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는 익숙한 담배연기, 오! 내 건강~~~~~
오늘도 담배연기가 엷은 카텐을 뚫고 거침없이 내방을 습격한다.
아, 담배냄새! 왕짜증...
매일과 같이 나는 이렇게 담배연기를 맡고있다.
담배연기를 맡는다하기보다 아예 담배를 수동적으로 피운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것 같다.
내가 주숙한 기숙사는 방2개,거실1개,주방1개,베란다2개로 구성되였다.
나는 거실에서 산다.
거실과 주방사이에 문이 없어 카텐을 쳐서 거실을 나만의 방으로 만들었다.
우리방에는 4명의 여직원들이 주숙하고 있다.
그중 2명의 아가씨들이 담배를 피운다.
그것도 어쩌다 한번 아니고 흡연중독인듯이 매일 주방옆 베란다에서 피운다.
첨에 내가 입주했을 때 그녀들은 번갈아가며 베란다미닫이문을 활짝 열고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웠었다.
거실을 쓰는 나에게 여간만의 피해가 아니였다.
해서, 매일 나는 시시콜콜 담배연기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나의 건강을 위해서 어느날 나는 미닫이문에 "흡연시 문을 닫고 피워주세요!!!" 란 포스터를 살짝 붙였다.
그랬더니 그녀들도 미안함을 느꼈는지 그 다음날부터는 문을 닫고 피우기 시작했다.
겨울엔 좀 괜찮았다. 베란다미닫이문을 꼭 닫으니말이다.
하지만, 더운 여름날엔 흡연할때만 미닫이문을 살짝 닫고, 흡연 후에는 또 문을 열어놓아 솔솔 거실로 몰려드는 담배연기와 마른 싱갱이질 해야 했다.
내가 이 방에 기숙하는 동안 담배연기는 어찌할 방법이 없는것 같다.
그렇다고 월세나,전세방에 이사할 조건은 안되고,,,,휴유ㅜ_ㅜ~ ~~
2) 물방울이 마구 튕긴 화장실 세면대, 그리고 얼룩진 거울,,, 아, 내 모습 이그러져~
내가 첨 이방에 왔을 때 나는 방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여직원들이 사용한다는 방이 통 말이 아니였다.
화장실을 보니 윽윽~~ 뭔가 내 목구멍에서 올라올것 같다.
거울,바닥,욕조내,싱크대,변기통안은 입주한 후 전혀 청소한것 같지 않았다.
얼룩진 거울속에서 내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이런!
원래 깨끗하고 깔끔한 성격인 나는 도저히 쓸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고무장갑을 끼고,,하수구에 막힌 엉킨 머리칼을 한웅큼 제거했다. 윽!~~~
천정,거울,욕조,바닥할것없이 내 손이 안닿은데 없다.
여럿이 사용하는 공공구역은 그렇다치고 자기들이 쓰는 방마저 똑같은 상태인 모습을 봤을 때 나는 도무지 이해를 할수 없었다.,,
그래도 제 몸만은 깨끗이 거둔단다.
쯧쯧! 이게 말이 되나!
청소 후 나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우리모두 깨끗한 화장실을 가꾸어갑시다"란 포스터를 붙였다.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뭔가 느낄수 있을것이다.
포스터를 붙인 후 내가 첨 기숙했을 때보다는 쪼오끔 괜찮아졌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청소담당이다.
나를 위해서 내가 힘들더라도 좀 더 움직이자!
나는 게으른 그녀들이 앞으로 시집가서 이런식으로 하지 말기 바란다.
3) 지저분한 주방, 나 미치겠어!~~
주방 역시 마찬가지다.
냉장고문을 열어봤더니 뒤범벅이다.~~~나는 할 말 잃었다.
먹던 그릇이 싱크대안에 그대로 며칠씩 방치되여있고,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한주일 가도 여전히 그대로다.
남의 사생활을 간섭하기 싫지만 나는 공동체생활에서 이런 습관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
말을 하면 좋아하지 않을것 같고, 그래서 나는 " 먹고난 그릇은 바로바로 치워주세요!" 또 포스터를 붙였다.
그 다음날 싱크대안에 아무 그릇도 없었다.
붙인 포스터가 효과를 본듯 했다.
그리고 한주일 지나니 또 원점으로 돌아왔다.
중국말에 "江山易改,本性难移"란 속담이 있다.
강산은 변하기 쉬워도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 말을 나는 여기서 정말 실감있게 느꼈다.
...............
나의 기숙사생활을 이런 식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는데,,,
너무나 어이없어 그중 몇가지만을 이렇게 글로 적었다.
8명이 생활해도 깨끗하고 화애롭던 그 옛날 대학교 기숙사생활이 그리워진다.
외국에서 이정도쯤은 좀 참자, 그리고 만족하자~~~ 나는 이렇게 자아위안한다.
아직도 1년 정도는 참고 고생해야 할것 같다.
나중에 불편했던 한국생활추억으로 내 기억에 남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