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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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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6) 댓글:  조회:898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6)     네번째 노래(1)       (1) 네번째 노래를 시작하려는 자는 한 인간이거나 한 개 돌이거나 한 그루 나무다. 발이 개구리를 밟고 미끄러졌을 때는, 불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손으로 인간의 육체를 겨우 스치기만 해도, 손가락의 피부는 망치질로 깨뜨리는 운모덩어리의 비늘처럼 갈라지며, 한 시간 전에 죽은 상어의 심장이 갑판 위에서도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으로 팔딱거리듯이, 접촉 이후 오랫동안 우리의 내장도 아래부터 위까지 구석구석 꿈틀거린다. 그 정도로 인간은 저자신의 동류들에게 공포을 부르는 것! 내가 이런 주장을 할 때, 어쩌면 내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인간의 기이한 성격에 대한 기나긴 명상으로 부어오른 눈보다 더 호된 병이 있음을 나는 인정하고, 그러리라고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 병을 찾고 있건마는----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남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러나 내가 이 탐색에 성공하리라고 누가 감히 장담할 것인가? 어떤 거짓말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올 것인가! 텐데라의 옛 신전이 나일강 좌안에서 한 시간 반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말벌들이 무수한 밀집부대가 벽면 수로와 코니스를 점령하고 있다. 검은 머리타래가 빽빽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열주를 에워싸고 날아다닌다. 추운 회랑의 유일한 주민인 그들은 현관의 입구를 대대로 물려받은 권리인 양 지킨다. 나는 그 금속성 날개의 붕붕거림을 극해의 해빙기에 서로서로 급하게 떠밀어대는 얼음덩이들의 부단한 충격음에 비교한다. 그러나 섭리가 이 땅 위에 옥좌를 마련해준 자의 행실을 생각할 때면, 내 고통의 세 지느러미가 그보다 더 큰 소래기를 내보내는 것이다! 한밤에 혜성 하나가 하늘 한 귀퉁이에, 팔십 년간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날 때, 지상의 주민들과 귀뚜라미들에게 그 빛나면서도 안개와 같은 꼬리를 보여준다. 필경, 혜성에게는 그 긴 여행에 대한 자각이 없다. 나는 그와 같지 않다. 메마르고 침울한 지평선의 톱니들이 내 혼의 밑바닥을 배경 삼아 힘차게 솟아오르는 동안, 침대 머리에 팔을 괸 나는 연민의 몽상에 빨려들어가며 인간들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것이다! 삭풍으로 두 쪽이 난 선원도, 야간당직을 마친 후에는 제 해먹으로 서둘러 다시 돌아가건만, 이 위로가 왜 나에게는 주어지지 않는가! 내가, 자의적이긴 하지만, 내 동류들과 똑같이 비천하게 전락했다는 생각이, 그리고 한 행성의 딱딱한 껍질에 한데 묶인 우리의 신세에 대해, 타락한 우리 혼의 본질에 대해 불평을 내뱉을 권리마저 내가 남보다 더 적게 지녔다는 생각이, 대장간의 못처럼 나를 파고든다. 갱내의 가스폭발로 한 가족이 몰살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가족이 겪은 단말마의 고통은 일순간에 지나지 않았으니, 파편의 잔해와 유독가스에 휩싸여 거의 즉사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나는 현무암처럼 내내 존재하는구나! 삶의 한중간에서도, 삶이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천사들은 한결같은데, 내가 한결같지 않은 지는 오래전이 아닌가! 인간과 나는 산호섬의 환초에 둘린 호수처럼, 자기 지성에 갇힌 우리는, 상호 힘을 합쳐 우연과 불운에 맞서 우리를 지키기는커녕, 마치 대검의 끝으로 서로 상처를 입히거나 한 것처럼, 증오로 몸을 떨며 반대 방향으로 난 두 길을 택해 서로 갈라서는구나! 서로서로 자신이 상대방에게 불러일으키는 모욕감을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상호존중의 동기에 추동된다면, 우리가 서둘러 자신의 적을 잘못 이끌지는 않을 텐데, 저마다 제 입장을 지키고 있으면, 평화를 선언해도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리라는 것은 모르지 않는다. 그래, 좋다! 인간에 맞선 내 전쟁은 영원할 것이니, 각기 상대방에게서 저 자신의 타락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양자는 철천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내가 참담한 승리를 거두건, 굴복하건, 싸움은 아름다우리라. 나 홀로 인류에 맞섰으나, 나는 나무나 철로 만든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 땅에서 추출한 광물층을 발로 걷어찰 것이다. 하프의 강력하고 천사 같은 음향이 내 손가락 아래서 무시무시한 부적으로 변할 것이다. 여러 차례의 매복 작전에서, 인간, 이 지고한 원숭이는 벌써 그 반암의 창으로 내 가슴을 찔렀다. 병사라면 누구나 아무리 영광스러운 상처라도 제 상처를 보이지 않는 법. 이 무서운 전쟁은 두 진영에, 서로 파괴하려고 집요하게 덤비는 두 친구에게 고통을 던지리라. 이 무슨 참극인가!  
959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5) 댓글:  조회:834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5)           세번째 노래(5)       (5) 악덕의 기장(旗章)인 붉은 등이 가로막대 끝에 매달려, 육중하고 벌레 먹은 문 위에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채찍을 맞으며 제 골조를 흔들고 있었다. 인간의 허벅지 냄새가 나는 더러운 회랑 하나가 안마당으로 나 있고, 제 날갯죽지보다 더 마른 수탉들과 암탉들이 그 마당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안마당의 울타리 노릇을 하며 서편에 서 있는 담장에는 서로 다른 출입구들이 인색하게 뚫려 쇠창살 쪽문으로 닫혀 있었다. 이끼가 그 안채를 덮고 있다. 아마도 한때 수도원이었을 안채는 지금 건물의 나머지 부분과 함께, 날마다 방문객들에게 약속한 금품의 대가로 질 내부를 보여주는 그 모든 여자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었다. 나는 허리띠처럼 파인 도랑의 흙탕물 속에 교각을 잠근 다리 위에 서 있었다. 나는 들판에서 높이 솟은 그 겉면에서부터 노후로 기울어진 그 건물과 내부 구조의 가장 미세한 세부까지 음미했다. 이따금 쪽문의 쇠창살이 마치 쇠의 본성을 왜곡하는 어떤 손의 상향 추진력을 따르기나 하는 듯이 저절로 철커덕거리며 위로 올라가곤 했다. 한 사내가 반쯤 트인 그 출입구로 머리를 내보이더니, 비늘같은 석고가 떨어져 쌓이는 양 어깨를 내밀고, 이 고역스러운 몸뽑기 작업에서, 거미줄이 뒤덮인 몸뚱이를 뒤따르게 했다. 아직도 한쪽 다리가 철창의 비틀림에 얽혀 있는데, 땅을 무겁게 짓누르는 각종 오물 위에 제 손을 말굽처럼 올려놓으며, 제 본디 자세를 그는 이렇게 다시 찾아, 온 세대가 줄줄이 부침하는 것을 보아왔던 비눗물의 흔들거리는 물통으로 다가와 손을 적시고는, 뒤미처 가능한 한 가장 빨리 이 변두리 골목길에서 멀리 벗어나 시내 중심가로 맑은 공기를 마시러 갔다. 손님이 나가자, 발가벗은 한 여자가 같은 식으로 몸을 밖으로 옮기고는 같은 물통을 향해 갔다. 그때, 정액 냄새에 이끌린 수탉들과 암탉들이 안마당의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떼를 짓고 달려나와, 그녀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 몸뚱이 표면을 두엄처럼 짓밟으며 부풀어오른 질의 연한 음순을 피가 날 때까지 부리질로 찢어냈다. 수탉들과 암탉들은 포식한 목구멍으로 되돌아가 안마당의 풀을 파헤쳤다. 청결하게 된 여자는 다시 일어나, 악몽을 꾸고 깨어났을 때처럼, 상처에 뒤덮인 몸을 떨었다. 그녀는 다리를 씻으려고 가져온 걸레를 떨어뜨리고, 공동의 물통이 더는 필요 없어서, 소굴에서 나오던 식으로 다시 소굴로 돌아가 다음 번 단골손님을 기다렸다. 그 광경을 보고, 나도 그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내가 다리에서 내려서려는데, 한 교각의 윗돌장식에 히브리문자로 된 이런 명문(銘文)이 눈에 띄었다: "이 다리를 지나는 그대, 그곳에 들어가지 마시라. 거기는 범죄가 악덕과 동거한다. 어느 날, 운명의 문을 넘어간 젊은이를 그의 친구들이 기다렸으나 헛일이었다."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겼다. 잠시 후, 내가 쪽문 앞에 이르러 보니, 그 쇠창살에는 굳건한 빗장 몇 개가 단단하게 엇물려 있었다. 나는 이 여과기 너머로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빛을 줄이면서 금방 지평선으로 사라지려는 햇살의 덕택으로, 어두운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이윽고 분별할 수 있었다. 맨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원뿔을 하나하나 줄줄이 끼워 만든 금빛 몽둥이였다. 그 몽둥이가 움직였다! 방안에서 걸어다녔다! 그 진동이 어찌나 강한지 마룻바닥이 흔들렸다. 몽둥이는 그 양끝으로 벽에 큼직한 구멍을 파고 있었으니, 포위당한 도시의 성문을 들이박는 파성추(破城錐)를 보는 듯했다. 그 노력은 소용이 없었다. 벽은 각지게 자른 돌로 지어져서, 그놈이 벽면을 쳐댈 때마다, 그 강철 날이 구부러지면서 탄력 있는 공처럼 튕겨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몽둥이가 그렇다고 나무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나는 곧 그놈이 뱀장어처럼 쉽게 몸을 말았다가 다시 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키가 어른만큼 컸으나, 몸을 곧추세운 것은 아니었다. 이따금 그놈은 그러려고 애썼으나. 쪽문의 창살 앞에 한쪽 끝을 드러내곤 했다. 놈은 격렬하게 튀어올랐다가 다시 바닥에 떨어지곤 해서, 장애물을 뚫을 수 없었다. 그놈을 더욱더 찬찬히 살피다보니, 그게 한 오라기 머리카락이 아닌가! 그놈은 자기를 감옥처럼 둘러싼 물질과 대판 싸움을 벌인 다음, 그 방안에 있는 침대로 가서 뿌리는 양탄자에 내려놓고 꼭대기는 침대머리에 걸치는 모양으로 기대 앉았다. 얼마간 침묵이 흐르고, 그동안 끊어졌다 이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놈이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말했다: "주인은 이 방에 나를 두고 잊어버렸어. 나를 찾으로 오지 않았지. 그는 내가 지금 기대앉은 이 침대에서 일어나, 그 향수 뿌린 머리를 빗으면서, 내가 그전에 바닥에 떨어진 건 생각지도 못했지. 그렇지만, 주인이 나를 주웠더라도, 나는 그 단순하고 당연한 행위가 놀랍다고 여기지는 않았을 거야. 한 여자의 팔에 안긴 뒤에, 이 답답한 방에 나를 버리다니. 그런데 어떤 여자지! 시트는 그들의 따뜻한 감촉으로 아직도 촉촉하고, 그 흐트러진 자락에 사랑하며 보낸 하룻밤의 흔적을 담고 있고----"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 자연 전체가 그 정결함에 싸여 잠들어 있는 동안, 그는 음탕하고 불결한 포옹에 싸여 타락한 여자와 짝짓기를 했지. 습관이 된 뻔뻔함으로 경멸을 받아 마땅한 빰, 물기가 시들어버린 그 뺨이 자신의 고결한 얼굴에 닿도록 내맡길 지경으로 그는 몸을 낮추었지. 주인은 얼굴을 붉히지 않았으나, 나는 주인 때문에 얼굴을 붉혔지. 주인은 그따위 하룻밤 아내와 함께 자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꼈을 것이 틀림없어. 여자는 필경 이 손님의 위엄 어린 풍채에 놀라 비할 데 없는 쾌락을 느끼고, 미친 듯이 그 목을 끌어안았지."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나는 그동안에, 육체의 쾌락으로 평시와 다른 그의 열기와 비례해서 더욱 수가 늘어가는 독종(毒腫)이 그 치명적인 독즙으로 내 모근을 휘감고, 그 흡관으로 내 생명의 모태 자양을 빨아들이는 것을 느꼈지. 그들이 무분별한 몸부림에 빠져 점점 무아지경이 될수록, 나는 내 힘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꼈지. 육욕이 광란의 절정에 이른 순간, 나는 내 모근이 총알에 상처를 입은 병사처럼 폭삭 무너지는 것을 알았지. 생명의 횃불이 내 안에서 꺼지자, 나는 그 저명한 머리에서 죽은 가지처럼 떨어져나왔어. 나는 바닥에 떨어졌지, 담력도 없이, 기력도 없이, 활기도 없이, 다만 내가 소속되었던 그이에 대한 깊은 연민과 함께, 다만 그의 의도적인 미망에 대한 영원한 고통과 함께!--- "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주인이 하다못해 그 혼으로 처녀의 순결한 젖가슴을 안기만 했더라도 여자가 한결 그에게 어울려 타락도 한결 줄어들었으련만. 숱한 남자들이 먼지투성이 발꿈치로 밟고 지나간 나머지 진흙에 덮인 그 이마에, 주인이 그 입술로 입을 맞추다니!---- 그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 콧구멍으로 저 습한 두 겨드랑이에 발산하는 냄새를 마시다니!--- 겨드랑이 막이 수치심으로 움찔하고, 콧구멍 편에서도 이 더러운 호흡에 반발하는 것을 보았지. 그러나 그도 여자도 겨드랑이의 엄숙한 경고에, 콧구멍의 침울하고 창백한 반발에 아무런 주의도 하지 않았더라고. 여자는 팔을 더 높이 쳐들었고, 그는 더 강한 기세로 자기 얼굴을 그 오목한 곳에 파묻더라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모독의 공범이 되고 말았어. 어쩔 수 없이 그 듣도 보도 못한 요분질의 목격자가 되어, 깊이를 모를 심연으로 가지가지 성질이 분리된 두 존재의 억지 결합을 구경하고 말았어. ---"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중인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그 여자의 냄새를 맡는 데도 물리자, 그는 그 근육을 한 점 한 점 떠내고 싶어했으나, 그게 여자였던 만큼, 너그럽게 봐주고, 그 대신 자기와 동성인 존재를 괴롭히기로 했던 거야. 주인은 그런 여자들 가운데 하나와 잠시 태평한 시간을 보내려고 찾아온 젊은이를 옆에 딸린 작은 방에서 불러내 자기 눈에서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 와서 서라고 엄명을 내렸어. 나는 오래전부터 바닥에 누워 있었지. 타오르는 내 모근을 딛고 일어설 힘이 없어서, 그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볼 수 없었다는 말이야. 내가 아는 것은, 그 젊은이가 그의 손닿는 위치에 오자마자 그의 너덜거리는 살점들이 침대 발치에 떨어져 내 옆으로 굴러왔다는 거야. 그 살점들은 네 주인의 손톱이 청년의 두 어깨에서 자기들을 떼어냈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더군. 젊은이는 자기보다 더 거대한 힘과 맞붙어 내내 싸움을 벌였던 그 몇 시간 끝에, 침대에서 일어나 장엄하게 물러났지. 그는 문자 그대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껍질이 벗겨져서, 뒤집힌 채 가죽을 끌고 방바닥의 타일을 가로질렀지. 그는 혼자 생각한 거야. 제 성격이 선심으로 가득하다고, 제 동류들도 자기처럼 착하다고 기꺼이 믿는다고, 그 때문에 자기를 가까이 부른 품위 있는 낯선 남자의 요청에 동의했던 것이라고, 그런데 결코, 정말로 결코, 한 망나니에게 고문을 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이런 망나니에게. 라고 그는 잠시 쉬고 나서 덧붙였지. 마침내 그는 쪽문을 향해 나아갔고, 문은 살가죽이 벗겨진 이 몸뚱이를 보고 불쌍해서 땅바닥까지 갈라지더군. 외투로밖에는 쓸 수 없더라도, 여전히 쓸모가 있는 제 살가죽을 버리지 않고, 그는 이 우범지대에서 사라지려고 애썼지. 일단 방에서 멀어지고나니, 그가 입구의 문에 닿을 힘이 있는지 어쩐지 나는 볼 수 없었지만, 오! 수탉들과 암탉들이,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존경심을 품고, 피로 젖은 땅 위에 난 그 긴 핏자국에서 멀어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그때, 자신의 위엄과 명의(名義)를 더 많이 생각했어야 할 자는 피곤한 팔꿈치를 짚고 고통스럽게 다시 일어섰지. 홀로, 침울하게, 진저리를 내며, 흉한 모습으로!---- 그는 천천히 옷을 입었어. 수도원의 지하묘지에 수세기 전부터 파묻혀 있던 수녀들이, 이 끔찍한 밤에 동굴 위의 작은 방에서 서로 부딪치며 울리는 그 소음들에 소스라치며 깨어 일어나서, 손에 손을 잡고 그를 싸고돌며 죽음의 원무를 추더군. 그가 옛 광휘의 쪼가리들을 찾아 모으며, 침으로 손을 씻고는, 이내 그 손을 다시 머리칼로 훔치는 동안(하룻밤을 고스란히 악덕과 범죄로 보낸 뒤이니, 손을 전혀 씻지 않는 것보다는 침으로라도 씻는 편이 더 나았다). 수녀들은 죽은 자들을 위해 비통한 기를 읊조렸는데, 그때 누군가가 무덤으로 내려갔지. 사실 그 젊은이는 신력의 손길이 자신에게 가한 그 고문을 이기고 살아날 수 없어서, 수녀들이 노래하는 동안 그의 단말마는 끝났지----" 나는 교각의 명문(銘文)을 떠올리고는, 종적이 사라진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 사춘기 몽상가가 어찌 되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 "담장은 그가 지나갈 수 있도록 갈라졌고, 수녀들은 자기 에메랄드 옷 속에 그때까지 감추고 있던 날개를 펼쳐 공중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말없이 무덤의 덮개 아래 다시 눕더군. 그는 나를 여기 남겨두고 천상의 처소로 떠났지. 그건 옳지 않아. 다른 머리카락들은 그의 머리에 남아 있는데, 나는 이 음울한 방에, 굳어진 피와 마른 살점들이 넝마로 덮인 마룻바닥에 누워 있다니. 이 방은 그가 들어온 이후 저주를 받아, 아무도 들어오지 않건만, 나는 여기 갇힌 신세네. 그러니 끝장이 난 거지! 나는 이제 천사 군단이 밀집대형을 지어 행진하는 것도, 천체들이 화음의 정원에서 산책하는 것도 더는 볼 수 없으리. 그래, 좋다, 자---- 나는 체념으로 내 불행을 견딜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인간들에게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잊지 않고 말할 거야. 나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위엄을 쓸모없는 옷가지처럼 벗어던져도 괜찮다고 말할 거야. 그들은 내 주인의 견본이니까. 나는 그들에게 죄악의 음경을 빨라고 권할 거야. 어떤 분이 벌써 그렇게 했으니까---- " 머리칼은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물어보았다. 그 주인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내 눈은 더욱 힘차게 쇠창살에 달라붙고!----그런데 바로 그때 천둥이 치고, 한줄기 인광(燐光)이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엉겁결에 나도 모를 어떤 경고 본능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 쪽문에서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하나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그는 잠시 멈추었다. 나에게는 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이 필연적인 정지의 시간을 통해, 소용돌이치는 사이클론이 고래 일가를 들어올리듯이 감정의 물너울이 그의 가슴을 들어올렸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수치를 모르는 한 여인의 유방과의 쓰라린 접촉으로 더럽혀진, 거룩한 가슴이여! 망각의 한순간에, 방탕이라는 개에게, 성격의 허약함이라는 낙지에게, 사적인 비열함이라는 상어에게, 도덕의 결여라는 보아뱀에게, 우매함이라는 괴물 달팽이에게 넘겨진, 왕의 영혼이여! 머리카락과 그 주인은 오래 헤어졌다 만난 두 친구처럼 서로 꼬옥 껴안았다. 창조주는 제 재판정에 다시 출두한 피고인이 되어 말을 이었다: 머리카락이 자기를 유폐했던 일에 대해 겸허하게 그를 용서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기 주인이 신중하게, 경박하지 않게 행동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눈꺼풀을 비춰주던 창백한 마지막 햇살이 산의 협곡에서 물러났다. 그에게 몸을 돌리자, 나는 그가 수의처럼 접히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폴싹대지 마라! 입을 다물어라--- 입을 다물어라---- 누가 듣기라도 하면! 너를 다른 머리카락 사이에 다시 넣어주겠다. 그런데 이제 태양이 지평선에 잠들었으니, 파렴치한 늙은이와 다정한 머리카락, 너희 둘은 모두 창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기어가라. 그동한 밤이수도원 위에 제 그림자를 펼치고, 들판에 길게 찍힌 너희 은밀한 발자국을 덮는다--- 그때 이(虱)가 한 곶벼랑 뒤에서 갑자기 나오더니 발톱을 곧추세우며 나에게 말했다:"너는 그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러나 나는 그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물러나 다리 위에 도착했다. 나는 원래의 명문을 지우고, 그걸 다음과 같은 말로 바꾸었다. "제 가슴속에 이런 비밀을 단검처럼 간직해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처음으로 저 무시무시한 성탑에 들어갔을 때, 목격했던 바를 결코 발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나는 이 글자들을 새기는 데 썼던 창칼을 다리난간 너머로 던지고, 유년시대에 머물러 있는 창조주의 성격에 대해 간략한 성찰을 하다보니, 그가 앞으로도, 오호라! 오랜 시간에 걸쳐, 때로는 잔혹한 행태로, 때로는 거대한 악덕에서 생겨난 궤양의 더러운 구경거리로, 인류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 틀림없기에(영원은 길다), 이런 존재를 적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생각에 취한 사람처럼 두 눈을 감고, 거리의 미궁을 가로질러, 슬픈 마음으로,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세번째 노래 끝  
958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4) 댓글:  조회:806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4)           세번째 노래(4)       (4) 봄날이었다 새들은 지저귀며 찬가를 퍼뜨리고, 인간들은 저들의 서로 다른 과제에 지쳐 피로의 성스러움에 잠겼다. 삼라만상이 자기 운명에 전념했다: 나무가, 행성이, 상어가, 삼라만상이, 창조주만 예외로! 그는 찢어진 옷을 입고 길바닥에 너부러져 있다. 그의 아랫입술은 잠에 취한 밧줄처럼 늘어져 있고, 그의 이빨은 닦이지 않았고, 그 머리칼의 금빛 물결에는 먼지가 섞여 있었다. 무거운 졸음에 마비되고, 자갈에 부딪쳐 으깨진 그의 몸은 다시 일어서려고 헛된 노력을 했다. 그의 힘이 그를 버렸으니, 그는 거기 누워 있다. 지렁이처럼 허약하게, 나무껍질처럼 무감각하게, 그 어깨의 성마른 꿈틀거림으로 패인 자국을 포도주가 쏟아져 가득 채웠다. 돼지 주둥이의 우둔이 제 보호용 날개로 그를 감싸며, 그에게 연정의 시선을 던졌다. 근육이 풀린 그의 다리는 두 개의 눈먼 돛대처럼 땅을 쓸었다. 두 콧구멍에서는 피가 흘렀다. 넘어지면서, 그의 얼굴이 어느 말뚝에 부딪쳤던 것---- 그는 취했다! 무시무시하게 취했다! 밤새 피 세 통을 채우는데, 나는 여기서 그 말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지고한 주정뱅이가 제 체면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라도 인간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대들은 알았던가, 창조주가 ---- 취했다는 것을! 난장판 주연의 술잔에 더렵혀진 저 입술에 자비를! 지나가던 고슴도치가 그의 등에 바늘을 찌르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태양이 행정의 중간에 와 있다. 그러면 내가 갈고리부리 도가머리앵무새를 부르는지 마는지 보게 될 것이다." 지나가던 청딱따구리와 부엉이가 그의 배에 부리를 완전히 쳐박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너는 이 땅에 무엇하러 왔느냐? 동물들에게 이 침울한 코미디를 보여주려고? 하나 두더지도 화식조도 홍학도 네 흉내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내 너에게 단언한다." 지나가던 당나귀가 그의 관자놀이를 한번 걷어차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긴 귀를 달아주었느냐? 하다못해 귀뚜라미까지 나를 무시하지 않는 놈이 없다. " 지나가던 두더지가 그의 이마에 침을 뱉고 말했다: "이게 네 몫이다. 네가 나한테 큰 눈을 달아주어, 지금 보이는 몰골 그대로 너를 알아볼 수만 있었다면, 네가 아무의 눈에 띄지 않게, 미나리아제비와 물망초와 동백꽃을 비 내리듯 뿌려, 네 사지의 아름다움을 감쪽같이 감춰주었으련만." 지나가던 사자가 그 왕자다운 얼굴을 기울이며 말했다. "나로 말하면, 비록 그의 위광이 우리 눈에 잠시 이지러진 듯하지만, 나는 그를 존경한다. 네놈들이 거만을 떨어대도, 그가 잠든 사이에 그를 공격하였으니, 모두 비겁자들일 뿐이다. 네놈들이 그에게 아낌없이 쏟아붓는 그 욕설 말인데, 만일 너희들이 그의 처지에 놓여, 지나가는 무리들에게서 그런 욕설을 들었다면, 퍽이나 즐겁겠느냐?" 지나가던 인간이 개꼴난 창조주 앞에 멈춰 서서, 사면발이와 독사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사흘 동안 그 고귀한 얼굴에 똥을 누었더라! 이런 모욕이라니, 인간에게 화가 있으라. 이는 그가 적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흙과 피와 포도주의 뒤범벅 속에 무방비로, 거의 생기도 없이 늘어져 있는 적을!--- 그러자 지고한 신은 이 모든 저속한 모욕을 받고는 깨어나, 안간힘을 쓰고 다시 일어서더니, 비틀거리는 몸으로 돌 하나를 찾아가, 폐병환자의 두 고환처럼 두 팔을 늘어뜨리고 주저앉아, 자기에게 속한 자연 전체에 불꽃이 없는 멀건 시선을 던졌다. 오, 인간들이여, 너희는 무서운 아이들이지만, 내 너희에게 간청하건대, 이 위대한 존재를 너그럽게 봐주자. 이 존재는 그 불결한 음료의 기운을 아직 가라앉히지 못했으며, 몸을 똑바로 가눌 만한 힘도 남아 있지 않아서, 떠돌이처럼 앉아 있던 바위 위에 다시 무겁게 넘어졌다. 저 지나가는 걸인을 주목하라. 그는 회교 수도승이 굶주린 팔을 내뻗는 것을 보고, 누구에게 적선하는지도 알지 못하고, 긍휼을 비는 그 손에 빵 한 조각을 던졌다. 창조주는 그에게 고갯짓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 너희는 우주의 고삐를 내내 한결같이 잡는다는 것이 어떻게 어려운 일이 되는지 결코 알지 못하리라! 이따금 피가 머리로 솟아오르는데, 허무에서부터 최후의 혜성을 새로운 종류의 정신들과 함께 끌어내는 일에 몰두할 때 그렇다. 지성도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흔들리다보면 패배자처럼 물러나, 생애에 한번은 너희가 목격했던 바의 혼미 속에 떨어질 수 있느니라!  
95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3) 댓글:  조회:796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3)           세번째 노래(3)       (3) 트랑달은 자기 마음대로 없어지는 사내의 손을, 줄곧 사람의 형상이 쫓아오는데, 줄곧 앞으로 피해 달아나는 사내의 손을 마지막으로 잡았다. 방랑의 유태인은 지상의 지배권이 악어 종족에 속하기만 해도 자신이 이렇게 달아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트랑달은 골짜기 위에 서서, 한 손을 제 눈앞으로 내밀어 햇살을 모으고 있었으며, 그동안 다른 손은 수직으로 뻗치어 움직이지 않은 팔 끝에서 허공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우정의 조각상, 그는 바다처럼 신비로운 눈으로, 징 박힌 지팡이에 의지해 산허리의 비탈를 기어오르는 여행자의 각반을 바라본다. 땅이 그의 발밑에서 꺼지는 것만 같아, 눈물과 감정을 참으려야 참을 수 없을 것이다.    
95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2) 댓글:  조회:867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2)           세번째 노래(2)       (2) 여기 미친 여자가 춤추고 지나가면서, 막연히 무언가를 떠올리고 있다. 아이들이 티티새라도 쫓듯이 돌을 던지며 그녀를 쫓아간다. 그녀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그들을 쫒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길을 간다. 그녀는 길을 가다 구두 한 짝이 벗겨졌으나 알아채지 못한다. 거미의 긴 다리가 그녀의 목덜미를 돌아다니지만, 그것은 그녀의 머리카락일 뿐 다른 것이 아니다. 그녀의 얼굴은 더는 사람의 얼굴 같지 않으며, 그녀는 하이에나처럼 웃음을 터뜨린다. 그녀는 문장의 쪼가리들을 내뱉는데, 그것들을 꿰맞춘다 해도 분명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이다.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옷은 뼈가 앙상하고 진흙투성이가 된 그녀의 두 다리를 둘러싸고 어지럽고 급격한 동작을 실행한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간다. 그녀 자신도, 그 파괴된 지성의 안개 너머로 떠오르는 그녀의 청춘도, 그녀의 환상과 지난날의 행복도, 의식되지 않는 능력들의 회오리바람에 미루나무 잎처럼 휩쓸려 나아간다. 그녀는 그 최초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잃었으며, 그녀의 발걸음은 비천하고, 그녀의 숨결에서는 화주 냄새가 난다. 인간들이 이 지상에서 행복하다면, 놀라야 하는 것은 바로 그때이리라. 그녀는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으며, 불평을 늘어놓기에는 너무 오만해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들이 말을 걸어올 수 없도록 그녀 자신이 금지하였으니, 그들에게조차 자기 비밀을 드러내지 않고 죽을 것이다. 아이들이 티티새라도 쫓듯이 돌을 던지며 그녀를 쫓아간다. 그녀는 가슴에서 종이 두루마리 하나를 떨어뜨렸다. 어느 미지의 사람이 그것을 주워서, 밤새도록 자기 집에 틀어박혀,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그 수고를 읽었다. 독서의 끝에 이르자, 그 미지인은 제 힘을 가눌 수 없어서 기절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그 수고를 불태웠다. 그는 이 젊은 날의 기억을 잊었으며(습관은 기억력을 무디게 하는지라!) 스무 해 동안 떠나 있다가 이 숙명의 나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블도그를 사지 않으리라! --- 그는 양치기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리라!--- 그는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잠자지 않으리라!--- 아이들이 티티새라도 쫓듯이 돌을 던지며 그녀를 쫓아간다.  
955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1) 댓글:  조회:857  추천:0  2019-07-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1)           세번째 노래(1)       (1) 두번째 노래를 쓰는 동안 내 깃털펜이 한 뇌수에서 끌어냈던, 저 천사의 본성을 지닌 상상적 존재들의 이름, 그 존재들 자체에서 발산되는 미광으로 빛나는 그들 이름을 다시 불러내자.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그 재빠른 소멸을 눈으로 따라가기도 힘겨운 불꽃처럼, 불타는 종이 위에서 죽었다. 레만이여!--- 로엔그린이여!--- 롤바노여!--- 올제여!---- 그대들은 잠시 청춘의 표지에 덮여 매혹된 내 시야에 나타났으나, 나는 그대들을 혼돈 속에, 잠수중인 것처럼, 다시 빠뜨렸다. 그대들은 거기서 다시 나오지 못하리라. 나로서는 그대들의 추억을 간직해왔다는 것으로 충분하니, 그대들은, 아마도 덜 아름답겠지만, 인류의 후예에 대한 목마름을 가라앉히지 않기로 결심한 사랑의 폭풍우가 범람하여 낳게 될 다른 실체들에게 자리를 양보함이 마땅하다. 저 자신을 집어삼킬 굶주린 사랑, 그것은 하늘나라의 허구에서 제 자양을 찾지 않는다면, 끝내 물방울 하나에 우글거리는 벌레들보다 더 수가 많은, 피라미드 하나 분량의 세라핌(9품천사들 중 가장 높은 천사)들을 만들어 타원 하나에 얽어넣고는, 자기를 둘러싸고 소용돌이치게 할 것이다. 그동안, 폭포의 광경과 맞닥뜨려 걸음을 멈춰 선 여행자는, 그가 얼굴을 들어올린다면, 저 멀리서 지옥 동굴을 향해 생생한 동백꽃 화환에 실려가는 인간 존재 하나를 보게 되리라. 그러나---- 조용하라! 다섯번째 상상물의 떠도는 형상이, 북극 오로라의 불분명한 주름처럼, 내 지성의 안개 평면에 천천히 그려지며, 차츰차츰 명료하고 확실한 윤곽을 띤다--- 마리오와 나는 모래톱을 밟아나갔다. 우리의 말들은 목을 빼들고 공간의 막을 갈라 헤치며, 해안의 자갈밭에서 불꽃을 뽑아냈다. 삭풍은 우리의 얼굴을 맞받아치고 우리의 망토 속으로 파고들며, 우리 두 사람 쌍둥이 머리의 머리칼을 뒤로 나부끼게 했다. 갈매기는 그 울음소리와 날갯짓으로 폭풍이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졌다고 헛되이 경고하며 소리질렀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저 정신나간 질주로?"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꿈에 잠겨, 그 맹렬한 준마의 날개에 그대로 실려갔으며, 어부는 우리가 알바트로스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신비의 두 형제가, 늘 같이 붙어다녔기에 흔히들 그렇게 불러왔던 두 형제가, 제 앞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고 믿고, 황급히 성호를 긋고는 제 마비된 개와 함께 어느 깊은 바위 아래로 숨었다. 해안의 주민들은 대재난의 시기에, 끔찍한 전쟁이 적대하는 두 나라의 흉부에 갈고리를 박겠다고 으르렁대거나, 콜레라가 수많은 도시 전역에 투석기로 부패물과 죽음을 퍼부으려고 준비할 때, 그 두 인물이 구름에 싸여 지상에 나타난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가장 늙은 표류물 약탈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리며, 폭풍이 불어올 때면 사구와 암초 위에 펼쳐지는 그 광대한 검은 날개폭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그 두 유령이 땅의 정령과 바다의 정령이며, 그 둘은 무한 밧줄로 연결된 모든 세대에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만큼 희귀하고 영예로운 , 영원한 우정으로 한 몸이 되어, 자연의 대변혁기에, 공중 한가운데로 그들의 위엄을 몰고 다닌다고 단언했다. 그들은 안네스산맥의 두 마리 콘도르처럼 나란히 날아올라, 태양과 인접한 대기권 사이에서 동심원을 그리며 활강하기를 좋아하고, 빛의 가장 순수한 정수를 흡입한다고들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서, 저 잔인한 정신들이 전쟁이 울부짖는 벌판에서 자기들끼리 서로 학살하고(도시 한복판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증오나 야심의 단도로 비밀리에 서로 죽이지 않을 때는), 자기들만큼 생명에 가득차 있으나 생존 사다리에서 더 낮은 단계에 위치한 존재들을 잡아먹고 사는, 착란에 빠진 인간지구의 공전궤도 쪽으로 그 수직 비행의 기울기를 낮추어 그 궤도를 공포에 떨게 한다는 말도 있다. 또는, 그들이, 자신들의 예언을 노래 가사로 불러 인간들의 회개를 재촉할 요량으로, 행성 하나가 그 흉악한 지표에서 냄새 고약한 증기처럼 흘러나오는 인색과 오만과 저주와 냉소의 짙은 발산물 한가운데에 싸여 이동하면서 먼 거리 때문에 눈에 띨락 말락 한 공처럼 미미하게 나타나는 저 항성들의 영역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둘러 헤엄쳐가기로 결심했을 때도, 그들은 기회를 어김없이 찾아내어 오해를 받고 비웃음을 산 자기들의 호의를 후회하며, 화산의 밑바닥으로 내려가 몸을 숨기고, 지하중심의 통 속에서 끓고 있는 생생한 불꽃과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들의 환멸에 찬 시선을 즐거이 쉬게 하려고 해저에 숨어들어, 인류의 사생아와 비교하면 온유함의 모범으로 보이는 심연의 가장 사나운 괴물들에게 눈을 돌렸다. 밤이 그 유리한 어둠과 함께 오면, 그들은 반암 꼭대기의 분화구에서, 해저의 조류에서 뛰쳐나와, 인간 앵무새의 변비증 걸린 항문이 분투하는 돌투성이 방의 실내 변기를 뒤로 멀리 따돌리고, 공중에 걸린 그 더러운 행성의 실루엣을 더는 구별할 수 없을 때까지 솟아오른다. 그때, 자신들의 효과 없는 시동에 슬퍼져서, 자신들의 고통을 동정하는 별들 한가운데서, 신의 시선 아래서, 땅의 천사와 바다의 천사는 울며 서로 끌어안는다! --- 마리오와 그리고 그와 함께 나란히 말을 타고 질주하는 자는, 밤중에 해안의 어부들이 출입문과 창문을 닫은 채 난로를 둘러싸고 속삭이며 이야기하는 그 모호하고 미신적인 이야기들을 모르지 않았으며, 그동안 몸을 덥히고 싶어 안달하는 밤바람은 초막을 둘러싸고 그 휘파람소리를 들려주며, 파도의 죽어가는 물주름에 실려온 조가비 파편들의 밑바닥에 둘러 세워진 저 가냘픈 성벽을 그 세찬 힘으로 뒤흔든다.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서로 사랑하는 두 마음이 무엇을 말할 것인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두 눈은 모든 것을 표현했다. 나는 그에게 그를 둘러싼 망토를 더 단단히 여미도록 재촉하고, 그는 나에게 내 말이 자기 말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게 하라고 이른다. 저마다 상대방의 생명을 자신의 생명과 똑같이 염려한다.우리는 웃지 않는다. 그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려고 애쓰지만, 나는 그의 얼굴에, 인간들의 지성에서 나오는 거대한 불안을 곁눈질로 따돌리는 저 스핑크스들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깊은 성찰이 새겨놓은 무서운 각인의 무게가 실려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는 자신의 수고가 헛됨을 알고, 눈을 돌려, 입에 격노의 거품을 물고 지상의 재갈을 물어뜯으며, 우리가 다가가면 멀리 사라지는 수평선을 바라본다. 이번에는 내가 그에게 쾌락의 궁정으로 여왕처럼 들어가기만을 요구하는 그의 황금빛 청춘을 떠올려 주려고 애쓰지만, 그는 내 말이 야윈 입술에서 어렵사리 나오고 있음을 유의하고, 또한 여러 해에 걸쳐 나자신의 봄이 슬프고 얼어붙은 채 지나가버렸으니, 환멸의 쓰라린 향락과 늙음의 악취나는 주름과 고독의 당혹과 고통의 불길을, 향연의 식탁 위로, 창백한 사랑의 창녀가 번쩍이는 황금으로 화대를 받고 잠드는 비단 침대 위로 몰고 다니는 가혹한 꿈이나 다름없었음을 유의한다. 나는 내 수고가 헛됨을 알고, 그를 행복하게 할 수 없음에도 놀라지 않는다. 전능이 그 공포의 찬란한 후광에 싸여, 고문의 도구를 두르고 내게 나타난다. 나는 눈을 돌려, 우리가 다가가면 멀리 사라지는 수평선을 바라본다---- 우리의 말들은 마치 인간의 시선을 피하기나 하듯이 해안을 따라 질주하고---- 마리오는 나보다 젊다. 계절의 습기과 우리에게까지 튀어오르는 소금기 섞인 거품이 그의 입술에 냉기의 접촉을 유도한다. "조심해!---- 조심해!---- 입술을 다물어, 위아래로 꽉, 네 피부에 쓰라린 상처로 고랑을 파는, 저 틈새의 날카로운 발톱이 보이지 않아?" 그는 내 얼굴을 응시하며 혀를 움직여 대꾸했다. "그럼 보고 있다고. 이 푸른 발톱을. 그러나 나는 내 입의 자연스러운 상태를 흐트려뜨려 발톱을 피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보라고,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이게 섭리의 의지로 보이는 이상, 나는 그 뜻을 따르고 싶어. 그의 의지는 이보다 더 나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자 나는 외쳤다. "대단하도다. 저 고결한 복수가." 나는 내 머리칼을 뽑고 싶었으나, 그가 엄숙한 시선으로 나를 말렸으며, 나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의 뜻을 따랐다. 저녁이 가까워졌고 독수리가 바위의 거친 굴곡에 파인 제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내게 말했다. "내 망토를 빌려줄게, 추위를 막을 수 있게. 나는 필요없어." 나는 그에게 대꾸했다. "네가 말한 대로 했다가는 혼날 줄 알아. 나는 나 대신 다른 사람이 고통당하는 걸 바라지 않아, 특히 네가." 내 말이 옳았기에,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 말의 너무 격한 어조 때문에, 그를 위로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 우리의 말들은 마치 인간의 시선을 피하기나 하듯이 해안을 따라 질주하고--- 나는 크나큰 파도에 들어올려진 뱃머리처럼 고개를 쳐들고 그에게 말했다. "우는 거야? 너에게 그걸 묻는다. 눈과 안개의 왕아, 선인장의 꽃처럼 아름다운 네 얼굴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고 내 눈꺼풀은 경사 급한 건천의 하상처럼 발랐구나. 그러나 네 두 눈의 밑바닥에서 피가 가득한 통 하나를 알아볼 수 있으니, 네 순결함이 거기서 대형종 전갈에 목을 물려 끓고 있구나. 난폭한 바람이 솥을 데우고 있는 불길에 덤벼들어, 그 어두운 불꽃을 네 성스러운 안과 밖으로까지 퍼뜨린다. 내 머리칼을 네 장밋빛 이마 가까이 가져가자. 눋내가 났던 것은 머리칼이 불탔기 때문이다. 눈을 감아라. 그렇잖으면 네 얼굴이 화산의 용암처럼 검게 타 내 손바닥의 장심에 재가 되어 떨어질 것이다." 그러자, 그는 손에 든 고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내게로 얼굴을 돌려 애정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백합빛 눈꺼풀을 바다의 썰물과 밀물처럼 천천히 내리감았다가 다시 올렸다. 그는 내 무례한 물음에 훌륭하게 대답하고 싶었으며, 그래서 바로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신경쓰지 마. 강의 수증기가 산허리를 따라 기어오르다가 일단 꼭대기에 다다르면 대기 속으로 날아올라 구름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 대한 너의 걱정도 합당한 이유도 없이 알지 못한 사이에 불어났다가 네 상상력 너머로 황량한 신기루의 거짓 몸체를 지어내지. 내 눈에 불길은 없다고 너한테 장담하지. 비록 타오르는 석탄 투구에 내 머리를 밀어넣었을 때와 똑같은 감각을 눈에서 느끼기는 하지만, 어떻게 내 무구한 육체가 통 속에 끓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 귀에 들리는 것이라곤 우리의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바람의 신음소리일 뿐이다 싶은 아주 미약하고 어렴풋한 비명밖에 없는데. 전갈 한 마리가 내 눈구멍 바닥에 거처를 정하고 그 날카로운 집게발로 눈알을 후벼대기는 불가능하지. 차라리 강력한 집게가 내 시신경을 뽑아냈다면 혹시 모를까. 그렇지만, 통 속에 가득한 피는 지난밤의 수면중에 보이지 않는 형리(刑吏)가 내 혈관에서 뽑아낸 것이라는 데는 너와 같은 의견이야. 나는 오랫동안 대양이 사랑하는 아들, 너를 기다려 왔는데, 졸고 있던 내 두 팔은 내 집의 현관에 침입했던 그자와 부질없는 싸움을 벌였지---- 바로 그거야. 내 혼이 이 육체의 빗장 안에 감금되어 있다는 느낌이야. 이 혼이 해방되어 인간바다가 물결치는 해안에서 멀리 도망칠 수도 없고, 온갖 불행의 창백한 사낭개떼가 거대한 의기소침의 늪과 구렁텅이를 가로질러 인간 영양을 끊임없이 추격하는 광경을 더는 지켜볼 수도 없지. 그러나 나는 불평하지 않을 거야. 나는 상처 하나를 받듯 생명을 받았고, 자살이 그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도록 막았지 나는 창조주가 제 영원의 매 시간마다 상처의 벌어진 아가리를 주시하기만 바라지. 이건 내가 그에게 내리는 징벌이야. 우리의 준마들이 제 청동 발의 속력을 늦추는군. 녀석들의 몸통이 멧돼지떼 발각된 사냥꾼처럼 떨리는구먼. 이놈들이 우리가 하는 말을 듣기 시작하면 한 되지. 주위를 집중하다보면, 이 녀석들의 지성이 자라서, 어쩌면 우리의 말을 알아들을지도 몰라. 녀석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 고통이 더 심해질 터라! 정말이지. 인류라는 새끼멧돼지만 생각해. 놈들과 창조된 세계의 다른 존재들을 구별하는 지성의 정도라고 해봐야 계산할 수 없는 고통의 만회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는데 그치는 것 같지 않아? 나를 모범으로 삼아서, 너의 은 박차(拍車)1)가 준마의 옆구리를 찔러대야지--- "우리의 말들은 마치 인간의 시선을 피하기나 하듯이 해안을 따라 질주한다.       1) 박차(拍車)   말을 탈 때 신는 구두의 뒤축에 달려 있는 물건. 톱니바퀴 모양으로 쇠로 만들어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한다.   어떤 일을 촉진하려고 더하는 힘.  
