀 얼굴》,《하얀 웃음》과 같은 말은 문맥으로 봐야 밝은 얼굴, 해맑은 웃음이겠다고 강다짐으로 해석을 붙여보면서도 이런 식의 표현이 범람하면 누구나 새단어《창조》에서 솜씨를 펴 우리 말, 우리 글이 엉망진창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심이 곁묻어나온다. 말하자면 백의민족이니 력사도 하얀 력사, 문화도 하얀 문화, 글도 하얀 글, 문학도 하얀 문학으로 될수 있을것이고 또 그 식대로 풀이하면 우리의 노래도 하얀 노래, 춤도 하얀 춤이 될것이고 나아가서 민족진흥도 하얀 진흥, 민족자 치도 하얀 자치로 될것이다. 이처럼 민족의 일체에 몰밀어《하얀》의 후광을 씌워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다.
 《푸른 꿈》,《푸른 리상》은 희망찬 꿈, 청춘의 리상으로 그 상징적의미가 얼른 안겨오는데《하얀 꿈》,《하얀 리상》의 내포는 대체 어떤것인지, 그 어떤 고유한 민족성을 담고있는지?
  설사 우리의 선조들이 타민족과 달리 생활문화심리바탕에서 흰옷을 즐겨입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하얀색이 민족 그 자체가 아닌듯이 어필칭《하얀》을 내세운다 하여 곧 민족의 자주,자립, 자강, 자존이 높이 세워지는것도 아닌 전자시대. 위성시대에 와서도《하얀》것을 과대숭상할것은 없지 않는가,
  주지하다싶이 언어와 문화가 평행선우에서 발전해왔듯이 색채어의 파생과 발전도 정치, 경제, 과학기술. 사회문화의 진보와 불가분리적련관을 가지고있다. 그런즉 색채 어에는 봉건사회의 정치, 경제, 등급관념, 문화심리 등이 투영되여 있는것이다.
   고대중국에서는 음양5행설에 의해 색갈을 정색(正色),간색(间色)으로 나누고 적(赤),황(黄),청(青),백(白),흑(黑) 5색을 정색이라 칭하였다. 유심주의관념으로 획분된 이런 색채설에는 존귀, 비천,정통, 비정통 등의 상징적의미가 부여되였고 그에 따라 복장제도에서도 색책의 상징적인 면이 체현되였다.
   이를테면 황색은 제왕 지색으로 정했다. 이로 보아 색채는 봉건사회에서 상하유서(上下有序),존비유도( 尊卑有度)따위의 등급제도의 표시로,권력과 지위의 상징으로 되였으며 따라서 복장제도는 봉건사회질서수호의 주요한 수단으로, 통치 자들이 백성들에 대한 도덕교화의 궤변으로 되였다. 즉 봉건통치자들은 평민백성 들이 색붙이의 옷을 입지 못하게 규정했는바 이러부터 백정(白丁),백신(白身),백의인(白衣人) 혹은 포인(布人),이라 부른 유래를 알수 있다. 한어에서나 우리 말에서《백정, 백신, 백옥(白屋)의 백은 백의와 련관되여있다. 한마디로 백이란 봉건 사회에서 최하층천민의 통칭인것이다.
력사기재에 의하면 원,명나라 이후 비단업이 발전해서야 백성들도 색채있는 옷을 입을수 있게 되였는데 그나마도 너무 산뜻한 색갈은 금지되였다. 더우기 부녀들은 례복에 금수를 놓지 못하게 했고 천의 질에서도 엄격한 동제를 받아야 했다.
   문명고국이며 대국인 중국이 이러했거늘 우리 선조의 나라야 더 이를데 있었겠는가, 여기서 볼수 있는바 우리 선조들이 현란한 색갈의 옷을 입을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한 민족심리기질에서《하얀옷》을 즐겨입은것이 아님을 추단할수 있다. 되돌아와 언어학각도에서 다시 일별해보기로 하자.《하얀》이 상징적의미로 쓰 일 경우에도 의미문법적, 론리적으로 통해야 소기한바의 뜻을 바르게 전달될것이 다.
   붉은 사상, 붉은 마음이라는 말이 있다해서 하얀 사상, 하얀 마음이라 할수 없을것은 자명하다. 한것은 파생된 색채어들의 현대적의미의 고찰에서 더욱 엄숙한 문제가 제기되기때무이다. 다 알다싶이《하얀》을 붙여 백색정권, 백군, 백색공포, 백파 등 단어로 반동, 반혁명, 투항파를 상징하는 의미적색채어를 지어낸것은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우리 민족만이 넋,얼, 정신, 리상도《하얀》색으로 흰칠갑을 해야 하는가? 참으로 억지공사요, 극단적언어유희라 아니할수 없다.
   조기천의 시들에서의《흰옷의 서러운 그림자…》,《하얗게 파도가 밀려온다》 등은 상기한 어색한 말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표현이다.
   처음으로 아름다운 녀인을 꽃에 비유한 사람은 천제요, 두번째로 그를 모방한자는 용재요, 세번째로 답습한자는 둔재라는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아무리 민족 적편애를 가지고 보아도 하얀색은 깨긋함과 상쾌함《얼룩이 없을 경우》외에 또 창백하고 무기력하고 허무한감이 드는것을 어쩔수 없다. 민족의 영광, 고귀, 휘황을 상징하는 금빛으로 현연하지는 못할망정《하얀》만 붙안고 모야 윷이야 할게 뭐있는가? 눈을 들어 풍물을살펴보아라. 대천세계는 얼마나 오색찬란한가!
   바라건대는 우리는《하얀》에 대한《자아신성》의 지나친 추구를 버리고 단결, 진보, 향상을 추구할수 있는 그런 진정한 색채의 뿌리를 찾는데 더 실속있게 도모 했으면 한다.
 
                     1991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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