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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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록) 모래성
2005년 12월 12일 00시 00분  조회:4701  추천:65  작성자: 김관웅
§수상록§

모 래 성

김 관 웅


우리는 세상에서 얻어지는 권력, 재산, 녀색, 명예 이런 것들이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얻어 가지기 위해 사람들은 일생을 바쁘게 뛰여 다니면서 남과 다투기도 하고 남에게 손해를 끼쳐 죄를 짓기도 한다.

그러나 죽음이 림박하여 이 세상을 떠나게 되는 날, 하나하나 어렵게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하루 아침에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고 만다.

부처님은 이것을 아이들이 강가의 백사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성이나 집을 만들어 <<이것은 내 성이다>>, <<이것은 내 집이다>> 하고 제각기 남이 손도 못 대게 하면서 싸우다가 날이 저물어 오면 마음은 성에서 떠나 모두 내팽개치고 가버리는 것에 비유했다.

현대인들은 항상 초조와 긴장 속에서 살아 간다. 이것이 마음이 무엇인가에 크게 얽매이고 집착해 있다는 증거이다. 사람들이 쌓은 부귀의 성이 아이들이 강가에서 모래로 쌓은 모래성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살아간다면 세상살이는 좀더 느긋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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