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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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질과 인생
2015년 05월 21일 11시 37분  조회:493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낚시질과 인생
 
   태초에 낚시를 만들어 고기를 낚은 사람이 누군지 고증할수는 없으되 낚시질하면 제잡담하고 먼저 떠올려지는것이 강태공의 낚시질이다. 아마도 천고의 미담으로 전해 내려온 그 괴이한 낚시질때문인가보다.
   강태공은 기원전 11세기의 사람으로서 이름은 상(尚)자는 자아(子牙)인데 후에 사람들이 태공이라고도 불렀다. 그는 바람이 부나 비가오나 하루같이 위수가에 나앉아 미끼도 없는 곧은 낚시를 던져놓고《태공이 낚시질하오니 원하는자는 물릴지어라.》하며 고기가 물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취옹의 뜻은 술에 있는것이 아니라 흉중에 륙도삼략(六韬三略)을 품고 그가 80고령이 다되도록 끈덕지게 기다린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기회였다. 마침내 하늘이 점지하였는지 어질고 현명한 인재를 널리 구하던 주문왕이 태공씨를 찾아 위수가에까지 왔다. 실로 고목봉춘(古木逢春)이랄가, 일개 어옹으로부터 일약 승상으로 추대되여 나라의 기틀을 잡고 후에는 상나라를 멸하여 800년 주나라강산을 확립했으니 곧은 낚시로 지인지감(之人之感)을 낚고 청운의 뜻을 낚은 셈이였다. 그 배포유하고 운치있는 인생자세는 후세의 록록한자들 이미칠바가 아니다.
   물질문명의 현시대 유한계층속에서 류행되는 낚실질은 주말의 한가로움을 장식하는 일종의 생명운동으로, 하나의 생활풍경으로 되였지만 본인은 여유로운 삶의 정취를 느끼지 못해서인지 여태껏 참대꼬챙이 한번 쥐여보지 못했다. 그래서 낚시질애호가 친구는 나를 살줄모르는 빈충이라고 힐난했다. 그 친구가 역설하되 물이 깊은 어느 강가의 풀그늘에 낚시를 던져놓고 여유작작하게 앉아있노라면 그 청정하고 도고한 기분속에 시간도 멈추어진듯싶어 또 다른 삶의 묘미를 체험하게 된단다. 그때는 마치 속세의 영욕을 다 내치고 일심불란(一心不乱)으로 도를 닦는 생불처럼 그 오연함속에 서 생명의 확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그럴법도 한 일이겠다. 그래서 제나름대로 낚시질에 대해 음미해보기도 한다. 물고기를 낚는 과정을 겉으로 볼때는 확실히 낚시군이 미끼로 물고기를 낚는것은 사실 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볼수도 있다. 기실 낚시군이 물고기를 낚기전에 물고기자체가 또 다른 미끼로 되여 낚시군을 물가로 꼬시고 발목을 잡아가두는것이라고, 결국 누가 누구를 낚았는지 피장파장이다.
   물고기는 미물이여서 그저 미끼만 보고 낚시는 보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물고기에게는 미끼가 곧 죽음의 사절이다. 혹간 낚시에 물렸다가 요행 살아날수도 있겠지 만 미끼앞에서선 영원히 약자인 물고기는 이때 여기서 낚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필경 죽음을 삼키게 된다. 그것은 물고기의 숙명이라 할수 있다. 그런 물고기가 오죽 측은하였으면 백거이할아버지가《향그러운 미끼를 보면 입다물고 / 깊은 물속에 숨어 버려라.》하고 읊조렸을가, 청렴하고 고매한 선비의 덕성이라 하겠다. 물고기의 비극은 그 입이 탐욕스러운데서 빚어지는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인생살이도 낚시질과 방불한데 있다고 말할수 있다. 얽히고 얽힌 이 인간세상에서 살아가자면 내가 남에게 낚이울 때가 비일비재이고 그만큼 나도 남 을 낚아채야 하는게 우리네 삶이다.
   인생현장을 크게 세개의《낚시터》로 나누어 본다. 첫쨰로 관본위(官本位)사상이 주재하는 벼슬마당(官场)이고 둘째로는 재물신이 횡행하는 상업마당(商场)이고 셋째로는 미색이 판을 치는 정사마당(情场)이다. 자고로 권력을 낚으려 아글타글한자, 공방형(孔方兄)을 낚으려고 인성도 내친자, 미색을 낚으려고 방종한자, 뜬구름같은 명예를 낚으려고 음모술을 꾸민자, 별의별《낚시군》이 다 있는 대천세계이다. 이 세 마당에 공용되는 미끼는 금전, 권력, 미색으로서 그야말로《원하는자는 물릴지어라》이다. 인간은 만물의 령장, 존재하는 사물의 척도라고 자긍하지만 온갖 유혹이 던지 는 낚시앞에선 미끼를 탐하다가 잡혀죽는 물고기보다 별로 고명한게 없다.
   인간이야말로 그 탐욕때문에 욕망의 바다에 뛰여들어 허우적거리고 울고웃으며 인생희비극을 엮는《물고기》들이다. 인생의 세개 낚시터에서 제일 탐나는《물고기》는 권력이다. 권력이라는 이《물 고기》배속에는 공방형이 들어있고 미색도 들어있으느니 말이다. 그리고 제일 재미나 는 낚시터는 정사장이다. 권력자는 권력으로 미인어를 낚으려하고 갑부들은 금전으로 미인어를 낚으려 한다. 기실 그들은 누구를 낚기전에 낚이운 셈이다. 현대 미인어들은 용의자들이 낚시줄을 늘이기전에 자청해서 낚시를 끌어다 삼키고 나중엔 낚시군마저 삼켜버린다. 유명한 서양명언에 있듯이 녀자들은 웅성을 정복함으로써 세계를 정복하는것이다. 그래도 모두들 문명해서《애정》이라는 상표를 붙이고 으쓱거린다.
   현대의 광고술도 낚시질의 일종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요란스러운 광고속에는 소비의 바다에 가짜,저질미끼를 던져놓고 어리숙한 물고기를 낚으려는 가증한《낚시군》들의 철면피한 작동도 많다. 역시《원하는자는 물릴지어라.》이겠지만 왼고개가 탈리지 않을수 없다.
   인생의 허허바다에 진정 낚아올릴 고기가 있는지 알바없다만 저마다 무엇을 낚아 보려고 모지름을 쓰는 우리들이다. 결과적으로 낚시군이기도하고 미끼이기도 하고 서로《물고기》기가 되기도 한다. 참으로 황당무계한게 고급령장동물인 우리 인간이라 할가, 누구를 낚았노라고 기분날릴 필요도 없다. 우화시조였던 이소프씨가 남잡이가 제잡이라고 경계하지 않았던가? 인생낚시질의 학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야 하리라.
 
                               2002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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