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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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과정론초고
2016년 04월 10일 09시 35분  조회:476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과정론초고
 
                                                  최 균 선
 
    과정이 중요한가? 결과가 중요한가? 얼핏 보면 분명한것 같지만 기실 복합적이고 상대적인 답이 나올수 있는 문제이다. 례하여 달리기에서는 과정이 요긴한것이 아 니라 우승이라는 결과가 중요시된다. 학생의 주선률인 공부에서도 지리멸렬한 과정이 의미로운것이 아니라 높은 학습성적에서 만끽하는 희열이다.  
    이러니 인생의 진미는 과정에 있을가? 결과에 있을가? 하는 화제가 주어진다. 비유적으로 담론해보자. 달걀은 병아리로 될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가능성이라 한다. 나아가서 달걀의 자체목적이 병아리로 되는것일진대 모든 달걀이 병아리로 되는것이 아니다. 모든 민들레씨는 새 민들레가 생성할 가능성을 가지고있다. 그러나 바람에 날려간 모든 민들레씨가 다 민들레로 움터나지 못한다. 어떤것은 물에 떨어져 썩고 어떤것은 바위틈에 끼여 말라죽는다. 그것은 조우일수도 있고 숙명일수도 있다.
    바람에 실려가는 정처없은 려정에서 운좋게 습기좋은 흙속에 묻히게 되면 새 민들레로 태여날수 있는데 그것이 민들레씨의 현실성이다. 더 부언한다면 모든 달걀이 병아리로 될수 없고 모든 민들레씨가 새 민들레로 거듭날수 없는것처럼 만물이 현실성을 가지고 실제로 존재할수 없다는 설명이다. 가능성이 모두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기때문이다. 그래서 희망이 크면 실망이 더 크다는 말도 만들어졌을게다.
    인간도 스스로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고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주고 그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사회라는 인간세상을 이룬다.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것인데 보통 행복의 동산에 오르기까지 신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행복해진 결과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기에 지칠줄 모르고 분발하는것이다.
    주지하다싶이“과부(夸父)가 해를 쫓다”는 신화는 중국고대 선민이 가뭄을 전승하려는 념원을 반영했지만 남겨준 여운을 각자 나름대로 음미할수 있다. 과부는 비록 최후에 목이말라 쓰러졌지만 추구의 길에서 죽었고 마음속은 온통 유감뿐이였지만 지팡이를 던져 울울창창한 복숭아림을 펼쳐놓았다. 비록 아무결과도 이루지 못한 과부이지만 일심불란했던 그의 추구의 과정은 비장함으로 만세에 유전되였다.
    태아로부터 유아, 아동, 소년, 청년, 중년, 로년에 이르러 죽음로 끝맺는것을 일생이라 한다면 그 중간과정이 고저장단이 각이한 인생으로서 인간은 과정속에 존재물이다. 과정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이것은 매순간 적용되는 인생의 법칙이기도 하다. 성급하게 결과를 탐하기보다는 꾸준하게 과정을 실천해 나가는것이 필요한 리유이다. 그래서 인생은 고달파도 살아가는 과정이 소중하다고 말하는것이다. 결과만을 추구한다면 우리가 살아야 할 리유가 없어질게 아닌가?
    누구나 출생한 목적은 모르지만 인생에는 목적이 있다. 부단한 변화과정에서 자기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는 와중에 단계적으로만족하며 사는것이 곧 과정의 완성이다. 그러나 인생과 목적은 등호로 되지 않는다. 만족이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현실적인 존재를 초월해야 소위 만족이란게 이루어질수 있다. 즉 사회질서속에 사는 인간이 주어진 질서를 깨야 만족을 얻을수 있다. 그런데 그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소기의 결과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진행과정에서의 진전된 정도만큼에 만족하면서 새로운 만족을 추구하며 사는게 인간이다. 모든것이 변화하는 과정속에 존재하는 인간이기에 철저히 완성된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그 무엇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 만족이라는게 온다면 더없이 좋을것이나 이 루지 못한 만족도 있는법이다. 그게 삶의 욕구를 부추기는것이다.