954    사자성어와 고사성어 모음 댓글:  조회:2999  추천:0  2019-07-12
사자성어와 고사성어 모음   ⊙ 落落長松(낙락장송): 가지가 축축 늘어진 오래된 큰 소나무. ⊙ 洛陽紙價(낙양지가): 낙양의 종이 값. 훌륭한 글을 다투어 베끼느라고 종이의 수요가 늘어서 값이 없이 오른 것을 말함. 훌륭한 문장을 칭송하는 데 쓰이는 말입니다. 진(晉) 나라의  좌사(左思)의 문장과 관련된 고사입니다.   ⊙ 落點(낙점): 고위관리를 뽑을 때 임금이 뽑을 사람의 이름 위에 점을 찍어 발탁하던 관습에서 나온  말.   ⊙ 難攻不落(난공불락): 공격하기가 어려워 쉽게 함락시킬 수 없음.   ⊙ 暖衣飽食(난의포식): 따뜻한 옷을 입고 배부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근심걱정이 없는 상태.   ⊙ 難兄難弟(난형난제): 동생 되기도 어렵고 형 되기도 어렵다. 무승부다.   ⊙ 南柯一夢(남가일몽): 인생은 한 바탕 꿈이라!   ⊙ 南橘北枳(남귤북지): '강남의 귤도 강북에 가면 탱자 된다' 는 뜻. 사람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 여기서 강남과 강북은 중국 양자강 이남과 이북을 가리킵니다. (서울 강북에 사는 사람 무시한다고 항의전화 하는 무식한 놈이 없기를 바래요. 실제로  있었던 일이거든요.)   ⊙ 南男北女(남남북녀): 우리나라는 남쪽엔 남자들이, 북쪽엔 여자들이 더 잘생겼다는 말인데, 요 근래에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로 전혀 믿을 말이 아닙니다.)   ⊙ 男負女戴(남부여대): 남자는 지고 여자는 이고. 어디 갈까? 살기 힘들어 피난 간다.   ⊙ 濫觴(남상): 커다란 강물도 맨 처음 근원지에서는 겨우 술잔을 띄울 정도의 작은 물이었다는 뜻으로    어떤 사물의 시초를 말합니다.   ⊙ 南船北馬(남선북마): 중국의 남쪽은 강이 많아 배를 타고 다니고, 북쪽은 들이 넓어 말을 타고 다닌다는 뜻.   ⊙ 男兒一言重千金(남아일언중천금): 남자의 말 한 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가진다. 이것도 성차별적인 발언이 되겠군요. ⊙ 囊中之錐(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게 되죠. 곧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뜻.   ⊙ 囊中取物(낭중취물): 주머니 속에 든 것을 꺼내 가지는 것과 같이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말.   ⊙ 內剛外柔(내강외유): 속은 꼿꼿하고 강하나 겉은 유들유들   ⊙ 內憂外患(내우외환): 내부의 걱정과 외부의 근심. 안팎으로 근심걱정거리가 많음.   ⊙ 怒氣衝天(노기충천): 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함. 말할 수 없이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   ⊙ 老當益壯(노당익장): 나이를 먹을수록 기력이 더욱 좋아짐. 또는 그런 사람(⇒ 노익장: 老益壯)   ⊙ 老馬之智(노마지지): 늙은 말의 지혜. 연륜이 깊으면 지혜가 생긴다는 뜻.   ⊙ 勞心焦思(노심초사): 근심걱정으로 애가 타는 것.   ⊙ 盧生之夢(노생지몽): 인생은 한바탕 꿈에 불과하니 너무 아득바득하지 말라.   ⊙ 綠陰芳草(녹음방초): 우거진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   ⊙ 綠衣紅裳(녹의홍상): 곱게 차린 여인의 복색.   ⊙ 論功行賞(논공행상): 세운 공이 크고 작음을 의논하여 상을 줌.   ⊙ 弄假成眞(농가성진): 장난으로 좋아한다고 했는데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 弄瓦之慶(농와지경): 딸을 낳은 경사를 가리킴.   ⊙ 弄璋之慶(농장지경): 구슬을 가지고 노는 경사. 아들을 낳은 경사.   ⊙ 累卵之危(누란지위): 계란을 포개 놓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떨어져 깨지겠죠. 아주 위태로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能小能大(능소능대): 모든 일을 맘대로 두루 잘 함. 모든 일을 임기웅변으로 잘 처리함.ㄷㄷㄷㄷ   ⊙ 多岐亡羊(다기망양): 수많은 갈림길에서 양을 잃어버림.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이기에 진리를 찾기 어려움을 뜻함.   ⊙ 多多益善(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녜요? ⊙ 多事多難(다사다난): 여러 가지로 일이 많고 어려움이 많음. 흔히 한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이 말을 많이 씁니다.   ⊙ 斷金之交(단금지교): 절친한 친구사이를 말함.   ⊙ 單刀直入(단도직입): 빙빙 돌려서 얘기하지 않고 요점을 바로 말하여 들어감   ⊙ 斷末魔(단말마): 숨이 끊어질 때의 고통.   ⊙ 簞食瓢飮(단사표음): 소쿠리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 변변치 못한 음식.   ⊙ 丹脣皓齒(단순호치): 붉은 입술에 흰 이빨. 예쁜 여자. ⊙ 斷腸(단장): 창자가 끊어질 듯 슬픔이 극에 달한 상태.   ⊙ 簞瓢陋巷(단표누항): 가진 것 없이 허름하게 살아가지만 마음 편히 사는 것.   ⊙ 堂狗風月(당구풍월): 서당개가 풍월을 읊는다는 말.  (식당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 ⊙ 螳螂拒轍(당랑거철): 사마귀가 주먹을 쳐들고 건방지게도 대왕이 탄 수레바퀴에 대드는 것. 바위에계란 치기란 뜻과 비슷합니다.   ⊙ 當然之事(당연지사): 마땅하고 당연한 일.   ⊙ 大喝一聲(대갈일성): 크게 한 번 소리치는 것.   ⊙ 大驚失色(대경실색): 몹시 놀라서 얼굴빛이 똥빛이 됨.   ⊙ 大器晩成(대기만성): 큰 인물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   ⊙ 代代孫孫(대대손손): 대대로 이어오는 자손.   ⊙ 大同團結(대동단결): 많은 사람이나 여러 갈래의 당파가 큰 덩어리로 한 데 뭉치다.   ⊙ 大同小異(대동소이): 대체로 같고 다른 점은 별로 없음.   ⊙ 大書特筆(대서특필): 신문 1면에 톱기사로 크게 나는 것.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한다는 말.   ⊙ 大義滅親(대의멸친): 큰 의리나 정의를 위해서는 혈육의 정도 돌보지 않는 것.   ⊙ 德不孤(덕불고): 덕 있는 사람은 따르는 이가 많아서 결코 외롭지 않다.   ⊙ 徒勞無益(도로무익): 애만 쓰고 이로움이 없음   ⊙ 桃園結義(도원결의):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음. 관우, 장비, 유비가 주인공이었죠.   ⊙ 桃源境(도원경): 동양에서 말하는 이상향입니다. 무릉도원을 말하죠. 서양에서는 유토피아, 파라다이스 등으로 부릅니다.   ⊙ 到處春風(도처춘풍):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사람을 말함.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음.   ⊙ 道聽塗說(도청도설): 길거리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 유언비어.   ⊙ 塗炭之苦(도탄지고): 진흙 구덩이나 숯불에 빠진 괴로움. 흔히 정치를 잘못하면 백성들의 고통이 이러하다고 표현하지요.  ⊙ 讀書亡羊(독서망양): 책을 읽다가 양을 잃어버리는 것. 다른 일에 정신을 뺏겨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되는 것.   ⊙ 獨不將軍(독불장군): 혼자서는 장군노릇을 할 수 없다. 흔히 잘난 체 하며 혼자서 통반장 다 해먹는 사람을 두고 비웃는 말로 쓰입니다.   ⊙ 讀書百遍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 뜻이 어려운 글도 여러 번 반복하여 읽다보면 그 뜻이 스스로 드러난다는 말입니다.(見: '현'으로 읽습니다)    ⊙ 讀書三到(독서삼도): 책을 읽을 때는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   ⊙ 讀書三昧(독서삼매): 독서의 재미에 빠져서 죽이 끓는지 장이 끓는지 모르고 책에 코 박고 있는 모습.    ⊙ 獨守空房(독수공방): 결혼한 여자가 남편 없이 홀로 지내는 것.   ⊙ 東家食西家宿(동가식서가숙): 이리저리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   ⊙ 同價紅裳(동가홍상):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 同苦同樂(동고동락): 괴로움과 즐거움을 같이 함.   ⊙ 棟梁之材(동량지재): 나라의 기둥이 될 인재. 바로 나?   ⊙ 東問西答(동문서답): 동쪽을 물어보니 서쪽을 대답하더라. 사오정의 주특기.   ⊙ 洞房花燭(동방화촉): 혼례 후에 신랑이 신부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 同病相憐(동병상련): 치질 환자의 고통은 치질 환자가 안다.   ⊙ 東奔西走(동분서주): 동쪽으로 달리고 서쪽으로 달림. 매우 바쁘다.   ⊙ 同床異夢(동상이몽): 같은 침대에서 자지만 꿈은 서로 영판 다르다.   ⊙ 東西古今(동서고금): 동양이나 서양이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 凍足放尿(동족방뇨): 언 발에 오줌누기. 그 때만 잠시 모면해보고자 하는 얄팍한 꾀.   ⊙ 頭角(두각): 재주이나 역량이 남보다 뛰어나 쉽게 드러나는 것.   ⊙ 杜門不出(두문불출): 문 걸어 잠그고 밖에 안 나가는 것. 세상이 날 버렸나? 내가 세상을 버렸나?   ⊙ 杜撰(두찬): 책을 지어냄에 있어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근거를 쓰거나 오류가 많아 실수투성이의 글.  두묵(杜黙)이라는 사람이 시 한 수를 지었는데 운율이 맞지 않아 엉망이었다. 그래서 나온 말. (撰은 책을 지어낸다는 뜻.) ⊙ 得롱 望蜀(득롱망촉): 농(중국의 지명)땅을 얻으면 촉(蜀)땅을 바란다란 뜻으로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는 말.   ⊙ 得魚忘筌(득어망전): 고기를 얻으면 통발을 잊는다.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그 목적을 위하여 사용한 사물을 등한시하여 잊는다는 뜻.   ⊙ 登高自卑(등고자비): 높은 곳을 올라가려면 낮은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일의 진행에는 차례가 있으니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 올라가라는 말.   ⊙ 登樓去梯(등루거제): 사람을 꾀어서 지붕 위에 올라가게 한 후 사다리를 치워버리는 경우. 사람 골탕먹이는 방법 중의 하나. 병법인 삼십 육계중의 하나입니다.   ⊙ 登龍門(등용문): 황하강 상류에 있다는 좁은 급류인데, 용이 되어 오르려면 여기를 통과해야 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흔히 입신출세의 관문인 큰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뜻함.   ⊙ 燈下不明(등하불명): 등잔 밑이 어둡다. 핸드폰 찾느라 한 시간이나 허비했는데 알고 보니 자기 호주머니에 있는 것.   ⊙ 燈火可親(등화가친): 서늘한 가을이 되니 책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는 말. ⊙ 馬脚露出(마각노출): 숨기려던 큰 흠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나게 됨. 중국의 연극인 경극에서 나온 말입니다.   ⊙ 馬耳東風(마이동풍): 말귀에 봄바람 불어봤자. 한쪽 귀로 듣고 한 쪽 귀로 흘려버리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 '공부해라!' 소리에 대해 여러분이 흔히 이렇게 대처하죠.   ⊙ 麻中之蓬(마중지봉): 구부러지는 속성을 지닌 쑥도 삼밭에서 크게 되면 자연히 꼿꼿하게 자란다. 환경에 따라 악도 선으로 고쳐진다.   ⊙ 莫上莫下(막상막하): 서로 엇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움.   ⊙ 莫逆之友(막역지우): 친구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친구. 좋은 친구   ⊙ 輓歌(만가): 상여를 메고 갈 때 부르는 노래. 혹은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노래.   ⊙ 萬頃蒼波(만경창파): 만 이랑이나 되는 바다. 즉 넓디넓은 바다.   ⊙ 萬古風霜(만고풍상): 세상을 살면서 겪은 많은 고생.   ⊙ 滿面喜色(만면희색): 얼굴에 가득히 나타나는 기쁜 빛.   ⊙ 萬事亨通(만사형통):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순조롭게 되어감.   ⊙ 滿山紅葉(만산홍엽): 단풍이 들어 온 산이 붉은 잎으로 뒤덮임.   ⊙ 萬事休矣(만사휴의): 일이 잘못되어 모든 것이 다 헛수고가 됨.   ⊙ 晩時之歎(만시지탄): 때가 늦었음을 한탄하다.   ⊙ 滿身瘡痍(만신창이):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됨.   ⊙ 萬全之策(만전지책): 가장 안전하며 조금의 실수도 없는 계책.   ⊙ 萬化方暢(만화방창): 따뜻한 봄날에 온갖 물건이 나서 자람.   ⊙ 萬彙群象(만휘군상): 이 세상의 온갖 것들.   ⊙ 罔極之恩(망극지은): 한없이 큰 임금이나 부모의 은혜   ⊙ 亡羊補牢(망양보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   ⊙ 亡羊之歎(망양지탄): 수많은 갈림길에서 잃은 양을 찾음.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여서 참된 진리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뜻.   ⊙ 望雲之情(망운지정): 부모를 그리는 마음   ⊙ 亡子計齒(망자계치): 죽은 자식 나이 세기. 이미 지나간 일을 생각하며 쓸데없이 애석하게 여기는  것. (⇒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 忙中閑(망중한): 바쁜 가운데 문득 찾아온 한가한 시간.   ⊙ 梅妻鶴子(매처학자):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아 풍류를 즐기며 사는 모양. 옛 중국시인 임포가 그랬다합니다.(관동별곡 참조) ⊙ 麥秀之嘆(맥수지탄): 나라가 망함을 한탄하다.   ⊙ 孟母斷機(맹모단기): 맹자의 어머니가 아까운 베를 자르면서까지 맹자를 엄하게 훈계함. 흔히 어머니의 엄격한 가르침을 말합니다.   ⊙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가르치기 위하여 집을 세 번 옮겼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서 훌륭한 어머니의 자식교육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面壁九年(면벽구년): 고승 달마가 산중에서 구 년간 벽을 대하고 앉아 수도하여 마침내 도를 깨달았다 함. 고된 수행을 가리킴.   ⊙ 面從腹背(면종복배): 눈앞에서는 예, 예하고 뒤돌아서면 배신해라.   ⊙ 滅私奉公(멸사봉공):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함.   ⊙ 明鏡止水(명경지수): 밝은 거울과 조용하게 고인 물처럼 맑은 정신적 상태.   ⊙ 明眸皓齒(명모호치): 밝은 눈동자와 흰 이. 미인을 가리키는 말.   ⊙ 名實相符(명실상부): 소문이 자자했는데 실제 보니 그 말이 거짓이 아님   ⊙ 明若觀火(명약관화): 불을 보듯이 뻔한 이치.   ⊙ 命在頃刻(명재경각):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절박한 순간.   ⊙ 明哲保身(명철보신): 현명하게 판단하고 이치에 맞게 일을 처리하여 몸을 보호함. 원래는 긍정적인의미였지만 간혹 복지부동하여 잔머리만 굴린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 毛骨悚然(모골송연): 몹시 놀랍고도 두려워 머리털이 꼿꼿하게 서는 것.   ⊙ 毛遂自薦(모수자천): 모수라는 잘난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추천했대요.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원하여 나서는 것.   ⊙ 矛盾(모순):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아니함.   ⊙ 目不識丁(목불식정):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를 정도로 무식함. ⊙ 猫項懸鈴(묘항현령):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실행하지 못할 일을 공연히 의논함.   ⊙ 目不忍見(목불인견): 눈뜨고 못 보겠다. 홍진경 배꼽티.   ⊙ 無骨好人(무골호인): 자기주장이 없이 여러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내는 사람. 줏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이란 부정적인 뜻도 있습니다. ⊙ 無念無想(무념무상): 일체 상념(想念)이 없는 담담한 마음의 상태.   ⊙ 無賴漢(무뢰한): 일정한 직업도 없이 불량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   ⊙ 武陵桃源(무릉도원): 동양적 이상향. 유토피아, 지상낙원, 파라다이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꿈과 같은 이상적인 곳. ⊙ 無所不爲(무소불위): 못할 짓이 없을 정도로 권력이 크다는 뜻.   ⊙ 無我陶醉(무아도취): 아름다운 경치 등에 나를 잊을 정도로 뿅 빠짐.   ⊙ 無用之物(무용지물): 아무런 쓸모가 없는 물건 또는 사람.   ⊙ 無用之用(무용지용):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오히려 쓸모가 있다는 뜻. 도가(道家)에서 주장하는 사상.   ⊙ 無依無托(무의무탁): 의지할 곳이나 의탁 할 곳이 없는 가련한 상태.   ⊙ 無爲徒食(무위도식): 하는 일없이 처먹기만 한다.   ⊙ 無腸公子(무장공자): 담력이나 기개가 없는 사람을 비웃어 하는 말. 게는 창자가 없기에 별칭으로 불림.   ⊙ 無知莫知(무지막지): 몹시 무식하고 상스러움.   ⊙ 無知蒙昧(무지몽매): 머리 속에 든 것이 아무 것도 없어 기초 없이 무식한 것.   ⊙ 黙黙不答(묵묵부답): 입을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음.   ⊙ 墨守(묵수): 묵적수성(墨翟守城) 의 준말. 묵자는 춘추전국시대 때 묵가를 세운 사상가입니다. 주된 사상은 겸애설(兼愛說)입니다. 천하의 모든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자는 주의죠. 자기의 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천하의 분쟁지역마다 찾아다니며 싸움을 말리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답니다. .   ⊙ 刎頸之友(문경지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친한 친구.   ⊙ 文房四友(문방사우): 종이·붓·먹·벼루. 가장 중요한 선비의 네 문방구.   ⊙ 門外漢(문외한):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 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 聞一知十(문일지십): 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안다. 매우 총명함.   ⊙ 物外閑人(물외한인):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롭게 지내는 사람   ⊙ 門前成市(문전성시): 크게 출세한 사람 집 대문 앞이 시장바닥이 되었다. 왜 그럴까요? 잘 보이려고 그러겠죠.   ⊙ 門前沃畓(문전옥답): 집 앞에 가까이 있는 기름진 논.   ⊙ 物各有主(물각유주): 이 세상의 그 무엇이나 각기 주인이 따로 있음.   ⊙ 勿失好機(물실호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   ⊙ 物心一如(물심일여):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됨.   ⊙ 未亡人(미망인):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사람 즉 과부. 원래는 과부가 자기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었는데 후대에 와서 오히려 과부를 높이는 말인 것처럼 쓰이고 있죠. 함부로 쓰면 안 됩니다.   ⊙ 彌縫策(미봉책):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 임시로 땜질하는 처방. 고식지계(姑息之計)란 말과 뜻이 같습니다.   ⊙ 美辭麗句(미사여구): 아름다운 말과 훌륭한 글귀.   ⊙ 尾生之信 (미생지신): 미생이란 멍청이가 다리 밑에서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비가 억수로 내려홍수가 지는데 끝내 여자친구는 안 나타나거든요. 그런데도 다리 기둥을 붙고 끝내 기다리다 홍수에 떠내려가 죽었대요. 약속을 칼 같이 지키는 것.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돌머리라는 부정적인 뜻도 물론 있어요.   ⊙ 未曾有(미증유): 전에 없었던 일.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   ⊙ 美風良俗(미풍양속): 아름답고 좋은 풍속.   ⊙ 博物君子(박물군자): 온갖 사물에 대하여 견문이 썩 넓은 사람   ⊙ 薄氷如臨(박빙여림):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대단히 위태함.   ⊙ 博而不精(박이부정): 널리 알되 정밀하지 못함.   ⊙ 薄酒山菜(박주산채): 맛이 변변치 않은 술과 산나물.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낮추어 말하는 것.   ⊙ 博學多識(박학다식): 학식과 견문이 깊고 넓음.   ⊙ 拍掌大笑(박장대소): 손바닥 치며 크게 웃어보자   ⊙ 反目嫉視(반목질시): 서로 흘겨보면서 질투함.   ⊙ 伴食宰相(반식재상): 무위도식(無爲徒食)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무능한 대신을 비꼬아 말함.   ⊙ 半信半疑(반신반의): 반쯤 믿고 반쯤 의심함.   ⊙ 反哺之孝(반포지효): 까마귀가 그런데요.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제힘으로 먹이를 찾아 먹을 때까지걸리는 기간이 40일이랍니다. 그때까지는 어미가 새끼를 먹여 살리잖아요? 어미가 늙어 먹이를 찾아 날 수 없을 때 새끼가 40일 동안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네요. 믿거나 말거나. 효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 拔本塞源(발본색원): 뿌리를 뽑고 근원을 막아버림. 어떤 해로운 일이나 무리를 철저하게 색출하여 없애는 것.   ⊙ 拔山蓋世(발산개세): 힘은 산을 송두리째 뿌리 뽑고, 기세는 온 천하를 뒤덮는다. 항우가 그랬다고  그래요.   ⊙ 坊坊曲曲(방방곡곡): 온 나라 어느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모든 곳. 도처(到處)   ⊙ 傍若無人(방약무인): 너무 건방져서 곁에 사람이 있음에도 어려워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싸가지 없이 무례한 것. ⊙ 方底圓蓋(방저원개): 네모난 바닥에 둥근 뚜껑.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은 것   ⊙ 蚌鷸之爭(방휼지쟁): 조개와 도요새의 다툼. 서로 버티고 물러서지 않고 싸움. 이 싸움의 결과가 어부지리(漁父之利)입니다.   ⊙ 背水陣(배수진): 강물을 등지고 진을 치니 후퇴하면 어떻게 되죠? 원래 병법에는 이렇게 진을 치는 것은 안 된다고 쓰여 있었대요. 그런데 한나라의 대장군 한신이 처음으로 이런 진을 펼쳐서 싸운 결과 크게 이겼대요. ⊙ 背恩忘德(배은망덕): 선생님이 저 잘되라고 매 때리니 112 신고하는 것   ⊙ 杯中蛇影((배중사영): 잔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의심을 품고 지나치게 근심을 하는 것.   ⊙ 百家爭鳴(백가쟁명): 온갖 학자가 저 잘났다고 떠드는 것. 춘추 전국시대에 곳곳의 군웅들이 할거하여 뛰어난 학자들을 초빙하여 자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에 주력한 결과 천하의 많은 꾀돌이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자기의 학설을 주장하여 국가 이념으로 채택해 주기를 바라며 설득하였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학설들이 나타나게 되어 학문의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백화제방(百花齊放)이라고도 합니다.   ⊙ 百年佳約(백년가약): 젊은 남녀가 결혼하여 한 평생을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 결혼약속.   ⊙ 百年大計(백년대계): 먼 뒷날까지 염두에 둔 큰 계획.   ⊙ 百年河淸(백년하청): 백년을 가봐라. 황하강 물이 맑아지나. 아무리 기다려 봐도 이루어질 가망이 없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百年偕老(백년해로): 부부가 오순도순 함께 늙도록 살아감   ⊙ 白面書生(백면서성): 얼굴 허옇고 세상물정 모르는 책방도령.   ⊙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같지 않다. (새로 나온 신조어  百言 而不如一打: 공부 가르치는 데에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따끔하게 매한 대 때리는 게 낫다)   ⊙ 白眉(백미): 여럿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물건. 촉한(촉한) 때 마량(馬良)이 5형제 중에서 제일 재주가 좋았는데 그의 눈썹이 어릴 때부터 하얬기 때문에 나온 말.   ⊙ 百發百中(백발백중):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 계획이 당초 계획대로 딱딱 들어맞다.   ⊙ 白手乾達(백수건달): 아무 직업도 없이 말썽만 부리고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   ⊙ 伯牙絶絃(백아절현): 자기의 음악을 제대로 알아주고 평가해주던 친구(여기서 나온 고사가 지음:知音입니다.) 가 죽자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고 더 이상 음악 연주를 하지 않았다는고사에서 나온 말.   ⊙ 白眼視(백안시): 맘에 안 들거나 같잖아서 눈을 흘기며 째려보는 것. ⊙ 伯夷叔齊(백이숙제): 중국 은나라 말기의 처사 고죽군의 두 아들, 무왕이 은을 치려는 것을 말리다가 듣지 않으므로 주나라의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기어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으며 살다가 죽음. 그런데 그 고사리는 어느 나라 것이었지?   ⊙ 百戰老將(백전노장): 많은 싸움을 치른 노련한 장수.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어봐서 막히는 데 없는 사람.   ⊙ 百折不屈(백절불굴): 백 번을 꺾어 봐라. 꺾여지나. 의지가 굳어 무너지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하는 말,   ⊙ 百折不撓(백절불요):  백 번을 꺾어도 꺾여지지 않음 (⇒ 백절불굴 百折不屈)   ⊙ 白衣從軍(백의종군): 아무런 직책이나 감투 없이 전쟁터에 나감.   ⊙ 伯仲叔季(백중숙계): 형제의 차례. 伯은 맏이, 仲은 둘째, 叔은 셋째, 季는 막내.   ⊙ 伯仲之勢(백중지세): 어슷비슷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 百尺竿頭(백척간두): 높은 장대 끝에 서 있는 형세. 위태로움.   ⊙ 百八煩惱(백팔번뇌): 佛敎에서 말하는 인간세상의 108가지 번뇌 ⊙ 百害無益(백해무익): 조금도 이로운 점은 없고 오히려 해롭기만 하다.   ⊙ 碧昌牛(벽창우): 평안북도 벽동(碧潼)과 창성(昌城)지방의 크고 억센 소. 미련하고 고집이 센 사람을비유하는 말. 현재는 '벽창호'로 많이 쓰이고 있죠.   ⊙ 繁文縟禮(번문욕례): 규칙, 예절, 절차 따위가 번거롭고 까다로워 지랄같음.   ⊙ 兵家常事(병가상사):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흔히 있는 것이니 크게 신경쓸 것 없다는 말.   ⊙ 本末顚倒(본말전도): 머리가 발바닥에 붙고 다리가 머리 위에 붙는 것. 어떤 일의 앞뒤가 바뀌거나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서로 뒤바뀐 것. 주객전도(主客顚倒)라는 말과 같음.   ⊙ 本第入納(본제입납): 자기 집에 편지할 때에 겉봉 표면에 자기 이름을 쓰고 그 밑에 쓰는 말.   ⊙ 封庫罷職(봉고파직): 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罷免)시키고 관고(官庫)를 봉하여 잠그는 일   ⊙ 駙馬(부마): 임금의 사위   ⊙ 富益富(부익부):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됨.   ⊙ 夫爲婦綱(부위부강):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다. 과거 수컷세상이었을 때의 멋있는(?) 이념.   ⊙ 父爲子綱(부위자강):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이다   ⊙ 父傳子傳(부전자전): 어버지와 아들이 행동이나 성격이 국화빵 찍어낸 것처럼 꼭 닮은 것.   ⊙ 釜中之魚(부중지어): 가마솥 속에 든 고기. 빠져나갈 길 없는 절망적인 상황.   ⊙ 不知何歲月(부지하세월): 언제나 될지 알 수 없음. 어떤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끄는 것.   ⊙ 附和雷同(부화뇌동): 남이 장에 가니까 자기는 똥장군 지고 따라가는 것.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무턱대고 따라하는 사람의 행동.   ⊙ 夫唱婦隨(부창부수): 남편이 노래부르니 아내는 테크노댄스 추는 것. 남편과 아내는 손발이 잘 맞아야 가정이 화목하게 된다는 말. ⊙ 北堂(북당):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   ⊙ 北窓三友(북창삼우): 선비가 벗할 만한 세 가지 것. 거문고와 시와 술.   ⊙ 粉骨碎身(분골쇄신):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일하는 것.   ⊙ 憤氣衝天(분기충천): 분한 기운이 하늘까지 치솟다. 너는 죽었다.   ⊙ 焚書坑儒(분서갱유): 진시황이 그랬대요. 서적을 불사르고 유생을 구덩이에 묻어 죽여 학문을 탄압하는 일.   ⊙ 不可思議(불가사의): 보통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미루어 알 수가 없음. 수(數)의 가장 큰 단위.   ⊙ 不可抗力(불가항력): 저항할 수 없는 것. 어쩔 수 없는 것.   ⊙ 不顧廉恥(불고염치): 염치를 돌아보지 아니함.   ⊙ 不具戴天(불구대천): 한 하늘 밑에 같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지독한 원수.   ⊙ 不立文字(불립문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오한 진리 등을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음. 아까 앞에서설명했어요. 교외별전, 이심전심, 염화시중, 염화미소 다 같은 말이라구요.   ⊙ 不眠不休(불면불휴): 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는 뜻. 조금도 쉬지 않고 어떤 일에 매달리는 것.   ⊙ 不問可知(불문가지): 묻지 않아도 능히 알 수 있음   ⊙ 不問曲直(불문곡직): 일의 전후 사정을 묻지도 않고 다짜고짜 어떻게 해버리는 것.   ⊙ 不撓不屈(불요불굴): 한번 결심한 마음이 흔들거리거나 굽힘이 없이 억셈.   ⊙ 不遠千里(불원천리): 천리를 멀다 않고 찾아오다.   ⊙ 不撤晝夜(불철주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떤 일을 함.   ⊙ 不肖(불초): 닮지 않았다. 아버지를 닮지 않아 어리석다.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 不偏不黨(불편부당): 어느 편으로나 치우치지 않는 공평한 태도.   ⊙ 不惑(불혹): 자신의 주장이나 견해가 확실하여 수상한 이론이나 견해에 미혹되지 않는다. 40살을 말함.   ⊙ 不恥下問(불치하문):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니 마음껏 물어라.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죠. 컴퓨터 하다가 막히면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물어보잖아요?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고 그냥 지나치는 것을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된답니다.   ⊙ 朋友有信(붕우유신): 벗을 사귐에 있어서는 믿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 朋友責善(붕우책선): 친구는 서로 착한 일을 권하여야 한다. 참다운 친구라면 서로 나쁜 짓을 못 하도록 권하고 좋은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말.   ⊙ 鵬程萬里(붕정만리): 붕새의 날아가야 할 만리 길. 전도 양양한 젊은이의 앞길을 이렇게 표현하죠.   ⊙ 非夢似夢(비몽사몽):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하고 몽롱한 상태.   ⊙ 悲憤慷慨(비분강개): 나라가 망했을 때 김구선생이 느낀 감정. 슬프고 분하고 억울하고 그랬겠죠.   ⊙ 脾肉之嘆(비육지탄): 큰 뜻을 품은 사람이 말을 타고 천하를 다니지 못하고 편히 먹고자고를 계속하자니 넓적다리에 살이 올라 그것을 한탄한다는 말. 삼국지의 유비가 그랬죠.   ⊙ 非一非再(비일비재):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겁~나다.   ⊙ 鼻祖(비조): 맨 처음 할아버지. 시조(始祖). 또는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한 사람을 가리킴.   ⊙ 貧賤之交(빈천지교):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   ⊙ 憑公營私(빙공영사): 공적인 일을 빌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부패공무원의 행위.   ⊙ 氷炭不相容(빙탄불상용): 숯불 위에 얼음을 놓으면? 서로 상극이어서 어울리지 못하고 적대적인 관계.   ⊙ 蛇蝎視(사갈시): 뱀이나 전갈을 보듯 함. 악독한 것을 보고 끔찍이 싫어함.   ⊙ 四顧無親(사고무친): 사방을 둘러봐도 도와줄 친척 없이 외로운 것.   ⊙ 舍己從人(사기종인):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 행함.   ⊙ 駟馬難追(사마난추): 말이 퍼져 나가는 속도는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로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름. (⇒ 발 없는 말[言]이 천리 간다)   ⊙ 四面楚歌(사면초가): 사방에 적들이 둘러싸고 초나라 노래를 부르며 약올림. ⊙ 四面春風(사면춘풍): 누구에게나 허허하며 모나지 않게 처세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   ⊙ 四分五裂(사분오열): 넷으로 나뉘고 다섯으로 찢어짐. 