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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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닫으며
2015년 08월 16일 13시 32분  조회:544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문을 여닫으며
 
     문을 언제 누가 제일 처음 만들었을가? 아무튼 인류의 진화와 함께 해온것만은 분명하다. 문은 닫자고 만들었을가? 열자고 만들었을가?무시로 여닫는 문이니 그 목적, 계선을 나누기는 어려우리라.
    문을 모르고 살던 초창기, 인류가 동굴을 나와 지은 초막의 거적문으로부터 성곽의 철대문을 거쳐 지엄한 궁문에 이르기까지다시 현대건축물이 자동문, 회전문, 도적 방지문 등 류류별별의 문에 이르는 연변과정은 인류문화발전사의 표징이 아닐수 없다
    문은 집집의 “경계”로서 자신의 령토완정을 보장받을수도 있는 도구이다. 문은 사람이 드나들게도 하고 사람의 통행을 막기도 한다. 문이 있으매 도적을 말리고 문이 있으매 불청객을 사절할수도 있다.
    무릇 어떤 문이든 그것의 상징성과 오묘한 비밀은 은밀성에 있다. 문이 없는 집을 상상할수 있을가? 집이면 벽이 있고 벽이 있으면 문이 있기 마련이니 문이 없는 집은 출구가 없는 담장과 같다.닫지 않으면 열 일도 없고 열지 않으면 닫을 일도 없을테지만 처음엔 맹수의 침입을 막고저 했을것이고 후에는 불청객이나도적 등 외계인의 무단출입을 방지하고저 불가결의 건축구조물로 창안되였을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일상에서 가장 빈번한 거동은 문을 여닫는것이 되였고 거기에 삶의 전부의 내함이 곁들어있게 되였다. 일단 집문을닫으며 자기를 가두는것이 되지만 자기만의 공간을 이루함과 동시에 모종의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문은 은밀한 회피의 상징으로서마음이 평화와 고요속에 숨을수 있다.그러나 사람은 한곳에 가두어놓고 기르는 가축이 아니다.그래서 문은 또 열게 되여있다.
    사람은 7정6욕이 있기에 문이 닫힌 “독립왕국”을 갈망하기도 하고 문을 열고 나가 대동세계를 갈망하기도 한다.그래서 제 집문이 따로 있고 공동의 문이 따로 있게 된것이다. 문을 열고 나서면 사회와의 합류를 의미한다. 집문을 나설 때나 집문에 들어설 때가 만남의 희열과 리별의 표현일수 있다. 자기 집 문이 아니 어떤 낯선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신비한 감각이 동반되는데 미지의 정취를 용납하고 새로운 환경속에 자신을 맡기는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종의 감지와 번쇄한 의식의 형식이 되기도 한다.
    문을 하나의 거울이라 할수 있다. 수많은 정경속에 인생과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한바 생활중의 매 하나의 이야기는 문의 참여와 견증이기도 하다. 문은 인생희비극중의 없지 못할 도구이다, 인생려정에서 무수히 여닫은 문으로 상징되는 많은 사실앞에서 인간은 어쩔수 없음을 의미하다. 무릇 우리는 희망의 손길로 문을 열고 실망의 심정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그렇듯 어떤 문이든지 열고 들어가고 닫으며 나오는것은 일종 생명의 표현이다. 문이 닫기는것은 일종의 구속일수도 있고 열리면 자유를 의미할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문안에는 기다림이 있고 문밖에는 리별이 있으며 문안에는 평화와 안정이 있고 문밖에는 위험이 있게도 된다. 현대 유리문은 근본적으로 문이 아니다. 문의 근본적의의는 내부에 숨겨져있는 사물을 감추는데 있는바 사람들의 마음에 현념이 생기게 한다. 문을 여는것과 닫는것은 생명흐름의 한부분이다.
    현대에는 건축물을 통털어 집이라고 하는데 가옥(屋)과 실(室)로 나눈다. 량자는 병존하지만 그 용도가 다르거니와 사람들에게 주는 감정색채도 다르다. 옛가옥을 두 고 옛날에는 초옥이요 양옥이요 하였다. “실”이란 공공성을 가진 건축물로서 이를테면 교실, 사무실, 도서실, 실험실 같은것을 가리킨다. 가옥은 개체성을 띠고 “실”은 공공성을 가지고있다.
    도시의 사무원으로 말하면 낮에는 “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옥”에서 생활하는바 퇴직까지의 한생을 “옥”에서 나가 “실”에 들어가고 “실”에서 나와 “옥”으로 돌아오는 순환반복이라 압축할수 있다. 당신은 집안에서는 세대주(안해)일수 있고 아들(딸)일수 있으나 “실”의 문안에서는 학생이나 일반직원이나 령도일수 있다. 그러니 인생의 절 반은 “옥”문에서 보내고 절반은 “실”문안에서 보낸다고 할수 있는데 두 집안에서의 각색과 명칭을 합치면 일생의 명문과 함량이 있게 된다. 바꾸어말하면 사람의 일생은 어디로 가든 문과 이어져있다는 말이 되겠다.
    문이 열릴 때가 시작일수 있고 끝장일수도 있으며 닫길 때도 시작일수 있고 끝장 일수도 있다. 이를테면 감옥문안에 들어선 당신은 굴종과 굴욕감을 수반한 령어의 생활을 시작해야 하고 자유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그러나 석방되는 날 등뒤에서 닫기는 육중한 감옥문소리는 자유의 종소리일수 있다.
    대천세계에 중생들이 천층만층이듯이 문도 형형색색에 천층만층이다. 옛날에는 문에서 귀천이 체현되였다. 부하고 귀한자의 저택문은 귀문, 궐문이라 했고 구차하고 문벌이 없는 가문의 집 문은 한문(寒)이라 했다.
    그 모든 문중에서 가장 신비하고 가장 열기 어려운 문은 아마도 인간의 마음의 문이라 해야 할것이다. 마음의 문은 진정으로만 열수 있다. 마음의 문이 영원히 닫기 면 관용에로 통하는 다른 출구가 없다. 현대주택은 갈수록 창문이 많아지고 현대양장 은 될수록 로출시키는데로 나가지만 사람들의 마음의 문에는 점점 더 경계의 자물쇠가 걸리낟. 절실한 얘기는 아에 부담스러워 충이불문(充耳不闻)하고 돌아가는 화제를 보아가면 적당하게 말하고 편리하게 둘러댄다.
    더없이 매그러워진 마음들에 깔깔한 모래를 채워서 천정에 매달고있는 현시대, 인간은 언제면 진솔한 정으로 대화의 문을 무시로 열수 있을가? 초병이 지키며 외인 의 출입을 금지하는 현대판관문을 비롯해서 함부로 들어설수 없는 문들이 너무 많은 오늘이다. 저마다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질 그날을 기대해본다.
 
                          2007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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