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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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론하다
2015년 08월 25일 08시 53분  조회:469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보물을 론하다
 
    곰팡이냄새가 나는 옛날이야기이다.
    어느 하루 큰물이 진 강을 농민 대여섯이 배를 타고 건너다가 강 한복판에서 그만 배가 뒤번져지고말았다. 물에 빠진 사람들은 죽기내기로 헤염을 쳐 강을 건넜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만은 열심히 헤염치는것 같은데 도무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있었다.
   동료들이 의아해서 물었다. “아니 헤염을 제일 잘 치던 자네가 오늘은 웬일인가?” 그러자 그 사람은 “허리에 많은 동전을 찼네. 너무 무거워서 마음같이 안되네그려.”고 대답했다. 동료들이 목숨이 중하지 까짓 돈이 중하냐며 던지라고 권고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진작 기슭에 나가붙었지만 그는 그냥 강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동료들이 다시 소리소리 꾸짖었다.
    “에끼, 당나귀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같으니라구, 목숨이 중하지 돈이 중한가? 어서 돈대를 버리고 헤염쳐 나오게!”
   그러나 그 사람은 여전히 도리머리만 저었다. 돈을 던지기 싫었던것이다. 그에게는 돈이 목숨보다 중한 보물이였기때문이다. 결국 그 사람은 고기밥이 되고말았다. 그는 과연 “청산이 있는 한 땔나무걱정이 없다.”는 속담도 몰랐던가? 산목숨만 있으면 언젠가는 돈이 다시 생길수도 있고 벌수도 있는것이다. 변통성이 없다고 하기보다 너무나 모자라는 팔푼이라 해야 할것이다.
   그는 고대의 우직한 사람이여서 그렇다 치더라도 문명개화했다는 현대인들속에 그 사람보다 별로 나을게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건질것, 건지지 말아야 할것을 가리지않고 그냥 탐욕의 늪에서 자맥질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단말인가? 대낮에 금점에 가서 무작정 금덩이를 쥐고 내뛰다가 잡혀서 자기 눈엔 금밖에 보이지 않더라고 대답했다는 옛날 제나라사람과 어스비슷한 민충이들이라할가?
   이네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있다. 옥을 뢰물로 들고 온 사람에게 자기는 재물을 탐내지 않은것을 귀중한 보물로 여긴다며 당신이 보물로 여긴 옥돌과 바꿀수 없노라고 선자리로 돌려보냈다는 자한의 이야기는 세인이 다 아는 유명한 전고이다.
   물욕에 눈이 어두워서는 안된다고 금욕주의를 설교하는 선교사들마다 모두 청렴한지 알수 없지만 아무튼 신약성서에도 재물에 대한 탐욕은 만악의 근원이라고 한것 을 보아서 금전이나 재물이 결코 제일 보물이 아니라는것을 다시 생각할수 있겠다.
   보물은 각자의 성품과 인격력량에 따라 다르게 값이 매겨진다. 역시 옛이야기가 있다. 한번은 위나라 왕이 제나라 왕에게 귀국에는 어떤 국보가 있는가고 물었다. 제왕은 비록 나라는 작지만 직경이 한치나 되는 진주가 열개나 있는데 진주 하나면 전후로 수레 열두채를 비춘다고 자랑스럽게 대답하였다.
   이에 위왕은 자기네 나라에도 국보가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국보란 나라의 동량지재들이였다. 이중에 단자라는 장군더러 남쪽성을 지키게 했더니 초나라사람들이 그로부터 감히 침노하지 못하게 되였고 변자라는 신하더러 고당성을 지키게 하였더니 조나라사람들이 감히 황하에서 고기도 못잡게 되였다. 그리고 검부라는 아전이 있어 서주를 지키게 하였더니 북쪽 연나라사람들이 7천여호나 귀화하려했고 종수라는 신하더러 도적을 다스리게 하였더니 길가에 떨어진 물건도 주어가는 사람이 없게 되였다고했다.
    이 네 신하야말로 그 광휘가 천리를 비췄다고 할것이니 어찌 열두대의 수레에 비길수 있으랴!그들은 그 어떤 보물보다 더 귀중한 보물인 치국의 동량지재들인것이다. 이에 제나라왕이 부끄러워 어쩔줄 몰라한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자한이나 양진, 량고협같은 사람도 그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국보이다. 얼마든지 제 안속을 챙길수도 있었건만 재물을 탐내지 않은 그들의 렴결봉공의식은 위왕의 네 국보들과 마찬가지로 보물인것이다. 이처럼 한개 나라의 진정한 국보는 곧 그 나라의 과학인재들이나 치국의 영재들인것이다. 쉐익스피어나 대문호 발자끄같은 사람들은 그저 국민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보물들이였다.
    보물에 관한 다른 전고도 있다. 명조 건국초기, 마황후가 원나라 국고에 있던 재물을 서울로 옮긴다는 소리를 듣고 명태조 주원장에게 물었다.
    “원조의 국고에 어떤 재물이 있더이까?”
    “모두 금은보화라오.”
    “그렇게 강대하던 원나라가 그 많은 보물을 어찌하여 지켜내지 못하게 되였을가요? 보아하니 금은재보가 진짜보물이 아니라 제왕이 곧 그 자신의 보배인것 같군요.”
   이에 명태조는 성근하게 대답하였다.
  “황후가 말하려는 뜻을 과인이 잘 알겠소. 말하자면 현인이라야 보물을 얻을수 있다는것이 아니겠소?”
  “황상께서 옳게 말씀하였나이다. 사람을 두루 살펴보면 가세가 흥성할수록 교만하여 거드름을 부리는데 시운이 좋아지자 탐욕이 끝이 없고 향락을 누리려 하지요. 집안일이나 나라일이나 그 도리는 다를바 없다고 보여지나이다. 옛선비들이 금은옥기는 인심을 해치는 독약이라고 했는데 천만지당한 말이지요. 언제나 충고를 귀담아듣는 사람들이야말로 현명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고 군신이 힘다해 강산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진귀한 제부라고 할것이옵니다. ”
   이 이야기는진정 값을 매길수 없는 만년대계의 국보를 론한 교훈적인 전고이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보물이 많다. 몽떼 그리스또 백작섬의 동굴속에 있는 금은보화도 보물이지만 그래도 인재를 그 나라 국보라 해야겠다. 하건만 인류력사는 이런 국보들을 국보로 여기지 않고 홀대한 슬픈 기록을 너무도 많이 남겼다.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과거사라지만 어제를 거울로 삼아 장차라도 이런 산문화재들을 국보로 여기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전도가 없을것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무렵 베를린을 점령한 미군이 제일 먼저 착수한 일은 은행의 금고를 점유하는것이 아니라 독일의 과학기술인재들을 대량적으로 미국에 실어가는 일이였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였던 루즈벨트야말로 진정한 국보를 값매길줄 아는 위인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금은재부는 어디까지나 외적인것이요 오직 창조적능력의 소유자들만이 불후의 보물들이다. 그런 보물을 우러러 만세를 불러본다.
 
                           2005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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