콩가루가 됨   ⊙ 駟不及舌(사불급설): 소문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말 네 마리가 끄는 빠른 마차로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 (⇒ 사마난추: 駟馬難追)   ⊙ 砂上樓閣(사상누각): 모래 위에 집짓기. 기초가 부실하여 위태위태하고 허황된 일.   ⊙ 私淑(사숙):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못했지만 은근히 옛사람이나 멀리 있는 사람의 덕을 사모하여 그 사람을 표본으로 삼아 자기의 인격을 수양해 나가는 것.   ⊙ 似而非(사이비): 비슷하나 그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옳은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른 것, 또는 사람.   ⊙ 四海兄弟(사해형제): 천하의 사람들은 다 형제와 같이 친하게 지내야 한다.   ⊙ 獅子吼(사자후): 사자가 크게 부르짖는 듯한 뛰어난 연설   ⊙ 死後藥方文(사후약방문): 사람 죽은 뒤에 X-ray.   ⊙ 蛇足(사족): 뱀에 발까지 그릴 필요 있나? 쓸데없는 것.   ⊙ 事必歸正(사필귀정): 정의는 마침내 이기는 법이여.   ⊙ 四通五達(사통오달): 사방으로 길이 통하여 왕래할 수 있는 편리한 곳.   ⊙ 四海同胞(사해동포):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형제. 이러한 사상을 사해동포주의라고 합니다.   ⊙ 山高水長(산고수장): 군자의 덕이 높고 끝없음을 산의 우뚝 솟음과 큰 냇물의 흐름에 비유한 말.   ⊙ 山紫水明(산자수명): 산은 붉고 물은 맑다. 아름다운 자연.   ⊙ 山戰水戰(산전수전): 산에서도 싸워봤고 물에서도 싸워봤다. 뎀벼라, 짜샤.   ⊙ 山海珍味(산해진미): 산과 바다에서 나는 물건으로 만든 가장 맛있는 음식   ⊙ 殺身成仁(살신성인):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어진 일을 행함.   ⊙ 三綱五倫(삼강오륜): 삼강(三綱)은 유교 도덕의 근본이 되는 세 가지 항목(君爲臣綱, 夫爲婦綱, 父爲子綱). 오륜(五倫)은 유교의 다섯 가지의 실천적 덕목(君臣有義, 父子有親,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을 말한다.   ⊙ 三顧草廬(삼고초려): 한석규 출연시키려면 감독이 세 번 찾아가야 한다. 원래는 유비가 제갈공명을 모시려고 집에 세 번 찾아간 고사에서 나왔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초빙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예우를 해줘야 된다는 말입니다.   ⊙ 森羅萬象(삼라만상): 이 세상과 우주의 그 모든 사물.   ⊙ 三昧境(삼매경):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   ⊙ 三三五五(삼삼오오): 몇 명씩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   ⊙ 三省吾身(삼성오신): 날마다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함.   ⊙ 三旬九食(삼순구식): 집이 너무 가난해서 아침은 굶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그냥 자다보니 한 달동안에 9끼밖에 밥을 못 먹음. ⊙ 三十六計(삼십육계): 원래는 병법의 한가지로 서른 여섯 가지 계책. 나중에 '줄행랑'말과 결합하면서 도망치는 것이란 뜻으로 변화됩니다.(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다)   ⊙ 三益友(삼익우): 이익이 되는 세 가지 벗, 즉 정직한 사람, 믿음직한 사람, 견문이 넓은 사람.   ⊙ 三人成虎(삼인성호): 세 사람이 없는 말 지어내니 정말이 되더라.   ⊙ 三日遊街(삼일유가): 괴거에 급제한 사람이 사흘동안 리무진 타고 온 거리를 돌면서 뽐내는 것.   ⊙ 三從之道(삼종지도): 여자는 어려서 어버이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말. 옛날 여자들은 이렇게 살았대요.   ⊙ 三尺童子(삼척동자): 키가 석자(약 90cm)에 불과한 자그만 어린이.   ⊙ 三韓甲族(삼한갑족): 우리 나라에서 가장 떵떵거리던 으뜸가문.   ⊙ 喪家之狗(상가지구): ① 초상집 개, 주인 없는 개. ② 여위고 기운 없이 초라한 사람을 빈정거리는 말.   ⊙ 傷弓之鳥(상궁지조):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 한 번 궂은 일을 당하고 나면 모든 일을 의심하고 두려워하게 된다는 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 相扶相助(상부상조): 서로 서로 도움.   ⊙ 桑田碧海(상전벽해): 뽕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으니 어떤 상황이 무쟈게 달라진 것   ⊙ 上濁下不淨(상탁하부정): 윗사람이 바르지 못하면 아랫사람도 따라서 바르지 아니함.   ⊙ 塞翁之馬(새옹지마): 인생살이가 그렇대요.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오히려 복이 되는 수도 있으니, 웃으며 기다리란 말씀.   ⊙ 色卽是空 空卽是色(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은 공으로부터 생기고 공은 색에 의하여 나타난다는 불교의 말. 너무 어렵죠? 너무 깊이 알려고 하지마! 다쳐.   ⊙ 生面不知(생면부지): 태어나서 만나 본 적이 없는 모르는 사람.   ⊙ 生殺與奪(생살여탈): 살리고 죽이고 주고 빼앗을 수 있는 막강한 권력.   ⊙ 席卷(석권): 자리를 말듯 완전히 자기의 세력범위 안으로 흡수하는 것.   ⊙ 先見之明(선견지명):  앞일을 미리 내다보는 밝은 슬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이율곡 선생의 십만 양병설 등이 있습니다.   ⊙ 先公後私(선공후사): 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적인 일을 뒤로 미룸.   ⊙ 善男善女(선남선녀): 별 볼일 있는 사람들. 흔히 잘생기고, 잘 배웠고, 집안 좋은 젊은 남녀를 말하죠.     ⊙ 先憂後樂(선우후락): 백성보다 먼저 근심하고 백성보다 후에 즐기시라. 양심 없는 정치가들에게 해당되는 말씀.   ⊙ 仙風道骨(선풍도골): 강타나 차승원, 류시원처럼 멋있게 생긴 외모   ⊙ 先則制人(선즉제인): 먼저 하면 남을 제압한다. 무슨 일이든 남보다 빨리 하면 유리하다.   ⊙ 舌芒於劍(설망어검): 혀는 칼보다 날카로우니 말을 조심하라는 말.   ⊙ 雪膚花容(설부화용): 흰 살결에 고운 얼굴. 미인의 얼굴   ⊙ 雪上加霜(설상가상): 눈 내린 위에 서리까지 내렸으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욱 나빠지다.   ⊙ 說往說來(설왕설래): 서로 말이 오고 가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   ⊙ 纖纖玉手(섬섬옥수): 지원이의 예쁜 손   ⊙ 聲東擊西(성동격서): 병법의 하나로 동쪽을 공격한다고 소리 질러 놓고 실제로는 서쪽을 친다. 사기수법의 하나.   ⊙ 城下之盟(성하지맹): 성 아래에서의 맹세. 적군에게 항복하고 맺는 강화 조약.   ⊙ 世俗五戒(세속오계):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지켜야 할 것으로 제시한 다섯 가지 계율.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우이신(交友以信), 임전무퇴(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 ⊙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시간을 아껴라.   ⊙ 歲寒孤節(세한고절): 추운 계절에도 굴하지 않고 푸른 대나무를 일컫는 말.   ⊙ 歲寒松栢(세한송백): 추운 계절이 돌아와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절개를 알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굳은 절개(歲寒知松栢의 준말)   ⊙ 騷人墨客(소인묵객): 시문이나 그림을 일삼는 풍류객.   ⊙ 小貪大失(소탐대실): 어린애의 사탕 뺏어 먹으려다 경찰서 연행되는 일   ⊙ 束手無策(속수무책): 손을 묶어놓으니 무슨 일을 할 수가 있나. 눈만 멍하니 뜨고 구경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   ⊙ 送舊迎新(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 연말연시 카드에 흔히 적는 말.   ⊙ 宋襄之仁(송양지인): 송나라 양공이 대책 없이 착하기만 하여 결국 나라가 망했대요. 너무 착하기만해도 문제가 있다는 말.   ⊙ 數間茅屋(수간모옥): 두서너 칸밖에 안 되는 초가집. 아담하고 소박한 집.   ⊙ 首邱初心(수구초심): 여우도 죽을 때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하물며?   ⊙ 壽福康寧(수복강녕): 오래 살고 복되며, 몸이 건강하고 편안함. 인간들의 보편적인 희망사항.   ⊙ 手不釋卷(수불석권): 독서하기를 좋아하여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음. 공자의 일화.   ⊙ 首鼠兩端(수서양단): 쥐가 머리를 내밀고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 자기의 행동을 결정하지 못하고 요리조리 눈치만 살피고 잔머리 굴리며 비겁하게 구는 것.   ⊙ 袖手傍觀(수수방관): 도와줄 생각하지 않고 호주머니 손 넣고 멀뚱히 바라만 본다.   ⊙ 修身齊家(수신제가): 자신의 행실을 닦고 집안을 바로 잡음   ⊙ 水魚之交(수어지교): 물과 고기의 관계와 같은 뗄 수 없는 친구 사이.   ⊙ 誰怨誰咎(수원수구):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랴. 모두 자기 탓이니 남을 원망하거나 탓할 것이 없다는 말.   ⊙ 守株待兎(수주대토): 고사성어에서 어리석은 사람의 표본으로 송나라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여기서도 그래요.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쳐 죽은 토끼를 얻은 후 날마다 일은 안하 고 그루터기만 지키고 있는 것. 감나무 밑에 입벌리고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과 같죠.   ⊙ 壽則多辱(수즉다욕): 장수하면 욕됨이 많다. 오래도록 살면 그만큼 좋지 않은 일도 많이 겪게 된다.   ⊙ 菽麥不辨(숙맥불변): 콩인지 보리인지 분간 못하는 모지리.   ⊙ 脣亡齒寒(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니 이빨이 시리다. 엄마가 때리면 아빠가 방패가 되어 말려주니 아빠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   ⊙ 乘勝長驅(승승장구): 싸움에 이긴 형세를 타서 냅다 몰아침.   ⊙ 時機尙早(시기상조): 아직 때가 덜 되었다는 말.   ⊙ 是是非非(시시비비): 옳고 그름을 가리어 밝힘   ⊙ 尸位素餐(시위소찬): 벼슬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봉록만 타먹는다. 시위(尸位): 옛날 제사 지낼 때에 신위(神位) 대신으로 앉히던 어린애의 자리.   ⊙ 始終如一 (시종여일): 처음이나 끝이나 한결 같다.   ⊙ 始終一貫(시종일관): 처음과 끝이 같음. 시종여일(始終如一)   ⊙ 食少事煩(식소사번): 먹잘 것 없이 일만 복잡하네.   ⊙ 食言(식언): 말을 먹다. 어떤 약속을 하고서 지키지 않는 것.   ⊙ 識字憂患(식자우환): 아는 것이 병이다. 모르고 넘어가면 별 탈이 없으련만 약간 아는 지식으로 어떤 일을 처리했다고 도리어 큰 화가 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   ⊙ 信賞必罰(신상필벌): 착한 일엔 반드시 상장을 주고 나쁜 짓엔 반드시 회초리.   ⊙ 申申付託(신신부탁): 거듭 되풀이하여 간절히 부탁하는 것.   ⊙ 身言書判(신언서판): 외모, 말씨, 글씨, 판단력 사람 판단하는 네 가지 기준.   ⊙ 新陳代謝(신진대사): 묵은 것은 나가고 새것이 대신 들어옴. 모든 생명체의 순환과정.   ⊙ 身體髮膚(신체발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부   ⊙ 神出鬼沒(신출귀몰): 자유 자재로 출몰하여 그 변화를 헤아릴 수 없음   ⊙ 身土不二(신토불이): 몸과 땅은 둘이 아니다. 우리 땅에서 난 농산물을 먹자. 농협 상품 광고용 카피.   ⊙ 實事求是(실사구시): 실제의 일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것.   ⊙ 心機一轉(심기일전): 용하가 크게 깨우친 바 있어 정시에 학교 등교하는 것.   ⊙ 深思熟考(심사숙고): 깊이 깊이 잘 생각함.   ⊙ 心心相印(심신상인): 마음에서 마음으로 서로 통하는 것.(=>이심전심, 교외별전, 염화시중, 염화미소)   ⊙ 十常八九(십상팔구): 열이면 여덟이나 아홉은 그러하다   ⊙ 十伐之木(십벌지목):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가 없다. 아무리 마음이 굳은 여자라도 열 번 만나 진정으로 고백하면 어떻게 된다는 말.   ⊙ 十匙一飯(십시일반):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만 덜면 한 사람 먹일 수 있다ㅇㅇㅇㅇ   ⊙ 阿鼻叫喚(아비규환): 처참함 속에서 서로 날뛰어 아수라장이 된 모양. 흔히 지옥의 풍경.   ⊙ 我田引水(아전인수): 내 논에 물대기.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어떤 이론을 억지로 끌어들이는 것. 거의 모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실은 이렇습니다.   ⊙ 惡事千里(악사천리): 좋지 못한 소문은 삽시간에 널리 퍼짐.   ⊙ 惡戰苦鬪(악전고투): 죽을힘을 다하여 처참하게 싸움. ⊙ 眼高手卑(안고수비):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함. 괜히 허영기만 많은 것.   ⊙ 安分知足(안분지족): 내 분수를 알고 마음 편히 사는 것.   ⊙ 安不忘危(안불망위): 편안하게 살지라도 어려움에 대한 준비를 잊지 않음.   ⊙ 安貧樂道(안빈낙도): 비록 가난하게 살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맘 편히 사는 것.   ⊙ 眼下無人(안하무인): 건방지고 싸가지 없어 눈앞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거만하게 구는 것.   ⊙ 雁行(안항): 기러기의 나란한 행렬처럼 남의 의좋은 형제.(여기서는 '행'이 아니라 '항'으로 발음합니다.)   ⊙ 暗中摸索(암중모색): 어둠 속에서 더듬어 찾는다 함이니 막연하지만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   ⊙ 仰天大笑(앙천대소): 하늘을 보며 크게 웃음.   ⊙ 哀乞伏乞(애걸복걸): 체면 염치 불구하고 머리 조아리며 자꾸 빌고 사정함.   ⊙ 曖昧模湖(애매모호): 희미하여 분명하지 못함.   ⊙ 哀而不悲(애이불비): 슬프지만 너무 상심하지는 않는 것.   ⊙ 愛之重之(애지중지): 매우 사랑하고 중하게 여김.   ⊙ 弱冠(약관): 20세의 남자를 지칭하는 말.   ⊙ 藥房甘草(약방감초): 약방의 감초처럼 어떤 일에나 빠지지 않고 잘 끼는 호사가(好事家).   ⊙ 弱肉强食(약육강식): 약한 놈은 먹히고 강한 놈은 먹는다.   ⊙ 羊頭狗肉(양두구육): 쇼윈도엔 양 대가리. 썰어 파는 것은 개고기. 사기꾼들이 많이 하는 짓입니다.   ⊙ 梁上君子(양상군자): 서까래 위에 숨어 있는 도둑놈을 점잖게 부른 말입니다. 도둑놈도 인권이 있잖겠어요? 함부로 도둑놈! 도둑놈! 부르면 도둑놈이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앞으로는 도둑님! 혹은 양상군자! 이렇게 부르도록 하세요. (별데에 다 인권존중?)   ⊙ 良藥苦口(양약고구): '효험이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忠言)은 귀에는 거슬리나 자신에게 이롭다는 말.   ⊙ 兩者擇一(양자택일): 둘 중에서 하나를 골라잡음.   ⊙ 養虎遺患(양호유환): 호랑이를 키워 후환을 남김. 은혜를 베풀었다가 도리어 해침을 당함.   ⊙ 魚頭肉尾(어두육미): 물고기는 머리가 짐승의 고기는 꼬리가 맛이 좋음. 실은 그게 아니고 처치 곤란 한 머리부분을 억지로라도 먹이기 위해서 일부러 지어낸 이야기라는 학설도 있습니다. (마술사는 어두를 선호합니다.)   ⊙ 魚變成龍(어변성룡): 물고기가 변하여서 용이 됨. 보잘 것 없던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경우.   ⊙ 漁夫之利(어부지리): 두 사람이 서로 다투다가 이익은 제3자가 얻어 감.   ⊙ 語不成說(어불성설): 말이 조금도 이치에 맞지 아니함.   ⊙ 億兆蒼生(억조창생): 수많은 백성. 온 백성   ⊙ 焉敢生心(언감생심): 감히 그런 생각을 품을 수도 없음. 방자가 춘향이에게 연애편지 보낼 수 있나?  생각도 못하죠.   ⊙ 諺文風月(언문풍월): 지난날, 우리 글로 지은 시가 따위를 얕잡아 보고 이르던 말.   ⊙ 言語道斷(언어도단):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는 말.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말.   ⊙ 言中有骨(언중유골): 말속에 가시 들었다. 은근히 사람 시껍하게 만드는 말.   ⊙ 言則是也(언즉시야): 말인즉슨 옳다.   ⊙ 嚴冬雪寒(엄동설한): 눈 내리는 깊은 겨울의 심한 추위.   ⊙ 如履薄氷(여리박빙): 살얼음을 밟듯 매우 조심함 ⊙ 與民同樂(여민동락): 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 나누다.   ⊙ 如反掌(여반장):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쉬움.   ⊙ 如三秋(여삼추): 짧은 시간이 마치 3년처럼 길다.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   ⊙ 女必從夫(여필종부):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옛말.   ⊙ 逆鱗(역린): 용의 아가미 근처에 있는 거꾸로 박힌 비늘. 이것을 건들면 용이 성을 내어 건든 사람을  죽인다 함. 임금이 화를 내어 충언을 하는 신하를 죽일 정도의 약점, 또는 듣기 싫은 말.   ⊙ 易子敎之(역자교지): 자식을 서로 바꾸어 가르침. 직접 가르칠 것 같으면 부모의 과욕 때문에 오히려 아이를 망칠 염려가 있기에 이렇게 하였죠.   ⊙ 易地思之(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봐   ⊙ 緣木求魚(연목구어): 나무 위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잡는다. 잡을 수 있나?   ⊙ 連戰連勝(연전연승):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   ⊙ 烟霞痼疾(연하고질):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고질병처럼 굳어짐.   ⊙ 烟霞日輝(연하일휘): 아름다운 자연을 일컫는 말   ⊙ 炎凉世態(염량세태): 권세가 있을 땐 아첨하다가 권세가 없어지면 뒤돌아서는 세속의 인심.   ⊙ 拈華微笑(염화미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함.   ⊙ 五里霧中(오리무중): 뭐가 뭔지 도무지 잡히는 게 없고 확실하지 않음.   ⊙ 傲慢無禮(오만무례): 싸가지가 정말로 하나도 없는 것.   ⊙ 寤寐不忘(오매불망): 자나깨나 잊지 못함. J여중 박호순.   ⊙ 吾不關焉(오불관언): 내가 뭔 상관이냐?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 榮枯盛衰(영고성쇠): 영화롭고 시들고 성하고 쇠함. 개인이나 사회의 흥망성쇠.   ⊙ 吾鼻三尺(오비삼척): 내 코가 석 자 라는 뜻으로 내 사정이 급해서 남을 돌볼 겨를이 없음.   ⊙ 烏飛梨落(오비이락): 하늘에 까마귀 날자 마침 배가 떨어졌다. 범인은 까마귀여.   ⊙ 傲霜孤節(오상고절): 서리에도 굽히지 않는 외로운 절개. 옛 시조에서 흔히 국화를 그렇게 불렀어요.   ⊙ 五十步百步(오십보백보): 교실에 오줌 싸나 똥 싸나 나쁜 짓을 한 점에 대해서는 별 차이 없잖아요?  원래는 전쟁터에서 오십 보를 후퇴하나 백 보를 후퇴하나 비겁하게 도망가기는 마찬가지란 뜻입니다. 맹자에 처음 나오는 말.    ⊙ 吳越同舟(오월동주): 작은 배를 타r면 아무리 원수지간이라도 힘을 합쳐 파도를 헤쳐 나갈밖에. 원래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원수지간입니다.   ⊙ 吳下阿蒙(오하아몽): 오나라의 여몽. 학문의 소양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인물이었음. 나중에 여몽이  학문에 힘써 크게 진보를 이루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생겨났지요.   ⊙ 烏合之卒(오합지졸): 까마귀들의 모임과 같은 질서도 규율도 없는 보잘 것 없는 무리들.   ⊙ 玉骨仙風(옥골선풍): 뛰어난 풍채와 골격   ⊙ 玉石俱焚(옥석구분): 옥과 돌이 함께 탄다는 뜻, 전란이 일어나 나쁜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 함께 화를 입음.   ⊙ 玉石混淆(옥석혼효): 옥과 돌이 뒤섞인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한데 뒤섞여 있어 구별이 되지 않는 것.   ⊙ 溫故知新(온고지신): 옛것을 잘 알아야 새 것도 온전히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 말  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죠.   ⊙ 臥薪嘗膽(와신상담): 위에서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사이가 안 좋았다고 했죠? 오나라 왕 부차와 월 나라 왕 구천 사이에 있었던 복수전과 관련된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 蝸牛角上之爭(와우각상지쟁): 달팽이의 두 뿔이 서로 다툼. 사소한 일로 서로 다투는 것을 이르는 말.   ⊙ 完璧(완벽): 흠이 없는 구슬. 결점이 없이 훌륭함.   ⊙ 曰可曰否(왈가왈부): 어떠한 일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을 많이 함.   ⊙ 外柔內剛(외유내강): 성질이 겉으로는 순하고 부드러워 보이나 속은 굳세고 곧음.   ⊙ 樂山樂水(요산요수): 어진 사람은 산을,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 窈窕淑女(요조숙녀): 이쁘고 얌전하고 돈까지 많은 여자. 시경에 나와요. 요조숙녀는 군자호구라! [요조숙녀는 군자를 호구(바보)로 만들어버린다. ^^*]   ⊙ 燎原之火(요원지화): 들판을 태우는 불길처럼 사태가 급격히 확산 됨.   ⊙ 搖之不動(요지부동): 흔들어도 꼼짝도 안 함.   ⊙ 欲速不達(욕속부달): 일을 너무 급히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   ⊙ 龍頭蛇尾(용두사미): 시작은 용 대가리, 끝은 뱀 꼬리.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 龍尾鳳湯(용미봉탕): 용의 꼬리 요리와 봉을 삶은 국. 진귀하고 훌륭한 음식을 가리키는 말   ⊙ 龍蛇飛騰(용사비등): 용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글씨가 힘참   ⊙ 用意周到(용의주도): 빈틈없이 마음을 쓰고 준비함.   ⊙ 龍虎相搏(용호상박): 용과 범이 서로 싸우는 것처럼 대등하게 싸움.   ⊙ 愚公移山(우공이산): 어리석은 할아버지가 산을 옮겼다는 중국의 옛 전설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떤 일이라도 꾸준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뜻이죠.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은 이 말을 우명으로 삼아 생활하는 이가 많습니다.   ⊙ 牛刀割鷄(우도할계): 닭을 잡는 데에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작은 일은 똘만이들을 보내면 되지 보스가 직접 나서겠냐는 말. ⊙ 愚問賢答(우문현답): 멍청하게 물어보니 현명하게 대답한다.   ⊙ 牛수 馬勃(우수마발): 소오줌과 말똥. 가치 없는 물건들. 원래의 뜻은 이런 하찮은 것들도 모두 쓸모가 있다는 뜻이었어요. 실제로 한약재로 쓰였거든요.   ⊙ 優勝劣敗(우승열패): 나은 자는 이기고 못한 자는 패함.   ⊙ 迂餘曲折(우여곡절): 복잡하게 뒤얽힌 사연.   ⊙ 牛往馬往(우왕마왕): 소 가는 곳, 말 가는 곳 할 것 없이 함부로 쏘다니는 것.   ⊙ 優柔不斷(우유부단): 맺고 끊는 맛이 없이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 牛耳讀經(우이독경): 소귀에 불경을 읽어도 못 알아들으니 소는 부처 되기 글럿다. 아무리 가르쳐도 모르는 답답한 경우에 하는 말입니다.   ⊙ 羽化登仙(우화등선): 날개 돋쳐 신선이 되어 날아감. 즉 호탕하고 활달하여 거칠 것 없고 얽매임 없는 정신적 경지를 말하는 겁니다. 소동파의 적벽부에서 처음 나온 말입니다.   ⊙ 雨後竹筍(우후죽순): 비온 뒤 곳곳에 죽순이 땅을 박차고 나오듯. 죽순이 하루에 30 센티씩 큰다는 거 알아요?   ⊙ 旭日昇天(욱일승천): 아침해가 떠오르듯 힘차게 발전하는 기세.   ⊙ 雲泥之差(운니지차): 구름과 진흙 차이. 매우 큰 차이.   ⊙ 雲上氣品(운상기품): 속됨을 벗어나 신선처럼 고상한 기질과 성품.   ⊙ 月下氷人(월하빙인): 남녀의 인연을 맺어 주는 사람. 중매하는 것.   ⊙ 危機一髮(위기일발): 거의 여유가 없는 위급한 순간   ⊙ 韋編三絶(위편삼절): 책 맨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다. 공자님이 말년에 주역(역경)에 취미를 붙여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그랬대요.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                        다.   ⊙ 威風堂堂(위풍당당): 풍채가 당당하여 위엄이 있음. ⊙ 有口無言(유구무언): 잘못한 점이 많아 입은 있으나 할말이 없다는 뜻.   ⊙ 柔能制剛(유능제강): 부드러운 것이 오히려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 해와 바람이 나그네의 옷 벗기기 시합을 했다는 동화 아시죠?   ⊙ 類萬不同(유만부동): 모든 것이 서로 같지 아니함.   ⊙ 有名無實(유명무실): 이름은 거창한데 실속은 하나도 없음. 요즘 벤처기업들의 실상.   ⊙ 流芳百世(유방백세): 향기가 백대에 걸쳐 흐름.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 (遺臭萬年)유취만년]   ⊙ 有備無患(유비무환): 앞날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 놓으면 걱정할 필요 없겠죠?   ⊙ 唯我獨尊(유아독존): 부처가 세상에 막 태어나자마자 몇 발자국 걸으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쳤답니다. 그 뜻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그럴듯한 해석 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自我)이다'입니다. 결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는 뜻이 아니구요.   ⊙ 有耶無耶(유야무야): 술에 술탄 듯 물에 물 탄 듯, 있는 듯 없는 듯 흐리멍텅한 모양.   ⊙ 流言蜚語(유언비어): 근거 없이 떠도는 소문. 시대가 어두울수록 이게 많고 또 나중에 사실로 판명되는 수가 많아요.   ⊙ 類類相從(유유상종): 여시는 여시끼리, 까마귀는 까마귀끼리 노는 것.   ⊙ 悠悠自適(유유자적): 번거로움 없이 뒷짐지고 편안하게 사는 것.   ⊙ 有終之美(유종지미): 한 번 시작한 일을 둥그렇게 마무리 짓는 것.   ⊙ 遺臭萬年(유취만년): 더러운 냄새가 만 년 후까지 남는다. 나라를 팔아먹거나 나라를 망친 사람들의  더러운 이름은 영원히 남는다는 말.   ⊙ 遊必有方(유필유방): 나가서 놀 때는 반드시 행방을 부모에게 알림. 그래야 효자다.   ⊙ 殷鑑不遠(은감불원): 은나라 멸망의 선례는 가까운 곳에 있으니, '다른 사람의 실패를 자신의 거울로 삼으라'는 말. ⊙ 隱忍自重(은인자중): 괴로워도 참으며 때를 기다려 신중하게 행동함   ⊙ 淫談悖說(음담패설): 음탕하고 상스러운 말   ⊙ 吟風弄月(음풍농월): 유유자적 조성모 노래부르며 한가로이 사는 것.   ⊙ 泣斬馬謖(읍참마속): 제갈공명이 울면서 실수를 한 마속을 목베었다.   ⊙ 意氣銷沈(의기소침): 풀이 죽어 고개 푹 수그리고 있는 것.   ⊙ 意氣揚揚(의기양양): 일이 자기 뜻대로 되어 어깨가 올라가며 으쓱거리는 것.   ⊙ 意氣衝天(의기충천): 일이 자기 뜻대로 되어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것.   ⊙ 意氣投合(의기투합):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 뜻이 통하여 마음이 하나가 됨.   ⊙ 意味深長(의미심장):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   ⊙ 以管窺天(이관규천): 대롱을 통해 하늘을 본다. 좁은 소견으로 큰 사람의 뜻을 이러쿵저러쿵 비평할 때 쓰는 말입니다. 참새가 대붕의 뜻을 짐작할 수 있겠어요?   ⊙ 異口同聲(이구동성):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   ⊙ 夷蠻戎狄(이만융적): 중국을 중심으로 볼 때 동서남북의 오랑캐. 즉 사방의 오랑캐.   ⊙ 已發之矢(이발지시): 이미 쏘아버린 화살. 일을 이미 저질러버린 상태.   ⊙ 以實直告(이실직고): 바른 대로 고함.   ⊙ 以心傳心(이심전심):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함.   ⊙ 以熱治熱(이열치열): 열은 열로 다스림. 서양인들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양식 사고방식.  감기 치료도 이런 방법으로 하기도 합니다. . ⊙ 利用厚生(이용후생): 세상의 편리와 살림의 이익을 꾀하는 일.   ⊙ 二律背反(이율배반): 두 주장이 서로 모순됨.   ⊙ 泥田鬪狗(이전투구): 진흙 밭 개싸움. 승부가 난다해도 서로 상처입고 몰골만 흉하게 될 싸움.   ⊙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치지 아니함. 남의 의심받을 일은 삼감.   ⊙ 離合集散(이합집산): 무엇이 어디로 모여들기도 하고 또 흩어져 나가기도 함.   ⊙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흔히 우리 나라 법이 그렇다고 비난합니다.   ⊙ 人面獸心(인면수심): 얼굴은 사람이나 마음은 짐승처럼 불량한 넘.   ⊙ 人事不省(인사불성): 의식이 없어 정신을 차리지 못함.   ⊙ 人山人海(인산인해): 사람이 산처럼, 바다처럼 많이 모여 있는 것. 중국식 과장법.   ⊙ 人生如朝露(인생여조로): 인생이란 아침이슬처럼 덧없으니 너무 아득바득할 것 없다.   ⊙ 因人成事(인인성사): 남의 힘으로 일을 이룸   ⊙ 仁者無敵(인자무적): 홍콩영화 제목. 어진 사람에게 누가 덤비랴.   ⊙ 人之常情(인지상정): 인간으로서 가지는 보통의 인정.   ⊙ 一刻如三秋(일각여삼추): 일각이 3년처럼 길다. 어떤 것을 초조하게 기다릴 때의 마음.   ⊙ 一刻千金(일각천금): 아주 짧은 시간도 천금처럼 귀중함.   ⊙ 一去無消息(일거무소식): 한번 간 뒤로 소식이 없음.   ⊙ 一擧手一投足(일거수일투족): 모든 행동거지.   ⊙ 一擧兩得(일거양득): 한 가지 일을 하여 두 가지 이익을 거둠. ⊙ 一口二言(일구이언): 한 입으로 두 말을 함. 이랬다저랬다하는 사람을 욕할 때 흔히 '一口二言 二父之子'라고 합니다.   ⊙ 一騎當千(일기당천): 한 사람이 천명의 적을 감당할 정도로 용맹이 뛰어남 .   ⊙ 一簞食,一瓢飮(일단사일표음): 소쿠리 밥에 표주박 물. 조촐한 음식.   ⊙ 一刀兩斷(일도양단): 한칼로 쳐서 둘로 가름. 행동에 결단력이 있어 시원시원함.   ⊙ 一網打盡(일망타진): 한 번 그물질로 다 때려잡음. 범인들을 한꺼번에 모두 잡음.   ⊙ 一脈相通(일맥상통): 생각이나 성격이 서로 비슷함.   ⊙ 一面如舊(일면여구): 단 한 번 만났을 뿐인데 옛친구처럼 정답게 느껴짐.   ⊙ 日暮途遠(일모도원):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원래 오자서라는 사람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며 이 말을 할 때에는 '그러니 수단 방법 가릴 처지가 아니다'란 뜻이었습니다.   ⊙ 一目瞭然(일목요연): 한눈에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임.   ⊙ 一邊倒(일변도): 너무 한쪽으로만 쏠림.   ⊙ 一絲不亂(일사불란): 질서가 정연하여 실오라기 하나도 흐트러짐이 없음.   ⊙ 一瀉千里(일사천리): 일의 진행이 매우 빠르고 순조로움.   ⊙ 一石二鳥(일석이조): 돌멩이 한 번 던져 새 두 마리를 잡음. 한 가지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봄.   ⊙ 一笑一少(일소일소):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니 무조건 웃는 것이 남는 것이란 말.   ⊙ 一視同仁(일시동인): 모두들 평등하게 보아 똑같이 사랑함. 일제시대 때 일본 왕이 우리 조선사람들과 일본인들을 이렇게 대한다고 선전했습니다.   ⊙ 一魚濁水(일어탁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을 흐려놓다. 못난 사람이 못난 짓을 하여 그 집단 모두의 명예를 더럽힐 때 흔히 하는 말입니다. ⊙ 一言半句(일언반구): 간단한 말 한마디. ⊙ 一言以蔽之(일언이폐지): 한 마디로 말하면. 한마디로 요약하면.   ⊙ 一言之下(일언지하): 한마디 말로 딱 잘라 끊음.   ⊙ 一葉落知天下秋(일엽낙지천하추): 잎사귀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돌아오게 됨을 짐작함. 어떤 현상이나 징조를 보고 대세를 짐작한다는 말.   ⊙ 一葉片舟(일엽편주): 잎사귀 하나같은 작은 배. 흔히 학문이 높은 선비가 이런 배를 타고 호수에 나 가 은어 회에 보해소주 마시죠.   ⊙ 一以貫之(일이관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태도로 일관함.   ⊙ 一日三秋(일일삼추): 하루가 삼 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길다.   ⊙ 一場春夢(일장춘몽): 인생은 한 바탕의 꿈이다.   ⊙ 一朝一夕(일조일석): 하루 아침이나 하루 저녁과 같은 짧은 시일.   ⊙ 一觸卽發(일촉즉발):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한다.   ⊙ 一陳狂風(일진광풍): 한 바탕 부는 사나운 바람.   ⊙ 一寸光陰(일촌광음): 아주 짧은 시간.   ⊙ 日就月將(일취월장): 날이면 날마다 달이면 달마다 진보함   ⊙ 一炊之夢(일취지몽): 인생일장춘몽과 같은 말   ⊙ 一針見血(일침견혈): 침 한번에 피를 보았다. 한번의 시도로 놀라운 효과를 봤을 때 신통해서 하는 말.   ⊙ 一波萬波(일파만파): 한 사건이 일어나 그 파장으로 수많은 다른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남.   ⊙ 一敗塗地(일패도지): 여지없이 패하여 완전히 망함.   ⊙ 一片丹心(일편단심): 가슴속에 두마음이 없이 오직 한가지만을 생각하는 충성심. 또는 정성. ⊙ 一筆揮之(일필휘지): 붓을 한번에 휘둘러 내리 쓰는 글씨나 그림.   ⊙ 一攫千金(일확천금): 한꺼번에 많은 돈이나 재물을 얻는 횡재.   ⊙ 臨機應變(임기응변): 그때그때 일의 형편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처리함   ⊙ 臨戰無退(임전무퇴): 싸움터에 나가면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 立身揚名(입신양명): 출세하여 천하에 이름을 날림.   ⊙ 立錐之地(입추지지): 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 송곳 하나 꽂을 만한 공간이 없을 지경임.   