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을 타들고 컴퓨터앞으로 왔다. 날마다 맛이 달라지는 커피를 오늘도 무덤덤하게 홀짝이며 군입거리를 찾는 무엇처럼 대중없이 인터넷세계를 헤집다가 문뜩 나는 지금 무엇을 살고있나 하는 생각이 긴 꼬리를 끌며 날아내리는 류성처럼 뇌리에 떨어졌다.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살고있는가?
지나온 시간들을 참으로 재미없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갈마든다.
아침 출근, 저녁 퇴근, 또 아침 출근 또 저녁 퇴근… 의 반복이였다. 그러다 닷새마다 이틀씩 차례지는 주말휴식은 방콕!
굳어진 이 생활의 룰을 깨면 무언가가 잘 정리된 공간이 흐트러질것만 같은 강박증 비슷한 두려움(?)을 느끼군 했다. 두려움을 느낄만치 나의 사상은 고루함에 길들여져있었고 두려움을 느낄만치 나의 뇌파는 경직되여있었다. 달마다 어김없이 카드에 날아드는 그 얼마안되는 로임에 길들여져있었고 그 얼마안되는 로임으로 가정 꾸리고 아들놈 뒤바라지 하고 그 와중에 몇푼 남겼다가 친구들과 맥주 한잔 즐기는 일상에 길들여지면서 내 마음의 맥박이 하루하루 경직되여갔던것이다.
누군가는 아침에 깨여나보니 스타가 돼있더라고 한다.
오늘 문뜩 커피잔에 빠진 내 얼굴을 살피니 나는 꿈이 바랜49살의 나그네로 변해있다. 커피 한잔 앞에 놓고 긴긴 하루를 다 보내도 매달 19일이면 어김없이 얄팍한 로임봉투를 받아쥘수 있는 내 직장에 만족하면서도 울바자굽에 남아있는 초겨울의 호박대가리처럼 오글조글 말라가는 자신이 애달파 가끔 한숨도 짓는 그런 창백한 얼굴의 나그네로 변해있다. 나는 여기서 래일도 아침이면 커피 한잔을 타 들고 컴퓨터를 찾을것이고 모레도 군입거리를 찾는 그 무엇처럼 대중없이 인터넷세계를 헤집을것이며 글피도 커피잔에 빠져드는 뿌연 해빛오리들을 셀것이다. 그러다 가끔 커피잔을 손에 들고 우아한척 폼을 잡으면서 나는 과연 누구일가를 물을것이다.
돌을 삼켜도 소화해낼수 있을것만 같던 그 20대 중반에 내 몸뚱이가 다른 어느 곳에 떨어졌더라면 나는 지금쯤 어떤 나를 살고있을가?
이렇게밖에 뇌까릴수 없는 스스로가 또 슬퍼지려고 한다. 커피잔에 비낀 나의 마흔 아홉살을 마주하고 내가 과연 당당하게 ”무엇이 돼야지!”를 꿈꿀수 없어 울고싶다.
49살나그네에게도 꿈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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