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구름 위의 발자국 신현락
2018년 12월 24일 17시 30분  조회:630  추천:0  작성자: 강려
시가 있는 마을- 신현락


구름 위의 발자국


신현락



나비는 꽃잎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새는 죽어서 구름 위에 발자국을 남긴다
아무도 꽃잎의 발자국을 보지 못 한다
꽃잎이 지고 나비의 날개는 비에 젖는다
나비를 비애의 그림자라고 명명하는 건
당신 몫이겠으나 여기부터는 구름의 영역이다
당신은 꽃잎을 밟으며 꽃잠에 들 수도 있다
그럴 때 나는 구름의 문장을 해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름이 하늘색을 지우는 건 잠깐이다
한때 나는 구름을 향해 무어라고 소리를 쳤으나
새들만이 그 너머로 날아갔음을 안다
꽃잎 위에 비 내리고 어제가 오늘이 되었다
시간은 뒤를 돌아보지 않지만 나는 죽은 새를 들고
구름 위의 발자국을 맞히는 신궁을 기다린다








<이선의 시 읽기>


          환상과 직관의 모자이크 액자


'나비'를 A 이미지라고 명명하여 보자
‘꽃’을 B 이미지라고 명명하여 보자
‘구름’을 C 이미지라고 명명하여 보자
‘새’를 D 이미지라고 명명하여 보자
신현락의「구름 위의 발자국」은 제목처럼
가볍고, 보드라운 A, B, C, D 이미지들의 모자이크다.
 ‘나비, 꽃, 구름, 새’는 ‘가볍다’는 공통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이 가벼운 ‘집합 이미지’들은 자칫 공상으로 흐르기 쉬우며, 표현주의와 감상주의로 흐르기 쉽다. 그런데 위의 시는 깃털처럼 가볍게 단어를 터치하면서도 시의 뿌리가 단단하고 깊다. 그 힘은 사물성에서 출발한다. 사물에 입힌 사유의 힘이다. 또한 ‘사물’에 행동과 행위를 줌으로써 ‘동적 이미지’로 ‘사실성’을 강화하고 있다.
꽃잎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나비의 날개는 비에 젖는다
꽃잠에 들
구름을 향해 무어라고 소리를 쳤으
그 너머로 날아갔
비 내리고
뒤를 돌아보지 않지만
나는 죽은 새를 들고
발자국을 맞히는 신궁을 기다린다


위의 밑줄 친 행위를 주도하는 문장들은 ‘공상’과 ‘상상’의 시적 세계에서
‘현실세계’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좋은 비유는 관념보다 더 깊은 확장된 관념을 생산한다. ‘사물’과 ‘사실’에서 출발한 상상력은 시적 논리를 강하게 한다.
환상과 직관, 죽음과 현실, 과거와 현재, 상상과 이성, 과거와 미래가
한 공간에서 반짝이는 복합그림의 선명한 이미지액자가 환상적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4 시와 섹스 / 김용오 2018-12-24 0 757
33 나무의 외출 김용언 2018-12-24 0 642
32 사라지는 길 / 박소원 2018-12-24 0 737
31 꽃을 위한 예언서 / 강영은 2018-12-24 0 743
30 꽃들은 아직도 춥다 / 박소향 2018-12-24 0 691
29 詩 / 박수현 2018-12-24 0 697
28 철쭉나무 그늘 / 김선진 2018-12-24 0 701
27 불꽃나무 한 그루 안차애 2018-12-24 0 815
26 보자기 / 김유선 2018-12-24 0 703
25 저수지에 빠진 의자 / 유종인 2018-12-24 0 689
24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 강인한 2018-12-24 0 745
23 구름 위의 발자국 신현락 2018-12-24 0 630
22 조각달 / 신규호 2018-12-24 0 718
21 은어를 낚다 / 정 호 2018-12-24 0 609
20 소금꽃 손해일 2018-12-20 0 845
19 교차로 Y 김인숙 2018-12-20 0 857
18 積 ․ 3 양준호 2018-12-20 0 842
17 y거나 Y 유지소 2018-12-20 0 835
16 탈 위선환 2018-12-20 0 699
15 부드러움의 단상 ―접사 오남구 2018-12-20 0 74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