自家撞着(자가당착): 앞말 뒷말 서로 달라 모순됨. 自强不息(자강불식): 스스로 노력하여 강해짐에 있어 쉬지 않음.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황제 부의의 거실에 이 액자가 걸려 있었어요. 확인해 보세요. 自激之心(자격지심): 스스로 자기의 처지나 한 일이 흡족하지 못하다고 지레 짐작함. 自給自足(자급자족): 자기가 쓸 물건은 자기가 마련하여 쓰면서 살아감. 自手成家(자수성가): 자신의 힘만으로 한 집안을 일으켜 세워 가정을 이룸. 自繩自縛(자승자박): 자기 스스로 자기를 옭아맴. 자기 잘못 때문에 스스로가 속박 당함. 自勝之癖(자승지벽): 언제나 제가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버릇. 자아도취(自我陶醉) 自業自得(자업자득): 자기가 저지른 일 때문에 스스로 그 보복을 받음. 自中之亂(자중지난): 같은 편끼리 서로 다툼질하는 것. 自重自愛(자중자애): 자기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조심함. 自初至終(자초지종): 처음부터 끝까지의 일의 자세한 사정 自暴自棄(자포자기): 냅둬유. 나 이렇게 살다 죽을랑께. 自畵自讚(자화자찬): 지가 그려놓고 지가 칭찬하다. 모지리들이 하는 짓. 酌水成禮(작수성례): 물을 떠놓고 혼례를 행한다. 대단히 가난한 사람들의 옛날 혼례방식. 作心三日(작심삼일): 아빠가 담배끊는다고 맹세하고 삼일 못 가는 것. 張三李四(장삼이사): 장씨 집 셋째 놈 이씨 집 넷째 놈. 평범한 사람들. 중국의 성씨 중에서 가장 흔한 성이 바로 장씨, 이씨, 왕씨, 조씨 등이에요.  長幼有序(장유유서):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음. 莊周之夢(장주지몽): 장자가 호랑나비가 된 꿈. 주관과 객관을 그 누가 단정지으랴.(뭔 말인지 원) 掌中寶玉(장중보옥): 손안의 보배처럼 귀여운 자식. 매우 소중히 여기는 것. 才子佳人(재자가인): 재주가 뛰어난 남녀. 賊反荷杖(적반하장): 주유소를 턴 놈들이 오히려 경찰서에 잡혀와 큰소리 치는 것. 赤手空拳(적수공권): 가진 것 아무 것도 없는 빈털터리. 適材適所(적재적소): 적당한 인재를 적당한 자리에 배치하여 씀. 電光石火(전광석화): 번개처럼 매우 빠름. 前代未問(전대미문):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일. 前無後無(전무후무): 그 전에도 없었고 그 후에도 없을 만한 일. 戰戰兢兢(전전긍긍): 매우 두려워서 벌벌 떨고 있는 모양. 輾轉反側(전전반측): 친구의 친구를 사랑해도 될 것이냐 안되냐 등등의 고민이 많아 잠 못 이루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는 것. 前程萬里(전정만리): 앞길이 만리나 된다는 뜻이니, 나이가 젊어 장래가 유망함 轉禍爲福(전화위복): 나쁜 일이 변해서 좋은 일로 바뀜 絶代佳人(절대가인): 이 세상에 비할 데 없는 미인. 切磋琢磨(절차탁마): 부지런히 갈고 닦음. 무엇을? 학문을. 원래의 뜻은 좋은 옥 공예품이 되기 위해서는 캐낸 옥을 자르고, 깎고, 갈고, 닦아야 된다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切齒腐心(절치부심):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면서 속을 썩임. 漸入佳境(점입가경): 가면 갈수록 점점 재미있는 경지로 들어감. 頂門一鍼(정문일침): 머리 한 복판에 침을 찌르다. 따끔한 충고 精神一到何事不成(정신일도하사불성): 정신을 집중하여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더라도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고 해석하면 안됩니다. 井底之蛙(정저지와): 우물안 개구리. 세상물정을 너무 모름 除百事(제백사): 다른 모든 일을 제쳐놓고 그 일을 함. 諸行無常(제행무상): 인생의 모든 것이 다 덧없는 일임. 그러니 너무 아득바득하지 말라는 불교의 가르침입니다. 糟糠之妻(조강지처): 젊어서 함께 날마다 라면만 끓여먹으며 고생하던 아내를 나중에 잘 살게 되었을 때 구박하면 되나요? 의리학상 나쁘죠? 朝令暮改(조령모개): 아침에 명령 내고 저녁에 바꾸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  朝飯夕粥(조반석죽): 아침에는 밥, 저녁에는 죽. 간신히 연명하고 살아가는 것. 朝變夕改(조변석개): 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다시 고침. 이랬다 저랬다 짜증나게 만드는 것. 우리 나라의 입시제도가 그렇다고들 합니다. 朝三暮四(조삼모사): 바나나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줄까? 아니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줄까? 이러나 저러나 합계는 7개. 사육사가 무식한 원숭이 데리고 사기치는 것. 俎上肉(조상육): 도마 위에 오른 고기.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신세. 助長(조장): 원래는, 벼의 성장을 돕는다며 뿌리를 조금씩 들어올려 뽑아버려, 돕는다는 것이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뜻이 변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은근히 부추긴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鳥足之血(조족지혈): 새 발의 피. 보잘 것 없이 적음. 足脫不及(족탈불급): 발 벗고 따라가도 못 미침. 終無消息(종무소식): 끝내 소식이 없다. 縱橫無盡(종횡무진): 이리저리 마음대로 행동하며 거칠 것 없이 움직임. 左顧右眄(좌고우면): 이리저리 생각하며 결정을 짓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봄. 坐不安席(좌불안석):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불안함. 左右銘(좌우명): 늘 자리 옆에 붙여놓고 자신의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글이나 격언, 명언. 坐井觀天(좌정관천): 우물 속에서 하늘을 쳐다봄. 좁은 소견머리를 비웃는 말. 左之右之(좌지우지): 마음대로 처리함. 左衝右突(좌충우돌): 이 쪽 치고 저 쪽 부딪치는 일. 눈에 보이는 게 없어 제 행동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함. 主客顚倒(주객전도): 주인과 손님이 거꾸로 바뀜. 일의 경중이나 순서가 바뀜. 主客一體(주객일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됨. 즉 내가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느낄 만큼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짐. 晝耕夜讀(주경야독):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것.  走馬加鞭(주마가편): 달리는 말에 더 빨리 달리라고 채찍질하는 것. 走馬看山(주마간산): 달리는 말 위에서 산을 보니 꼼꼼히 볼 수 있나. 건성건성 무엇을 살펴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酒池肉林(주지육림): 임금님이 연못에다가 술을 가득 채우고 나무 가지 위에는 고기 안주 걸어놓고 얼씨구 절씨구. 나라 말아먹는 한 방법. 竹馬故友(죽마고우): 죽마 타고 놀던 친구. 불알친구. 竹林七賢(죽림칠현): 중국 위(魏)나라 말엽 진(晉)나라 초기에 허무주의에 빠져 대나무 숲에서 술을 마시며 청담(淸談)만 일삼던 일곱 선비.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중에 사꾸라가 섞여 있었음. 衆寡不敵(중과부적): 혼자서 1개 사단병력과 싸움. 힘들겠지? 衆口朔金(중구삭금):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일 만큼 무서움. 여론의 무서움을 말함. 中傷謀略(중상모략):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 重言復言(중언부언): 한 말 하고 또 해서 사람 짜증나게 하는 것. 知己之友(지기지우):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 진짜 친구. 指鹿爲馬(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강하게 우김. 실제로 있었던 일임. 진시황이 죽고 2세 황제가 올랐는데 조고라는 간신이 권력을 농단하여 눈에 뵈는 게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황제에게 이렇게 우겼답니다. 이러다 보니 진나라는 금방 망했죠. 支離滅裂(지리멸렬): 갈가리 찢기고 흩어져 세력이 완전히 보잘 것 없이 됨. 至誠感天(지성감천): 지극한 정성에 하늘이 감동함 知音(지음): 친구의 속마음까지 샅샅이 살필 수 있는 친구. 知彼知己(지피지기): 나를 알고 적을 알자. 패션상품명 知足不辱(지족불욕): 만족함을 알고 분수를 지키면 욕을 먹지 않음. 指呼之間(지호지간): 부르면 곧 대답할 만한 가까운 거리 珍羞盛饌(진수성찬): 진귀한 음식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이 차림.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 사람일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의 처분을 기다려라. 進退兩難(진퇴양난):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다. 오줌마려워지는 일. 원래는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 進退維谷(진퇴유곡):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빠진 지경. 嫉逐排斥(질축배척): 시기하고 미워하여 배척하는 것. 集小成大(집소성대):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ㅊㅊㅊㅊ   ⊙ 此日彼日(차일피일): 이날저날 하고 자꾸 기일을 미룸. 놀부가 외상값 받으러 온 주모에게 날마다 하는 말.   ⊙ 滄海一粟(창해일속): 큰 바다에 좁쌀 한 톨. 큰 것에 대해 보잘 것 없이 작은 것. 인간 존재란 바로 런 겁니다.   ⊙ 斥邪衛正(척사위정): 사악한 것을 배척하고 정의를 지키다.   ⊙ 天高馬肥(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좋은 계절. 가을.   ⊙ 千軍萬馬(천군만마): 엄청난 수의 군사와 말.   ⊙ 千慮一失(천려일실): 천 번을 생각해도 실수가 있을 수 있다.   ⊙ 千里眼(천리안): 천리를 보는 눈. 앞날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안목.   ⊙ 天方地軸(천방지축):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신중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 泉石膏 (천석고황):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불치병이 될 정도로 심함.   ⊙ 千辛萬苦(천신만고): 한없이 수고하고 애를 쓰다.   ⊙ 天壤之差(천양지차): 하늘과 땅 차이. 차이가 겁나게 심함.   ⊙ 天佑神助(천우신조): 하늘과 신령의 도움.   ⊙ 天衣無縫(천의무봉): 선녀들의 옷과 같아 꿰맨 자국이 없다. 잔 기교의 흔적이 없고 본래그대로의 순진무구하고 자연스러워 매우 훌륭함.   ⊙ 天人共怒(천인공노): 하늘도 사람도 함께 분노하여 용서하지 못함. 콩나물에 농약 치는 넘.   ⊙ 千載一遇(천재일우): 천년에 한 번 있을 똥 말 똥. ⊙ 天井不知(천정부지): 물건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꾸 오르기만 함.   ⊙ 天地神明(천지신명): 천지조화를 부리는 신령   ⊙ 天眞爛漫(천진난만): 가식이 없는 말과 행동.   ⊙ 千差萬別(천차만별): 천만 가지의 사물이 다 차이가 나고 구별이 있음.   ⊙ 千篇一律(천편일률): 여러 시문의 글귀가 거의 비슷하여 변화가 없음.   ⊙ 淺學菲才(천학비재): 학문이 얕아 천박하고 재주가 없음.   ⊙ 徹頭徹尾(철두철미): 머리에서 끝까지 투철함.   ⊙ 鐵面皮(철면피):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   ⊙ 鐵石肝腸(철석간장): 철이나 돌과 같이 굳고 단단한 마음.   ⊙ 鐵中錚錚(철중쟁쟁): 같은 쇠붙이 가운데서도 유난히 맑게 쟁그랑거리는 소리가 난다. 같은 또래 중 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 徹天之恨(철천지한): 하늘에 사무치는 지극한 한.   ⊙ 靑山流水(청산유수): 청산에 흐르는 물처럼 말을 매우 잘 함.   ⊙ 靑雲之志(청운지지): 큰 뜻을 품고 출세하고자 하는 생각   ⊙ 靑天白日(청천백일): 푸른 하늘에 밝은 해. 밝은 대낮. 밝은 세상.   ⊙ 靑天霹靂(청천벽력): 마른하늘의 날벼락. 느닷없는 재앙.   ⊙ 靑出於藍(청출어람): 제자가 선생보다 훌륭하게 됐을 때 흔히 하는 말   ⊙ 淸風明月(청풍명월 ): 맑은 바람 밝은 달. 훌륭한 경치.   ⊙ 草根木皮(초근목피): 풀뿌리와 나무 껍질. 식량이 없을 때 이것으로 연명했음. ⊙ 樵童汲婦(초동급부): 나무하는 아이, 물긷는 여인. 평범한 사람들.   ⊙ 草露人生(초로인생): 풀 끝에 맺힌 이슬 같은 인생.   ⊙ 草綠同色(초록동색): 서로 같은 무리끼리 어울림.   ⊙ 焦眉之急(초미지급): 눈썹에 불이 붙은 것처럼 다급한 일.   ⊙ 初志一貫(초지일관): 처음 품은 뜻을 한결같이 지니고 관철시킴.   ⊙ 寸鐵殺人(촌철살인): 짧은 말로 어떤 일의 급소를 찔러 사람을 크게 감동시킴   ⊙ 秋風落葉(추풍낙엽):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잎처럼 이리저리 떨어져 흩어지다.   ⊙ 逐鹿者不見山(축록자불견산):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한다. 큰 일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하찮은 작은 일에는 구애받지 않는다.                        ⊙ 春秋筆法(춘추필법): 공자가 역사책인 춘추를 기록하던 필법. 대의명분(大義名分)과 사물의 근본을 밝혀 세우는 논조로 유명함.   ⊙ 出將入相(출장입상): 나가면 장군이요 들어오면 재상이라. 문무가 다 갖추어진 사람   ⊙ 忠言逆耳(충언역이): 충성스럽고 바른말은 원래 귀에 거슬림.   ⊙ 取捨選擇(취사선택):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림.   ⊙ 醉生夢死(취생몽사): 너무 술에 취해 이승인지 저승인지 모를 때   ⊙ 置之度外(치지도외) : 하도 같잖으니까 내버려두고 상대하지 않음   ⊙ 七去之惡(칠거지악):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7가지. 시부모와 머리채 잡고 싸웠다든지, 자식을 못 났는다든지, 코 큰 총각에게 은근히 추파를 던졌다든지, 질투심이 많아 작은마누라 꼴을 못 본다든지, 불치병에 걸렸다든지, 도둑질을 습관적으로 한다든지 등이 여기에 해당됨.   ⊙ 七顚八起(칠전팔기): 일곱 번 엎어졌다가 여덟 번 일어남. 실패에도 굽히지 않는 감투정신. ⊙ 七顚八倒(칠전팔도):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엎어짐. 계속 실패함.   ⊙ 七縱七擒(칠종칠금): 일곱 번 놓아주고 일곱 번을 잡음. 적을 마음대로 다룸.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맹획을 이렇게 요리했음.   ⊙ 針小棒大(침소봉대):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 만하게 키워 과장   ⊙ 快刀亂麻(쾌도난마): 일을 시원스럽게 잘 처리함.   ⊙ 快人快事(쾌인쾌사): 씩씩한 사람의 시원스런 행동.   ⊙ 他山之石(타산지석): 남의 잘못도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수 있다.   ⊙ 卓上空論(탁상공론): 실천하지도 못할 것을 열나게 논의함. 예를 들어 쥐들이 고양이의 목에 방울 달자는 회의.   ⊙ 坦坦大路(탄탄대로): 편편하고 아주 편한 길. 일을 함에 있어 거칠 것 없이 순조로움.   ⊙ 貪官汚吏(탐관오리): 백성들의 재물을 긁어내려고 눈이 빨개진 더러운 관리.   ⊙ 泰山北斗(태산북두): 어떤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존경받는 뛰어난 인물.   ⊙ 泰然自若(태연자약): 큰일이 났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여유로운 태도.   ⊙ 太平烟月(태평연월): 세상이 평화롭고 안락한 때.   ⊙ 土昧人遇(토매인우): 미개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대우하다. 일본넘들이 과거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했던 태도.   ⊙ 兎死狗烹(토사구팽): 산토끼가 죽으니 사냥개는 무슨 쓸모? 보신탕감.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고 나니 함께 고생하며 나라를 세운 공신들을 하나둘 차례차례 죽여 없앤 데서 나온 말  또 이 때 고생은 함께 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말도 나왔어요. 바로 유방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 兎死狐悲(토사호비): 토끼의 죽음을 여우가 슬퍼한다는 뜻. 처지가 비슷한 사람의 불행을 슬퍼한다   ⊙ 吐哺握髮(토포악발): 손님이 찾아오면 감던 머리를 거머쥐고 뛰어나가고, 먹던 밥을 뱉어내고 뛰어나가 맞음. 어진 인재를 이러한 정성과 예의를 갖추어 맞이하는 것.   ⊙ 推敲(퇴고): 글을 다 쓴 후 마음에 차지 않은 부분을 고치는 과정.   ⊙ 破鏡(파경): 부부가 인연을 끊음.   ⊙ 波瀾萬丈(파란만장): 물결의 기복이 몹시 심한 것처럼 우여곡절이 많음.   ⊙ 破邪顯正(파사현정): 악한 것을 버리고 정도(正道)를 드러냄   ⊙ 破顔大笑(파안대소): 근엄한 표정을 깨뜨리고 크게 웃음.   ⊙ 破竹之勢(파죽지세): 대 쪼개지듯 거침없는 기세   ⊙ 破天荒(파천황): 결코 없었던 일을 해냄.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큰일을 이룸.   ⊙ 八方美人(팔방미인): 모든 일을 두루두루 잘하는 재주 많은 사람.   ⊙ 八不出(팔불출): 몹시 어리석은 사람.   ⊙ 敗家亡身(패가망신):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몸까지 망치다.   ⊙ 敗軍之將(패군지장): 전쟁에 패하여 돌아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된 사람.   ⊙ 平沙落雁(평사낙안): 평탄한 모래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처럼 단정하고 맵시 있게 쓴 글씨.   ⊙ 平地突出(평지돌출): 평지에서 봉우리가 솟아오른다는 말이니,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뛰어난 인물   ⊙ 平地風波(평지풍파): 뜻밖에 분쟁이 일어나 시끄럽게 됨.   ⊙ 弊袍破笠(폐포파립): 다 떨어진 옷에 깨진 갓을 쓴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세.    腹絶倒(포복절도): 너무 웃겨 뱃가죽이 땡기기 때문에 감싸쥐고 깔깔 웃음. ⊙ 飽食暖衣(포식난의):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어 근심걱정 없음.   ⊙ 表裏不同(표리부동): 겉과 속이 다른 것. 위선자들의 태도.   ⊙ 風飛雹散(풍비박산): 사방으로 날려서 흩어짐.   ⊙ 風聲鶴 (풍성학려): 바람 소리나 학의 울음소리에도 깜짝 놀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격.   ⊙ 風樹之嘆(풍수지탄): 부모께 효도를 하고 싶어도 안 계시니 슬프다, 어쩔거나.   ⊙ 風雲兒(풍운아): 좋은 기회를 타고 활약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낸 사람.   ⊙ 風月主人(풍월주인):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벗하여 노는 한가한 사람. 자연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   ⊙ 風前燈火(풍전등화): 바람 앞의 등불. 위태롭겠지?   ⊙ 風餐露宿(풍찬노숙): 큰 뜻을 이루려는 사람이 바람과 이슬을 무릅쓰고 밖에서 먹고 자는 고초.   ⊙ 皮骨相接(피골상접): 살가죽과 뼈가 맞붙을 정도로 몹시 마르다.   ⊙ 彼此一般(피차일반): 이러나 저러나 그게 그거라는 말.   ⊙ 匹夫匹婦(필부필부): 평범한 사람들.   ⊙ 匹夫之勇(필부지용): 무식한 놈 주먹 큰 것 자랑하듯 못난 놈의 못난 용기.   ⊙ 必有曲折(필유곡절): 반드시 무슨 곡절(까닭)이 있음. ㅎㅎㅎㅎ   ⊙ 夏爐冬扇(하로동선): 여름철의 난로나 겨울철의 부채. 때가지나 버림받은 것. 한 때 잘 나가다가 권 력자로부터 버림받아 추하게 되어버린 정치인.   ⊙ 下馬評(하마평): 새로 임명될 후보자에 관하여 민간에 떠돌아다니는 풍설.   ⊙ 鶴首苦待(학수고대): 목을 학과 같이 길게 늘여 뽑고 몹시 기다림.   ⊙ 漢江投石(한강투석): 한강에 돌멩이 하나 던지나마나. 아무런 효과도 없는 일.   ⊙ 邯鄲之夢(한단지몽): 인생은 한바탕 꿈에 불과함.   ⊙ 汗牛充棟(한우충동): 책을 매나 많던지 수레에 실을 것 같으면 소가 땀을 뻘뻘 흘리겠고, 집안에  쌓아 놓으면 대들보까지 닿을 지경임.   ⊙ 閑雲野鶴(한운야학): 한가로운 구름 아래 노니는 들의 학. 벼슬과 어지러운 세상을 버리고 강호에 묻혀  사는 사람.   ⊙ 緘口無言(함구무언): 입을 다물고 말이 없음. 은근히 개기는 태도.   ⊙ 含憤蓄怨(함분축원): 분함과 원망을 품음.   ⊙ 含哺鼓腹(함포고복): 잔뜩 먹어서 배를 두드리며 즐김. 태평성대의 백성들의 생활.   ⊙ 咸興差使(함흥차사): 태조 이성계가 차사로온 신하들을 죽여서 생긴 말.   ⊙ 偕老同穴(해로동혈): 부부의 금실이 좋아서 함께 늙고 죽은 뒤에는 함께 묻힘.   ⊙ 解語花(해어화): 말을 이해하는 꽃. 미인을 가리키는 말.   ⊙ 行動擧止(행동거지):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모든 행동 하나하나.   ⊙ 行雲流水(행운유수): 일 처리함에 막힘 없고 성격이 시원시원한 사람.   ⊙ 虛無孟浪(허무맹랑): 전혀 근거가 없고 허망하여 실속이 없음.   ⊙ 虛心坦懷(허심탄회): 마음속에 아무런 꿍꿍이 속셈 없이 솔직하게 터놓고 말함.   ⊙ 虛張聲勢(허장성세): 아무 것도 없는 놈이 큰소리만 뻥뻥.   ⊙ 懸頭刺股(현두자고): 머리를 끈으로 묶어 높이 매달고 허벅다리를 찔러 잠을 깨우다. 이렇게 하면서까지 학업에 힘쓰다.   ⊙ 賢母良妻(현모양처): 어진 어머니이면서 착한 아내. 옛날 거의 모든 여중, 여고의 학교 교육목표. 성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교육부에서 바꾸라고 여러 번 명령했지만, 사립학교에서는 설립이념을 들먹이며 말을 안 듣고 있어 교육부를 애먹이고 있음. 현부양부(賢父養父)란 말도 만들어서 계속 같이 사용하도록 합시다. 동산마술사 해법제언,   ⊙ 懸河之辯(현하지변): 강물을 걸어 놓은 듯 막힘 없이 말을 잘하는 것.   ⊙ 孑孑單身(혈혈단신): 의지할 곳도 거칠 것도 없는 홀몸.   ⊙ 螢雪之功(형설지공): 반딧불, 눈(雪)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어렵사리 공부함.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않고 뜻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   ⊙ 狐假虎威(호가호위): 여우가 호랑이 위세를 빌려 활개치고 건방떠는 것.   ⊙ 糊口之策(호구지책): 가난한 살림에 겨우 먹고 살아가는 방책.   ⊙ 好事多魔(호사다마): 좋은 일에는 악마가 방해하니 조심하라는 말.   ⊙ 虎死留皮(호사유피):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말. 마찬가지로 사람이면 사후에 그 이름이라도 남겨야 할 것 아니겠냐는 말.   ⊙ 虎視耽耽(호시탐탐): 호랑이가 먹이를 노려보듯 상대를 치기 위해 형세를 엿봄.   ⊙ 浩然之氣(호연지기): 크고 거리낌없는 호쾌한 기상   ⊙ 豪言壯談(호언장담): 실제로는 별거 아니면서 과장하여 허풍떠는 말.   ⊙ 好衣好食(호의호식): 좋은 옷과 좋은 음식. 곧 잘 입고 잘 먹음.   ⊙ 胡蝶夢(호접몽): 장자가 호랑나비가 된 꿈. 장자가 호랑나비였나? 호랑나비가 장자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 본질적으로 쉬운 일이 아님.(⇒ 莊周之夢)   ⊙ 昊天罔極(호천망극): 끝없는 하늘과 같이 부모의 은공이 한이 없음.   ⊙ 呼兄呼弟(호형호제): 서로 형님 동생하는 가까운 사이   ⊙ 惑世誣民(혹세무민): 요상스런 학설을 들고 나와서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   ⊙ 魂飛魄散(혼비백산): 몹시 놀라서 얼이 빠져버림. 어사 출도한 후 놀란 변사또의 행동.   ⊙ 渾然一體(혼연일체): 사람들의 행동·의지 따위가 조금도 차이가 없이 한 덩어리가 되다.   ⊙ 昏定晨省(혼정신성): 저녁에는 부모님의 잠자리를 깔아 드리며 잘 주무시라고 인사하고 아침에는 이부자리 개면서 잘 주무셨냐고 인사하는 일. 즉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죠.   ⊙ 紅爐點雪(홍로점설): 벌겋게 달궈진 난로에 눈 한 점이 떨어짐. 한강에 돌 던지기. 조금도 효과가 없음.   ⊙ 弘益人間(홍익인간):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 우리 나라의 개국 이념.   ⊙ 紅一點(홍일점): 많은 남자들 가운데 끼어있는 여자 한 명.   ⊙ 畵龍點睛(화룡점정): 용 다 그렸으면 눈동자 찍어야 완성되잖아요. 어떤 일을 마무리짓는 것.   ⊙ 花無十一紅(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이 없다. 권력 쥐었다고 뽐내지 말라는 말.   ⊙ 畵蛇添足(화사첨족): 뱀을 그리고 나서 발까지 그린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   ⊙ 花容月態(화용월태): 꽃 얼굴, 달의 태도. 미인. 즉 이영자? 아니면 말고.   ⊙ 畵中之餠(화중지병): 그림의 떡, 먹을 수 있어요?   ⊙ 畵虎類狗(화호유구):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 비슷하게 됨. 뛰어난 것을 모방하여 닮으려 하지만 우스운 모양이 되는 것.   ⊙ 換骨奪胎(환골탈태): 남의 작품을 본뜨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바꿔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됨. 어떤 사물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남.   ⊙ 鰥寡孤獨(환과고독):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서 자식이 없는 사람. 옛부터 나라에서 도와줘야 할 사람 명단 맨 앞에 나와 있는 사람들. ⊙ 歡呼雀躍(환호작약): 기뻐서 참새 뛰듯 뛴다.   ⊙ 惶恐無地(황공무지): 매우 죄송하여 몸둘 바를 모르다.   ⊙ 荒唐無稽(황당무계): 말이 근거가 없고 허황함.   ⊙ 嚆矢(효시): 옛날 전쟁터에서 소리가 나는 화살을 쏘아 개전(開戰)의 신호로 삼았는데, 어떤 사물이나 사건의 처음 시작.   ⊙ 膾炙人口(회자인구): 회는 생선회. 자는 구운 삼겹살. 모두 사람들이 즐겨하는 음식이죠. 여러 사람이 즐겨 입에 올리는 얘기.   ⊙ 會者定離(회자정리): 불교에서 나온 말로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 橫說竪說(횡설수설): 이야기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 미친년 널뛰듯 하는 말.   ⊙ 後生可畏 (후생가외): 후배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다쳐.   ⊙ 厚顔無恥(후안무치):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 後悔莫及(후회막급): 후회하여도 다시 어쩔 수가 없음. 그런데 후회란 아무리 빨리해도 늦는 법 ⊙ 興盡悲來(흥진비래): 즐거운 일이 지나가면 슬픈 일이 닥쳐 옴.   ⊙ 後來三杯(후래삼배): 술자리에서 늦게 온 사람에게 먼저 술 석 잔을 권한다는 말. 그게 늦게 온 벌. 그래야만 먼저 와서 마신 사람들과 취한 정도가 비슷해지기 때문입니다.   ⊙ 稀代未聞(희대미문): 지극히 드물어 좀처럼 듣지 못함.   ⊙ 喜怒哀樂(희로애락): 기쁨과 노염과 슬픔과 즐거움. 인간세상 살면서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   ⊙ 喜色滿面(희색만면): 기쁜 빛이 얼굴에 가득함.   ⊙ 喜喜樂樂(희희낙락):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함.
953    은유의 종류 댓글:  조회:1609  추천:0  2019-07-12
은유의 종류 명사 치환 [置換] - 단순은유, 확장은유, 액자식은유 1.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 2.바꾸어 놓다 (1) [심리] 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 꿈에서는 대개 한 영상에 다양한 종류의 응축과 치환, 대리 표상이 겹쳐서 나타난다. 병치1 倂置·竝置 - 지아와 세계와의 대결의 원리 두 가지 이상의 것을 같은 장소에 나란히 놓거나 동시에 설치함 표면적으로 볼 때 유사성을 축으로 하여 논리적 관계에 치중하는 비유를 치환(置換, epiphor)이라고 하고, 비유사성을 축으로 하여 비논리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 미를 창출하는 것을 병치(竝置, diaphor)라 한다 표현의 측면에서 직유가 외적 유사성에 바탕을 둔 직접적 비교라면, 은유는 내적 동일성을 바탕으로 한 간접적 비교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은유는 1)합리적이고 산문적인 비교를 벗어 나 2)질적인 도약을 통해 두 가지 대상을 동일시하거나 차별화하는 기법이다. 나아가 그 3) 두 가지 특성의 교집합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의 관계망을 구축한다. 따라서 다수의 비평가 들은 은유가 논리를 넘어서는, 혹은 우회하는 사고체계라고 정의한다. 은유의 본질은 어떤 사물을 드러내기 위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물로 치환하여 설명하는 어 법이다 은유에서 대상의 왜곡은 사실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낯설게 지각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논 지로 요약된다. 야콥슨은 시가 ‘자동화’를 깨뜨려 버리면서 우리의 정신적 건강을 강화해 준다는 논리다. 문학사는 언제나 ‘사실’ 또는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전 시대의 문체에 반발한다
952    병치은유와 치환은유 댓글:  조회:1554  추천:0  2019-07-12
