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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감사
2015년 05월 03일 17시 20분  조회:563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감동과 감사
 
    인간을 물질과 정신, 리성과 비리성, 의식과 잠의식, 문명정감과 원시적본능의 다층차적인 복합체라고 한다.
    인지상정(人之常情) 인 희,노,애,락, 애,오,욕(喜怒哀乐恶哀欲)에 감동과 감사가 들지 않았지만 기실 감동과 감사에 근원을 두고있다. 깊이 느껴져 마음의 움직임이 없다면 기뻐하고 노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미워하고 욕심부리는 7정이 얽히지 않을것이다.
   감동에는 크게 주는것과 받는것 두개 면이 있는데 감동의 계기와 대상물, 내용은 류류별별에 형형색색이다. 진,선,미에서 기인된 자기 마음의 움직임으로 기준하는 심리적감동이 있는가 하면 자기의 리득에 기준한 실혜적인 감동이 있다. 하여 동일한 계기와 대상에도 감동받는 사람이 있고 무감동의 사람도 있게 되는것이다.
   누구를 깊은 감동으로 울려준다는것은 내가 그를 따스한 인간애로 포용한 증거이고 남에게서 감동을 받았다면 정감의 합리하고 필요한 방출이며 일종 무성무형의 자각적행동으로서 깨끗한 심령의 정화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감동은 지성적인 심령들의 반가운 부딪침이기에 전감의 부싯돌이 우리들의 가장 따스한 마음과 열정에 박애의 불꽃을 반짝 튕겨줄것이며 그 신비한 불꽃에 힘을 입어 한차례 인격의 승화를 가져오게 될것이다. 감동이야말로 나날이 깊이 패이고있는 인심의 골짜기를 이어놓는 금다리로 되기때문이요, 이에서 비롯하는 좋은 정서는 어두운 마음이 하늘을 사랑으로 가득 채울것이다.
   감동은 꼭 물질적인 실혜에서만 받는게 아니다. 한번의 밝은 미소와 친절한 인사말과 손짓 등이 당신의 심벽에 강렬한 감동으로 맞쳐올것이다. 당신도 뜻하지 않는 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다른 사람을 감동에 젖게 할수 있는데 그 감사의 뜨거운 마음을 보상받게 될것이다. 값치를수 없는 인정의 보답이란 아마 그런것을 두고 하는 말일것이다. 정때문에 울고웃는 우리 인간이 아니냐?
   잘 감동된다 해서 녀성적이라고 말할수 없다. 울지 않는 젊은이는 야만이요 웃지 않는 늙은이는 바보라고 한 죠지샨챠야나의 말은 얼마나 잘한 말인가! 야차가 아닌이상 누구나 감동을 안고 살기마련이다. 감동이야말로 정감의 홰불이 아닐가?
   당신이 만약 감동받았을 때의 감각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당신의 마음이 순결무구하며 마음의 눈빛도 맑아 이 세계가 투명한 옥처럼 비꼈음을 의미하며 한차례 령혼의 세례를 받았음을 의미한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아름다운 정신적정복이 된다. 당신이 어떤 감동을 받고 틀어졌던 행위궤적이 바로잡아졌다면 바로 어두운 심령에 희망의 서광이 밝아오고 새 출발의 종이 울린것이다.
