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꽃을 위한 예언서 / 강영은
2018년 12월 24일 18시 02분  조회:742  추천:0  작성자: 강려
꽃을 위한 예언서
 
                                                    강영은
 
  초저녁별과 나 사이, 꽃잎 위를 기어가는 투구벌레의 등이 꼭짓점이다. 제 등이 꼭짓점인지 모르는 황금 갑옷이 반짝일 때마다 막 피기 시작한 꽃잎이 휘어진다.
 
  곡선을 봉인한 날개 속에 죽음이 유지되기를 원할 뿐, 꽃잎을 덮고 있는 어둠을 보지 못한 당신은 에게해의 하늘을 건너 온 별빛이라고, 노래한다.
 
  핀다는 것은 경배 받는 자이며 경멸 받는 자의 노래, 대지가 받아 적는 어둡거나 환한 문장이라는 걸, 나는 말하지 못했다.
 
  순간의 영원 같은 꽃의 화엄에 양 날개를 묻은 투구벌레처럼 당신은 영원히 입을 다물 수 있나,
 
  사랑에 대한 최초의 예언서는 알지 못하지만 삼각형의 문장을 접는 당신의 입속으로 붉은 모가지가 툭, 떨어진다.
 
  곡선으로 피었다 곡선으로 지는 꽃,
 
  태양의 문신을 몸에 새긴 투구벌레는 검게 빛나는 도리아식 기둥을 숭배할지 모르지만 꽃의 신전을 삼킨 당신을 나는 지평선이라 부른다.
 
 * 2011년 웹진 시인광장 <올해의 좋은시> 선정 작품.
 
<이선의 시 읽기>
 
  ‘꽃’을 노래한 시는 비유와 상징어로 이루어진다. ‘꽃은 ‘사랑’이다‘ 라는 등식을 대입한다면, 꽃은 시의 영원한 ‘은어’다. 위의 시의 ‘꽃’은 사랑에 대한 적나라한 표출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자동기술기법의 예리한 문장력으로 형상화하였다.
  위의 시의 구조를 분석하여 보자. 먼저 각 연의 중심어를 살펴보자.
  1연- 별, 나, 꽃, 꼭짓점, 투구벌레, 휘어지다
  2연- 곡선, 봉인, 죽음, 당신, 어둠, 별빛
  3연- 핀다, 경배, 경멸, 어둠, 환함
  4연- 순간, 영원, 꽃의 화엄, 투구벌레, 당신, 영원한 침묵
  5연- 사랑, 예언서, 삼각형, 당신 입, 붉은 모가지
  6연- 곡선, 피다, 지다, 꽃
  7연- 태양, 문신, 숭배, 신전, 당신 지평선
  위의 시 1-7연의 문장을 분석하여 보면, 제목 ‘꽃을 위한 예언서’는 ‘사랑에 대한 예언서’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 ‘시작, 행위, 배반, 소멸’까지 사랑의 모든 과정을 ‘7연’의 짧은 시 속에 완전하게 내포하고 있는 ‘표현’이 놀랍다. 지금까지의 진부한 사랑론이 아니다. 구질구질 설명적이지도 않다. 사물이 말하게 하는 ‘표현주의’ ‘사물시’다. 사랑의 ‘상징성’과 ‘의미화’를 실현하며, ‘객관화’까지 실현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다른 구조는 반어적 표현법이다. 반어적인 사랑의 본질을 관통하였다.
  1연- 피다, 지다/ 2연- 어둠, 빛/ 3연- 경배, 경멸, 어둠과 빛/ 4연- 순간, 영원/ 6연- 피다, 지다/ 7연- 태양, 지평선
  
  강영은의 시는 위대한 <사랑 예언서>다. 구조와 표현, 철학이 있다. 사랑의 배반과 절정, 소멸을 다루면서도 대상을 향한 저주와 원망, 분노가 없다. 감각적 미의식이 객관화되었다. 각 연들은 ‘중의적 2중구조’로 표현의 극치를 이루며 연결되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4 시와 섹스 / 김용오 2018-12-24 0 757
33 나무의 외출 김용언 2018-12-24 0 641
32 사라지는 길 / 박소원 2018-12-24 0 736
31 꽃을 위한 예언서 / 강영은 2018-12-24 0 742
30 꽃들은 아직도 춥다 / 박소향 2018-12-24 0 690
29 詩 / 박수현 2018-12-24 0 696
28 철쭉나무 그늘 / 김선진 2018-12-24 0 700
27 불꽃나무 한 그루 안차애 2018-12-24 0 814
26 보자기 / 김유선 2018-12-24 0 703
25 저수지에 빠진 의자 / 유종인 2018-12-24 0 688
24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 강인한 2018-12-24 0 745
23 구름 위의 발자국 신현락 2018-12-24 0 628
22 조각달 / 신규호 2018-12-24 0 717
21 은어를 낚다 / 정 호 2018-12-24 0 609
20 소금꽃 손해일 2018-12-20 0 844
19 교차로 Y 김인숙 2018-12-20 0 857
18 積 ․ 3 양준호 2018-12-20 0 842
17 y거나 Y 유지소 2018-12-20 0 834
16 탈 위선환 2018-12-20 0 698
15 부드러움의 단상 ―접사 오남구 2018-12-20 0 74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