병치은유와  치환은유     1) 옮겨놓기- 치환    비유가 단순히 유추에 의한 유사성의 발견이나 말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장식이거나 새로운 말의 창조라는 수사학적 논리로는 미흡한 것이며 차라리 비유의 현대적 논의에서 보여주고 있 는 언어의 상호작용이나 긴장관계에서 그 가능성의 단서를 발견케 되는 것이다. 동일성이니 유추적이니 하는 사고나 상상의 범주에서 이해하려는 비유의 기능이란 결코 시어법의 전유물이 아니라 산문을 포함한 일반적 어법에서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의 본질은 어떤 사물을 드러내기 위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물을 비교하여 설명하는 어법이다. 비교를 위해서는 먼저 설명하려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것과 빗대어 볼 보조대상도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두 사물간의 유사성이나 이질성을 통하여 대상을 보다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유를 의미의 전이로 설명했고 이러한 의미의 이동을 대치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대치론의 맥락에 치환은유, 즉 옮겨놓기 은유가 있다. 치환은유란 두 사물간의 비교가 아니라 A라는 사물의 의미가 B라는 사물에 의해 자리바꿈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형태상으로 보면 'A는B이다'라는 구문이 성립한다.   이상은 아름다운 꽃다발을 가득 실은 쌍두마차였습니다. 현실은 갈갈이 찢겨진 두개의 장송의 만가였습니다. 아하! 내 청춘은 이 두 바위 틈에 난 고민의 싹이었습니다. - 김용호의 '싹'    이 시는 옮겨놓기의 일반적 전형이라 할수 있다. 제목이나 관념자체가 일상적인데다 이를 해명하는  유추의 매체도 현실에서 선택한 옮겨놓기의 형태다. 첫연에서는 이상은 쌍두마차, 둘째연에서는  현실은 만가, 셋째 연에서는 매체 상호간에 어떤 유사성을 토대로 해서 그 의미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유사성이란 덜 알려진 것과 잘 알려진 것의 종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상, 현실, 청춘이란 구체적인 형태가 없는 모호한 관념의 세계다. 그러나 쌍두마차, 만가, 싹은 구체적으로 실감할수 있는 사물들이다. 이와 같이 모호하고 불확실한 원관념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이미 잘 알려진 여러 개의 보조관념으로 전이되어 의미의 변용 내지 확대를 가져온다. 그러나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합도 물론 동일성을 근거로 하고 있는 것이며 이 동일성은 단순한 외형상의 근사한 특질이라기보다 정신적이고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동일성이다.   2) 마주놓기- 병치   그러나 휠라이트는 시에서 은유의 진수는 의미의 옮겨놓기가 아니라 병치, 즉 마주놓기의 관계에서만 보다 철저히 밝혀질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치환과 병치 은유를 epiphor 와 diaphor로 표기한다. 여기서 phor가 의미론적 전환change를 뜻하며  접두사인epi 는 포개어짐,dia는 통과함 through라고 할때 치환과 병치의 근본적 속성을 확인케 된다. 그는 의미론적 전이가 신선한 방법으로 어떤 경험, 실제적이거나 상상적인 것의 특수성을 통과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치환에서 처럼 어느 한쪽으로의 합침이 아니라 서로 각각 대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 3의 효과나 의미나 정서를 자아내게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예술의 형식 가운데 비 대상 음악과 추상회화가 추구하는 의미의 공간이라 할수 있다. 이들은 수단으로서의 리듬이나 선 혹은 색채가 거의 완벽하게 목적으로서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시의 경우 이러한 견해는 일찌기 사르트르에게서 천명된바가 있다. 그는 시는 수단으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사물로서의 언어를 특질로 한다는 것이다.   식당의문깐에방금도착한X웅같은붕우가헤어진다. 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각을짓밟는군용장화~(한자가 어려워 더이상못쓰겠음) - 이상의 '건축무한육면체각체'에서   이시는 X웅같은 붕우의 헤어짐' '삼륜차에 적하되는 각설탕','명각을 짓밟는 군용장화'라는 전혀 유사성없는 사건들이 폭력적으로 병치되어있는 시다. 따라서 이러한 시에서는 의미를 암시한다기 보다 존재를 표상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이질적인 사물들이 이렇게 대치하여 무질서하게 병치됨으로써 의미나 정서의 충돌을 느끼게 한다. 병치 은유의 진가는 이처럼 시 속에서 새롭게 고안된 배열, 곧 병치의 형식에 의해서만 드러나는 어떤 다양한 특수성의 세계 인식에 있다.   한 모퉁이는 달빛 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 그 마당(사원) 한 구석 잎사귀가 한잎 두잎 내려 앉는다. - 김 종삼의 '주름간 대리석'   이 시는 마당을 무대로 하여 두 개의 상반된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마당 한모퉁이에 '달빛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이고 다른 하나는 마당 한 구석에 내려 앉는 한잎 두잎의 잎사귀이다. 이처럼 마당 모퉁이와 마당 구석이 대칭된 자리에 대리석과 낙엽이 당돌하게 마주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유사성이나 동일성으로 옮겨보기 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전혀 이질적인 사물들이 마주보기 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병치의 상황은 결코 한 사물을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새로운 분위기나 의미를 창조하려는 계획이다. 여기서 존재의 리얼리티를 새롭게 인식할수 있는 것이다.   군중 속에 낀 이 얼굴들의 환영  비에 젖은 검은 나뭇가지에 걸린 꽃잎들 - 파운드의 '지하철 정류장'에서    첫 행의 '얼굴들'과 둘째행의 '꽃잎들'이라는 이미지는 단순히 하나의 인상적 대조를 보일 뿐이다. 이들 두 이미지의 관계는 표시적이라기보다는 제시적이라 하겠다. 두 이미지의 사이에서 독자가 포착하거나 포착한다고 생각하는 유사성은 전체적이 아니라 귀납적이다. 그러나 대조적인 시행임에도 불구하고 옮겨보기의 뉘앙스가  어느 정도 내포되었다고 볼수 있다. 얼굴들의 환영과 나뭇가지에 걸린 꽃잎들은 서로 병치된 인상을 주면서도 얼굴이 꽃잎으로 대치된 치환적 구성임을 알수 있다. 따라서 병치와 치환의 어법은 엄격히 구분될 것이 아니라 병치에 가까운 치환의 시법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병치 은유 자체가 치환은유적 배음(Over Tone)을 환기하거나 상이한 치환은유들이 단순한 관념을 위한 매체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재적 이미지들의 신선한 병치를 통해 독자의 세계를 보여주거나 병치 은유처럼 고립된 거싱 시 전체의 문맥에 따라 치환은유가 되며 그 역도 가능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치환은유가 시 속에서 맡는 역할은 의미 significance를 제시함에 있고 병치은유의 역할은 존재 presence를 창조함에 있다 할수 있다. 따라서 이상적 시어의 은유적 어법은 치환과 병치 양자를 동시에 조화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에 있어 비유어의 정당한 의미는 비교나 대조나 유추에 의한 동일성의 발견이라는 차원을 넘어 비동일성에 의한 폭력적 결합과 창조에 있으며 어떤 사물을 쉽게 인식하고 표현하려고 원관념에 보조관념을 동원하거나 주지와 매체의 형식을 빌었던 수사학적 방식이 아니라 이질적 언어를 병치시켜 언어의 상호작용, 긴장관계를 조성하고 이로써 새로운 의미와 정서와 리얼리티를 창조하는 독특한 어법에 있음을 알수있는 것이다.   치환은유, 병치은유 1) 옮겨놓기- 치환( 단순은유, 확장은유, 액자식운유-님의 침묵-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비유가 단순히 유추에 의한 유사성의 발견이나 말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장식이거나 새로운 말의 창조라는 수사학적 논리로는 미흡한 것이며 차라리 비유의 현대적 논의에서 보여주고 있는 언어의 상호작용이나 긴장관계에서 그 가능성의 단서를 발견케 되는 것이다. 동일성이니 유추적이니 하는 사고나 상상의 범주에서 이해하려는 비유의 기능이란 결코 시어법의 전유물이 아니라 산문을 포함한 일반적 어법에서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의 본질은 어떤 사물을 드러내기 위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물을 비교하여 설명하는 어법이다. 비교를 위해서는 먼저 설명하려는 1)대상이 있어야 하고 2)그것과 빗대어 볼 보조대상도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3.)두 사물간의 유사성이나 이질성을 통하여 대상을 보다 확실히 하는 것이다. 4) 여기서 유사성은 단순한 외형상의 근사한 특질이라기보다 정신적이고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유사성을 말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유를 의미의 전이로 설명했고 이러한 의미의 이동을 대치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대치론의 맥락에 치환은유, 즉 옮겨놓기 은유가 있다. 치환은유란 두 사물간의 비교가 아니라 A라는 사물의 의미가 B라는 사물에 의해 자리바꿈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형태상으로 보면 'A는B이다'라는 구문이 성립한다. (은유 일반 이론) 2) 마주놓기- 병치(대결의 시학, 그러나 시에서 은유의 진수는 의미의 옮겨놓기가 아니라 병치, 즉 마주 놓기의 관계에서만 보다 철저히 밝혀질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의미론적 전이가 신선한 방법으로 어떤 경험, 실제적이거나 상상적인 것의 특수성을 통과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치환에서 처럼 어느 한쪽으로의 합침이 아니라 서로 각각 대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3의 효과(충격 또는 완화, 갈등의 고조 등)나 의미나 정서를 자아내게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예술의 형식 가운데 비 대상 음악과 추상회화가 추구하는 의미의 공간이라 할수 있다. 이들은 수단으로서의 리듬이나 선 혹은 색채가 거의 완벽하게 목적으로서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시는 수단으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사물로서의 언어를 특질로 한다는 것이다 연초록 미나리 줄기에 들러붙은 검붉은 거머리 나도 저런 집요한 흡반이 달린 감옥이고 싶다 -이경임, 흡반이 달린 감옥    
951    비유의 종류 댓글:  조회:1590  추천:0  2019-07-12
비유의 종류 -- 1.의미의 비유- 직유,은유,제유,환유,대유 2. 말의 비유 - 설의,돈호,대구,교차대구,액어, (설의-질문),(돈호-없는상대,) 대구-산에는 눈내리고 비내리고 액어- 두 개의 단어를 동일한 문법관계로 구속(너와나는 동 일한 배를타고) 은유의 종류 명사 치환 [置換] - 단순은유, 확장은유, 액자식은유(님의 침묵-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1.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 유사성을 축으로 나타나는 관계 2.바꾸어 놓다 (1) [심리] 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있던 욕구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심리적인 태도. 꿈에서는 대개 한 영상에 다양한 종류의 응축과 치환, 대리 표상이 겹쳐서 나타난다. 병치1 倂置·竝置 - 지아와 세계와의 대결의 원리 두 가지 이상의 것을 같은 장소에 나란히 놓거나 동시에 설치함 표면적으로 볼 때 유사성을 축으로 하여 논리적 관계에 치중하는 비유를 치환(置換, epiphor)이라고 하고, 비유사성을 축으로 하여 비논리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 미를 창출하는 것을 병치(竝置, diaphor)라 한다 표현의 측면에서 직유가 외적 유사성에 바탕을 둔 직접적 비교라면, 은유는 내적 동일성을 바탕으로 한 간접적 비교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은유는 1)합리적이고 산문적인 비교를 벗어 나 2)질적인 도약을 통해 두 가지 대상을 동일시하거나 차별화하는 기법이다. 나아가 그 3) 두 가지 특성의 교집합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의 관계망을 구축한다. 따라서 다수의 비평가 들은 은유가 논리를 넘어서는, 혹은 우회하는 사고체계라고 정의한다. 은유의 본질은 어떤 사물을 드러내기 위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물로 치환하여 설명하는 어 법이다 은유에서 대상의 왜곡은 사실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낯설게 지각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논 지로 요약된다. 야콥슨은 시가 ‘자동화’를 깨뜨려 버리면서 우리의 정신적 건강을 강화해 준다는 논리다. 문학사는 언제나 ‘사실’ 또는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전 시대의 문체에 반발한다
950    이미지와 비유와 상상력의 결합 댓글:  조회:1447  추천:0  2019-07-12
이미지와 비유와 상상력의 결합   이미지는 상징적인 것과 창조적인 것이 있고 추상적 이미지와 구상적 이미지로 나눌 수 있다 상징적인 것은 구상적인 것과 중복되기도 하지만 각각 구분되어 볼 수 있다 시를 창작함에 있어서는 누구나 보고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것과 구상적인 것은 배제해야 하지만 그 소재나 객체가 가지는 개성적인 특질이나 특성은 간과해서는 시의 주제를 대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잠재적 의식은 가지고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지와 은유(비유)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객체나 소재와의 사이에서 비유되어지는 즉 A=B의 관계에서 A와 B의 거리가 멀수록 시는 좋아진다고 할 수 있다 시가 고급화가 된다는 것이다 가까울수록 의미의 깊이가 낮아지기에 시인은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새로운 이미지가 도출되면 여기에 작가에 상상력이 더해지고 시의 행과 연이 만들어져서 시가 태동이 되게 된다 상상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상상력을 계발하고자 하는 집요함이 없으면 평범하고 진부한 것에 그치지만 남다른 상상력이 이루어지고 나면 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낯설게 하기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상상력의 방법은 특별하게 제시 된바가 없어서 그 작업은 시인 자신이 견뎌야 할 필수의 과정인 것이다 그 과정 또한 개성적인 것으로 자신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싯적 상상력과 일반적 상상력은 거리가 있다 싯적 상상력이 도출이 되고나서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형상은 올바른 상상력이라 할 수 없다 작가 자신이 느껴서 독자가 수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밑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 설야(雪夜) / 김광균 위에 시에서 김광균 시인의 기발한 상상력을 볼 수 있다 밤에 내리는 눈을 통해서 1)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 2)서글픈 옛 자취 3)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4)어느 잃어 버린 추억의 조각, 5)싸늘한 추회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6)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과 같이 상상을 하고 있다 위의 다섯 번의 비유 모두가 창조적이며 추상적인 것으로 어느 시인도 내 놓은 바 없었던 김광균 시인만의 낯선 비유를 한 것이다 1~5 까지의 비유 중 1,2,4는 그리 깊은 비유라 할 수 없지만 3,5,6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만의 기발한 상상인 것이기에 후대에 명시로 불려 지는 것이다 이런 비유를 보는 눈과 상상은 쉽게 만들어지기 어렵지만 오래 시업을 쌓고 숙고를 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시혼이 다가서기도 한다 은유를 찾는 작업도 남다른 시선이 필요하지만 싯적 상상력은 오랜 생각의 훈련이 요구 되는 작업인 것이다 상상력의 작업하기 시를 쓰기 위해 소재(객체)가 정해지면 그 소재의 이미지 선정 작업에 임하여서 구상과 상징적 이미지를 염두에 둔 창조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눈과 마음을 열어야 한다 물론 소재 안에 이미 주제를 생각하고 이미지 작업에 든다면 쉽게 접근하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 자칫 매너리즘(습관적) 현상으로 흐르기 쉽다 1. 소재(객체)를 의인화 하라 시의 소재가 사람일 때도 있지만 사물이거나 동물, 무생물체 일 때가 흔하다 상상력의 처음 시작은 비인격체를 의인화 시켜보는 것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객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들에게 말을 하게 하거나 말을 걸어보고 감정이 없는 객체에 감정을 이입시키고 움직이게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위에 시에서도 시인은 “꽃” 이라는 식물에게 이름을 주고 꽃을 불러서 자신에게로 오도록 불러 주었다 꽃을 의인화 한 것이다 이렇듯 시인은 자연이나 사람일 수 없는 모든 것과 대화를 해야 한다 2. 비유 소재(객체)를 움직이게(행동하게) 하라 시는 생물 같은 존재로서 모든 시는 움직여야 한다 정적인 존재가 아닌 동적인 존재가 되도록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상상력의 기준이 달라지게 된다 움직이지 않는 소재(객체)일수록 움직여 놓거나 생각을 가지게 하면 상상력에 날개가 달리게 된다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 질 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 그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박재삼『울음이 타는 가을 강』전문   3. 비유에 과감하라 시를 창작하려면 비유 작업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까지 한다 그러나 어지간한 비유로는 독자에 구미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기에 많은 시를 읽고 남의 시선에 익숙해져야 하고 비유에 반복적인 실패도 경험해 봐야 한다 내가 내 세운 비유가 어디서 본 듯 낯이 익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남의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은유는 대비되는 존재가 서로 이질적인 것에서 동질인 것으로 변모 시켜야 하는 작업이기에 시인은 동질로 변화 시킬 수 있는 능동적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나쁘게 말하자면 객체 B에 대한 변명에 능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비유를 대입시키기 위해서는 이질감의 존재를 동질화시키기 위한 자질을 높여야 하는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오 그대 저 문을 닫어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귀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김동명 『내 마음』전문   위에 시 “내 마음”에서 시인은 호수 이외에도 촛불, 나그네, 낙엽등 몇 개의 은유를 제시하고 타당성을 만들어 간다 은유를 제시하고 타당성을 주장해도 의문을 달거나 의아해 하는 시선이 있을 때는 시인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마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시인의 주장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수긍할 수 있도록 다시 만들어야 한다 모든 이미지나 비유가 시인의 상상력(사유)에서 발현 되어 지는 것이지만 독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작품은 실패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는 더 나은 사유를 위한 밑거름이라 생각한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또한 실패를 인정하는 과감성도 시인의 덕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에는 비유의 진부함이나 낯설게 하기에 부족함도 이 범주에 속한다 4.소재의 이미지에 주제 귀속시키기 소재의 이미지가 결정되면 그 이미지에 맞는 주제를 넣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때에 주제도 신선감을 가지도록 시어나 문장에 전력을 해야 한다 귀속 시기도 적절해야 하며 절정의 한 마디가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의자』전문  
『시집』스테판 말라르메 지음/황현산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05       인사   없음이라, 이 거품, 처녀 시는 오직 술잔을 가리킬 뿐 ; 그처럼 저 멀리 세이렌의 떼들 수없이 뒤집혀 물에 빠진다.   우리는 항해한다, 오 나의 가지가지 친구들아, 나는 벌써 뒷전에서, 그대들은 벼락과 겨울의 물살을 가르는 화사한 뱃머리에서 ;   아름다운 취기 하나 나를 부추겨 그 키질도 두려워 말고 서서 이 축배를 바치게 한다.   고독에, 암초에, 별에, 우리 돛의 하얀 심려를 불러들인 것이면 어느 것에나.           불운   얼빠진 인간의 무리 위에 창공을 구걸하는 자들 그 발은 우리의 길을 밟고도 그 야성의 갈기는 번쩍이며 솟구치고 있었네.   그들의 걸음 위로 군기처럼 펼쳐진 검은 바람이 살 속까지 추위로 매질을 하여 그때마다 성마른 바퀴 자국을 거기 파놓곤 했네.   항상 바다를 만나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들은 여행했네, 빵도, 지팡이도, 물 항아리도 없이, 쓰디쓴 이상의 황금 레몬을 씹으며.   대부분 밤의 행렬 속에 헐떡거리며, 제 피가 흐르는 것을 보리라는 행복에 도취하였으니, 오 죽음이여 그들 고집스런 입술에 단 한 번의 입맞춤을!   그들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벌거벗은 칼을 들고 지평선에 서 있는, 막강한 한 천사의 탓. 감읍하는 가슴에 한 조각 선홍빛이 엉기네.   그들은 꿈의 젖을 빨았듯이 고통의 젖을 빠네, 그리곤 관능적인 눈물을 리듬에 맞춰 노래하노라면 대중은 무릎을 꿇고 그들의 어머니는 일어서네.   이 사람들이야 위로를 받고, 자신 있고 당당하나, 조롱당하는 백 명의 형제들을 그 발치에 끌고 가네, 음흉한 우연의 가소로운 순교자들을.   눈물 소금이 늘상 그들의 부드러운 뺨을 갉으니, 그들은 한결같이 사랑으로 재를 삼키나 야비하거나 익살을 떠는 운명이 그들을 차형에 처하네.   그들은 북을 울리듯, 생기 없는 목소리로 종족의 천한 동정을 자극할 수도 있었지, 한 마리 독수리가 부족한 프로메테우스의 동류들!   아니야, 비천하고, 웅덩이도 없는 사막을 배회하는 그들이 성마른 군주의 채찍에 몰려 둘러쓰는 것은 불운, 그 들리잖는 웃음소리에 무릎 꿇어 엎드리네.   연인들이여, 겹살이꾼 그놈! 말 엉덩이에 곁다리로 함께 올라타고, 급류를 뛰어넘으면, 당신들을 진창에 처박아, 허우적대는 허연 한 쌍의 진흙더미만 남겨놓지.   그놈 덕분에, 남자가 제 괴상한 날라리를 불라치면, 아이들은 엉덩이에 주먹을 붙여 팡파르를 흉내 내며 끈덕진 웃음으로 우리 허리를 쥐어짜게 하리라.   그놈 덕분에, 婚期의 가슴 빛낼 장미 한 송이로 여자가 시든 가슴 알맞게 장식할라치면, 저주받은 그 꽃다발 위에 가래침이 번들거리리라.   그리고, 이 난쟁이 해골, 깃털 장식 펠트帽를 쓰고, 장화를 신고, 옆구리엔 진짜 털인 양 구더기가 슬었으니, 그들에게는 끝도 한도 없는 막막한 쓰라림.   화가 난 그들이 악당에게 덤벼들지 않으랴만, 이를 가는 그들의 장검은 그놈의 해골에 눈 내리며 맞구멍을 뚫고 나가는 달빛이나 뒤쫓네.   불우한 신세를 높이 받들 오기도 없이 처량하고, 고작 험한 말로 제 뼈의 원수를 갚는 것이 한심한 이 작자들은 원한에도 못 미치는 증오를 갈망하지.   서투른 三絃胡弓 연주자들에게도, 애새끼들, 창녀들에게도, 술병이 바닥났을 때 춤을 추는 누더기 늙다리들에게도 놀림감.   적선에건 복수에건 훌륭한 시인들은 이 지워진 신들의 고통을 알지 못하고 그들이 지루하고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네.   “갑옷을 두르고 내달려 출정하진 않더라도 폭풍 같은 거품을 뿜는 신출내기 말처럼, 그들도 깐으로는 공적이 웬만하니 도망쳐도 무방하리.   축제의 승리자에게라면 훈향을 실컷 피워 올리련만, 이 어릿광대들은 왜 진홍빛 넝마도 걸치지 않은 주제에 발걸음을 멈추시라 소리만 지르는가!”   아무 놈이나 그들의 얼굴에 경멸을 침 뱉고 나면, 비천한 말들을 수염에 매달고 천둥에 기구하는 헛것들, 익살맞은 불안을 못 이겨 이 영웅들은   가로등 기둥에 우스꽝스럽게 목을 매러 간다네.         顯現   달은 슬펐다. 눈물 젖은 세라핀들이. 손가락에 활을 들고, 아련한 꽃들의 고요에 잠겨 꿈꾸며, 하늘빛 꽃부리를 따라 미끄러지는 그 하얀 흐느낌을 잦아드는 비올라에서 끌어내고 있었으니 -그것은 너의 첫 입맞춤으로 축복받은 날. 마냥 나를 괴롭히려 드는 몽상은 슬픔의 향기에 슬기롭게 취했었지, 후회와 환멸은 없어도 꿈을 꺾고 나면 그 꺾은 가슴에 슬픈 향기는 남는 법. 낡은 포석에 눈을 박고 그러므로 나는 떠도는데, 머리에 햇빛을 이고, 거리에서, 저녁에, 그때 활짝 웃으며 나타난 너, 빛의 모자를 쓰고 옛날 응석받이 아기 내 고운 잠을 밟고 지나가며 언제나 가볍게 쥔 그 손에서 향기로운 별 하얀 다발을 눈 내리던 그 선녀를 보는 것만 같았다.           시답잖은 청원서   공주여! 이 찻잔 위에 그대 입술이 입 맞추는 자리에 솟아오르는 헤베의 팔자가 부러워, 나는 내 불꽃을 낭비하나 사제의 얌전한 지위밖에 가진 게 없으니 세브르의 도자기 위에 발가벗고는 나타날 수 없으리.   나는 당신의 수염 난 복슬강아지도 아니고, 박하사탕도 입술연지도, 응석받이 노리개도 아니기에, 그래도 당신의 감은 눈길이 내게 떨어진 줄은 알고 있기에, 그 달통한 미용사들이 금은세공사 노릇을 해야 하는 금발 여인아!   우리를 임명하시라······ 딸기 향내 나는 그 많은 웃음이 길들인 어린 양떼인 양 모여들어 아무에게서나 그 소원을 뜯어먹으며 열광하여 울어대는데, 당신아,   우리를 임명하시라······ 부채 하나로 날개를 단 사랑의 신이, 손가락에 피리를 들고 이 양 우리를 잠재우는 내 모습 부채에 그리도록, 공주여, 우리를 그대 미소의 목동으로 임명하시라.           벌 받는 어릿광대   두 눈, 호수, 캥케 燈의 더러운 그을음이 깃털인 양 시늉으로 환기하는 딴따라 광대 노릇 그만 접고 다른 것으로 다시 태어나리라는 내 소박한 도취에 잠겨, 나는 천막의 벽에 창 하나를 뚫었네.   내 다리와 두 팔로, 헤엄치는 맑은 사람 배반자 나는 무수한 도약을 거듭하여, 서툰 햄릿을 부정하였으니! 파도 속에서 마치 수천 무덤을 새롭게 바꿔 그 안으로 순결하게 사라지기라도 할 것 같았네   주먹질에 화내는 심벌즈의 명랑한 황금, 태양이 갑자기, 내 자갯빛 신선함으로 순결하게 증발한 알몸을 때리니,   피부의 고약한 어둠 그대가 내 위로 흐를 때였네, 빙하의 음험한 물에 풀린 이 연지분이 내 축성식의 전부였음을, 배은망덕한 놈! 나는 몰랐던 것.           창   슬픈 병원이 지겨워, 빈 벽의 크고 권태로운 십자가를 향해 휘장의 진부한 백색을 타고 피어오르는 역겨운 향 내음이 지겨워, 딴 마음을 먹는 빈사의 병자는 늙은 등을 다시 세우고,   저를 끌어가, 그 썩은 몸을 덥히려는 게 아니라 돌 위에 떨어지는 햇빛을 보려고, 앙상한 얼굴의 하얀 털과 뼈를 맑고 고운 광선이 검게 태우려는 창에 붙이니,   열에 들떠, 푸른 하늘을 탐식하는 그의 입은, 젊은 날, 그의 보물, 왕년의 어느 순결한 피부를 마시려 들었을 때처럼! 쓰디쓴 긴 입맞춤으로 금빛 미지근한 유리창을 더럽힌다.   취하여, 그는 살아난다, 聖油의 끔찍함도, 탕약도, 시계와 강요된 침대도, 기침도 잊고, 저녁 해가 기와지붕 사이에서 피를 흘릴 때, 빛살 가득한 지평선에 그는 눈길을   보내니, 백조처럼 아름다운 금빛 갤리선들, 얼기설기 풍요로운 황갈색 섬광일랑은 추억에 잠겨 태무심하게 흔들어 재우며, 주홍빛에 싸여 갯내음 풍기는 강 위에 잠드네!   이렇게, 행복 속에 파묻혀 오직 그 식욕으로만 밥을 먹고, 아등바등 오물을 찾아 제 어린 것 젖먹이는 아내에게 바치려는 모진 마음의 인간에게 역겨움 지울 수 없어.   나는 도망친다, 그리고 누구나 삶에 등을 돌리는 모든 창에 매달리고 싶다, 그리고 축복을 받아, 무한의 순결한 아침이 금빛으로 물들이고, 영원한 이슬로 씻긴, 그 창유리에   나를 비추니 나는 천사이어라! 그리고 나는 죽으니, -그 유리가 예술이건, 신비로움이건- 내 꿈을 왕관으로 쓰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 美가 꽃피는 전생의 하늘에!   그러나, 오호라! 이 세상이 주인 : 고착된 이 생각 때로는 이 확실한 피난처에까지 찾아와 내 속을 뒤집고, 어리석음의 더러운 구토가 창공을 앞에 두고도 코를 막도록 나를 몰아대는구나.   그래, 있는가, 오 쓰라림을 아는 나여, 괴수에게 모욕 받은 수정을 부수고 깃털 없는 나의 두 날개로 도망칠 방법이? -영원토록 추락하는 한이 있어도.           꽃들   첫날 새벽에, 옛 蒼天의 황금 사태와, 별들의 영원한 눈사태에서, 아직은 젊고 재난에 물들지 않은 땅을 위해 옛날 당신은 풀어놓았지 거대한 꽃송이들을,   목이 가는 백조들과 함께, 황갈색 글라디올러스를, 오로라를 밟고 부끄러움에 붉게 물든 세라핀의 해맑은 엄지발가락 같은 주홍빛 유형받은 영혼들의 저 거룩한 월계화를,   히아신스를, 경애로운 섬광 지닌 도금양을, 그리고 여자의 살결을 닮아 잔인한 장미, 밝은 정원에 꽃핀 에로디아드 사납고 빛나는 피에 젖은 그 꽃을!   그리고 당신은 백합들의 흐느끼는 백색을 만들었으니 한숨의 바다 위를 스치듯 굴러가며 희미한 지평선의 파란 향 연기 가로질러 눈물 젖은 달을 향해 꿈꾸듯 올라가네!   시스트르 곡조를 타고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호산나, 우리들의 마님, 우리네 古聖所 뜨락의 호산나! 그리고는 하늘나라의 저녁을 빌려 메아리는 끝나네. 저 시선들의 법열, 저 후광들의 번쩍임!   오 어머니, 당신은 의롭고 굳건한 그 가슴 안에, 저 미래의 약병을 흔드는, 크나큰 꽃들의 꽃송이들을, 향기로운 죽음과 함께 창조하셨네, 삶이 시들어 지친 시인을 위해.           새봄   병든 봄이 겨울을, 침착한 技藝의 계절, 냉철한 겨울을 처량하게 쫓아 보냈으니, 침울한 피가 지배하는 내 존재 안에서 無力이 기지개를 켜며 긴 하품을 한다.   낡은 무덤처럼 쇠테가 조이고 있는 내 두개골 아래 하얀 황혼이 식어가고 그리고 슬피, 나는 어렴풋하고 아름다운 꿈을 좇아 헤맨다, 무한한 수액이 넘치며 으스대는 들판을 누비며.   이윽고 나무 향기에 맥을 잃고 나는 쓰러져, 지쳐, 이마로 내 꿈에 구덩이를 파고, 라일락이 돋아 오르는 더운 흙을 씹으며,   기다린다, 바닥까지 잠겨들며, 내 권태가 일어서기를······ -그런데 창공이 웃는구나, 산울타리 위에서, 꽃 피듯 깨어나 태양을 향해 지저귀는 수많은 새들 위에서.           고뇌   오늘 저녁 내 발걸음은 네 육체를 정복하기 위함도 아니요, 오 인간 족속의 죄악이 몰려드는 짐승이여, 네 칙칙한 머리칼 속에, 내 입맞춤이 퍼붓는 치유할 길 없는 권태 아래, 처량한 폭풍을 뚫기 위함도 아니다   내 너의 침대에서 구하는 것은 꿈도 없는 무거운 잠, 회한이 찾아들지 못할 저 장막 아래 그 잠이 떠도니, 새까만 거짓말을 늘어놓은 뒤 너라면 맛볼 수 있겠지, 허무의 바탕에 누워 그 잠은 죽은 자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너.   그것은 악덕이, 타고난 내 고결함을 파먹으며, 내게도 너처럼 그 불모의 표적을 찍어두었기 때문이지. 그러나 네 돌과 같은 젖가슴에는 어느 죄악의 이빨에도   상처 입지 않을 심장 하나 깃들어 있건만 창백한, 수척한, 내 壽衣를 떨치지 못하는, 나는 도망친다, 내 홀로 잠든 사이에 죽을 것이 두려워.             [쓰라린 휴식이 지겨워······]   자연의 하늘 밑 장미 숲의 매혹 어린 어린 날을 떠나며 옛날 내가 바라던 영광을 내 게으름이 욕 먹이는 쓰라린 휴식이 지겨워, 그리고, 내 뇌수의 인색하고 냉랭한 땅에, 밤새워 새로운 묘혈을 파겠다는 모진 계약이 일곱 배나 더 지겨워, 불모가 제 품삯인 인정머리 없는 매장 인부 나는, -장미꽃들이 찾아오면, 오 몽상이여, 그 새벽을 보고 무슨 말을 하리? 막막한 무덤은, 제 창백한 장미들이 두려워, 저 빈 구덩이들을 하나로 합칠 텐데, - 잔인한 나라의 게걸스런 예술을 팽개치고, 내 친구들과 과거와 천재와, 그나마 내 빈사의 고뇌를 알고 있는 내 등불이 내게 던지는 그 해묵은 힐난들을 웃어넘기며, 저 마음 맑고 공교로운 중국인을 따르고 싶으니, 그의 순결한 법열은 황홀한 雪月의 찻잔들 위에, 그 청명한 삶을 향기롭게 하는 야릇한 꽃 한 송이, 어린 시절, 제 영혼의 푸른 결에 접 붙는 것만 같던 그 꽃의 끝을 그리는 것. 그리하여, 현자의 유일한 꿈만 지닌 죽음이 그렇듯, 평온하게 나는 젊은 풍경을 골라 찻잔 위에 그려 보리, 저만치 외떨어지게. 가늘고 파리한 하늘빛 선 하나가 민무늬 백자 하늘 가운데 호수 하나를 이루련가, 하얀 구름에 이지러진 맑은 초승달이 고요하게 그 뿔을 물 얼음에 적시네, 멀지 않게 그 긴 비취빛 속눈썹 세 개, 갈대 서 있고. 저만치     종치는 수사   순수하고 청명하고 그윽한 새벽 하늘에 종은 그 맑은 목소리를 깨워 일으켜, 라벤더와 백리향 풀숲에 안젤루스를 던지는 저 아이를 밝고 가며 기쁨은 안겨주건만,   종치는 수사는 제가 눈뜨게 하는 새의 깃털에 스치며, 백년 묵은 밧줄 팽팽하게 당기는 돌덩이를 올라타고 구르며 처량하게 라틴어를 웅얼거려도 들리는 것은 그에게 아련히 떨어져내리는 땡그랑 소리뿐.   내가 바로 그 사람. 슬프구나! 갈망의 밤으로부터, 내 아무리 동아줄을 잡아당겨 이상의 종소릴 울려본들, 차가운 죄의 충실한 깃털 하나가 장난을 치고,   소리는 부스러기로만 내게 떨어져 허망하게 울리는구나! 그러나, 어느 날, 헛된 줄다리기에도 끝내 지쳐빠지면, 오 사탄이여, 나는 돌덩이를 풀어내고 내 목을 매리라.           여름날의 슬픔   태양이, 모래 위에서, 오 잠든 女戰士여, 네 머리칼의 황금 속에 나른한 목욕물을 덥히고, 적의에 찬 그대의 뺨 위에 향불을 사르며, 사랑의 음료에 눈물을 섞는다.   이 백열의 타오름이 잠시 요지부동으로 멈추는 틈에 너는 말하였지, 구슬프게, 오 내 겁먹은 입맞춤들, “우리는 결코 단 하나의 미라로 되진 않으리라 이 고대의 사막과 행복한 종려수 아래!“   그러나 너의 머리칼은 따뜻한 강, 우리에게 들린 혼이 떨림도 없기 어기 잠겨들어 그대가 알지 못하는 저 허무를 만나리.   나는 네 눈꺼풀에서 눈물 젖은 분을 맛보며, 너에게 상처 입은 이 심장이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보련다, 저 창공과 돌의 무감각함을.           창공   영원한 창공의 초연한 빈정거림은 꽃들처럼 무심하게 아름다워서, 고통의 메마른 사막을 헤매며 제 재능을 저주하는 무기력한 시인을 짓누르네.   도망가며, 두 눈을 감아도, 나는 내 비어 있는 영혼을 응시하는 그 눈길이 따가워 강렬한 회한에 억장이 무너지네. 어디로 달아나랴? 어느 흉물스런 밤을 갈가리 찢어 집어던져, 저 가슴 아픈 멸시를 가리랴?   농무들아, 피어올라라! 너희 단조로운 재들을 안개의 긴 넝마들에 실어날라, 가을의 납빛 늪에 익사할 하늘에 쏟아부어 거대하고 적막한 천장을 지어라.   그리고 나, 망각의 못에서 기어나오라, 친애하는 권태야, 진흙과 창백한 갈대를 주워와서, 새들이 방정맞게 뚫어놓는 저 거대한 푸른 구멍들을 결코 지치지 않는 손으로 틀어막아라.   아직도 남았다! 처량한 굴뚝들아 쉬지 말고 연기를 뿜어내라, 떠다니는 그을음의 감옥들아 지평선에 노랗게 죽어가는 태양을 그 시커먼 옷자락의 공포로 덮어 꺼버려라!   -하늘은 죽었다.-너를 향해 달려가노니, 오 물질이여, 잔인한 이상도 죄도 잊어버릴 망각을 달라, 행복한 人間畜生들이 누워 있는 그 잠자리를 함께 나누려는 이 순교자들에게.   담장 밑에 뒹구는 연지분 단지처럼, 내 뇌수 마침내 텅텅 비어, 흐느껴 우는 생각을 울긋불긋 치장할 기술 이제 더는 없는지라, 비천한 죽음을 향해 내 침울하게 하품하고만 싶기에······   헛일이로다! 창공이 승리한다, 종소리 타고 울리는 그의 노래 들린다. 내 마음이여, 그는 목소리 되어 그 심술궂은 승리로 우리를 더욱 으르대며, 살아 있는 금속에서 푸른 안젤루스로 솟아나는구나!   그는 안개를 타고 구르며, 노회하도록, 너의 타고난 고뇌를 꿰뚫으니, 실수를 모르는 칼날 같구나, 소용도 없이 악랄한 반항을 둘러쓰고 어디로 도망갈거나? 나는 들려 있다. 창공! 창공! 창공! 창공!           바다의 미풍   육체는 슬프다, 아아!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구나. 달아나리! 저곳으로 달아나리! 미지의 거품과 하늘 가운데서 새들 도취하여 있음을 내 느끼겠구나! 어느 것도, 눈에 비치는 낡은 정원도, 바다에 젖어드는 이 마음 붙잡을 수 없으리, 오 밤이여! 백색이 지키는 빈 종이 위 내 등잔의 황량한 불빛도, 제 아이를 젖먹이는 젊은 아내도. 나는 떠나리라! 그대 돛대를 흔드는 기선이여 이국의 자연을 향해 닻을 올려라! 한 권태 있어, 잔인한 희망에 시달리고도, 손수건들의 마지막 이별을 아직 믿는구나! 그리고, 필경, 돛대들은, 폭풍우를 불어들이니, 바람이 난파에 넘어뜨리는 그런 돛대들인가 종적을 잃고, 돛대도 없이, 돛대도 없이, 풍요로운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내 마음이여, 저 수부들의 노래를 들어라!           탄식   내 마음은, 오 조용한 누이여, 어느 가을이 주근깨를 둘러쓰고 꿈꾸는 그대의 이마를 향하여, 그대의 천사 같은 눈에 떠도는 하늘을 향하여, 어느 우수 어린 정원에서 하얀 분수 하나, 열심히, 창공을 향하여 탄식하듯, 솟아오른다오! -넓은 연못에 그 끝없는 우울을 비추고, 잎새들의 황갈색 단말마가 바람 따라 떠돌며 차가운 물이랑을 내는 죽은 물 위에 노란 태양이 한 가닥 긴 빛살에 끌려가게 놓아두는, 창백하고 청순한 시월 그 온화한 창공을 향하여.           적선   이 돈자루를 집어들게, 걸인이여! 인색한 유방의 늙다리 젖먹이라도 되는 양, 한 푼 한 푼 방울져 그대의 弔鐘이나 울리게 하자고 이 자루에 알랑댄 건 아니겠지.   이 귀중한 금속에서 어디 야릇한 죄를 짜내보게, 그리곤, 마치 우리들이 두 주먹 가득 쥐고 거기 입을 맞추듯 듬뿍 그게 비틀어져라 불어제치게나! 뜨거움 팡파르를.   이 집들이 모두 향 연기 피어오르는 교회가 아니겠나, 담벼락에, 잠시 푸르게 갠 하늘을 흔들어 재우는 담배가 말도 없이 기도를 굴릴 때   또한 강한 아편이 약상자를 깨뜨리고 나올 때 말씀이야! 그대는, 드레스이자 피부인, 그 비단을 찢고프며, 행복한 무기력을 침 흘리며 마시려는가,   왕후의 카페에 앉아 아침을 기다리고 싶은가? 