   이처럼 감동은 인간의 잠들었던 량지를 깨워주고 깨여난 량지는 아직도 깨지 못 한 인성을 불러 깨울것이며 황페한 마음의 뒤뜨락에 화해의 봄을 불러올것이다. 물론 인간들속에 야비하고 허위적이며 용속한자들이 있는 한 거짓된 감동이 있기마련이다. 입에 발린 미소로 눈속에 비낀 증오의 빛을 덮어감추려는 우둔한 사람들을 우리는 흔 히 보게 되는데 진정한 감동과는 인연이 업슨ㄴ 사람들이고 인간애와 등을 돌린 사람 들이니까 숫제 제쳐놓고…
   누군가 나보다 훌륭한 때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기꺼이 내주는 그 고매한 인격에도 우리는 스스로 감동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감동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만약 자선같은 감동이라면 주는것에 선행되는것은 동정과 련민일것이요, 감동을 받은자의 마음에 따른것은 감사일것이다. 하긴 어떤 실혜를 받았을 때 감사의 정이 생길것은 당연하나 감사의 심오한 함의는 이것에 그치는것이 아니다.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은 인격적매력에 따르는 겸허한 태도에서 우러나온다. 감사하는 마음음보다 득실을 따지는자는 근근히 보수밖에 받을 자격이 없는자이다. 개에게 빵쪼각을 던져주듯이 돈뭉치를 안기면 고두백배(叩头百拜)하는 그런 감지덕지는 그저 노복의 아부일뿐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우뢰가 울고 번개가 치는 폭풍의 밤, 유람객을 태운 한 륜선이 미씨건호에서 화물선에 부딪쳐 침몰하게 되였는데 물에 빠진 39명의 승객들이 아비규환속에서 구원을 청했다. 이때 스펜서라는 대학생이 주저없이 물속에 뛰여들어 한사람, 또 한사람 구해냈다. 뼈를 에이는 차디찬 물속에서 열일곱번째 사람을 구해낸 그는 종당에 기진맥진해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그때로부터 휄체어신세를 지며 불우한 여생을 보내게 되였다.
   몇년후 한 신문사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면서 그날밤 가장 잊을수 없었던 일이 무엇이였는가를 물었을 때《내가 목숨을 구해준 열일곱 사람들중에서 한사람도 찾 아 와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슬픈 사실입니다…》라고 했다. 그들은 왜 그렇듯 감사에 린색했을가?
   하긴 그것이 세상인심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엄동의 설한풍속에서 푸름을 잃지 않고있는 소나무는 따사로운 봄바람과 보슬비의 애무를 수요하지 않는줄로 착각하고있다. 이런 사유방식은 관습에서 오는걸가? 알수 없다.
   다만 영웅의 마음속에서도 부드러운 안위와 긍정과 감동과 고무가 수요되였다는 그 한가지만은 의심할바 없다. 스펜서에 의해 구원된 사람들이《감사합니다.》라는 그 한마디에 린색하였기에 이 영웅은 세월이 갈수록 깊어지는 실망감을 안고 살게 된것이다.
   빙설처럼 얼어붙은 인간관계를 녹이는 유일한 길은 서로 진실된 감동을 주면서 감사하는 마음들로 얽혀사는 길이다. 탐욕은 얻는데서 이룩되고 인격의 높이는 주는데서 이룩된다. 자기가 이미 차지한것에 만족할줄 모르고 남의것마저 가지려고 군침흘리는 무리들에게는 감동을 줄만한 인격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리 없으며 그만큼 감사의 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나무에서 내려온 류인원은 인간으로 진화하면서 자연과의 마찰과 인간들 호상간의 충돌속에서 서로를 생존경쟁의 적수로 네가 나를 먹느냐 내가 너를 먹어치우느냐 하는 약육강식의 원칙만을 내세워 싸늘한 기계처럼 천만년을 회전하였다. 하여 인생현장은 무자비한 결투장이 되였고 자연도태의 혈투만이 생존방법이 되였다.
   현시대의 인간관계는 갈수록 더 랭혹해지고있다. 재부와 명예와 권력과 자기중심에 집착하다보면 자기외에 아무것도 안중에 없을테니 너는 네멋에 살고 나는 내 잘난멋에 사는식이 되고 인정세계는 사막화가 될뿐이다. 결국 약육강식의 동물세계보다 나을것이 없다.
    내가 남을 감동시키고 나도 감동받으면서 인정이 얽혀야 세상은 둥글어지는것이다. 설사 작은 감동일지라도 늘 감동받을수만 있다면 힘겨운 인생살이도 조금 가벼워질수 있으며 마음속에 해살을 품은듯 눈물의 골짜기같은 이 삶의 현장을 웃으며 헤쳐나갈수 있으리라.
    사람들이여, 감동과 감사에 너무 린색하지 말자. 장미꽃다발을 선물할 때 향기는 그래도 내 손에 남아있다는것을 잊지 말자.
 
                                      2004년 5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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