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잊지못할 고향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향집은 진작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덩실한 기와집이 보란듯이 들어앉았다. 하지만 나에게 아롱다롱 고운 꿈을 수없이 심어주던 맑디맑은 강물은 여전히 쉬지 않고 동으로동으로 흘러가고있다 “동이야, 살구를 먹어라.” 자애롭게 나를 부르시던 뒤집할머니의 정다운 목소리가 방불히 귀전을 스치는듯싶다. 어릴 때, 우리집은 생활이 몹시 구차했다. 시골마을에서 어렵사리 볼수 있는 살구나무도 없었다. 나는 살구철이 되면 늘 손가락을 입에 물고 뒤집 살구나무아래에 서있었다. 딱히 무엇을 바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서있으면 어쩐지 작은 만족감을 느낄수 있어서였다. 그날도 내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할머니네 바자굽에 서있는데 살구 한알이 바람에 살랑 떨어져내렸다. 순간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 해났다. (웬 일일가? 난 살구를 훔치지 않았는데... 아니 단 다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자신을 위로하려했지만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어졌다. 나는 토끼뜀을 하는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할머니네 집쪽을 살펴보았다. 마침 한낮이라 할머니네 식구들은 모두 낮잠을 자고있었다. 나는 저도몰래 바자문을 열고들어가 허리를 굽혀 그 살구를 주었다. 그후 다시 주위를 살펴보았다. 역시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살구 한알을 꼭 쥐고 허둥지둥 집으로 뛰여갔다. 그러나 집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엄마가 이 일을 아시면 된욕을 먹을것만 같아서였다. 나는 엄마를 피하여 내가 늘쌍 낮잠을 자던 구새목으로 갔다. 아차, 세상에! 엄마가 바로 그곳에 앉아 하얗게 씻은 이불안을 깁고있지 않는가? 당황해하는 나의 기색을 보아낸 엄마가 웬 일인가고 물으셨다. “난...난...” 나는 말을 못하고 “와~”소리내여 울었다. 엄마도 당황하여 일어났다. 나를 품에 안고 달래시던 엄마는 내 손안에 꼭 쥐여져있는 살구를 발견하고 엄하게 물으셨다. “너 뒤집 살구를 몰래 땄지?” “아...아니오. 저절로 떨어진걸 주었오. 난 다치지도 않았오.” “저절로 떨어진것도 가져선 안된다.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오면 무엇이 된다고 했지?” “도...도적놈이...” “우리 동이 참 용쿠나. 가자, 엄마와 함께 가서 살구도 돌려드리고 사과도 하자꾸나.” 나는 얼굴이 빨개서 엄마를 따라 뒤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울먹울먹해서 사연을 말씀드리며 살구를 뒤집할머니한테 드리자 할머니께서 도리여 엄마를 책망하셨다. “고까짓 살구 한알을 가지고 괜히 애를 기죽이면서 그러오. 쯧쯧쯧...” “아매두, 어려서부터 좋은 버릇을 가르쳐야 합지. 동이야 인젠 됐으니 넌 밖에 나가 놀아라.” 엄마의 말씀이 떨어지자 나는 밖으로 나가 강가로 향했다. 그때 마침 영남이랑 상호랑 살구를 먹으며 강에서 고기잡이를 하고있었다. “먹고싶지 냠냠!” 그 애들은 일부러 날 골려주느라 살구를 맛나게 먹어댔다. 나는 그 애들을 쏘아보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이때 뒤집할머니께서 바가지에 살구를 가득 담아들고 나를 찾아 강가로 나오셨다. 할머니께서는 강가에 앉아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있는 나를 보고 물었다. “동이야,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니?” 나는 주저없이 대답했다. “아매처럼 살구나무를 많이 심어 마음대로 살구를 먹을 생각을 하고있스구마.” 그러자 할머니께서 못내 서운해하시면서 말씀하셨다. “동이야, 이 아매는 글을 못배워서 뜨락에 살구나무나 가꾸지만 너야 커서 공부를 잘 해 군함이랑 몰아야지. 자, 이 살구를 실컷 먹고 군함을 모는 꿈이나 꾸거라.” 할머니는 살구를 담은 바가지를 나의 앞에 내미셨다. 나는 강물을 바라보며, 할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살구를 먹으며 잠간 군함을 모는 꿈을 꾸오보았다. 눈앞의 강물이 바다로 변하는듯싶었다. 그해 나는 일곱 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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