천장에는 님프와 베일이 푸짐하기도 한데, 창문의 거지에게도 饗宴을 던지지.   그래서 늙다리 하느님아, 그대가 외출할 때는, 부대자루를 둘러쓰고 덜덜 떨면서도, 새벽 하늘이 금빛 술의 호수인지라 그대는 목구멍으로 별들을 마신다 큰소리치지!   그대 보물의 광채를 헤아릴 순 없더라도, 적으나마 그대는 깃털 하나로 멋을 낼 순 있지, 저녁기도를 드릴 때 그대 아직 믿고 있는 성자에게 촛불 하나를 바칠 순 있지.   내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 생각지 말게. 大地는 굶어죽는 자에게 늙어빠져서야 열리는 법. 나는 또 하나의 적선을 증오하며 그대가 날 잊길 바란다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형제여, 빵을 사러 가진 말게.           獻詩   당신에게 이 아기를 이뒤메의 밤으로부터 데려왔구려! 깜깜하게, 핏빛 어린 희미한 날개를 달고, 깃털을 벗고, 香油와 황금으로 태운 유리를 통하여, 얼어붙은, 오호라! 또다시 음울한 窓을 통하여, 저 새벽빛이 천사 같은 램프에게 덤벼들었소. 종려나무들이여! 敵意에 찬 미소를 시험하는 이 아버지에게 새벽빛이 이 유물을 보여주었을 때, 푸르고 삭막한 고독이 전율하였다오. 오 아기를 어르는 여자는, 당신의 딸과 함께, 당신들의 차가운 발의 그 천진함으로, 이 끔찍한 탄생을 맞아들이시라. 당신의 목소리가 비올라와 클라브생을 생각나게 하는 동안, 순결한 창공의 大氣에 배고픈 입술을 위해 여인이 巫女의 백색으로 흘러내리는 그 젖가슴을 당신은 시든 손가락으로 누르련가?           에로디아드 장경   유모-에로디아드   유 살아 있구나! 아니면 내 여기서 한 王女의 망령을 보는 것인가? 그 손가락과 반지에 이 입술로 입맞추게 하고, 이제 그만 미지의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일랑은······   에 물러서시오. 무결한 내 머리칼의 금빛 격류가, 내 고독한 몸을 멱 감기며 공폴 얼어붙게 하니, 빛이 감아도는 내 머리칼은 不威하다. 오 여인아, 한 번의 입맞춤으로도 나는 죽으리라, 美가 곧 죽음이 아니라면······ 어떠한 매혹에 내 이끌렸는지, 선지자들도 잊어버린 어떠한 아침이 죽어가는 저 먼 땅에 그 슬픈 축제를 퍼붓는지 낸들 알겠는가? 오 겨울의 유모여, 그대는 내가 늙은 내 사자들 그 야수의 世紀가 어슬렁거리는 돌담과 쇠창살의 육중한 감옥 속에 들었음을 보았으니, 숙명의 여자, 나는 무사한 손으로 저 옛날 왕들의 황량한 냄새 속으로 걸어갔지. 그러나 또한 그대는 보았는가 내 공포가 무엇이었는지를? 나는 망명지에 꿈꾸며 멈춰 서서, 분수를 뿜어 나를 맞이하는 못가에라도 서 있는 양, 내 안에 피어 있는 창백한 백합의 꽃잎을 따는데, 내 몽상을 가로질러, 적막 속으로 내려가는 그 가녀린 꽃 이파리들을 시선으로 뒤쫓느라 얼이 빠진 사자들은 내 옷자락의 나른함을 헤치고, 바다라도 가랑힐 내 발을 바라보았지. 그대는 그 늙은 육체의 전율을 가라앉히고, 이리 와서, 내 머리칼이 너희들을 두렵게 하는 저 사자 갈기의 너무나 사나운 꼴을 닮았으니, 나를 도와라, 이대로는 거울 속에서 하염없이 빗질하는 내 모습을 그대는 감히 쳐다볼 수도 없을 것인즉.   유 마개 덮인 병 속의 상쾌한 몰약은 아니라도, 장미의 노쇠에서 뽑아낸 향유의 불길한 효험을, 아기씨여, 시험해보심이 어떨지?   에 그런 향수 따윈 치워라! 그게 내가 혐오하는 것임을 모르는가, 그래 내 머리에 나른하게 적셔드는 그 도취의 냄새를 맡으라는 말인가? 내가 바라는 바는, 인간적인 고뇌의 망각을 퍼뜨리는 꽃이 아니라, 향료로부터 영원히 순결한 황금인 내 머리칼이, 잔혹한 광채를 띨 때도, 윤기 없이 하얗게 바랠 때도, 금속의 그 삭막한 차가움을 끝내 간직하는 것이니, 내 고독한 어린 날부터, 고향 성벽의 보석들아, 무기들아, 화병들아, 너희들을 그렇게 비추어왔듯이.   유 용서하소서! 여왕 마마, 나이가 드닌 낡은 책처럼 희미해진 아니 까매진 쇤네의 정신에게 아기씨의 금지령이 지워져서······   에 그만 됐다! 내 앞에 이 거울을 들고 있어라. 오 거울이여! 네 틀 속에 권태로 얼어붙은 차가운 물이여 얼마나 여러 번을, 그것도 몇 시간씩, 꿈에 시달리며, 네 얼음 밑 그 깊은 구멍 속에서 나뭇잎과도 같은 내 추억을 찾으며 나는 네 안에 먼 그림자처럼 나타났던가. 그러나, 무서워라! 저녁이면, 네 엄혹한 우물 속에서, 나는 내 흩어진 꿈의 裸身을 알아버렸다! 유모, 내가 아름다운가?   유 한 개 별이지요, 진실로 그런데 이 머리타래가 흘러내려서······   에 멈춰라, 내 피를 그 근원에서 다시 얼어붙게 하는 그대의 범죄를, 그리고 그 거동, 그 지독한 不敬을 응징하라 : 아! 이야기해보라 어느 든든한 마귀가 그대를 그 을씨년스런 흥분 속에 빠뜨리는지, 내게 제안한 그 입맞춤, 그 향수, 그리고, 내가 그 말을 할까? 오 내 가슴이여, 그대가 필경 날 만지려 하였으니 또한 불경한 그 손, 그것들은 망루 위에서 불행 없이는 끝나지 않을 어느 날······ 오 에로디아드가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는 날이여!   유 괴이한 시간으로부터, 진정, 하늘이 그대를 보호하시옵길! 그대는 고독한 그림자가 되고 새로운 분노가 되어 배회하며, 그 마음속을 때 이르게 공포에 떨며 바라보시지만, 하오나 불사의 여신에 버금하리만큼 경애로우시며, 오 나의 아기씨, 끔찍하도록 그렇게도 아름다우셔서······   에 그러나 나를 만지려 하지 않았더냐?   유 저는 운명의 신이 아가씨의 비밀을 맡기는 그 사람이고 싶습니다.   에 오! 닥치거라!   유 때로는 그분이 오실까요?   에 순결한 별들이요, 듣지 말아다오!   유 음침한 공포들 속에 빠져든 것이 아니라면 어찌 갈수록 더 요지부동으로 꿈꿀 수 있으랴 저 어여쁨의 보석더미가 기다리는 그 神에게 간청이라도 하시는가! 그런데 누구를 위해 고뇌로 애를 태우며 지키시는가요, 그대 존재의 남모르는 광채와 헛된 신비를?   에 나를 위함이다.   유 슬픈 꽃이여, 홀로 자라며 마음 설레게 하는 상대라곤 오직 물속에 무력하게 보이는 제 그림자뿐.   에 가거라, 그대의 연민과 빈정거림을 흘리지 말라.   유 하오나 가르쳐주소서 : 오! 아닙니다, 순긴한 아기씨여, 어느 날엔가는, 그 기고만장한 멸시도 수그러들겠지요······   에 그러나 누가 날 건드릴 것이냐, 사자들도 범접하지 못하는 나를? 그뿐이랴, 난 인간적인 것은 아무것도 원치 않으며, 조각상이 되어, 낙원에 시선을 파묻고 있는 내 모습이 그대 눈에 비친다면, 그것은 내가 옛날에 빨았던 그대의 젖을 회상하는 때.   유 제 자신의 운명에 바쳐진 애절한 희생이여!   에 그렇다, 나를, 나를 위함이다, 내가 꽃피는 것은, 고독하게! 너희들은 알겠지, 난해하게 지은 눈부신 심연 속에 끝없이 파묻히는 자수정의 정원들이여, 태고의 빛을 간직한 채, 알려지지 않은 황금들이여, 始原의 대지 그 어두운 잠 아래 묻힌 너희들, 맑은 보석 같은 내 눈에 그 선율도 아름다운 광택을 빌려주는 돌들이여, 그리고 너희들, 내 젊은 머리칼에 숙명의 광채와 순일한 자태를 가져오는 금속들이여! 그대를 말한다면, 巫女들의 소굴에서 벌어지는 악행에나 어울리게 못된 世紀에 태어난 여인이여, 죽게 마련인 한 인간을 이야기하다니! 그자를 위해 내 옷자락의 꽃시울에서, 사나운 환락에 젖은 향기처럼, 내 裸身의 하얀 떨림이 솟아나와야 한다는 말인가, 예언하라, 여름날의 따뜻한 창공이, 여자는 천성적으로 하늘을 향해 저를 드러내지, 별처럼 벌벌 떨며 부끄러워하는 나를 본다면, 나는 죽으리라고!   나는 사랑한다 처녀로 삶의 끔찍함을, 나는 바란다 내 머리칼이 내게 안겨주는 공포 속에 살기를, 밤이면, 내 잠자리로 물러나, 아무도 범하지 않는 파충류, 쓸모없는 내 육체 속에서, 네 창백한 빛의 그 차가운 반짝거림을 느끼기 위해, 스러지는 너, 정결함으로 타오르는 너, 얼음과 잔인한 눈의 하얀 밤이여!   그리고 네 고독한 누이는, 오 내 영원한 누이여, 내 꿈은 너를 향해 솟아오르리라 : 벌써 그렇노라고, 그것을 꿈꾸는 한 마음의 희귀한 맑음인 나는 내 단조로운 조국에 나 홀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가, 내 주위에서, 우러러 받들며 산다, 다이아몬드 맑은 시선의 에로디아드가 그 잠든 정적 속에 비쳐 있는 거울 하나를······오 마지막 매혹이여, 그렇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나는 고독하다.   유 마님, 그렇다면 죽으려 하십니까?   에 아니다, 가련한 할머니여 조용하라, 그리고 물러가며, 이 냉혹한 마음을 용서하라, 그러나 먼저, 괜찮다면, 덧문을 닫아라 : 세라핀 같은 창공이 그윽한 유리창에서 미소짓는데, 나는 증오한다, 나는, 저, 아름다운 창공을! 물결들은 흔들리고, 저기, 한 나라를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저녁마다 우거진 나뭇가지에서 타오르는 비너스의 미움을 받는 시선들이 불길한 하늘에 박혀 있는 나라를 : 나는 그리 떠나리라. 다시 불을 켜라, 어린애 같다고 그대는 말하는가, 불꽃 가볍게 타오르는 밀랍이 빈 황금 속에서 무언가 낯선 눈물을 흘리는 저 촛대에······   유 지금?   에 안녕히 그대는 거짓말을 하는구나, 내 입술의 벌거벗은 꽃이여! 나는 알지 못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아니 어쩌면, 신비와 그대의 외침을 알지 못한 채, 그대는 터뜨리는가 드높고 상처 입은 오열을, 몽상에 잠겨 있다가 제 차가운 보석들이 마침내 흩어지는 것을 느끼는 한 아이처럼.           목신의 오후 -전원시   목신 이 님프들, 나는 그네들을 길이길이 살리고 싶구나. 이리도 선연하니, 그네들의 아련한 살빛, 무성한 잠으로 졸고 있는 대기 속에 하늘거린다.   내가 꿈을 사랑하였던가?   두텁게 쌓인 태고의 밤, 내 의혹은 무수한 실가지로 완성되어, 생시의 숲 그대로 남았으니, 아아! 나 홀로 의기양양 생각으로만 장미 밭의 유린을 즐겼더란 증거로구나-   어듬어 생각해보자······   혹여, 그대가 떠벌리는 여자들은 그대의 전설적인 육욕의 소망을 그림 그리는가! 목신이여, 환각은 더 정숙한 여자의, 눈물 젖은 샘처럼, 푸르고 차가운 눈에서 솟아나온다. 그러나, 온통 숨결 가쁜 다른 여자는 그대 털 속의 뜨거운 대낮 바람처럼 대조적이라 말할 것인가? 아니다! 요지부동의 지친 失神으로 더위에 목이 졸려, 서늘한 아침은 발버둥치면서도, 화음으로 축여지는 숲에 내 피리가 퍼붓는 물이 아니면 어느 물로도 속삭이지 않고, 메마른 빗속에 소리를 흩날리기 전에 두 대롱 밖으로 서둘러 빠져나가려는 유일한 바람은, 주름 한 자락 움직이지 않는 지평선에서, 하늘로 되돌아가는 저 영감의 가시적이고 진정되고 인위적인 숨결이로다.   태양들에게 질세라 내 허영이 분탕질하는, 오 조용한 늪의 시칠리아 기슭, 명멸하는 불티들의 꽃 아래 말없는 沿岸이여, 이야기하라. “재능으로 길들이는 속빈 갈대를 내 여기서 꺾었을 때, 샘에 포도넝쿨을 바치는 먼 초원의 청록색 황금 위로, 휴식하는 짐승들의 하얀 빛이 물결을 이룬다고, 피리 소리 태어나는 느린 전주에 저 날아가는 백조의 떼들, 아니다! 水精의 떼들 도망친다고, 또는 물에 잠긴다고······”   나른하게, 황갈색 시간에 만상이 타오르고 라音을 찾는 자가 소망하는 너무 많은 혼례가 무슨 재주로 한꺼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까. 그때 나는 첫 열기에 깨어 일어나, 太古적 빛의 물결 아래, 우뚝 홀로 서며, 백합꽃들이여! 이 순진함으로 그대들 가운데 하나가 되련가.   아주 나직하게 믿을 수 없는 여자들을 믿게 하는 입맞춤, 그네들의 입술이 누설한 그 부드러운 공허와는 달리, 증거의 허물이 없는 내 순결한 가슴은 어느 고귀한 이빨에 말미암은 신비로운 상처를 증언한다. 그러나, 아서라! 이런 秘義는 은밀한 이야기 상대로 속 너른 쌍둥이 갈대를 골랐으니 푸른 하늘 아래서 부는 갈대 피리는 뺨의 혼란을 저 자신에게 돌려, 한 자락 긴 독주 속에 꿈을 꾼다, 우리가 주변의 아름다움을, 바로 그것과 우리의 순박한 노래 사이 감쪽같은 혼동으로, 기쁘게 하는 꿈을, 내 감은 눈길로 따라가던 그 순결한 등이나 허리의 흔해빠진 몽상으로부터, 한 줄기 낭랑하고 헛되고 단조로운 선을 사랑이 변조되는 것만큼 높이 사라지게 하는 꿈을.   그러하니, 도피의 악기여, 오 얄궂은 피리 시링크스여, 부디 호수에 다시 꽃피어나, 날 기다려라! 나는, 내 소문을 뽐내며, 오랫동안 여신들을 말하련다, 우상 숭배의 그림을 그려, 그네들의 그림자에서 다시 허리띠를 벗기련다. 이렇게, 포도 알알에서 그 빛을 빨고 나서, 내 거짓 시늉으로 회한을 흩뜨려 쫓아버리려고, 웃으며, 나는 빈 열매를 여름 하늘에 들어올리고, 그 빛 밝은 껍질에 숨결 불어넣으며, 도취를 갈망하여, 저녁이 올 때까지 비쳐보노라.   오 님프들이여, 가지가지 추억으로 부풀어오르자. “내 눈이, 골풀들을 뚫고 나가, 불후의 목덜미를 하나하나 쏘았더니, 제각기 숲의 하늘에 광란의 비명을 울리며, 그 타오르는 상처를 물결 속에 잠그는구나, 머리칼의 눈부신 목욕이 빛과 잔물결 속에 사라지는구나, 오 보석들이여! 나는 내닫는다, 내 발치에 잠자는 여자들이(둘이라는 그 고통에서 맛본 나른함으로 기진하여) 나는 그네들을 덮쳐, 떼놓지도 않은 채, 후려안고, 변덕스런 그늘도 머물기를 마다하여 태양에 향기 모두 날려버리는 저 장미 덤불로 날아드니, 거기 우리의 장난은 불타버리는 대낮과 같을시고.” 내 너를 찬미하노라, 오 처녀들의 분노여, 내 불의 입술을 피하여 미끄러지는 裸身 그 성스런 짐의 오 사나운 환락이여, 한 줄기 번개가 전율하는가! 육체의 은밀한 공포를 내 입술은 마시니, 무정한 여자의 발끝부터 수줍은 여자의 가슴까지, 순결이 단 한 번에 단념하여, 미친 눈물에, 아니 덜 처량한 입김에 젖어드는구나. “내 죄는 그 믿지 못할 공포를 깨뜨리는 것이 즐거워, 신들이 그리 잘 얽어놓은 포옹의 저 헝클어진 숲을 갈랐다는 것. 그건 내가 단 한 여자의 행복한 굴곡 아래 타오르는 웃음을 감추려 하자마자 (단순한 손가락 하나로는, 얼굴도 붉히지 않는 순지한 동생을 붙들어 그 깃털 같은 순백이 불붙는 제 언니의 흥분에 물들게 하고,) 어렴풋한 죽음으로 헐거워지는 내 팔에서, 여전히 나를 취하게 하던 울음도 아랑곳없이, 이 포로는 영영 보람도 없이 풀려나갔기 때문.”   어쩔 것인가! 다른 여자들이 내 이마의 뿔에 그네들의 머리타래를 묶어 나를 행복으로 이끌리라. 너는 알리라, 내 정념이여, 진홍빛으로 벌써 무르익은, 석류는 알알이 터져 꿀벌들로 윙윙거리고, 그리고 우리의 피는, 저를 붙잡으려는 것에 반해, 욕망의 영원한 벌떼를 향해 흐른다. 이 숲이 황금빛으로 잿빛으로 물드는 시간에 불 꺼지는 나뭇잎들 속에서는 축제가 열광한다. 에트나 火山이여! 그대 안에 비너스가 찾아와 그대의 용암 위에 순박한 발꿈치를 옮겨놓을 때, 슬픈 잠이 벼락 치거나 불꽃이 사위어간다. 여왕을 내 끌어안노라!   오 피할 수 없는 징벌······ 아니다, 그러나 말이   비어 있는 마음과 무거워지는 이 육체는 대낮의 오만한 침묵에 뒤늦게 굴복한다. 단지 그것뿐, 독성의 말을 잊고 모래밭에 목말라 누워 잠들어야 할 것이며, 포도주의 효험을 지닌 태양을 향해 나는 얼마나 입 벌리고 싶은가!   한 쌍이여, 잘 있어라, 그림자 된 너의 그림자를 내 보러 가리라.           [머리칼 極에 이른 한 불꽃의 비상······]   머리칼 極에 이른 한 불꽃의 비상 그 타래 활짝 펼치려는 욕망의 서쪽이 관을 썼던 이마 제 옛 아궁이를 향해 (왕관이 스러지듯) 내려앉네   그러나 이 생기에 찬 구름밖에 다른 황금 불어넣지 않아도 항상 내부적인 불의 연소 애초부터 하나뿐인 그것은 지속되네 진정하거나 웃음짓는 눈의 보석 속에   손가락에 별도 불꽃도 놀리지 않고 영예로운 광채로 여자를 단순화하는 것밖에 없이 눈부신 그 머리로 공훈을 완수하여 즐겁고 수호하는 횃불처럼   루비의 의혹을 채집하여 뿌리는 그녀를 다정한 한 주인공의 裸身은 더럽히네           성녀   플루트나 만돌린과 더불어 옛날 반짝이던 그녀의 비올라의 금박이 벗겨지는 낡은 백단목을 감추고 있는 유리창에,   저녁 성무와 밤 기도에 맞추어 옛날 넘쳐흐르던 성모 찬가의 책장이 풀려나가는 낡은 책을 열어놓고, 창백한 성녀가 있다.   섬세한 손가락뼈를 위해 천사가 제 저녁 비상으로 만드는 하프에 스쳐 星光처럼 빛나는 그 창유리에,   낡은 백단목도 없이, 낡은 책도 없이, 악기의 날개 위로, 그녀가 손가락을 넘놀린다 침묵의 악사.           葬送의 건배   오 우리네 행복의, 그대, 치명적 표상이여!   착란의 인사이자 창백한 헌주련가, 황금빛 괴수가 몸부림하는 이 내 빈 술잔을 회랑의 마술 같은 희망에 바친다고는 생각지 마시라! 그대가 나타난다 한들 나를 흡족하게 하지는 않으리. 내 그대를 손수 반암의 자리에 모시지 않았던가. 儀式이란 무덤의 문들 그 육중한 무쇠에 두 손으로 횃불을 비벼 끄는 것. 그렇거니 시인의 부재를 노래하는 너무나 단순한 우리네 축제를 위해 선택한 이 아름다운 기념물에 그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모르기는 어렵도다. 다만 남는 것, 누구나 맞이할 그 저열한 재의 시간까지, 어느 저녁이 우쭐거리며 내려와 불태우는 그 창문으로, 죽음의 순결한 태양 그 불꽃을 향해, 직분의 타오르는 영광이야 되솟아오름이 없으랴만!   장엄하게, 총체적이고도 고독하게, 그렇게 산화될 것이 두려워 인간들의 거짓 긍지는 떠는도다. 저 험상궂은 군중! 그들은 고하노니 : 우리는 우리 미래 망령들의 슬픈 암흑이로다. 그러나 헛된 담벼락에 애도의 紋章들 흩어져 있어도 나는 눈물의 냉철한 공포를 무시하였으니, 내 성스런 시에조차 귀먹어 소스라치지 않는, 뽐내는, 눈멀고 벙어리인, 저 행인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 제 아련한 壽衣의 손님된 자가 死後 기다리기의 순결한 영웅으로 변하고 있을 때였더라. 그가 말하지 않은 말들의 성마른 바람을 타고 안개 더미에 싸여 실려오는 막막한 나락, 無가 옛날의 폐기된 그 인간에게 : “지평선의 기억들이란, 오 그대여, 대지란 무엇이냐?” 이 꿈을 울부짖는데, 청아함이 변질되는 목소리로, 허공은 이 외침을 장난감 삼는도다 : “나는 알지 못하노라!”   스승은, 그윽한 눈으로, 걸음걸음, 에덴의 불안한 경이를 진압하였으니, 그 마지막 떨림은, 당신의 목소리만으로도, 장미와 백합을 위해 한 이름의 신비를 깨우도다. 그래 이 운명에서 아무것도 남는 것은 없는가, 그런가? 오 그대들 모두여, 어두운 믿음을 잊어버리시라. 찬란하고 영원한 재능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 법. 내, 그대들의 욕망을 염려하여, 내 보고자 하는바, 어제, 당신이 사라진 뒤에도, 이 별의 정원들이 우리에게 지정하는 이상의 숙제 속엔, 평온한 재난의 영예를 위해, 도취한 주홍이자 크고 선연한 꽃송이, 말들의 그 장엄한 공기 진동은 살아남으리라, 빗방울이며 금강석, 그 어른거리는 시선이 거기 어느 것 하나 시들지 않는 그 꽃들 위에 남아 시간과 햇살 가운데 꽃송이 따로 떼어놓는지라!   이곳이 진즉에 우리네 진정한 숲들의 모든 거처일진대, 순수 시인은 여기서 겸허하고도 너그러운 행적으로, 당신의 직분의 적, 꿈에게 이 거처를 금지하는 바이니, 이는 그 당당한 휴식의 아침에, 저 오래된 죽음이란 것이 고티에에게도 다름없이 신성한 두 눈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며 입을 다문다는 것일 때에, 해를 입히는 모든 것이랑 인색한 침묵이랑 오솔길에 딸린 장식으로 솟아오르게 하기 위함이라.     산문 (데 제생트를 위해)   과장이여! 내 기억으로부터 기세당당하게 일어설 줄을 모르는가, 오늘이야 무쇠의 옷을 입은 한 권 책 속의 주술일 뿐인 그대는.   왜냐하면 나는 靈的인 마음들의 찬송을 지도책이며 식물 표본집이며 全體圖鑑인 내 인내의 작품 안에, 학식에 의해 배치하기 때문이다.   풍경의 수많은 매혹들 위로 우리는 얼굴을 스쳐갔다 (우리는 둘이었다, 나는 그렇게 주장한다), 오 누이여, 네 매혹들을 거기 비교하며.   권위의 시대는 당황한다, 우리의 두 겹 의식의 상실로 깊어지는 이 정오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런 까닭도 없이.   일백 개 아이리스의 흙, 그 정오의 자리가, 그게 있는지 없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여름날 트럼페스이 황금이 불러대는 이름을 지니지 않았다고 말을 할 때.   그렇다, 대기가 환영들이 아니라 조망을 싣고 있는 한 섬에 모든 꽃이 더욱 넓게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거대하게, 송이송이가, 그 하나하나를 정원에서 분리시키는 명철한 윤곽으로, 공백으로, 예사롭게 장식되었다.   이 새로운 의무를 향해 솟아오르는 아이리스의 가족들을 보려고 오랜 소망의 영광, 이데아들이 모두 내 안에서 열광하였으나,   슬기롭고 상냥한 누이는 눈길을 미소보다 더 멀리 가져가진 않았으니, 그녀를 이해하려는 듯 나는 내 오래된 정성을 기울인다.   오! 논쟁의 정신은 알아야 하리, 우리가 침묵하는 이 시간에, 가지가지 백합의 뿌리줄기가 우리의 이성에는 과분하게 자라나고 있었을 뿐.   크나큰 것이 다가오길 바란 나머지 제 단조로운 유희가 거짓말을 할 때 해안이 울고 있다 해도, 모든 하늘과 지도가   내 걸음걸음마다 가라지는 바로 그 물결 따라 끝없이 확인되는 소식 듣는 내 경탄 싱그러운데, 그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이는 제 황홀을 단념하고 道程에 의해 벌써 학자인 그녀는 이 말을 말한다 : 아나스타스! 영원한 양피지를 위해 탄생하는 말,   어느 풍토에서건, 그 조상인 한 무덤이, 퓔케리! 너무나 거대한 글라디올러스에 가린 이 이름을 제가 가졌노라 웃기 전에.           부채 -말라르메 부인의 부채   언어라도 되는 듯 가진 것은 고작 하늘을 향한 파닥임밖에 없어도 미래의 시가 매우 정교한 住居로부터 풀려나오는구나   아주 나직한 날개 전령 이 부채 이것이 그것이라면 바로 그것으로 그대 등 뒤에서 어떤 거울 청명하게   빛났던 것이라면 (거기 보이지 않는 재만 약간 알알이 쫓겨났다 다시 내려앉아 나를 우수에 젖게 할 터라)   언제나 그렇게 나타나야 하리 부디 게으르지 말고 그대 손 사이에.           다른 부채 -말라르메 양의 부채   오 꿈꾸는 아가씨야, 저 길도 없이 순수한 희열에 내 잠기도록, 부디, 섬세한 거짓말로, 너의 손에 내 날개를 붙잡아둘 줄 알아라.   황혼의 서늘함이 한 줄기씩 파닥임 한 번마다 네게 오나니, 그 붙잡힌 날갯짓이 지평선을 그리 살포시 밀어내는구나.   어지러움이여, 바야흐로 허공이 떠는구나, 누구를 위함도 없이 태어나기를 열망할 뿐 솟아오르지도 가라앉지도 못하는 거대한 입맞춤처럼.   너도 느끼느냐. 매몰찬 낙원이 묻어 감춘 웃음인 양 흐르는구나, 네 입술 구석에서 혼연일치의 주름 저 안쪽으로!   저 금빛 저녁 위에 고이는 장밋빛 다른 기슭의 왕홀, 바로 그것이지, 네가 한 개 팔찌의 화염에 기대놓는 이 닫힌 하얀 비상은.           앨범 한쪽   갑자기 장난치듯 내 잡다한 피리에서 숲이 조금 솟아오르는 것을 듣고 싶다던 아가씨야   한 풍경 앞에 두고 저질러보는 이 연습은 그대 얼굴 바라보려 그쳤을 때가 좋은 것 같구나   그렇고말고 아둔한 내 손가락 몇 개 따라 내 마지막 바닥까지 뽑아올린 이 빈 숨결은 흉내 내려 한들 도리가 없구나   그리도 천진하고 맑아 곡조에 마법을 거는 그 앳된 웃음을.           벨기에 친구들을 회상함   어떤 시간에 이런저런 바람결에 흔들림이 없이도 은밀하면서도 확연하게 한 자락 한 자락 과부 돌이 옷을 벗음을 내 느끼듯 香煙과도 같은 모든 창연한 古色이   까마득한 날의 우리 몇 사람 그리도 흐뭇한 우리네 새로운 우정의 갑작스러움 위로 떠돌거나 오직 해묵은 芳香인 양 시간만 뿌릴 뿐 스스로 어떤 증거도 보여줌이 없는 성싶은데   수많은 백조의 흩어진 산책으로 죽은 운하에 새벽을 번식하는 결코 예사롭지 않은 도시 브루게에서 만났던 오 아주 귀중한 벗들이여   그때 장엄하게도 이 도시는 내게 가르쳐주었지 그 아들들 가운데 누구누구가 또 다른 비상의 지정을 받아 날렵하게 정신을 날개처럼 펼쳐 비칠지를.           속된 노래   1 (구두 수선공)   樹脂를 떠나서는 할 일이 없는가, 백합은 하얗게 태어나니, 다만 향기 때문에도 나는 그 편이 더 좋아 이 착실한 수선공보다는,   내 이제껏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가죽을 그는 내 한 켤레에 덧대려 하니, 발가벗은 발꿈치의 욕망 하나를 그렇게 무참히 꺾어버리네   빗나가는 법이 없는 그의 망치가, 항상 다른 곳으로만 앞장서는 갈망을 신발 바닥에 단단히 조롱하는 못으로 박아버리네.   오 발들아, 너희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그는 구두를 다시 만들기도 하리라!   2 (향기로운 허브를 파는 아가씨)   네 라벤더 하늘빛 다발을, 그 속눈썹 건방지게 치키며 위선자에게 팔 듯 내게 팔 생각은 마라, 그가 비록   장소 그 피치 못할 장소의 벽을 그걸로 장식하여 이죽거리는 배[腹]가 파란 감정으로 거듭난다 할지라도.   그보단 차라리 성가신 머리칼 바로 여기 꽂아라 그 건강한 새순으로 향기 어리도록, 제피린아, 파멜라야   혹은 네 이의 맏물들이 신랑에게 몰려가도록.           쪽지   모자의 검은 비행에 얼이 빠진 거리라도 휩쓸 듯 시도 때도 모르는 돌풍이 아니라 한 무희 거품같이 흩어지는   모슬린의 혹은 격정의 선풍으로 솟아오르니 우리를 사렉 한 바로 그 여자가 무릎으로 일으키는 이 바람이   저를 제외하곤, 진부한 모든 것에 정신적으로, 열광적으로, 요지부동하게 그 튀튀로 벼락을 때려도, 달리 속 썩일 것은 없다   그 치맛바람 깔깔거리며 휘슬러를 부채질해줄 수만 있다면.           소곡   1 백조도 없고 둑길도 없는 어디라도 좋을 외진 물가가 석양의 황금으로 그 여러 하늘 영롱하게 빛나는   손 닿을 수 없이 높은 허영으로부터 이곳으로 물러난 내 시선에 그 廢地를 비춘다   그러나 벗어내린 하얀 속옷 같은 그런 덧없는 새가 나른히 따라 내려간다 만일 기쁨에 넘쳐 그 곁에   너로 변하는 물결 속에 네 발가벗은 환희가 잠수한다면           소곡   2 걷잡을 길 없이, 내 희망이 거기 던져지듯, 격정과 침묵으로 저 높이 사라지며 파열해야 했던가,   목소리 숲에 낯설어 혹은 추호의 메아리도 뒤따르지 않아, 생애의 다른 때에는 누구에게도 그 소리 들리지 않았던 새는.   험악한 악사, 그는 의홋 속에 숨진다 그의 가슴 아닌 내 가슴에서 가장 나쁜 오열이 솟아나왔던 것인가   찢겨져서도 그는 고스란히 어느 오솔길에 남을 것인가!           소네트 몇 편   [어둠이 숙명적인 법칙으로······]     어둠이 숙명적인 법칙으로 위협할 때 내 척우의 욕망이자 고통인, 그런 오랜 꿈은, 음산한 천장 아내 사멸할 것이 원통하여 의심할 수 없는 그 날개를 내 안에 접어두었다.   사치여, 오 흑단의 방이여, 한 왕을 흘리려고 거기서 이름 높은 꽃장식들이 죽음을 둘러쓰고 사리를 틀어올려도, 제 신념에 눈이 부신 고독자의 눈에 그대는 암흑이 거짓 선언한 오만일 뿐.   그렇다, 나는 안다, 이 밤의 저 먼 곳에, 지구가 거대한 한 광채의 이상한 신비를 던지고 있다. 이 땅을 더 어둡게는 못하는 흉악한 세기들의 밑바닥에서.   확장되건 부정되건 항상 그대로인 공간이 이 권태 속으로 비천한 불들을 운행하여 증인으로 삼으니, 축제의 한 별로 천재가 타오르고 있다 말하리라.           [순결하고, 강인하고, 아름다운······]   순결하고, 강인하고, 아름다운 자는 오늘 달아난 적 없는 비상의 투명한 빙하가 서릿발 아래 들려 있는 이 망각의 단단한 호수를 취한 날갯짓 한 번으로 찢어줄 것인가   지난날의 백조는 회상한다, 모습은 장려하나 불모의 겨울 권태가 번쩍이며 빛났을 때 살아야 할 영역을 노래하지 않은 까닭으로 희망도 없이 스스로를 해방하는제 신세를.   공간을 부인하는 새에게 공간이 떠맡긴 그 하얀 단말마야 목을 한껏 빼어 흔들어버린다 해도, 그러나 아니다 날개 깃이 붙잡혀 있는 이 땅의 공포는.   제 순수한 빛이 이 자리에 지정하는 허깨비, 그는 무익한 流謫의 삶에서 백조가 걸쳐 입는 모멸의 차가운 꿈에 스스로를 붙박는다.           [의기양양하게 피한······]   의기양양하게 피한 아름다운 자살, 영광의 장작불이여, 거품으로 끓는 피여, 황금이여, 폭풍이여! 오 웃으리라 저기 한 주홍빛이 준비하여 나의 없는 무덤만을 장엄하게 펼칠 뿐이라면.   무어라고! 저 모든 광채의 넝마마저, 이 자정의 시간ㅇ, 우리를 환대하는 어둠에 머무르지 않으니, 오직 머리의 오연한 보물 하나만 남아 애무에 싸인 그 나른함을 불길도 없이 퍼부을 뿐,   그것은 그대 머리, 그렇게도 항상 열락인! 그렇지 그대 머리 홀로, 사라진 하늘에서, 천진한 승리를 조금 거두어 그 빛으로 그대를   덮는구나, 어린 황녀의 투구 같은 그대 머리 그대 베개 위에 기댈 때, 그 장미들은 떨어져 그대 모습 그려내리.           [제 순결한 손톱들이 그들 줄마노를······]   제 순결한 손톱들이 그들 줄마노를 드높이 봉정하는 이 한밤, 횃불 주자, 고뇌가 받들어올리는 것은 불사조에 의해 불태워진 수많은 저녁 꿈, 어느 遺骨 항아리도 그를 거두어들임이 없고   빈 객실의 장식장 위에는 공허하게 울리는 폐기된 골동품, 소라껍질도 없다 (無가 자랑하는 이 물건만 가지고 주인이 지옥의 강으로 눈물을 길러 갔기에).   그러나 비어 있는 북쪽 십자창 가까이, 한 황금이, 필경 한 水精에게 불꽃을 걷어차는 일각수들의 장식을 따름인가, 모진 숨을 거두고,   그녀, 거울 속에 裸身으로 죽었건만, 액틀로 닫힌 망각 속에는 붙박인다 이윽고 반짝임들의 七重奏가.         에드거 포의 무덤   마침내 영원이 그를 그 자신으로 바꿔놓는 그런 시인이 한 자루 벌거벗은 칼을 들어 선동한다 이 낯선 목소리 속에서 죽음이 승리하였음을 알지 못하여 놀라는 자신의 세기를.   그자들은, 히드라의 비열한 소스라침처럼, 옛날 종족의 말에 더욱 순수한 의미를 주는 천사의 목소리 들으며 이 마술이 어떤 검은 혼합의 영광 없는 물결에 취했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였다   대적하는 땅과 구름의 오 다툼이여! 우리들의 사상이 그것으로 얕은 부조를 새겨 포의 무덤 눈부시게 장식할 수 없기에,   어느 알 수 없는 재난으로부터 여기 떨어진 조용한 돌덩이 이 화강암만이라도 끝끝내 제 경계를 보여주어야 하리 미래에 흩어져 있는 저 冒瀆의 검은 비행들에게.           샤를 보들레르의 무덤   파묻힌 신전이 진흙과 루비를 침 흘리듯 흘리는 하수구의 무덤 같은 아가리로 구역질나게 토해내는 것은 사나운 짖음처럼 콧마루 온통 타오르는 어떤 아누비스의 우상.   혹은 최근의 가스등이 저 수상한 심지를, 알다시피 수모를 문질러 씻는 그 심지를 쥐어짜, 어느 불멸의 사타구니에 사납게 불 밝힐 때 그 비상은 가로등을 따라 잠자리를 옮긴다.   저녁 없는 도시에서 마른 어느 봉헌의 잎사귀들이, 헛되이 보들레르의 대리석에 그가 기대앉듯, 축복할 수 있으랴,   부재의 저를 감싸는 베일에서 떨고 있는 그, 바로 그의 그림자를, 우리가 죽을지라도 항상 호흡해야 하는 어떤 수호의 毒을.           무덤 1주기-1897년 1월   북풍에 굴러가며 격노하는 검은 돌덩이는, 어떤 불길한 거푸집을 찬양하려는 듯 인간들의 고통과 그것의 닮음을 더듬는 경건한 손길들 아래서도 멈추지 않으리라.   여기서는 거의 언제나 산비둘기가 구구 울건만 이 빗물질의 애도는 혼례의 수많은 면사포 주름으로, 한 번 반짝여 무리를 은빛으로 물들일 내일의 무르익은 큰 별을 무겁게 누른다.   우리 방랑자의 머지않아 밖에 드러날 고독한 도약을 답사하며 찾는 자 누구인가- 베를렌을? 그는 풀밭에 숨어 있다, 베를렌은   입술로는 거기서 마시지 않고 혹은 숨결을 바닥내지 않고 순진하게 동의를 얻어서만 붙잡으려 한다 억울하게도 죽음이라고 불리는 약간 깊은 시내를.           예찬   무아르 천의 벌써 음울한 침묵이 주름을 여러 개 홀로 배열하네, 가운뎃기둥의 붕괴가 기억의 소실로 팽개치지 않을 수 없는 가구 위에.   우리네 주술서의 기세 높았던 그 낡은 장난을 날개의 스스럼없는 떨림으로 전파하며 천 개씩 무리지어 열광하는 상형문자들이여! 차라리 그 주술서를 장롱 속에 감추어다오.   태초의 웃음짓는 소동의 증오를 받으며 으뜸가는 광채들로부터 그것들 한가운데서, 그 흉내를 위해 탄생한 전당 앞뜰 근처까지,   양피지 위에서 넋을 잃는 황금의 트럼펫 소리 드높게, 리하르트 바그너 神이 솟아올라, 잉크로도 온전히 침묵시키지 못한 한 축성식을 무녀의 오열로 펼치네           예찬   온 새벽은 비록 마비에서 덜 풀려 어두운 주먹 움켜쥐고 이 귀머거리의입에 물린 하늘빛 나팔들을 향해 치흔들어도,   牧者를 가졌으니, 호리병박 매달린 그의 지팡이가 그의 미래의 발걸음 더듬어 꿋꿋이 때린다 풍요로운 샘이 솟아나올 때까지.   이와 같이 앞질러 그대는 산다 오 고독한 퓌비 드 샤반이여 결코 혼자가 아니니   시대를 이끌어 마시게 한다 그대의 영광이 찾아내준 壽衣도 없는 님프에서.           [항해하려는 유일한 열망에······ ]   어느 찬란하고 흐린 인도 저 너머로 항해하려는 유일한 열망에 -이 인사는 마중 나가니, 그대의 船尾가 벗어나는 岬, 이 시대의 전령사라   이처럼, 쾌속범선과 함께 낮게 키질하는 어느 활대 위에서 한 마리 새로운 소식의 새도 항상 그렇듯 파닥임으로 거품 일며   키 잡는 손이야 변함없어도 마냥 지루하게 외쳐대곤 하였지 쓸모없는 땅의 정보를 밤이며 절망이며 보석인   그것 새의 노래에 의해 창백한 바스코의 미소에까지 반사되고.           [소네트 3부작]   1 모든 긍지가 저녁 연기를 피운다 한 번의 휘두름에 꺼지는 횃불 불후의 입김이라도 그 저버림을 유예할 수는 없겠지!   풍요롭지만 추락한 여러 전리품의 상속자 그의 해묵은 방은 그가 문득 복도로 들어선다 한들 따뜻해지지도 않으리라.   과거의 필연적인 고통들이 否認의 무덤을 발톱이라도 가진 듯 움켜쥐는데,   외롭게 떠받들린 무거운 대리석 아래서는 번쩍거리는 그 까치발 시렁밖에 다른 어느 불도 타오르지 않는다.   2 가녀린 유리 세공의 둔부와 도약에서 솟아올라 쓰라린 밤샘을 꽃피우지 못하고 알려지지 않은 모가지는 중단된다.   내 믿어 마지않나니 두 입은, 그녀의 애인도 내 어머니도, 결코 같은 空想에서 마시지 않았다, 나, 이 차가운 천장의 공기 요정!   무진장한 空房밖에 어떤 음료도 없이 순결한 항아리는 죽어가나 동의하지 않는다,   가장 불길한 자들의 순진한 입맞춤이여! 어둠 속에 한 송이 장미를 알리는 그 어느 것도 내뿜으려고는.   3 헤이스가 한 겹 사라진다 드높은 유희의 의혹 속에서, 침대의 영원한 부재만을 신성 모독이나 저지르듯 설핏 열어 보이고.   꽃무늬 장식 하나가 같은 것과 벌이는 이 한결같은 하얀 갈등은 희부연 창에 부딪쳐 꺼지나 제가 가려 감추는 것보다 더 많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 꿈이 금빛으로 무르익는 자에게선 음악가 그 텅 빈 허무의 만돌린이 서럽게도 잠들어 있다   어떤 窓을 항하여 어느 배도 아닌 제 자신의 배에서 아들로 태어날 수도 있었을 그런.           [시간의 향유에 절여든 어느 비단이······]   시간의 향유에 절여든 어느 비단이, 키메라가 거기서 스러지는데, 거울 밖으로 그대가 펼쳐내는 이 물결치는 천연의 구름을 당하랴!   깃발을 명상하는 구멍들은 우리의 대로에서 들떠오르지. 내게는 이 두 눈을 흐뭇하게 감출 그대의 발가벗은 머리칼이 있지.   아니야! 입은 저의 깨물음에서 아무것도 맛본다 장담할 수 없으리라, 그 사람 왕자님 그대 연인이   제가 질식시키는 영광들의 비명을 이 막중한 머리타래 속에 파묻어, 다이아몬드처럼, 숨지게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이야기 속에 내가 등장한다면······]   당신의 이야기 속에 내가 등장한다면 그거야 질겁하는 주인공으로지 영지의 어느 잔디밭을 발가벗은 발꿈치로 밟고 나서 말이야   두세 개 빙하에나 발 들여놓은 나는 그가 제 성공을 소리 높여 웃도록 당신이 막지 않았을 순진한 죄를 알지 못하네   말해주어 내 기쁨이 저런 것은 아닌지 이 불길로 구멍 뚫린 저 허공에서 천둥과 루비 굴대   내 유일한 저녁 마차 그 바퀴가 저 흩어지는 왕국들을 따라 주홍빛으로 죽어가는 것만 같은 그 모습 보는 것은 아닌지           [짓누르는 구름에게······]   짓누르는 구름에게 노예 같은 메아리들에게마저 효력 없는 霧笛으로 알리지 못한 현무암과 용암의 암초   어떤 무덤 같은 난파가(너는 알면서도, 거품이여, 거기서 침만 흘리는구나) 표류물들 가운데 가장 높은 하나 발가벗은 돛을 폐기하였는가   혹은 어떤 고급한 조난을 얻지 못해 노발대발하며 온통 허망하게 펼쳐진 심해가   길게 끌리는 그 새하얀 머리칼 속에 고작 인어의 어린 허리나 치사하게 빠뜨렸으련만 시치미를 뗐는가           [내 낡은 책들이 파포스의 이름 위에······]   내 낡은 책들이 파포스의 이름 위에 접혔으니, 저 승승장구하던 날의 자수정빛 아래, 멀리, 일천 개 거품으로 축복받은 한 폐허를 하나뿐인 재능으로 뽑아냄이 즐겁구나.   추위여 낫의 침묵을 휘두르며 달릴 테면 달려라 나는 헛된 弔曲으로 울부짖지 않으리라 비록 땅바닥의 아주 하얀 저 장난질이 모든 자리마다 그 거짓 풍경의 榮華를 거부한다 할지라도.   여기서는 어느 과일도 즐기지 않는 내 배고픔은 그 유식한 결여에서 똑같은 맛을 발견한다 : 하나쯤은 향기로운 인간의 육체로 터져나와 빛나거라!   우리들의 사랑이 불씨를 뒤적이는 어떤 날개 달린 뱀을 밟고 서서, 내가 더 오랫동안 어쩌면 더 열렬히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 옛날 아마존 여인의 타버린 그 젖가슴.  
