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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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과정의 미학
2023년 01월 16일 20시 55분  조회:207  추천:0  작성자: 남춘애
  
       대단한 성공 또는 성대한 잔치는 항상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그러나 일상으로 삶의 장을 펴가는 사람들이 대단함을 향하여 무거운 행장을 짊어지고 행진하는 모습은 사람들의 가슴에 적혀지지 않는다. 가끔 적혀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희미하여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에 머물기가 십상이다. 기다림의 아름다움이 점점 우리와 멀리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과가 나오는 시대의 기를 받아 사람들은 결과를 우선시한다. 이로하여 과정이 홀대시되고 이것이우리들 사유방식의 바탕에 습성이라는 카펫을 고정시켜버렸다. 이것이 바로 현대 인간들의 삶의 버전인지도 모른다.
 
       련이어 불어오는 새 바람들이 이러한 옛풍토를 허물고 있어서 다행이다. 창의력이 주도되면서 최고급 결과물이 오는 길에서의 바람과 비와 눈보라 또는 태풍들도 하나하나 부각이 되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울러 여러 역경들을 다 뒤로 하고 끝내 결과를 만들어낸 일군의 사람들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또한 많아졌다. 그들의 목표 달성의 길에 늘려있는 이야기들은 우리 삶의 스토리로 거듭나서 방황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받침과 추진의 힘으로 되고 있다.
 
   조곤조곤 세인들에게 공유해 주는 그 이야기들에는 땀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론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수 있지만 평화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땀이 한결 더 울릴 것이다. 왕희지가 서예가로 남았지만 그가 몇톤의 먹물을 붓끝에 소화시켰는 알길이 없다. 이때 게으름피우지 말고 한번만 시간을 내어 상상의 나라로 여행을 난다면 정답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선인들의 이야기가 그러했다면 후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역시 공동의 분모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삶이라는 버전은 천변만화를 거친다고 해서 억만번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과정적인 것에는 별반 다를바 없다.  미래학자에 의하면 30년만에 만들어진 빵을 먹으면 30년동안 밥을 안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30년동안 빵을 만들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은 얼마이며, 먹어서 30년되도록 밥을 안 먹는 이 빵을 구매하기 위해 그는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야 했겠는가? 생활이란 여전히 수수께기 풀기식이라 멈춤은 없는 것이다.
 
     족발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길을 알고 먹는 사람은 몇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알려고 하지 않거나 알 필요가 없거나 또는 알 길이 없는 등의 요소가 있지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음식으로서의 족발의 맛만을 따질뿐 그것이 식락으로 되는 길에서의 이야기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만든 사람은 그러한 이야기를 마음에 적어두고 적당한 시기에 족발이란 음식에 도금을 하는 장식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에 대해 일단 이야기를 듣고 그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맛이 훨씬 더 좋아질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 족발음식이 갖고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문의를 해서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는 것은 류사한 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꾸리고자 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것을 만든 주인장이 기회를 살짝 만들어 음식소비자들에게 작은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은 음식물의 격을 올리는 주인의 지혜가 될 것이다.
 
      학업의 과정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진학하기까지는 공부선에서 오는 모든 어려움을 이기면서 12년을 참고 견디면서 공부에 노력해해야 하는 긴긴 땀의 터널을 거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으로 태어난 후 마치도 삶의 통과의례나 된듯 당연하게 생각할지도 모르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바다를 이루고도 남을 땀이 슴베여있는 것이다.
 
      회고를 할 때 ‘나는 그때 왜 다른 친구들처럼 그렇게 노력하지 못했을까’가 먼저 가슴의 문을 두드린다면 당신은 후회라는 구정물속에 들어갔음을 판단해야 한다. 다행한 것은 구정물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릴때 보면 엄마는 쌀뜨물이나 야채를 씻고난 구정물은 모두 마당의 채마밭에 쏟아던지셨고 겨울에는 그 위에서 에다리스케트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구정물얼음은 봄이 되면 밭을 촉촉히 녹였고 가물었던 내몽골에서는 그 역할 또한 톡톡했다. 회고록에서 노력하지 못한 아쉬움을 깨닫는 것이 노력을 위한 시작인 것이다. 사람 ‘인’자를 봐도 이 도리는 자명해지낟. 사람 ‘人’ 자를 보면 가운데 중추의 고임이나 받침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좌우 양쪽의 틈새 없는 결합으로 중심이 있는 세움을 이루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본다. 제쪽만 고집하던 두 개의 자모가 하나로 되기 위해 흘린 땀이 몇톤이나 될까?!
 
 
                                            2020년 12월 28일 씀

   
            창장경위: '대련조선족문학회'라는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수필짓기를 한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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