    그 어떤 생존방식이든 모두 찾음의 과정이기에 인생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 된다. 인생은 언제나 과정이고 우리들 고통의 원인은 사건이나 상황에 있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우리들의 사유방식에 있듯이 지금 한창 행복의 동산을 향해 간다는 믿음때문에 힘겨워도 견뎌내며 허위단심 걷는게 아니겠는가?
    어제는 과정의 한단계이고 오늘은 진행중이며 래일은 과정의 연장선이다. 과정이 없는 결과란 있을수 없는데도 그냥 결과만 목마르게 기다리는것은 환상이며 두고봐야 확인되겠지만 망상일 확률이 더 높다. 물론 결과가 없는 과정은 맹랑하다. 그러니 과정과 결과는 따로 따로가 아니라 공통분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얻고 차지하는데 관해서는 될수록 과정을 생략하면서라도 결과에만 집착하기에 늘 사달이 생긴다.
    인생목적은 거의 동일한바 잘먹고 멋있게 입고 돈을 잘쓰는 행복을 누리는것이다. 그런데 행복에 경계가 있으며 절정이 있을것인가? 이미 가진 행복은 결과이지만 또 다른 상승선을 그으려하기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인생의 목표는 어제의 목표였던 오늘이고 이제 또 얼마나 맞고 보낼지 모르는 래일이다. 어제는 이미 력사로 기록되고 오늘은 차례진 밥상이고 래일은 수수께끼이니 미리 그라프를 그려둘수는 없다.
    다사분주한 인생길, 우리는 누가 부르는듯 어디로 바삐 가며 어디로 가는가? 인생현장을 경기장이라 하지만 인생을 경기로 삼으면 힘벅찰뿐이다. 인생을 분투과정이라고도 하는데 무엇을 위해 분투하는가? 희랍의 조르바라는 인생이 “결과지향적인 삶”에서 “과정지향적인 삶”으로 되여야 자유로운 인생이 된다고 하였다.
    인간은 이 세상에 와서 잠간 머물다가 가는 과객이라고도 하는데 민초들은 더 말 할것 없고 위인도, 억만갑부도 필경에는 잠깐 포물선을 그리던 별찌에 불과하다. 별똥이라고도 부르는 류성은 하늘에서 떨어져 지평선 저쪽으로 가뭇없이 사라진다. 우리 눈에 보인 류성의 락하는 겨우 몇초에 불과한것 같지만 하나의 류성이 몇시간, 며칠, 심지어 몇년을 날아내렸는지? 락하에 숨은 그 비밀은 아무도 알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이미 땅에 떨어졌고 다시 솟아오를수 없다는 사실이다.
    근간에 뢰정 된바람에 추풍락엽이 되여진 일컬어 “락마관”들은 천문수자의 수뢰액수에 매료되여 제정신이 아니면서도 언젠가 오고야말 악과를 예상하고 뢰물을 받는 장소와 때, 형식 등 과정에도 신경을 도사렸지만 사필귀정을 어찌하리오.. 한번 곤두박질에 1만8천리를 날고 일흔두가지 변신술을 가진 손오공도 여래불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여겄늘 탐관들이 영구만찬만을 기도했던들 헛똑똑이들이 아닌가?
    정상적인 사람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결과를 예상하고 손을 댄다. 잘못 진행된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란 극히 드물다. 얼렁뚱땅 어떤 결과를 얻었더라도 장구할리가 없다. 과정의 산물인 지혜와 결과의 산물인 희열은 련관된것이건만 우리는 결과주의자들이다. 무릇 인생에 가치를 부여하는것은 종국적 결과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이다. 인생의 비극은 결과에 급급해 하는데서 빚어진다.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초행길에서 우왕좌왕 헤매는 과정인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완벽한 계획서대로 사는 사람도 드물다. 어쩌면 인생은 시행착오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보다 완성된 자들도 더러 있다. 그들이야말로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인생려정에 그 어느 한갈래 길도 출로가 될수 있다. 스피노자가 래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나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그에게는 사과를 따먹는 결과가 아니라 사과나무를 심는 과정이 중요했던것이다. 인생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추구이다. 추구는 과정의 체현이지 결과의 과시가 아니다. 인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 될수밖에 없다. 생명자체가 본래 미궁이 아니던가?
                                          
                                    2015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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