948    『뻬이따오의 시와 시론』 정우광 엮음 (고려원, 1995) 댓글:  조회:1788  추천:0  2019-07-11
『뻬이따오의 시와 시론』 정우광 엮음 (고려원, 1995)         미소, 눈송이, 별   온갖 것이 재빠르게 빙빙 도는데 너만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미소 띤 빨간 장미로부터 나는 겨울의 노래를 뜯는다   짙푸른 눈송이여 너희들은 소곤소곤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나에게 대답해 보아 별은 항상 별 아닌가             냉혹한 희망   1 짙은 갈색 그림자들을 휘저으며 바람은 솨무들의 끊임없는 재잘거림을 가지고 사라졌다   인색한 밤은 거지들에게 별처럼 총총한 은동전들을 흩뜨린다 고요함도 무기력해져 다시는 어린애들의 잠꼬대를 멈출 수가 없다   2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는 밤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는 꿈 살그머니 바래지는 아침 안개 속으로 가라앉는다   3 어린애의 커다란 두 눈동자가 침침한 처마 아래 숨는다 조그만 지붕창도 벌써 눈이 멀어 다시는 성애 낀 별들을 채집할 수 없다 나팔꽃도 벌써 벙어리 되어 다시는 달빛 속의 童話를 말할 수 없다   이별을 고했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천연색 꿈들에게 대지는 돌진하고 있다... 후퇴하는 지평선을 휙휙 무너뜨리며   4 세계는 정말로 크다   5 아침 노을에 분홍빛인 광고판 위 초록 별 하나가 벌쩍인다 손에 손을 잡고 우리는 앞으로 걸어간다 자신들의 실루엣을 하늘에 비치며   6 작디작은 손바닥 위로부터 사뿐한 버들솜 하나가 치솟는다 그를 날게 하여 안개 낀 바다의 비밀을 폭로케 하리다 그를 날게 하여 거친 바람을 타게 하리다   7 왁자지껄한 것이 무엇이냐 하늘로부터 온 것 같은데   야, 태양아-萬花鏡 회전을 시작해 보아 그리고 무수한 미지의 꿈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렴   8 무거운 장송곡을 연주하기 시작하며 시커먼 구름들은 장례식의 행렬로 정렬한다 태양은 深淵으로 떨어지고 뉴턴도 죽었다   9 천공의 낮은 처마 아래 엷은 회색 울타리가 짜여진다 거품 같은 조그만 버섯들이 길 웅덩이에 가득 재배된다   비는 한방울 한방울 우리의 슬픔 머금은 뺨에서 미끄러진다   10 깨어진 꽃병은 갈색 점토로 가득 메워져 있다   연약한 갈대들은 위-이-휙 어찌 우리가 제지할 수 있겠는가! 이 미쳐 날뛰는 大屠殺을   11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태양과 대지를 잃었고 우리 자신들도 잃었다   12 희망 이 대지의 유산이 이토록 무거운 것일까   고요 추위   성애는 안개와 함께 밀려갔다   13 밤 짙푸른 그물 별빛 매듭을 가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이 장중한 序曲 나로 하여금 죽음을 믿게 만든다   14 자흑색 파도가 응고되었다 산 사이 흔들리는 조그만 다리 아래 까마귀들은 빙빙 맴돈다 한마디 소리도 없이   15 비둘기가 총총히 날아 갔다 희디흰 깃털 하나를 떨구며   아이야 어머니 혈액 속에서 너는 무엇을 계승했느냐   16 눈물은 짜다 아, 생활의 바다는 어디에 있는가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이 진실되게 웃을 수 있고 통쾌하게 울 수 있게 되었으면   17 결국 천둥조차 벙어리가 되었다   어둠은 추함과 죄악을 가렸고 순결한 눈동자들을 차단했다   18 꾸벅꾸벅 조는 석유램프는 비굴한 쌕-쌕 소리로 어떤 한 행성의 見聞을 묘사한다 한줄기 시퍼란 연기와 함께 연한 남빛 光輝 껍질을 벗는다   19 공중에 솟아오르는 황금색 애드벌룬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을 잡아 끌었다   떠올라라 이 시커먼 해양을 넘어 말끔히 개인 하늘을 향해 떠올라라   20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이 장중한 序曲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21 희망 이 대지의 유산이 이토록 무거운 것일까   고요 추위               하루   서랍에다 자신의 비밀을 가두고 좋아하느 책 모퉁이에도 메모를 남기고 우체통에다 편지를 넣곤, 잠시 동안 묵묵히 서서 바람 속에 지나가는 행인들을 헤아리며, 조금도 거리낌없이 네온등 휘황한 가게 진열창을 유심히 살피고 전화통 속에다 동전 한 개를 넣고 다리 아래서 낚시질하던 영감에게 담배 한 개비를 빌리니 강 위 汽船은 광활한 기적을 울리고 극장 문 앞 칙칙한 體鏡으로 자욱한 담배 연기를 통과해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고 무수한 별들의 아우성을 커튼으로 가로막으며 등불 아래서 빛 바랜 사진들과 글자들을 넘긴다             태양이란 도시에서의 메모들   생명 태양도 떠오른다   사랑 평안함, 기러기들이 날아 지나간다 황폐한 處女地 위를 늙은 나무는 쓰러진다, 우지끈 소리와 함께 하늘엔 짜고 떫은 비가 흩날려 떨어진다   자유 나부낀다 갈기갈기 찢긴 종이조각이   손자 온 해양을 포용하던 그림이 한 마리 종이학으로 접힌다   아가씨 아른거리던 무지개는 새들의 화려한 깃털을 모은다   청춘 시뻘건 파도가 고독한 노에 스며든다   예술 억만 개의 휘황한 태양들이 박살난 거울 위에 드러나 있다   인민 달은 찢겨 번득이는 밀알이 되어 성실한 땅과 하늘에 뿌려진다   노동 손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운명 아이는 제멋대로 난간을 두드리고 난간은 제멋대로 밤을 두드린다   신앙 양떼는 초록 웅덩이로 떨어지건만 목동은 단조로운 피리만 불어 젖힌다.   평화 帝王이 사망했던 장소에 옛 창이 가지치기를 하고, 싹이 터서 신체장애자들의 지팡이가 되었다   조국 그녀는 청동 방패 위에 주조되어 어두운 박물관 벽에 기대어 있다   생활 그물               가자   가자- 낙엽은 흩날려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건만 노랫소리는 돌아갈 곳조차 없다   가자- 빙판 위 달빛이 벌써 강바닥으로부터 넘쳐 나왔어도   가자- 눈동자들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심장들은 황혼의 북을 두드린다   가자- 우리의 기억을 잃지는 않았다 가서 우리는 생명의 호수를 찾아야 한다   가자- 길과 길에 나부끼는 뻘건 양귀비들이 가득 덮여 있더라도             회답   비열은 비열한 자들의 통행증이고 고상은 고상한 자들의 묘지명이다 보라, 저 금도금한 하늘에 죽은 자의 일그러진 거꾸로 선 그림자들이 가득 차 나부끼는 것을   빙하기는 벌써 지나갔건만 왜 도처에는 얼음뿐인가? 희망봉도 발견되었건만 왜 死海에는 온갖 배들이 앞을 다투는가?   내가 이 세상에 왔던 것은 단지 종이, 새끼줄, 그림자를 가져와 심판에 앞서 판결의 목소릴 선언하기 위해서였단 말인가 :   너에게 이르노니, 세상아 난-믿-지-않-아! 설사 너의 발 아래 천 명의 도전자가 있더라도 나를 천한 번째로 세어다오   난 하늘이 푸르다고 믿지 않는다 난 천둥의 메아리를 믿지 않는다 난 꿈이 거짓임을 믿지 않는다 난 죽으면 보복이 없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만약 바다가 제방을 터뜨릴 운명이라면 온갖 쓴 물을 내 가슴으로 쏟아 들게 하리다 만약 육지가 솟아오를 운명이라면 인류로 하여금 생존을 위한 봉우리를 다시 한번 선택케 하리다   새로운 조짐과 번쩍이는 별들이 바야흐로 막힘없는 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들은 오천 년의 象形文字이고 미래 세대의 응시하는 눈동자들이다           온갖 것   온갖 것은 운명 온갖 것은 구름 온갖 것은 결말 없는 시작 온갖 것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추구 온갖 즐거움엔 웃음도 없고 온갖 고난엔 눈물조차 없다 온갖 언어는 반복 온갖 만남은 초면 온갖 사랑은 마음속에 온갖 과거는 꿈 속에 온갖 희망엔 脚注가 따르고 온갖 신앙엔 신음이 따른다 온갖 폭발은 찰나의 정적을 가지며 온갖 죽음을 질질 끄는 메아리를 가진다             갈림길   바람이 멈추었다 바람은 묵묵히 길목에 서 있다 안개 속에 떠오르는 울타리 밤을 여는 조그만 문 어둠은 가로등을 빌려 축배를 든다   네 눈 속의 창살은 혼미한 대낮을 여과시킨다 이별을 배워라 기왕의 모든 것을 베워왔듯이 歡樂과 哀愁를 배워왔듯이   뒤돌아가거라, 여인아 연약한 가로등 빛을 네 어깨에 떨구며 설사 네가 홀가분히 미소짓더라도 망사 친 땋은 머리의 성애는 밤이슬과 함께 뚝뚝 떨어질 것이다             낯선 해변   1 돛들이 드리워진다   돛대, 이 겨울의 숲은 뜻밭의 봄을 가져다 주었다   2 등대의 폐허는 꺼져가는 빛을 신음한다   너는 파괴된 계단에 기대어 녹슨 난간을 두드리며 일련의 단조로운 소리를 내고 있다   3 정오의 장엄함 속에 그림자들은 휴식을 취할 곳을 찾고 있다 온갖 후미진 곳마다 굵은 소금 알갱이들이 과거의 추위와 추억의 섬광들을 응결하고 있다   4 멀리 희뿌연 망망함   수평선 이 요동하는 갑판은 얼마나 많은 熟眠에 빠진 그물들을 던졌었나?   5 스카프 그 빨간 새 日本海로 날아간다 불꽃에 타오르는 반사광은 너로부터 떨어져나가 그림자를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하늘을 향해 던져 버린다 폭풍우가 없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비록 고정된 풍향이 없더라도 어쩌면 부름에 답하기 위해 날개는 활시위를 당기는 울음을 울었나 보다   6 썰물은 층층 겹겹이 황금색 융단 위에 범람하는 거품 같은 밤을 토해 놓는다 헐거운 굵은 밧줄, 절단된 노 어부들은 벌거벗은 등을 구부린 채 폭풍우에 무너진 사당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7 아이들은 초승달을 뒤쫓고 있다   한 마리 갈매기가 우리를 향해 푸드득 날아왔건만 네가 뻗은 손에는 내려앉지 않는다             부케   나와 세상 사이에 너는 灣이요, 돛이요 신뢰할 만한 로프의 양끝이다 너는 분수요, 바람이요 어릴 적 맑고 낭랑했던 울음이다   나와 세상 사이에 너는 액자요, 창문이요 활짝 핀 들꽃으로 뒤덮인 전원이다 너는 숨결이요, 침대요 별들을 동행하는 밤이다   나와 세상 사이에 너는 달력이요, 나침반이요 어둠 속을 미끄러져 나가는 광선이다 너는 이력서요, 題簽*이요 맨 끝에 쓴 序文이다   나와 세상 사이에 너는 실크 커튼이요, 안개요 꿈속에서 빛을 내는 등잔이다 너는 대나무 피리요, 가사 없는 노래요 석고상의 아래로 드리운 눈까풀이다   나와 세상 사이에 너는 鴻溝*요, 늪이요 곤두박질하는 심연이다 너는 울타리요, 담장이요 방패에 새겨져 있는 영원한 도안이다   * 題簽 : 표지에 쓰지 않고, 종이에 써서 앞표지에 붙인 外題 * 鴻溝 : 漢 高祖와 楚 항우가 천하를 양분할 때의 경계선이었던 강. 여기서는 큰 틈, 큰 격차를 말한다.           그래, 어제는   팔뚝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리며 숲 속의 혼돈도 가리며 너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 그래, 어제는....   漿果로 저녁놀을 바르며 자신의 수줍음도 칠하며 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긋 웃음을 지었다 : 그래, 어제는....   어둠 속에서 성냥 한 개를 문질러 우리 마음 사이에 놓으며 너는 창백한 입술을 깨물었다 : 그래, 어제는...   종이로 접은 배를 시냇물 속에 넣으며 맨 처음 언약을 싣고 너는 결연히 몸을 돌려 가버렸다 : 그래, 어제는.....             섬   1 너는 안개 낀 바다를 항해한다 돛대도 없이 너는 달밤에 배를 정박시킨다 닻도 없이   길은 여기서 사라지고 밤은 여기서 시작된다   2 지표도 없다 분명한 경계도 없다 단지 물보라가 찬미하는 가파른 벼랑들만이 세월의 그 음울한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일련의 으리으리한 기념들과 함께   꼬마들이 백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달빛 아래, 먼 곳의 고래는 바야흐로 샘물을 높디높게 내뿜고 있다   3 갈매기들이 깨어났다 날개와 날개를 연이어 그들의 울음이 어찌나 처량한지 매 合歡木의 잎사귀들과 꼬마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이 조그만 세상에서 깨어 있다는 것이 고통일 줄이야   4 지평선이 기울어졌다 흔들흔들, 몸을 뒤척이며 갈매기 한 말가 아래로 떨어졌다 뜨거운 피가 커다란 부들잎들을 말아 올린다 그 어디나 다 있는 밤이 총 소리를 덮어 가렸다 -이것이 금지된 구역이자 자유의 결말이었다 깃털로 된 펜 하나가 모래에 꽂혔다 微溫의 숨결을 띠고 그것은 흔들리는 뱃전과 계절풍에 속한 것이었다 해안과 비의 비스듬한 선에 속한 것이었다 어제나 내일의 태양으 지금 이곳에서 죽음을 공개하는 비밀을 쓰고 있건만   5 매파랑에 번뜩이는 깃털 하나가 떠오른다   꼬마들은 모래 언덕을 쌓아 올린다 바닷물이 밀려와 그들을 둘러싼다 화환처럼, 썰렁하게 요동치며 달빛 장송곡조가 하늘가까지 뻗어간다   6 아, 종려나무여 너의 침묵이 반역자의 칼을 들어 올리고 있다 다시 한번 더 바람이 너의 머리칼을 밀쳐 올릴 것이다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듯이 최후의 국경은 영원히 꼬마들의 마음속에 있다   7 밤은, 바람을 맞받으며 서 있다 재난을 위하여 매복한 암살범을 위하여 부드러운 카펫을 깔며 조가비 잔들의 열을 배열하며   8 죄 없는 하늘만 있어도 충분하다 하늘만 있어도 충분하다 들어보라, 거문고 소리를 들어보라, 거문고 소리를 잃었던 소리를 召喚하는           둑   현재와 과거를 벗하며 둑은, 높다란 갈대 하나를 들어올리며 멀리 사방을 바라본다 바로 너 언제나 일렁이는 파랑을 지켜온 것은 황홀한 泡沫과 별을 지켜온 것은 흐느끼는 달빛이 오랜 뱃노래를 불어 젖힐 때 얼마나 처량한가   나는 둑 나는 漁港 나는 팔뚝을 뻗어 빈궁한 아이들의 조그만 배들을 기다리다 한줄기 등불을 가득 실어 보낸다               船票   그는 선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떻게 갑판에 올라갈 수 있겠는가 철커덩, 철커덩, 닻 쇠줄의 소리가 이곳의 밤을 떠들썩하게 한다   바다, 바다 썰물로 상승하는 섬 마음처럼 고독하다 부드러운 숲 덤불의 그림자도 없다 연기나는 굴뚝도 없다 섬광을 번뜩이던 돛대 섬광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다 무수한 폭풍은 단단한 물고기 비늘과 조개 껍질 위에 해파리란 조그만 우산 위에 정지된 무늬를 남겨 왔다 한 옛날 이야기가 물보라와 물보라 사이에 전해진다 그는 선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바다, 바다 암초에 밀집해 있는 이끼 발가벗은 한밤중을 향해 만연된다 어둠 속 빛을 내는 갈매기들의 깃털을 따라 달 표면에도 들러붙는다 潮水가 잠잠해지자 소라와 인어가 노래를 시작한다   그는 선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세월은 지금까지 중단된 적이 없다 침몰하 배에 막 불이 지펴져 빨간 산호 불꽃들을 다시 점화시켰고 파도가 용솟음칠 때면 죽은 자들의 눈동자들은 희미하게 가물거리며 해양 깊숙한 곳으로부터 떠오른다   그는 선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 사람을 현기증 나게 한다 백사장을 바싹 말리고 있는 저 태양광선이 얼마나 사람을 현기증 나게 할까   그는 선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비 내리는 밤   물웅덩이 속에서 박살난 밤이 새 잎사귀 하나를 살살 다독거리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아기를 달래어 잠들게 하듯 빗방울들로 꿴 등불이 너의 어깨를 수놓고 있었다 번뜩이며, 굴러 떨어지며 너는 말했다 : 안 돼 말투는 그렇게 단호했건만 미소는 도리어 마음속 비밀을 누설하고 있었다   우중충한 시커먼 구름이 축축한 손바닥으로 너의 머리카락을 비볐다 꽃 같은 향기와 나의 뜨거운 호흡을 반죽하며 우리의 그림자들은 가로등에 길게 잡아당겨져 매길목과 매꿈에 잇닿아 있었다 그물로 우리 환락의 수수께끼를 붙잡으며 과거의 고생으로 응결된 눈물은 너의 손수건을 적셨고 칠흑 같은 門洞 속에서 잊혀졌다   설령 내일 아침 총부리와 피 흘리는 태양이 나로 하여금 자유와 청춘과 펜을 포기하도록 할지라도 나는 이 밤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나는 너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벽으로 내 입술을 막아 보아라 쇠꼬챙이로 내 하늘을 잘라 보아라 내 심장이 뛰는 한, 피의 干滿이 있을 것이고 시뻘건 달에 찍혀 있는 너의 미소는 밤마다 내 조그만 창문 밖에 떠서 기억을 환기시킬 것이다   * 門洞 : 중국식 저택의 대문에서 집안으로 통하는 지붕이 있는 통로                 잠들어, 산골짜기야   잠들어, 산골짜기야 쪽빛 雲霧로 하늘을 덮으며 들백합 창백한 눈동자들을 덮으며 잠들어, 산골짜기야 비 걸음으로 재빨리 바람을 뒤쫓으며 뻐꾸기 불안한 울부짖음을 뒤쫓으며   잠들어, 산골짜기야 우리는 여기에 숨어 마치 천 년 꿈속에 숨은 듯 다시는 시간이 풀잎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아 구름층 뒷면에 멈춰 선 태양의 시계추 다시는 저녀골과 여명을 흔들어 떨구지 않겠지   빙빙 도는 나무들은 단단한 솔방울들을 무수히 떨구어 두 줄의 발자국들을 보호해 주지 우리의 어린 시절과 계절은 더불어 이 꼬불꼬불한 오솔길을 지나가 버렸어 꽃가루가 가시덤불을 흠뻑 적셨지   아, 얼마나 적막한가 던져진 돌멩이는 메아리도 없어 어쩌면 너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어 -마음에서 마음으로 한줄기 무지개가 고요 속에 떠오르고 있어 -눈에서 눈으로   잠들어, 산골짜기야 잠들어, 바람아 산골짜기는, 쪽빛 雲霧 속에서 잠들고 있어 바람은, 우리 손바닥에서 잠들고 있어               너의 손을 내게 뻗어   너의 손을 내게 뻗어 내 어깨로 막은 세계가 다시는 너를 불안하지 않게 해 설사 사랑은 잊혀질 수 없고 고난은 기억될 수 없어도 내가 한 말을 기억해 모든 것이 過去事일 수 없다는 것을 설사 마지막 사시나무 한 그루만이 묘비명도 없는 무덤처럼 길 끝에 우뚝 서 있더라도 낙엽은 말을 할 수 있어 나뒹굴며 바래지고, 창백해져 천천히 얼어붙어 우리의 무거운 발자국들을 떠받치잖아 물론, 누구도 내일을 알 수는 없어 내일은 또 하나의 새벽으로부터 시작되니까 그때 우리는 깊게 잠들 거야             귤이 익었다   귤이 익었다 태양을 가득 담은 귤이 익었다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가게 해 묵직한 사랑을 가지고   귤이 익었다 껍질은 고운 안개를 내뿜고 있다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가게 해 슬픔이 기쁨의 눈물이 되도록   귤이 익었다 구린 그물이 매쪽 알갱이들을 담고 있다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가게 해 그 산산조각난 내 꿈을 찾도록   귤이 익었다 태양을 가득 담은 귤이 익었다             빨간 돛배   어디나 무너진 벽과 끊어진 담이라 해도 길이, 어찌 우리 발 아래로부터 뻗어나 있겠소 하나둘 가로등이 동공 속에 미끄러져 들어와도 쏟아져 나오는 것은, 새벽별이 아니잖소 나는 당신을 위로하고 싶지 않소 전율하는 단풍잎 위에는 봄에 관한 거짓말들이 마구 씌어 있소 열대에서 온 태양새도 우리 나무에 내려앉지 않았소 게다가 뒤쪽의 산불도 단지 먼지 가득한 황혼일 뿐이잖소   만약 지구가 벌써 얼음으로 봉해졌다면 우리가 난류를 향해 바다로 나가게 놔두시오 만약 암초가 우리 미래의 모습이라면 우리가 바다를 향해 석양으로 나가게 놔두시오 안 되오, 불지르고 싶은 갈망은 결국은 재로 변하는 갈망이잖소 다만 우리는 순탄한 항해를 추구하려 하오 당신의 바람에 흩날리는 긴 머리와 나의 똑바로 들어올린 팔뚝을 가지고                 습관   나는 익숙해져 있다, 어둠 속에서 내 담배에 불을 붙여 불꽃이 타오를 때면 언제나 부드럽게 묻는 너에게 : 알겠어, 내가 무엇을 태웠는지?   나는 익숙해져 있다, 뱃머리에 앉아 흥얼거리며 노가 물방울을 떨어뜨릴 때 깨지는 안개 속의 태양을 보는 너에게 질질 끌고온 피곤과 고집센 발걸음에 다시는 벤치 위에서 우리의 옛 꿈을 데우려 하지 않는 너에게 나와 함께 경주할 때 너의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흔들며 우리의 어깨가 멀어지면 개의치 않고 웃는 너에게   나는 익숙해져 있다, 산골짜기에서 큰소리로 외친 후 우리의 이름을 뒤쫓는 메아리에 귀를 기울이는 너에게 책을 한아름 가져와 항상 온갖 문제를 묻고는 입을 삐죽거리며 조그만 손으로 답을 가득 적는 너에게 겨울에 푸르둥둥한 가로등 아래서 스카프같이 따스한 호흡으로 나의 목덜미를 감싸주는 너에게   그렇다, 나는 익숙해져 있다 부싯돌을 문질러 내가 익숙해져 있는 어둠에 불을 당기는 너에게도             너는 말했다   암호를 사용하며 내가 문을 두르리자 너는 말했다 : 들어와, 봄아 내가 천천히 모자를 벗자 귀밑머리가 서리와 눈에 흠뻑 젖어 있었다   내가 너를 포옹하자 너는 말했다 : 두려워 마, 바보야 한 마리 깜짝 놀란 새끼 사슴이 너의 동공 속에서 껑충껑충 뛰고 있었다   생일 바로 그날 너는 말했다 : 안 돼, 선물하지 마 하나 나의 카시오페아는 벌써 너의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십자로 갈림길에서 너는 말했지 : 헤어지지 말자, 영원히 한무리 차량의 전조등이 우리 사이를 통과했다                 매일 아침 우리의 태양   어린 풀들의 연약한 팔뚝이 태양을 떠받치고 있다 각기 다른 피부색을 띤 사람들이 너를 향해 걸어가 한줄기 빛으로 모아진다, 너는 종소리처럼 山頂에 쌓인 눈을 뒤흔든다 주름살 움푹 패인 곳에서 전율하는 공포와 비탄 영혼들은 더 이상 幕 뒤로 몸을 숨기지 않는다 책은 창무을 열고, 뭇새들은 자유롭게 나렬 보낸다 늙은 남도 더는 코를 골지 않는다, 더는 바싹 마른 덩굴로 어린애들의 활발한 다리를 속박치 않는다 소녀들은 목욕중 돌아온다 별들과 무한한 달빛을 끌어당기며 사람마다 자기의 이름과 자기의 목소리, 사랑, 희망을 가지고 있다   악몽 속에 우뚝 서 있던 빙산은 이른 아침에 녹아 흘러내린다, 잔류한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그림자를 이끌고 걸어간다 다리 아래 놓은 무거운 기억들은 걸어가는 동안에 점차 사라진다 팔뚝과 팔뚝을 맞잡고 있는 지평선에서 옛 이야기마다 새로운 시작을 갖는다 자, 시작해 보자구             선고 -遇羅克 열사*에게   설사 최후의 시작이 왔다 해도 난 유언 따윈 남기지 않겠소 오직 한 마디 말만 남기겠소, 어머님께 저는 결코 영웅이 아닙니다 영웅이 없던 시대에 인간이기를 갈구했을 뿐입니다   고요한 지평선이 산 자와 죽은 자의 대열을 갈라 놓아도 난 오직 하늘을 선택할 뿐 결코 땅에 꿇어앉아 사형 집행인들을 더욱 크게 보이게 하여 자유의 바람을 잘 막게 하지는 않겠소   뭇별 같은 탄착 구멍에선 새빨간 새벽이 흘러나온다   * 遇羅克 열사 : 1942년에 태어나 1968년 「반혁명분자」라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1970년 北京의 인민공장에서 인민해방군에 의해 처형당했다. 처형시 자본주의자 가정 출생의 학생 신분으로 규정되었다. 北島는 이 시에 대해 「초고는 1975년에 씌어졌다. 내 몇몇 친한 친구가 遇羅克과 함께 투쟁에 참여했고, 그 중 2명이 감옥으로 보내져 3년 동안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이 시는 그 비극적 울분적 시대에 우리의 비극적 울분적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끝이냐 시작이냐 -遇羅克 열사   나는, 여기 서 있다 살해 당한 한 사람을 대신하여 매번 태양이 뜰 때마다 하나의 무거운 그림자가 길처럼 온 국토를 관통하도록   비탄에 잠긴 안개는 기워 들쭉날쭉한 지붕들을 덮고 있고 집과 집 사이의 굴뚝들은 잿더미 같은 군중들을 내뿜고 있다 따뜻함은 희멀건 나무 초리로부터 발산되어 곤궁한 담배꽁초들 위에 꾸물거리며 머무니 모든 피곤한 손들에서 우중충한 시커먼 구름이 일어난다 태양의 이름하에 어둠은 공개적으로 약탈을 자행하고 침묵은 여전히 동방의 이야기이고 사람들은 낡은 벽화 속에서 묵묵히 영원히 살고 묵묵히 죽어 사라진다   아, 나의 토지여 너는 왜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설마 黃河에서 배를 끄는 인부의 밧줄들조차 절단된 거문고 줄마냥 더 이상 울려 퍼질 수 없단 말인가 설마 시간, 이 컴컴한 거울조차 너에게 영원히 등을 돌려 단지 별과 뜬구름만 남겨 두었단 말인가   나는 너를 찾는다 매번 꿈을 꿀 때마다 안개 자욱한 모든 밤이나 아침마다 나는 봄과 사과나무를 찾는다 꿀벌들이 휘젓는 미풍의 한올 한올마다 나는 해안의 밀물과 썰물을 되찾는다 파도 위 일광으로부터 형성되는 갈매기들 나는 담에 쌓여진 전설들을 찾는다 너와 나의 잊혀진 이름   만약 鮮血이 너를 비옥케 할 수 있다면 내일의 가지 위 성숙한 과실은 나의 색깔을 가질 것이다   시인해야마 한다 죽음의 백색 싸늘한 빛 속에서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운석이 되고자 한 자나 순교자의 얼음같이 차가운 塑像은 꺼지지 않는 청춘의 불을 바라보며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겨진다 설사 비둘기들이 그 어깨에 내려 앉더라도 그들의 체온과 호흡을 느낄 수 없으니 그들은 깃털을 다듬고 재빨리 날아가 버린다   나는 인간이다 나는 사랑이 필요하다 나는 갈망한다, 내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 속에서 늘 평온한 황혼을 보내기를 요람의 흔들림 속에 아기의 첫울움을 기다리고 풀밭과 낙엽 위에서 진지한 응시마다 생활의 시를 쓰는 이런 소박하고 평범한 희망조차 지금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바람의 모든 대가가 되었다   일생 중 나는 여러 번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언제나 성실히 지켜 왔다 어릴 적 했던 언약만은 그러므로, 이 어린애의 마음을 용납지 못하는 세상은 아직도 나를 용서치 못하고 있다   나는, 여기 서 있다 살해 당한 한 사람을 대신하여 다른 선택은 없다 내가 쓰러지는 곳에선 다른 사람이 설 것이다 내 어깨 위는 바람이고 바람 속에 별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아마 언젠가 태양은 시들은 화환으로 변할 것이다 불굴의 전사들의 산림처럼 자라나는 묘비들 앞에 놓여지기 위해 까마귀들, 이 밤의 파편들 떼를 지어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다             항구의 꿈   달빛이 층층이 항구에 밀려오자 夜色은 투명한 듯 하나 둘씩 빻아지는 돌계단 하늘로 통하오 내 꿈으로 통하오   내가 고향으로 돌아왔다오 어머님께 드릴 산호와 소금을 가지고 산호는 자라 숲이 되었고 소금은 얼음을 녹였다오 아가씨들의 속눈썹은 떼구루루 잘 익은 밀알들을 떨구었다오 낭떠러지의 노쇠한 이마는 촉촉한 바람을 불어 젖혔다오 내 사랑의 노래가 창문마다 찾아가 손님이 되면 맥주의 거품은 거리로 넘쳐 나와 줄지은 가로등이 된다오 나는 노을빛에 빛나는 지평선을 향해 걸어갔다오 그리고 몸을 돌려 허리를 크게 굽혀 절을 했다오   물보라가 갑판과 하늘을 씻어 버렸다오 별들은 나침반 위에서 한낮 동안 자신들의 方位를 찾고 있다오 사실, 나는 뱃사람이 아니라오 태어나기를 뱃사람이 아니라오 하나 내 마음을 뱃전에 걸고 닻마냥 선원들과 항해를 한다오             길을 잃은   비둘기 휘파람을 따라 나는 너를 찾아 다녔다 높디높은 숲이 하늘을 가로막았다 오솔길 위 길 잃은 민들레가 나를 푸르스름한 잿빛 호수로 이끌었다 잔잔히 출렁이는 수면에 비친 그림자 속에서 나는 너를 찾았다 깊이를 측정할 수 없었던 너의 눈동자를             한계   나는 맞은편 둑으로 가고 싶다   강물은 하늘의 색깔을 바꾸고 나도 바꾼다 나는 흘러가건만 내 그림자는 강둑 근처에 있다 번개에 타서 눌은 한 그루 나무마냥   나는 맞은편 둑으로 가고 싶다   맞은편 둑 숲속에서 깜짝 놀란 고독한 산비둘기가 나를 향해 날아온다             화음들   나무들과 나는 바싹 연못을 에워쌌다 내 손을 뻗어 물에 담그자 칼새들의 깊은 잠을 방해했다 바람은 혼자 고독했고 바다는 아득히 멀었다   나는 거리로 걸어 나왔다 소란함이 빨간 신호등 뒤에 멈췄다 내 그림자는 부채꼴로 펼쳐졌고 발자국들은 비뚤비뚤 안전섬*은 혼자 고독했고 바다는 아득히 멀었다   푸른 창이 밝아졌다 아래 층, 사내 녀석들은 마구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담배꽁초는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도둑 고양이는 혼자 고독했고 바다는 아득히 멀었다   백사장에서, 네가 잠들자 바람은 너의 입가서 멈추었다 파도가 살그머니 밀려와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었다 꿈은 혼자 고독했고 바다는 아득히 멀었다   * 안전섬(safety island) : 교통이 복잡한 거리나 전차 정류장 등 일정한 지역에 사람이 안전하게 피해 있도록 베푼 곳.             단풍잎과 북두칠성   세계는 거리의 모습만큼이나 조그맣다 우리가 만났을 때, 너는 간단히 고개만 끄덕였다 온갖 과거사와 정겨운 안부 인사도 생략한 채 아마 행복은 단지 하나의 과정이었을까 모든 것이 벌써 끝났건만 너는 왜 아직도 그 빨간 스카프를 매고 있는가 보아, 단풍잎으로 장식된 하늘이 얼마나 맑은지, 태양은 벌써 최후의 유리창을 향해 이동했다   거대한 지붕들 뒤로 저 북두칠성이 솟아 오른다 이미 잘 익은 포도 송이는 아니다 또 가을이 되었으니 당연히, 가로등은 곧 밝혀질 것이다 너의 미소를 보고자 얼마나 고대했던가 관대하면서도 냉담한 그리고 그 잔잔한 응시 가로등은 곧 밝혀질 것이다               옛 절   사라져 가는 종소리 거미줄되어, 찢겨진 기둥 속에서 둥그런 나이테로 퍼진다 기억들도 없는, 바위가 희뿌연 산골짜기서 메아리를 퍼뜨렸다 바위가, 기억들도 없는 오솔길이 이곳에 굽이굽이 펼쳐졌을 때 용들과 기괴한 새들도 날아가 버렸다 처마 아래서 벙어리 종들을 훔쳐 잡초는 일 년에 한 번씩 자란다, 무관심하게 그들이 복종하는 주인이 스님의 헝겊신인지 아니면 바람인지 돌 비석은 훼손되어, 비문은 벌써 닳아 없어졌다 마치 큰 화재가 한 번 일어나야지만 판독이 가능할 것처럼, 어쩌면 산 자들의 한줄기 눈빛으로 거북이가 진흙 속에서 부활해 무거운 비밀을 등에 지고, 문지방을 기어 넘을 것이다               십 년 동안   잊혀진 토지 위에서 세월은, 말 멍에의 방울들과 뒤엉켜 밤 새워 소리를 냈다, 길조차도 흔들리는 무거운 짐에 헐떡이며 노랫가락으로 각색되어 사람들에 의해 전해져 도처에서 불리어졌다 여인의 목걸이는 呪文 속에 영험을 본 듯 밤하늘로 올라갔다 형광 다이얼은 음탕하게 마음껏 소리를 냈다 시간은 무솨 鐵柵마냥 믿음직스러웠다 시든 나뭇가지들에 가위질 당하듯 다듬어지는 바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넘어가거나 왕래를 할 수 없었다 단지 책에서 피어나는 꽃송이들만을 영원히 가두어두고 진리의 情夫로 삼을 수 있었으나 어제 깨어진 등잔은 장님들의 마음속에서 어찌나 휘황찬란했던지 그들이 사살당하던 그 순간까지 갑자기 부릅뜬 눈 속에다 살인범의 마지막 초상을 남겼다             밤 : 主題와 變奏   여기서, 도로들은 모은다 한줄기 한줄기 평행된 전조등 빛들을 장황하나 갑자기 중단된 대화 운전사들의 지독한 담배 냄새와 거칠고 몰상식한 욕지거리들에 뒤덮인 도로 난간은 인간의 대기 행렬로 대치되었다 상점 덧문들 틈새서 스며 나오는 불빛들 담배꽁초들과 함께 길가에 팽개쳐진다 민첩한 발들에 짓밟히기 위해 게시판에 기대어 있는 어느 노이의 잃어버린 지팡이 마치 몸을 움직여 걷고 싶은 듯 바위의 睡蓮도 시들어 떨어졌고 분수 속에서, 큰 건물들은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떠로으는 달이 갑자기 울린다 뗑그렁 뗑그렁 종소리를 고궁 담 너머 옛날을 회상시키며 해시계는 빙빙 회전하며, 오차를 점검하며 이른 새벽의 성대한 朝會를 기다린다 비단 옷 댕기들 바람 속에 서서 살랑살랑 돌계다 위 먼지를 쓸어 버린다 부랑자의 그림자가 담을 슬금슬금 넘어가면 울긋불긋한 네온사인들이 그를 위해 번쩍번쩍 그가 밤을 지새우도록 한다 길 잃은 고양이 한 마리는 황급히 벤치에 올라가 멀리 연기처럼 부드러운 빛의 파도를 바라보나 수은등은 무례하게 커튼을 열고 다른 사람들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엿보며 꿈을 교란하고, 고독한 이를 깨운다 조그만 문 뒤서 빗장을 슬그머니 끌어당기는 손 마치 총의 노리쇠를 당기듯               예술가의 생활   가서 무 사오거라 -엄마가 말했다 여봐, 안전서늘 잘 봐야지 -경찰이 말했다 -바다여, 너는 어디에 있느냐 -주정꾼이 말했다 어떻게 가로등마다 다 터졌지 -내가 말했다 길을 지나가던 장님이 민첩하게 대나무 장대를 들어올렸다 마치 안테나를 뽑아 당기듯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온 구급차는 나를 병원으로 보냈다   그래서 나는 모범 환자가 되었다 우렁차게 재채기를 하며 눈을 감고 밥 먹을 때를 궁리하며 한 번 두 번 피를 빈대에게 주며 탄식할 틈도 없이 결국엔 의사의 직분을 떠맡아 굵직한 주사기를 쥐고 복도를 왔다갔다 거닐며 밤을 지새웠다               내일은, 안 돼   이것이 이별은 아니오 왜냐며 우리가 결코 만난 적이 없기에 비록 그림자와 그림자가 길 위에 겹겹이 포개졌을망정 도망치는 고독한 범죄자처럼   내일은, 안 돼 내일은 밤의 다른 측면이 아니오 희망을 가졌던 자는 누구나가 죄인이었다오 밤새 일어났던 이야기를 그 밤 속에서 끝맺었다오               전설의 이어짐   낡은 옹기 단지는 오래 전부터 우리들에 관한 전설을 담고 있었지만 너는 끊임없이 묻고 있다 과연 이것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 물론, 불은 바람에 꺼질 수 있고 산봉우리도 黎明 속에 무너져 내려 장례 행렬의 밤 하천 속으로 용해될 수 있다 사랑의 쓴 과일은 잘 여물면 떨어질 것이다 현시점은 석양만이 우리들에게 왕관을 씌우고 있나니 이에 따른 온갖 것이 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기나긴 밤은 뒤척임과 침묵의 시간             사랑 이야기   결국, 오직 하나의 세계였다 우리를 위해 성숙한 여름을 준비한 것은 하나 우리는 어른들의 규칙에 따라 어린애 같은 놀이를 계속했다 길가로 자빠지는 사람들을 문제 삼지 않으며 좌초되는 배들도 무제 삼지 않으며   그렇지만, 연인들을 축복했던 햇살은 노동자들의 등 위에 칠측같고 피곤한 밤을 던지고 있다 설사 우리가 만나기로 했던 오솔길에서 마주치더라도 원수 같은 응시 속에 얼음과 서리만 떨어질 뿐   이제 그저 단순한 이야기로 치부될 수 없다 이 이야기 속에는 너와 나, 아주 많은 다른 사람들이 있기에               雪線   내가 한 말도 잊자 하늘에서 총에 맞아 떨어지는 새도 잊자 암초들도 잊어 다시 한 번 그들을 침몰케 하자 심지어 태양도 잊자 그 恒久한 위치에는 단지 먼지와 재에 뒤덮인 등잔만이 빛을 내고 있다   雪線 위 절벽은 한차례 붕괴 후 무엇이나 침묵으로 봉해 버린다 雪線 아래 실개천은 나긋한 풀밭 위를 졸졸 흐른다             악몽   방향이 일정치 않은 바람 위에다 나는 눈을 그렸다 그래서 정체된 시간은 지나갔건만 누구도 깨어 있지 않았다 악몽은 햇살 아래서도 여전히 범람했다 강바닥을 넘쳐 나와, 자갈 위를 기어가 새로운 마찰과 분쟁을 선동했다 나뭇가지의, 처마 위의 깜짝 놀란 새들의 눈초리가 얼음으로 응고되어 대지 위로 떨어지며 도로의 바퀴 자국들은 다시 얇은 층의 서리로 엉기기 시작했다 누구도 깨어 있지 않았다               혜성   돌아와라, 그렇게 않을 바엔 영원히 떠나거라 그렇게 문 앞에 서 있지는 마라 石像처럼 결코 회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눈길로 우리들 사이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며   사실 상상키 어려운 것은 어둠이 아니라 새벽이다 등불이 얼마나 더 오래 탈 수 있겠는가 어쩌면 혜성이 출현해 폐허 속에 깨진 잔해들과 실패자들의 명부를 끌어당기며 그들을 번뜩이게 하고, 태운 후, 재로 변하게 할 것이다   돌아와라, 우리는 家庭을 다시 지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바엔 영원히 떠나거라, 혜성처럼 찬란하면서 서리같이 차갑게 어둠을 떠나,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두 밤을 연결하는 하얀 복도를 관통하는 메아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산골짜기에서 너 홀로 노래한다               鄕村의 밤   석양과 먼 산이 포개지며 초승달이 된다 느르바무 숲을 통과해 새둥지는 텅 비어 있다 오솔길은 연못을 둘둘 휘감으며 지저분한 누렁개를 뒤쫓는다 마을 입구의 흙담까지 우물 속 빈통은 가볍게 흔들흔들 괘종시계도 마당의 연자방아처럼 고요하다 마른 보리 짚단들이 떠들썩하다 마구간의 씹는 소리는 위협으로 가득 차 있다 남정네의 긴 그림자가 문 앞 돌계단에서 미끄러진다 부뚜막의 불꽃들이 아낙네의 팔뚝과 이빠진 질그릇을 벌겋게 물들인다               겨울로 향하자   바람은, 참새의 마지막 남은 체온을 석양을 향헤 불어 버렸다   겨울로 향하지 우리가 태어난 것은 결코 신성한 예언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가자 곱사들 노인들이 만든 아치형 문을 지나 열쇠를 뒤에다 남겨 놓고 귀신 그림자들이 가물가물하는 대청을 지나 악몽을 뒤에다 남겨 놓고 온갖 쓸데없는 것들뒤에다 남겨 놓고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랴 심지어 의복들과 신발들도 팔아 버리자 마지막 남은 식량조차도 땡그렁 소리나는 동전들을 뒤에다 남겨 놓고 겨울로 향하자 노래하며 축복이 아니다, 기도도 아니다 결코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저 녹색 칠을 한 잎들을 장식키 위해 매력을 상실한 계절에 과실은 술로도 빚을 수 없고 신맛의 물로도 변할 수 없다 신문지를 말아 담배를 만들어 개처럼 충실한 시꺼면 연기로 하여금 개처럼 바짝 뒤쫓으며 태양 아래의 온갖 거짓말들을 지우게 하자   겨울로 향하자 녹색 음탕함 속에 타락치는 말자, 처한 환경에 만족하며 천둥과 번개의 저주를 반복케 하지는 말자 思想의 省略으로 하여금 빗방울 줄기를 이루게 하거나 정오의 감시 하에 수인처럼 거리를 걸어감으로써 우리의 그림자를 잔인하게 짓밟거나 혹은 커튼 뒤에 숨어 죽은 자의 말을 더듬거리며 암송하며 학대받는 환희를 표현함으로써   겨울로 향하자 강이 얼어붙은 곳에서는 도로가 흐르기 시작한다 강가 건축용 골재 자갈들 위 까마귀들은 달들을 하나씩 부화하였다 깨어 있는 자는 누구나 곧 알 것이다 꿈이 대지로 곧 강림할 것을 시린 아침 서리마냥 침전하며 저 피곤에 지친 별들을 대체하며 죄악의 시간은 끝나고 빙산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한 세대의 塑像이 될 것이다             歸路   기적이 끝없는 울음을 울어 젖히는데 설마 계속해서 세지는 않겠지 저 오동나무 위 까마귀들을 묵묵히 그들을 기억하며 마치 이 흔적들에 의지해 또 다른 꿈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듯   시들은 잎과 빨간 꽃봉오리가 관목 속에서 흔들린다 사실 바람도 가라앉았는데 새벽빛에 응결된 서리가 차창을 통과하며 창백하고 권태로운 얼굴을 너에게 남겨 놓는다   그렇다, 세상사 상관 않고 너는 歸路에 올라야 한다 옛날 짧은 피리가 팽개쳐진 곳은 벌써 번성하여 숲이 되었다 도로를 바라보며 하늘을 쓸어버리는             너는 빗속에서 나를 기다린다   너는 빗속에서 나를 기다린다 길은 창문 깊숙한 곳으로 통해 있다 달의 뒷면은 틀림없이 차가울 것이다 그 해 여름밤, 백마는 북극광과 질구해 지나갔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몸을 떨었다 가자, 네가 말했다 분노로 우리를 파괴치는 말자고 갱년기 산에 들어간 것처럼 빠져 나갈 방법이 없어 수많은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었지만 결국은 사막에서 만났다 온갖 年代가 이곳에 모여 들었다 매, 선인장도 이곳에 모여 들었다 이글거리는 신기루보다 더욱 진실되게 탄생을 두려워하는 한 미처 가면을 쓰지 못하고 웃는 얼굴을 두려워하는 한 모든 것은 반드시 죽음과 연결됐다 그 해 여름은 결코 종말이 아니었다 너는 빗속에서 나를 기다린다             이력서   일찍이 나는 열병하며 광장을 걸었다 빡빡 깎은 머리로 태양을 보다 잘 찾기 위하여 그러나 미쳐버린 계절에 방향을 바꾸었다, 울타리 너머 추위에 떠는 염소들을 보고는 알칼리성 토지와 같은 백지 위서 내 理想을 보기 전까지 나는 등뼈를 구부린 채 진리를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을 찾았다고 믿고 있었다, 마치 불에 구워진 물고기가 바다를 꿈꾸는 것처럼 만세! 