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풍성한 열매를 자랑하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우리의 문학열매도 주렁주렁. ‘가야하․수림문학상’에 달린 열매들을 맛보는 것만으로 배가 부르거늘. 심사위원들은 즐거운 고민 속에서 신중하고도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그럼 아래에 수상작들에 대해 심사평을 보고 하겠다.
대상 최동일의 중편소설 "짙어가는 어둠"은 우리 사회 노인문제를 다루고 있다. GDP가 높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고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도 어느새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치매, 반신불수, 고혈압 등 잇따른 문제가 동반된다. 정우의 부모 및 장모는 이것을 말해준다. 정우의 아버지가 똥차까지 끌었듯이 노인들은 우리를 위해 헌신했다. 우리는 그들을 모실 의무가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별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 이 모든 문제를 정우네 한 가정이 떠안을 때 그것은 너무 버겁고 새로운 문제가 야기된다. 어쩌면 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가정파탄의 비극으로 치닫는다. 금슬이 좋던 정우 부부 간 사이 버성기게 된 것은 그간의 사정을 잘 말해준다. "짙어가는 어둠"은 현 단계 우리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대상 윤청남의 ‘봄눈’은 초봄 가야금을 타며 노래하는 ‘우아한 한복’을 입은 처녀 및 그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을 노래하고 있다. 민족적 정취가 넘쳐 좋다. 가야금 타는 처녀의 자세를 ‘검은머리 흰 손끝에 반하다’로 의인적 이미지화, 가야금 선율을 ‘알몸 닮은 곡선이 가로세로 흐르다’로, 그 선율에 기탁한 인간의 아름다운 소원을 ‘두발가진 꿈이 걸어들다’로 시각이미지화한 것은 상당히 성공적이다. 이외에 ‘백두산 폭포’, ‘허수아비’도 참신한 시적 발상에 나름대로 이미지화에 성공하고 있다.
최우수상의 임은숙은 사랑의 아름다운 노래를 엮어내고 있다. ‘그대를 사랑함에’는 ‘그대를 사랑함에/부끄러움 없기를’ 바라는 사랑의 지조를 노래하고 있다. 그것은 갈라지더라도-‘나 홀로의 발자국 찍을지라도’ ‘그대를 바라보는 내 눈빛이/한결같기를’ 바라는 일종 마조히즘적 사랑이기도 하다. ‘당신은 그리움이 되어’는 사랑의 황홀경에 빠진 여심의 온 우주를 안은듯한 행복감을 노래하고 있다. ‘그것이 사랑 아닐까요?’는 시적 자아가 나름대로 느껴본 사랑을 읊고 있다. ‘그림자는 슬픕니다’는 ‘태양과 해바라기의 운명’ 같은 관계 속에 해바라기식 슬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제 갑니다’는 사랑하는 임에게로 달려가는 여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임은숙의 사랑의 노래는 사랑의 서정을 너무 골고루 배분하고 일부 이미지화가 잘 되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으나 사랑의 진정성 및 나름대로의 독특한 표현형태 등 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족하다. 최우수상 김기덕의 시 ‘물처럼 살련다’는 물에 기탁하여 저자세의 삶 및 물의 미덕을 배워 고상하게 살아가려는 삶의 자세를 노래하고 있다. 이외에 ‘정미소’는 정미소에 기탁하여 농민다운 발상으로 아름다운 소원을 읊어내고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손’은 어머니의 손에 기탁하여 위대한 모성을 노래하고 있다. 최우수상 수필 안수복의 ‘고향집’은 金不如昔의 고향에 대한 만단의 감회를 잘 풀이하고 있다. 특히 노스텔지아적인 정서를 잘 나타내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표현수법에 있어서 지난날 정경과 오늘날 정경의 몬따쥬적 대비 및 일부 환영의 이용, 그리고 마지막에 적시적소에 인용된 賀知章의 ‘回乡偶书’ 시는 전반 글의 주제내용을 잘 개괄해주고 있다.
우수상 김동진의 프랑스시인 존던의 시를 읽고 지은 ‘하늘을 나는 새’는 새로 이미지화된 시적 자아의 무욕, 무심의 마음을 읊고 있다. ‘팔도구의 밤’은 풍년 든, 그러나 자연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팔도구의 밤을 노래하고 있다. 유머를 곁들인 이미지화가 일품이다.‘무욕의 새벽길’은 안개에 기탁하여 ‘가지고싶은건 없지만/주고싶은게 있다고/그마저 소리없이 주고싶’어하는 인생지조를 노래하고 있다. 이외에 ‘목마른 기다림’은 기다림의 미학을 노래하고 있다. 수필 김태현의 ‘커피는 원래부터 쓴맛이였던가?!’는 쓴맛과 단맛이라는 커피의 부동한 맛에 대한 음미를 통하여 삶의 도리 즉 ‘하나의 가족을 일러 한잔의 커피’라고 할 수 있는 도리를 깨우친다. 안송철의 단편소설 ‘두 녀인과 모래탑’은 촨쑈 잡패상에 놀아나는 두 아낙네의 허황한 꿈을 모래탑으로 풍자하고 있다. 두 아낙네의 넉살, 찧고 박기를 통해 그 형상을 생동하게 그렸으되 개꼴망신 혹은 자업자득적인 풍자 세계를 펼쳐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가작상 신영애의 수필 ‘이럴때도 있어야지’는 삶을 살아가는데 너무 당위성 논리에 매이지 말고 때로는 일탈도 하며 ‘이럴때도 있어야지’하는 배포유함도 가질줄 알아야 하는 삶의 지혜, 그리고 한 술 더 떠 ‘남에게 이럴때도 있겠지하는 너그러움을 선물한다’면 피차간의 삶은 더 윤택해질 것이라는 삶의 지혜를 피력하고 있다. 이 수필은 여성의 자기관조로서의 능청스러움, 배포유함 그리고 간만의 유머필체를 구사하고 있어 돋보인다. 리창현의 수필 ‘눈칫밥’은 자기의 눈칫밥 경력을 통하여 삶에 있어서 눈칫밥의 마이나스적 효과를 설파하고 있다. 김명희의 수필 ‘언니꽃’은 오직 집사람들을 위해 자기희생적으로 산 해바라기꽃 같은 언니를 노래하고 있다. 리창현과 김명희 수필은 생활과 너무 밀착되어 승화되지 못한 아쉬운 감을 준다.
신인상 류서연의 수필 ‘모지름’은 일종 마음의 모지름으로 쓰는 수필론을 펼치고 있다. 필자의 체험적 논의를 많이 하고 있어서 그 진정성에 감동된다.전수화의 수필 ‘벼가 노랗게 익어갑니다’는 여자의 홀로서기 및 그 과정에 사랑의 진맛도 알고 더욱 성숙되어 간 인생사를 쓰고 있다. 여성화자의 서간체형식이 좋았고 벼와 사랑 및 삶이 같이 익어가는 상징적 기법도 좋았다. 그리고 이 수필은 현 단계 출국붐 때문에 부부 간 트러불이 많이 생기는 상황 하에서 상당히 어필하는 바가 많다. 문설근의 장편소설 "은애의 실종사건"은 미스테리에 쌓인 엽기적인 이야기만 물고 늘어져 시시껄렁한 대중소설로 흐르기 십상인 제재였으나 주인공 나름대로의 복잡한 심리세계를 잘 파고들어 비교적 성공적이다. 규철의 부성애, 오형사의 정의감, 그리고 해인이의 부정의 부정, 김진기의 비뚤어짐, 전가연의 ‘웅심’, 서림하의 변태를 원형인물창조 차원에서 잘 보여주었다. 특히 인간의 무의식적 심층심리도 잘 보여주어 인상적이다. 그런데 사랑의 엇갈림을 이야기전개의 기본 모멘트로 한 것은 좀 빈약한 감을 준다.
전반적으로 볼 때 기성작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신인작가도 일약 상당히 높은 레벨의 수준을 보여준 것이 이번 문학상 수상작들인 줄 안다.
우리는 ‘가야’한다. 문학의 ‘수림’으로 ‘가야’한다. 문학은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우리의 혼불을 지키는 하나의 등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 등대를 지키는 ‘가야’와 ‘수림’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수상자 여러 분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다음 기회를 또 기약해 보도록 하자. 201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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