나는 한 번만 외쳤다, 제기랄! 그러나 수염이 자라기 시작해 뒤엉켰다, 셀 수 없는 世紀들처럼 나는 부득불 역사와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칼날 아래 우상들과 가족을 결성한 것은, 결코 대항키 위함이 아니었다 파리 눈 속의 분열된 그 세계와 언쟁이 그치지 않는 책 더미 속에서 차분하게 우리는 똑같은 몫을 받았다 별을 하나 하나 팔아서 마련한 적은 돈이었다 하룻밤 새, 나는 도박으로 날렸다 내 허리띠, 그리고 발가벗겨진 채로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다 소리 없는 담배에 불을 당긴 것은 한밤에 죽음을 불러온 총이었다 하늘과 땅이 자리 바꿈을 할 때 나는 대걸레 같은 한 그루 고목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범   수많은 세월이 지나갔다, 雲母는 진흙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사악하면서도 환하게 살무사 눈 안의 태양처럼 손들의 밀림 속, 무수한 갈림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젊은 사슴은 어디에 있는가 어쩌면 묘지만이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황량함을, 그리고 시가지를 이룰 것이다 자유란 사냥꾼과 사냥감 사이의 거리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뒤돌아 바라보니 아버지 세대 초상들의 광활한 배경 위에서 박쥐가 그린 圓弧는 땅거미와 함께 사라진다   우리에게 죄가 없지는 않다 오래 전에 우리는 거울 속의 역사와 공범이 되었다, 그날을 기다리며 화산 마그마 속 깊숙이 저장되었다 기어나와 차가운 샘으로 변하여 다시 어둠을 만나는 그날을             메아리   너는 이 계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장례 행렬 속에서 너 혼자 관을 보낼 수 없다 죽음으로 평화를 얻거나, 가을로 하여금 계속 집에 머물게 하라 화로 옆 깡통에 머물며 불임의 꽃봉오리를 맺게 하라 눈사태가 시작되자- 메아리는 너와 사람들 사이에서 심리학적 관계를 찾는다 : 행운이 계속되어, 행운이 내일까지 가 내일의 태양광선을 만나더라도 네 가슴속 숨겨진 다이아몬드로부터 나온 죄악의 다이아몬드부터 너는 이 계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장례식의 주인공은 바로 너이기에             맹목적 생각들   황혼이 봉화대에서 떠올랐을 때 이 하천을 경계로 한 섬에 한 종족이 정착해 번식해 갔다, 토지는 색깔이 변해 갔고 신화는 낡아 허름해진 솜이불 속에 놓여졌다 꿈을 임신하자 독화살이 퍼뜨리는 고통스런 두근거림을 지니게 되었다, 나팔소리가 잠잠해지자 해골들은 밤새 걸어가 하염없이 솟아나는 아내의 눈물 속에서 하얀 병풍을 펼쳤다 머나먼 곳으로 통하는 문을 가로막고 있는   동쪽은, 이 琥珀 속에서 아득한 제방 갈대 숲은 전율하는 여명을 향해 달렸고 어부들은 배를 버리고, 밥짓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제방으로부터 시작된 역사는 울창한 대나무 숲을 베어 不朽의 簡冊 조각에다 有限된 문자들을 새겼다   묘혈 속, 줄지은 常夜燈들은 청동과 황금의 죽음을 목격했다 또한 다른 죽음도 있다 밀의 죽음 칼날이 교차하는 틈새에서 일찍이 그들은 도전하듯 성장했다 태양에 불을 붙였고, 그들의 재는 겨울을 덮었다 수레바퀴가 쓰러졌다 바퀴살이 흩어지는 방향을 따라 風砂에 함락된 壕는 또 다른 하나의 죽음, 석비는 비단같이 보드라운 이끼에 싸여 꺼져가는 초롱과 같았다 단지 도로만이 살아 있었다 대지에 최초의 윤곽을 새겼던 도로는 기나긴 죽음의 지대를 통과해 내 발 아래 도착했다, 먼지를 일으키며 옛 포대 상공에는 아직도 화약 연기가 흩어지지 않았다 나는 오래 전에 주조되었다, 차디찬 무쇠 속에서 충동을 보유하며, 불러내기 위해 천둥소리를, 폭풍우 속에 돌아오는 조상들을 불러내기 위해 천만 개의 유령들이 지하로부터 자라나 한 그루 고독하고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면 우리에게 그늘을 주기 위해, 우리는 쓴 과일을 맛보아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출발의 시간부터               주인   푸대접 받은 손님도 가버렸다 그는 炎難性 소식과 장갑 한 짝을 남기고 떠났다 다시 나의 문을 노크하기 위해 아직도 白晝의 화염들을 볼 방법이 나에겐 없었다 춤곡이 불을 붙인다 저 방앗간에서 흘러나오는 달빛에 꿈의 암시들로 가득한 기적을 믿자 기적은 바로 벽에 박혀 있는 못에 걸린 내 그림자가 흔들거리며 입으려 하는 옷이다 내 마지막 행운을 시도하자 두 버 노크 소리의 공간에서 짐을 떠받치던 내 손이 쓰러지고 위험한 계단이 어둠 속에 윤곽을 드러낸다               아주 오랜 세월   이건 너, 이건 떠도는 그림자들로 애태우는 너, 밝았다 어두워졌다 다시 너를 향해 갈 수는 없어 추위도 나를 절망케 해 아주 오랜 세월, 빙산이 이루어지기 전 물고기는 수면까지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아주 오랜 세월 나는 늘 조바심에 천천히 유동하는 밤을 보냈다 등불이 뾰족한 강철 끝에서 빛을 발하는 아주 오랜 세월, 寂寞은 바로 이 시계가 없는 방 떠나는 사람들조차 가지고 가는 열쇠, 아주 오랜 세월 짙은 안개 속에 휘파람을 불어 젖히며 다리 위 열차는 질주해 지나갔다 계절과 계절을 들판의 조그만 정거장에서 출발해 나무마다 머물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아주 오랜 세월               청년 시인의 초상   당신 옷소매로부터 질질 끌려진 영혼은 한도 끝도 없다, 당신이 밤낮으로 빠져 나간 끊임없는 문장들과 골목들,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은 벌써 늙어 있었다 비록 당신 야망이 예전처럼 당신 대머리 가장자리를 따라 성장할지라도 당신이 틀니를 뽑자, 당신은 더욱 앳되어 보였다 당신은 등을 돌리자마자 이름을 공공변소의 벽에다 써 갈겼다 발육부진에 기인해, 당신은 매일 몇 알의 호르몬 약을 삼켜야만 했다 목청을 溫柔하게 만들고자 옆집 발정 난 고양이처럼 연거푸 아홉 번 재채기를 모두 종이에 떨으뜨렸다, 당신은 반복을 개의치 않았다 누차 돈을 깨끗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매우 좋아했다 소방차는 미친 듯이 외쳐댔다 당신에게 찬양토록 일깨우며 보험료를 지불한 달빛이나 보험료를 지불치 않은 넓죽한 도끼를 찬양토록, 묵직한 도끼는 思想보다도 더 무게가 나갔다 날씨는 더럽게 추웠다, 피 모두 어두워지자, 밤은 동상에 걸린 발가락마냥 그렇게 마비되었다, 당신은 절름거리며 길가 덤불 속을 드나들었다 월계관을 쓴 얼간이들을 만나며 나무마다 각자의 부엉이가 있기에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골치가 아팠다 그들은 늘 과거사를 꺼내기 좋아했다 旣往之事를, 당신과 나는 모두 스컹크였다               가파른 벼랑 위 창문   나나니벌은 불안정한 자세로 꽃송이를 열고자 재촉한다 편지는 벌써 부쳐졌다, 일 년에 하루 물기 묻은 성냥이 다시는 나를 밝혀줄 수 없다 이리떼가 나무로 변한 인간들 사이를 빠져 나간다 눈 더미가 갑자기 녹았다, 다이얼 위에서 겨울의 침묵은 끊어졌다 이어졌다 바위를 뚫는 것은 결코 깨끗한 물이 아니다 도끼로 절단된 굴뚝의 연기는 공중에 똑바로 멈춰 서 있다 태양 광선의 호랑이 줄무늬 가죽은 벽에서 미끄러져 떨어진다 돌은 자라난다, 꿈은 방향이 없다 풀숲 속에서 흩어져 떨어지는 생명 언어를 찾고자 위를 향한다, 별들 파열한다, 發情난 강은 도시를 향해 무수한 녹슨 탄피들을 돌진케 한다 하수구로부터 음험한 관목들이 자라나고 시장에는 여인네들이 봄을 매점한다             빗속의 메모들   잠에서 깨니, 거리를 향한 창문은 창유리의 그 完整하고 평온한 고통을 보존한다 빗속에 점차 투명해지는 새벽, 내 주름살을 읽는다 책상 위 펼쳐진 책이 내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 마치 불이 탈 때 내는 소리처럼 마치 부채 같은 날개를 멋지게 뻗어, 深淵 위 上空에서 불꽃과 새가 함께 엉기는 것처럼   여기, 나와 영원불변의 저녁놀 사이에는 돌이 가득 떠 있는 강 사람의 그림자들 서로 밀치며 깊은 물 속에 빠지자 솟아나는 거품들은 위협한다, 별들도 없는 白晝를   땅에서 과일을 그리는 인간들은 배고픔을 忍耐하도록 운명을 타고 났다 친구들 사이 寄宿하는 인간들은 고독하도록 운명을 타고 났다 삶과 죽음을 초월해 노출된 나무뿌리에서 빗물이 씻어 내리는 것은 진흙, 풀 哀怨의 소리             전통에 관하여   산양은 낭떠러지 끝에 서 있다 아치형 다리는 만들어졌던 날부터 벌써 노후되었다 호저*마냥 촘촘히 자라나는 年代 속에서 누가 지평선을 분명히 볼 수 있었을까 밤과 낮으로, 風磬*은 문신한 사내처럼 그렇게 음침하다, 선조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여 기나긴 밤은 묵묵히 바위에 기어든다 바위를 움직이고자 하는 바람은 山, 역사 교과서 속에서 盛衰하고 있는   * 호저 : 몸 길이는 90cm, 무게 27kg 가량이며, 몸에는 부드러운 털과 뻣뻣한 털,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털이 밀생하고, 머리에는 길고 뻣뻣한 털의 갈기가 있는 것도 있음. 꼬리는 짧 고 가시털이 났으며 위험이 닥치면 고슴도치처럼 몸을 둥그렇게 움츠림. * 風磬 : 처마 끝에 다는 경쇠.           어제부터   내가 이 曲에 들어갈 수 없으니 단지 몸 구부려, 레코드판 위에서 빙빙 돈다 희뿌연 시각 속에서 빙빙 돌 양으로 번개에 의해 고정되는 배경 속에서 어제는 꽃마다 그윽한 향기를 내뿜었다 어제는 접의자를 하나씩 폈다 모든 사람들을 앉게 할 목적으로 저 병자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들 눈 속의 겨울 해안은 끝없고 또 끝없다   단지 나는 겨울 해안으로 들어간다 혹은 반대로, 奧地로 깜짝 놀란 빨간 단풍잎들을 흩뜨리며 학교의 침침한 복도로 들어간다 온갖 날짐승들의 표본들을 마주 대하며             팔월의 몽유병자   해저의 石鐘은 두드려 울려 퍼져 울려 퍼져, 파도를 넘실거리게 한다   울려 퍼지는 것은 팔월 팔월의 정오엔 태양도 없다   젖으로 부풀려진 삼각돛은 표류하는 시체 위로 높이 치솟는다   높이 치솟는 것은 팔월 팔월의 사과들은 산마루로 굴러 떨어진다   오래 전에 꺼졌던 등대는 뱃사람들의 눈실 속에서 빛을 발한다   빛을 발하는 것은 팔월 팔월의 장터는 첫서리와 아주 가깝다   해저의 石鐘은 두드려 울려 퍼저 울려 퍼져, 파도를 넘실거리게 한다   팔월의 몽유병자는 한밤중에 태양을 보았다           이 한걸음   탑 그림자가 잔디밭을 가로지른다, 너를 향하기도 나를 향하기도 하면서, 시시각각 우리는 단지 한걸음의 거리 헤어지거나 다시 만남은 하나의 반복 출현하는 주제 : 미움은 단지 한걸음의 거리 하늘이 흔들린다, 공포의 지반 위에서 건물이 창문을 사방으로 열어 젖혔다 우리는 생활한다, 그 안에서 혹은 그 바깥에서 : 죽음은 단지 한걸음의 거리 꼬마는 벽과 말하는 법을 배웠다 이 도시의 역사는 노인들에게 봉해져 그들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 늙어 감은 단지 한걸음의 거리             언제나 그랬다오   언제나 그랬다오 불은, 겨울의 중심 나무들이 타올랐을 때 주위에 모여들기 원치 않았던 바위들만이 미친 듯이 짖었다오   사슴뿔에 걸린 鐘이 멈추었다오 생활은 한 번의 기회 오직 한 번 누구든지 시간을 체크하면 새삼 늙었다는 것을 깨닫는다오               유혹   예로부터 변함없이 그건 일종의 유혹이었네 뱃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제방이었네 비스듬한 육지가 해저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은 것은   돌고래가 별무리로 뛰어 올랐지만 다시 떨어졌고, 하얀 모래밭이 풍요로운 달빛 아래 사라졌고 바다는 제방을 넘쳐 텅 빈 광장에 밀려와 해파리가 온 등전주 위에 걸려 있고 바다는 계단을 기어올라 펑하고 문과 창을 깨로 들어와 바다를 꿈꾸던 이를 뒤쫓네             지하철 역   저 시멘트 전신주들은 본시 하천에 둥둥 떠있던 한 토막 토막 통나무들이었다 너 이걸 믿겠어? 매가 이곳에 날아온 적은 결코 없었다 설사 각양각색의 토끼털 모자들이 大路上에 드러나 있더라도 너 이걸 믿겠어? 단지 밤이 깊어 인기척이 없을 때 山羊만이 떼를 지어 마을로 쏟아져 들어온다 네온사인에 알록달록 물들며 너 이걸 믿겠어?               보살   흐르는 겉옷의 주름은 너의 잔잔한 숨결   네 휘두르는 천 개 팔뚝의 손바닥마다 휘둥그런 눈동자들 靜的인 고요함을 애무하나니 萬物을 끊임없이 엇섞으며 꿈처럼   수세기의 굶주림과 목마름을 견디며 네 이마에 박힌 진주는 망망 大海에서조차 비길 데 없는 위력의 상징 조약돌을 투명케 하나니 물처럼   성별이 없는 너 半裸의 유방이 부풀어 오름은 단지 母性을 갈구하는 욕망인가 속세의 고통들을 양육해 그것들을 자라게 하려는               詩藝   내가 종속된 이 거대한 집 탁자 하나만 남았을 뿐, 온통 주위는 끝없는 늪지로 에워싸였다, 달은 여러 각도에서 나를 비추고 해골처럼 깨지기 쉬운 꿈은 아직도 서 있다 멀리, 철거되지 않은 건축용 비계마냥 그리고 백지 위 진흙 발자국들 그건 오랜 세월 길러온 여우 불 같은 꼬리를 홱홱 움직이며 나에게 아첨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물론 너도 있지, 내 앞에 마주앉아 네 손바닥 안에서 마른 하늘에 번개를 쳐 마른 장작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시 잿더미가 되기도 하는               장송가   과부가 찢어지는 눈물로 공양를 했다 偶像 앞에서, 어머니 젖을 기다리는 것은 세상에 갓태어난 굶주린 늑대 새끼들이었다 그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하나씩 하나씩 벗어났다 산봉우리도 우뚝 치솟으며, 나의 울부짖음을 전달하다 우리는 함께 농장을 포위했다   너는 밥짓는 연기가 감도는 농장으로부터 들국화 화환을 바람에 흩날리며 나를 향해 걸어왔다, 작으나 영글은 유방을 꼿꼿이 세우고 우리는 밀밭에서 마났다 밀이 화강암 위에서 미친 듯이 자라고 있었다 너는 바로 그 과부, 잃어버린 것은 바로 나, 나의 평생토록 간직했던 소중한 열망 우리는 함께 드러누웠다, 땀에 흥건히 배어 침대는 새벽 강에 떠 있었다             미심쩍은 곳   순식간에 사라지는 역사 좀처럼 파악키 어려운 여인들의 미소 모두가 우리 재산들이지 미심쩍은 것은 대리석에 대겨진 세밀한 무늬들이지 신호등은 세 가지 색깔로 계절의 질서를 상징하지 새장 안을 지켜보는 사람은 자신의 나이도 지켜보게 되지 미심쩍은 것은 조그만 여인숙의 빨간 양철 지붕이지 파란 이끼가 가득한 혓바닥으로부터 수은 같은 언어가 뚝뚝 떨어져 입체 교차로를 따라 사방팔방으로 내달리지 미심쩍은 것은 아파트의 침묵하는 피아노지 정신병원 속의 조그만 나무들은 몇 번이고 동여 매지지 쇼윈도 속 패션 모델은 유리 눈알로 행인들을 가늠하지 미심쩍은 것은 문지방의 맨발이지 미심쩍은 것은 우리 애정이지               우화   그는 그의 우화 속에서 살아간다 그는 이미 우화의 주인이 아니다 그 우화는 이미 되팔렸다 또 다른 뚱보의 손에게   그는 뚱보의 손에서 살아간다 카나리아가 그의 영혼이다 그의 목구멍은 보석가게에 있다 주위가 유리로 된 새장이다   그는 유리로 된 새장 속에서 살아간다 모자와 구두 사이에서 사계절의 호주머니는 열두 개 표정들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열두 개 표정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가 배반한 강은 도리어 그를 바싹 추격한다 개의 눈알을 생각나게 하는   그는 개의 눈알 속에서 살아간다 온 세상의 굶주림과 한 사람의 풍요함을 본다 그는 그의 우화 속의 주인이다               여명의 청동 거울   여명의 청동 거울에 펼쳐지는 것은 여명 사냥용 매들이 하나의 초점에 모여든다 태풍의 눈은 고요하다 가수들이 구름처럼 떼를 이룬 해안 단지 얼어 白玉이 된 병원만이 낮게 신음한다   여명의 청동 거울에 펼쳐지는 것은 여명 뱃사람들은 절망적 忍苦 속에서 바위의 행복과 하늘의 행복과 작디작은 모래알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말씹조개 껍질의 행복을 깨닫는다   여명의 청동 거울에 펼쳐지는 것은 여명 지붕 위 돛은 아직 올려지지 않았다 나무결은 광활한 바다의 형태를 펼친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본다 결국 잃을 것이다 우리들 사이의 이 유일한 여명도               감전   나는 보이지 않는 사람과 악수를 한 적이 있었다, 외마디 비명과 내 손은 화상을 당했고 낙인이 남겨졌다 내가 보이는 사람들과 악수를 할 때는, 외마디 비명과 그들의 손이 화상을 당했고 낙인이 남겨졌다 다시는 나는 감히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할 수 없었다 항상 내 손을 등 뒤로 감추어 놓을 뿐 그러나 내가 기도를 올릴 때면 하늘에, 두 손 모아 외마디 비명과 내 가슴 깊은 곳에 낙인이 남는다               공간   아이들이 빙 둘러앉아 있다 에둘러진 산골짜기 위에 아래가 무엇인지 모른 채   기념비 도시의 광장에 있는 검은 비 텅 빈 거리를 하수구는 통하고 있다 다른 도시를 향해   우리는 빙 둘러앉아 있다 불 꺼진 난로에 위가 무엇인지 모른 채               우리의 나이를 묻지 마라   우리는 천진난만한 숲속에서 초원을 나는 담요를 타고 하늘에 접근했었다   우리가 어떤 아파트를 점거했을 때 진리를 점거하듯 실수로 도시망에 들어온 버스는 콘크리트 절벽을 기어 올랐다 전선으로 속박된 집들 틈새로 밤은 이방인의 서신을 가지고 다녔다 계단은 느슨해졌다 덫에 걸린 돌사자가 우리 모두의 주인이었다   우리의 나이를 묻지 마라 냉장고 속의 물고기처럼 우리는 깊이 잠들어 있다 우리의 틀니는 컵 속에 놓여 있다 우리의 그림자들은 우리를 이탈해 다시 한 번 잘렸다 소맷부리로부터 자라난 시들은 가지는 송이송이 터뜨렸다 핏빛 입술들을             백일몽   1 가을의 폭행 후 얼음과 서리로 마취된 이 十一月은 벽 위에서 평평해지고 있다 어슴푸레 층층 겹겹이 이것은 골격이 석화되는 과정이다 네가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했기에 내 목구멍 속 과일의 씨는 따스한 돌이 되었다   나는 행동거지가 수상한 인물인 것 같다 새 계절의 열병식은 나의 창문을 두드린다 괘종시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흔들거리는 심장을 가지고 달린다 나는 시간을 무시해 몸을 돌리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내 컵 속에 있는 一年의 암흑으로부터   2 음악이 방출한 시퍼런 영혼은 담배 꼬투리에서 피어올라 문과 창 틈으로 출입한다   사과를 자르기 위해 재비를 갖췄건만 -그 속에는 씨도 없다 敵意를 자라게 하는 종자도 없었다   태양의 자기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유리방에서 자라난 頭髮은 해초와 같다, 진실을 회피하는   폭풍, 우리는 공항에서 길 잃은 迷兒였다 언제나 울음을 터뜨리고자 하는   와이드 스크린 영화 같은 소란 속에 먼지를 빨아들이는 코들이 서로 충돌했다   끊임없이 말했따 : 이것은 나 나 나, 우리들   3 중얼중얼 잠꼬대를 하는 책들으, 한데 배열되어 있다 새벽 3시에 異端의 불꽃을 기다리며   시간은 결코 고통스럽지 않았다 우리는 산림과 호수를 버리고 함께 모였다 우리가 왜 함께 모였을까 한 마리 양철 까마귀가 대리석 받침돌에 앉아 있다 그 영원한 사물의 용접한 곳은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다   石棺 안에서 깨어난 인간들은 나와 함께 앉아 있다 우리의 生前과 時代를 함께 찍은 사진은 긴 책상 끝에 걸려 있다   4 네가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했기에 이별의 순간을 갖게 되었다 한 번 사랑의 여행이 때로는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할까   너를 위해 지하실을 비워 놓았다 마음의 純銀 수선화는 어둠 속에서 찬란히 피어났다 너는 온갖 나쁜 날씨를 마음대로 노하게 하고, 울부짖게 하니 창문을 열도록 너에게 구걸한다   책장을 열면 온갖 문자는 흩어지고 단지 하나의 숫자만 남는다 -내 좌석의 번호 창무 바로 옆에 있는 이 기차의 종착역은 바로 너   5 해바라기의 갓은 날개도 없이 난다 돌은 매끄럽고, 믿음직하다 본질의 완전함을 보전하며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심지어 山조차 젊어지며 저녁 종소리조차 반드시 설명될 필요가 없다   거대한 이무기는 허물을 벗으며 진화한다 -새끼줄로 매듭을 지어 생선들을 높은 곳에 걸어 놓는다 물웅덩이의 죽은 물은 무수한 번개를 불렀다 범과 표범의 반점과 줄무늬가 점차 쪽빛을 띠자 하늘은 벌써 통째로 삼켜 버렸다   역사는 고요하다 낭떠러지는 응시하고 있다, 강 위를 발원지로부터 표류하며 떠내려오는 어린이들을 이 인류의 어린이들을   6 나는 광장이 필요하다 하나의 광활한 광장이 그릇 한, 숟가락 하나 외딴 연의 그림자를 늘어놓기 위해   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새장 속의 새는 산보가 필요하다 몽유병자는 빈혈적 햇빛이 필요하다 길이 맞닥뜨려지면 평등한 대화가 필요하다   인간의 충동들이 압축된 우라늄은 믿을 만한 곳에 맡겨져 있다   어떤 조그만 점포에서 지폐 하나, 면도칼 하나 한 봉지 극약의 살충제가 탄생했다   7 내가 죽던 그 해 나는 열 살이었다 공중을 향해 던진 공조차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았었다 네가 유일한 목격자였다 열 살에, 나는 알았다 그 후 나는 기어올랐다 들소를 운송하는 기차에 나는 기간이 지난 화물 명부에 기입되었다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오늘 아침 새 한 마리가 내가 펼친 신문을 날아 통과했다 너의 얼굴이 그곳에 박혀 있었다 오래 지속되었던 열정이 아직도 너의 눈동자 깊숙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영원히 머물 것이다 네가 설계한 그림자 속에   8 얼마나 많은 해를 얼마나 많은 불 속으로부터의 도망자들은 해와 달의 빛을 봉쇄했었나 백마는 긴 붕대를 펼쳤다 말뚝이 석탄층을 관통했다 검붉은 피가 솟아 나온다 독거미는 그의 거물고줄을 뜯는다 하늘로부터 내려와 드넓은 대지 위에, 불덩어리들이 이리저리 구른다   얼마나 많은 세월에 얼마나 많은 강물이 말랐었나 은밀한 부분을 노출시키며 이것은 하나의 텅 빈 박물관이다 누구라도 몸을 그 속에 놓으면 자신을 진열품으로 여기게 된다 보이지 않는 시선들의 주목을 받는 마치 한 알 琥珀의 폭발 후 깨어 날아가는 천 년을 잠자던 조그만 벌레처럼   9 결국 어느 날 거짓말처럼 겁 없는 사람들이 거대한 라디오 속에서 걸어나왔다 재난을 찬미하며 의사는 하얀 침대 시트를 들어 올리며 병든 나무 위에 서서 격렬히 외쳤다 : 자유다, 면역 없는 자유 당신들을 독살했던   존재하는 것은 단지 소리뿐 얼마간의 간단하고 가냘픈 소리들 마치 單性生殖하는 생물들처럼 그들은 古鐘 위 銘文들의 합법적 계승자들이다 영웅들, 어릿광대들, 정치가들 가느다란 발목의 여인들이 이 소리들 속에서 어지럽게 몸을 숨긴다   10 손들이 헐떡거린다 술*들이 신음한다 무늬로 조각된 창살들이 서로 겹쳐진다 종이 초롱이 긴 복도를 관통해 막바지에서 꺼진다 화살 하나가 커다란 문을 때린다   位牌가 연거푸 쓰러진다 -연쇄반응하는 악몽이다 자손들은 위엄 있는 돌사자 입 속의 썩은 이빨들이다   그 해 경치를 잠갔던 정원엔 한 그루 나무만 남았다 그들은 술을 마신 후 속박을 벗어난다 나무를 둘러싸고 춤을 추며 그러나 狂奔은 예외다   * 술 : 수레 깃발 장막 등의 가장자리에 꾸밈새로 늘어뜨리는 것   11 네 情欲을 가을로 이끌지는 마라 이 불구자의 가을로 우렁차게 휘파람을 불어 젖히는 가을로   여인의 메마른 손은 해면을 스쳐 지나도 물 한방울 적시지 못한다 암초를 움직이는 저녁 노을은 너의 情欲 나를 불태운다   나의, 마음은 마른 우물 바다를 향한 갈망은 나를 바다로부터 격리시켰다 나의 시작을 향해 걸어가면-너 너의 끝은- 나   마침내 우리들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 서로를 외쳐 부르며 각각 다른 곳에서 쓸모 없는 이정표가 되었다   12 하얀 긴 두루마기가 그 존재하지 않는 곳을 향해 나부낀다 마음은 한여름 밤 맥박치는 물펌프처럼 까닭없이 느낌들을 마구 털어 놓는다 황혼의 晩餐이 끝나면 산은 흩어지고 하루살이들은 물 위에다 시를 쓴다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지평선의 頌歌   그림자는 결코 한 사람의 역사일 수 없다 가면을 쓰기도 하고 벗기도 하고 꽃은 계절에 따라 피어나고 거짓말과 비애는 분리될 수 없는 것 만약 가면들이 없다면 온갖 시계들이 무슨 의미를 계속 가질 수 있을까   영혼들이 암석 위에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때 단지 새 한 마리만이 그들을 알아본다   13 은빛 늪지대를 가리키며 그는 말했다 저곳에서 전쟁이 일어났었다고 연기를 내뿜는 몇몇 나무들이 지평선을 따라 앞을 다투었었다 이미 지하에 묻혀버린 병사와 말들은  光을 번쩍이며, 밤낮으로 장군의 갑옷과 투구를 뒤쫓았었다   그러나 우리가 뒤쫓은 것은 이데올로기의 유탄들 속에서 자유롭게 도망치고 있는 짐승의 표피   그때 죽었던 병사들의 머리는 그믐달마냥 떠올라 사각사각 소리 내는 관목들을 넘어가며 예언자의 말투로 말했다 너희들은 결코 생존자가 아니야 너희들은 영원히 돌아갈 곳이 없어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 시대의 뒷모습을 때렸다 파리의 피 한 방울이 나를 전율케 했다   14 나는 해변에 앉을 운명이다 한 장 백지 위에서 오랜 얼룩 같은 단어들을 기다리며   출현하며, 질서와 혼란으로 벌집은 각양각색의 情欲을 양조한다 아흔 아홉 개의 시뻘건 산봉우리를   오르면, 공기는 희박해지고 이끼는 속마음을 헤아릴 수 없게 번지고 있다 하찮음, 이 속세처럼   陰謀들, 그들의 권력은 철근으로 지탱하고 있다 돌도차도 현기증이 날 수 있다니 이것은 필경 두려운 것이다   고도, 백지의 뒷면 어린이의 손은 그림자 놀이를 하고 광선은 해저로부터 온다, 교미한 한 쌍의 전기뱀장어로부터   15 토기동이에 웅크리고 앉은 밤은 넘치게 한다, 청량한 물을, 그것은 우리 사랑의 원천이다   회고는 흉터와 같고 내 일생은 네 다리 아래서 유동했던 모래 언덕 네 손 위에서 응집되어 하나의 번쩍이는 다이아몬드로 변했다   침상도, 방도 없었다 너무 좁아 우리는 떨어질 수 없었다   네 벽은 화장지처럼 엷었고 벽에 그려진 무수한 주둥이들은 낮은 음으로 돌림노래를 불렀다   네가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했기에 우리가 함께 마셨던 컵은 펑하고 깨졌다   16 광산은 아주 오래 전에 폐기되어 그 금속은 가늘고 긴 선으로 잡아당겨졌다   빛이 부엉이 몸을 관통하니 위와 신경계가 밤 하늘을 스쳐 지나갔다   古生物의 동맹이 해체되었다 화석으로 점착되는 작업   아직도 진행중인, 생존은 끝없는 하나의 集體冒險   생존은 끝없이 봄과 전쟁을 하고 있다   녹색 캐퍼필러가 롤러를 밀며 지나갔다 음울한 문명을   저 수은을 내뿜는 분수의 금속 꼭지가 地形을 변화시켰다   꿈도 꾸지 않는 편안함   17 몇 세기가 지나갔다 하루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차가운 공기가 내 손을 접촉했다 나선형의 계단처럼 상승하며 검고 흰, 광선들은 기와 지붕의 음계 위에서 변형되었다 한 그루 대추나무의 평안함으로 남자들의 목구멍들도 익어 여물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 책갈피에 끼워진 강철 회초리가 휘둘러지면 두근거리는 알록달록한 색채들 기나긴 세월 동안 격리되어 처량히 울부짖고 있다 한 장 觀光案內地圖가 나를 이끌로 지나가면 도시 속의 도시로 별들은 교활하고 잔인하다 어떤 한 사건의 핵심마냥   18 나는 항상 거리의 고독한 의지를 따라 한가롭게 거닌다 아, 나의 도시 단단한 유리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는   나의 도시 나의 이야기 나의 수도꼭지 나의 쌓이고 쌓인 원한 나의 앵무새 나의 평형을 유지한 睡眠   양귀비꽃같은 향기 머금은 아가씨 슈퍼마켓에서 나와 훌쩍 지나가고 잭나이프 같은 표정을 띤 사람들 함께 차가운 겨울 광선을 마신다   詩는, 발코니처럼 무자비하게 나를 학대한다 때가 더덕더덕 붙은 벽들 항상 짐작했던 일이다   19 네가 몸을 돌리자 화강암은 붕괴되어 고운 流沙가 되고 네가 낯선 어조로 허공에 한 말은, 거짓이다 너의 미소가 얼굴만큼이나   어제 깊디깊게 심겨진 고난의 뿌리들은 가장 어두운 곳의 번개들 내 상상의 둥지를 때리고 있다 流沙의 폭포 속에서 나는 水晶이 부딪치는 음악을 듣는다   한차례 경미한 외과 수술은 우리가 부싯돌을 캐낸 눈 덮인 땅 위에서 참새가 남긴 손톱 자국들 실성한 겨울 마차 한 대가 한여름의 화염 속을 지나간다   20 방목은 일종의 견해를 진술한 것 熱病은 양들을 부풀게 하여 마치 애드벌룬이 상승하는 것처럼 전갈자리를 때렸다 熱風이 내 지붕을 휩쓸고 지나갔다 사방의 벽 속에서 나는 문자도 없는 하늘을 가만히 응시한다 문화는 일종의 共生現象이다 양들의 가치와 늑대들의 원칙을 포괄하는   시계 덮개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시야에는 메마른 강바닥과 몇 가닥 연기만이 보이고 있다 옛날의 성현들은 무한한 적막으로 인해 낚시를 던져 물고기를 잡았나 보다   21 은밀한 완두 꼬투리는 다섯 개의 눈을 가지고 대낮을 보려 하지 않으며 단지 어둠 속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색깔은 아기가 탄생할 때 내는 울부짖음   연회의 커버는 순결한 흰색 컵 속에는 죽음의 맛 -追悼詞가 증발시키는 역겨운 냄새   전통은 한 장의 항공사긴 山河가 축소돼 자작나무 무늬결이 되었다   항상 인간은, 다소곳이 복종한다 설교, 모방, 투쟁과 이들의 존엄에   격정을 찾는 여행자는 철새들의 황량한 서식지를 통과한다   석고상들이 창문을 열면 예술가는 뒤에서 망치로 그들을 잔인하게 두드려 깨뜨린다   22 弱音器 장치로 벙어리가 된 트럼펫이 갑자기 크게 울린다 이 위대한 비극위 연출가가 조용히 죽어간다 도르래를 장착한 두 마리 사자들이 고정된 궤도 위에서 아직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새벽녙 동터오는 빛이 大路 상에 마비되면 무수한 주소들, 이름들, 시름들 우체통 속에서 밤새 비를 피한 꽥꽥 소리치는 화물 기차역의 오리들 창문은 하품을 한다 리졸 냄새나는 이른 아침에 당직 의사는 사망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비극의 중대함, 아 일상생활의 자질구레하고 번거로움   23 낮과 밤 사이에 틈이 생겼다   갑자기 언어가 진부해졌다 마치 첫눈처럼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증인들이 너를 겹겹이 에워쌌다 너는 땅에도 소나무 가지들을 줄줄이 꽂고 묵묵히 불을 놓았다 그것은 일종의 장례의식이었다 죽음의 언덕 위에서 나는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 보았다 너는 누구냐 나와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가 하얀 학이 한 장 펄럭이는 종이를 펼쳤다 종이에 너의 회답이 써 있었건만 나는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너는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947    눈꽃 댓글:  조회:1350  추천:0  2019-07-08
눈꽃 / 강려     왜 살랑 밟는냐고 ? 퐁퐁 밟으면  나무가지 부러지니깐     왜 사르르 숨어버리는냐고 ? 참새가 발등 콕 콕 밟으면   하얀 발 아프니깐   2019년 연변인민출판사 아동문학작품집 “버들강아지” 발표작
94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0) 댓글:  조회:861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0)     두번째 노래(16)     (16) 나의 영감에 단단히 제동을 걸고, 여자의 질을 쳐다볼 때처럼, 잠시 가던 길을 멈출 시간이다. 밟아온 이력을 살피고, 이어서, 수족을 쉬게 한 뒤에, 맹렬하게 뛰어올라 돌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단숨에 목표를 돌파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날개들은 희망도 없이 회한도 없이 높은 비상을 하느라고 많이 지쳐 있다. 아니다--- 이 불경한 노래의 폭발성 광맥을 누비며 곡괭이와 굴착이라는 험상궂은 사냥개떼를 더 깊이 끌고 가지는 말자! 악어는 제 두개골 밑에서 쏟아져나온 토사물을 말 한 마디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은밀한 그림자가 나로부터 부당하게 공격을 받은 인류의 원수를 갚겠다는 칭찬할 만한 목적에 들떠서, 한 마리 갈매기의 날개처럼 담장을 스쳐지나가며, 슬그머니 내 침실의 문을 열고, 하늘의 표류를 약탈자의 옆구리에 단검을 꽂는다 하더라도! 찰흙이 제 원자들을 분해하는 데는 이 방법이나 저 방법이나 그게 그거다.   두번째 노래 끝  
945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9) 댓글:  조회:829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9)     두번째 노래(15)   (15) 살다보면 머리털에 이가 들끓는 인간이 고착된 눈으로 허공의 초록빛 막 위에 야수의 시선을 던지는 그런 시간이 있다. 그에게는 어떤 유령의 야유 어린 고함소리가 제 앞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는 비틀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그가 들은 것, 그것은 양심의 소리다. 이때, 그는 미치광이의 속력으로 집에서 뛰쳐나와서는, 제 혼미상태에 제시된 첫번째 방향으로 달려나가, 농촌의 거친 들판을 휩쓴다. 그러나, 저 노란 유령은 시야에서 그를 놓치지 않고, 같은 속도로 그를 뒤쫓는다. 어떤 때는, 뇌우가 몰아치는 밤에, 날개 돋친 낙지의 군단이, 멀리서 보면 까마귀떼와 방불하게, 구름 위로 날며, 품행을 바꾸도록 경고하는 사명을 띠고 인간들의 도시를 향하여 꼿꼿한 노로 방향을 트는 동안, 눈이 침침한 조약돌은 두 중생이 쫓고 쫓기며 지나가는 것을 번개 불빛으로 보고는, 얼어붙은 눈꺼풀에서 남몰래 흐르는 동정심의 눈물을 닦으면서 외친다. "분명코 그는 저럴 자격이 있으며, 그것은 정의일 뿐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다시 그 완강한 태도로 되돌아아, 신경질적으로 몸을 떨며, 줄곧 인간 사냥을 지켜보고, 움울한 에테르 속으로 날아오르며 제 박쥐 날개를 넓게 펼쳐 온 자연을 덮어 가릴 저 거대하고 컴컴한 정충떼가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어둠의 불두덩의 대음순을 지켜보고, 또한 이들 둔탁하고 설명할 수 없는 섬광의 품새에 활기를 잃은 저 낙지떼의 고독한 군단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 시간에도, 지칠 줄 모르는 두 주자 간에 장애물경주는 계속되고, 유령은 인간산양을 쫓아가며 입으로 불의 격류를 내뿜어 그 등을 검게 태운다. 이 의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유령이 제 길을 가로막는 연민과 만나게 되면, 그자는 마지못해 그 애원을 받아들이고 인간을 도망치게 놓아둔다. 유령은 추격을 포기하겠노라고 자신에게 말하려는 양으로 혀를 차고, 새로운 지시가 내리기를 기다려 제 개집으로 돌아간다. 유죄 선고를 받은 자로서의 그의 목소리가 우주공간의 가장 먼 층에까지 들리는데, 그 소름끼치는 울부짖음이 인간들의 심정에 파고들 때, 그 심정은, 흔히 말하듯이, 자식에게 회한을 안기기보다 어머니에게 죽음을 안기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고 여길 것이다. 그는 어느 구덩이의 진흙 뒤범벅 속에 머리를 어깨까지 쳐박건만, 양심은 이 타조의 속임수를 흩날려버린다. 구멍은 에테르의 방울처럼 증발하고, 빛이 그 광선의 행렬을 거느리고 라벤더 위로 날아드는 마도요의 비상처럼 나타나니, 그 사람은 창백하게 눈을 뜨고 자기 자신과 다시 마주한다. 나는 그가 바다 쪽으로 몸을 끌고 나가, 물거품의 눈썹에 들쑥날쑥 깎이고 패인 곶 벼랑 의에 올라서더니, 화살처럼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다. 기적이 일어났다. 다음날 그 시체가 해면에 다시 나타났으니, 바다가 이 육신 표류들을 해안으로 실어온 것이다. 그 사람은 제몸뚱이가 모래 속에 파놓았던 거푸집에서 풀려나와, 젖은 머리에서 물을 짜내고, 말없는 이마를 숙이고, 다시 인생 행로에 접들었다. 양심은 가장 은밀한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행동거지를 엄격하게 판단하며, 실수하지 않는다. 양심은 악을 예고하기에 무력한 경우가 많아서, 인간을 여우처럼 끊임없이 몰아세우는데, 특히 어두운 밤에 그렇다. 무식한 과학이 유성이라 부르는 징벌의 눈들이 창백한 불꽃을 흩뿌리고 자전하여 지나가며 신비의 말들을 또박또박 발음하고--- 인간은 그 말을 이해한다! 이때 그의 베개는 불면의 무게에 눌린 그 육체의 요동으로 망가지고, 그는 밤의 희미한 웅성거림에서 불길한 숨소리를 듣는다. 잠의 천사마저도 알지 못하는 돌에 맞아 이마에 치명상을 입은 나머지, 제 임무를 단념하고 하늘로 다시 올라간다. 그래서 인간을 변호하기 위해 내가 나선다. 이번에는 일체의 미덕을 경멸하는 자인 내가, 그 영광의 날 이래로 창조주가 잊을 수 없었던 자인 내가, 그날 나는 그의 권능과 그의 영원함이 무언지 모를 비열한 조작을 통해 기록된 저 하늘의 연대기를 그 초석에서 뒤집어엎으며, 놈의 겨드랑이 아래에 내 흡반의 사백 개를 압착하여, 놈으로 하여금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게 했고---- 놈의 비명은 그 입에서 나오면서 살모사로 변해, 가시덤불에, 무너진 성벽에 들어가 몸을 숨기고, 밤에도 망을 보고 낮에도 망을 본다. 그 비명은 기어가는 짐승이 되어 무수한 둥근 고리를, 납작하고 작은 대가리에 교활한 눈을 얻고는, 인간의 순진무구함을 만나면 멈춰 서기로 맹세하였으니, 그래서 그 순진무구함이 잡목 엉클어진 숲속을, 또는 비탈진 둑의 뒤쪽을, 또는 사구의 모래 위를 산책할 때는, 늦기 전에 생각을 바꾼다. 하나 아직 그럴 시간이 있을까. 사람은 가던 길을 되짚어서 훤한 자리로 나갈 틈을 얻기도 전에, 거의 감지할 수도 없을 물린 상처를 타고 독이 제 다리의 정맥에 스며드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여러 번이다. 이와 같이 창조주는 가장 지독한 고통 속에서까지 찬탄할만한 냉혈을 유지하여, 지상의 거주민들에게 해로운 맹아를 바로 그들 자신의 가슴에서 끄집어낼 줄 안다. 녀석이 놀라움이 얼마나 컸을까. 말도로르가 낙지로 둔갑해, 하나하나가 질긴 가죽끈이어서 행성 하나쯤은 어렵잖게 둘러감을 수 있을 그 흉물스러운 여덟 개의 다리를 제 몸뚱이 쪽으로 뻗는 것을 제 눈으로 보았으니, 불시에 사로잡힌 녀석은 점점 더 조여드는 이 점착성 포옹에 저항하여 얼마 동안 발버둥을 쳤고---- 나는 녀석의 쪽에서 무슨 위험한 반격을 펼칠까봐 두려웠다. 그 거룩한 피의 혈구를 듬뿍 섭취한 뒤에, 나는 녀석의 위엄 어린 몸에서 거칠게 떨어져나와, 어느 동굴에 숨었으니, 그 동굴은 그때부터 나의 거처가 되었다. 거듭된 수색도 헛일이 되어, 녀석은 거기서 나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일이 오래되었으나, 이제는 녀석도 내 거처가 어디인지 알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녀석은 내 거처에 다시 발 들여놓지 않도록 조심하며, 우리 둘은 양쪽 모두 상호 간의 힘을 알고 있고 어느 쪽도 승리할 수 없고 지난날의 쓸데없는 싸움으로 지쳐있는 두 인접국의 군주들처럼 살고 있다. 녀석은 나를 두려워하고, 나는 녀석을 두려워하거니와, 어느 쪽도 패배하지는 않았으나 적의 맹렬한 공격을 체험한 뒤라서, 어디까지나 우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그렇더라도, 녀석이 원한다면, 나도 싸움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녀석이 감추어둔 제 계략을 펼치기에 유리한 어떤 기회를 노리는 것이 아니기를, 나는 늘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고 녀석을 주시할 것이다. 그가 더는 지상에 양심과 그 고뇌를 파견하는 일이 없기를, 양심을 쳐부술 때 유리하게 쓸 수 있는 무기를 나는 인간들에게 가르쳤다. 그들에게는 아직 양심이 낯설지만, 그대도 알다시피 나에게 양심이란 바람에 실려오는 지푸라기나 다름없다. 나는 양심을 그만큼은 존중한다. 내가 지금 일어나는 기회를 이용해서 이 시적 토론을 세밀하게 꾸밀 작정이라면, 나는 내가 양심보다는 지푸라기를 더 존중한다는 말까지 덧붙이게 될 것이다. 지푸라기는 지푸라기를 새김질하는 소에게 유익한 반면에, 양심은 오직 강철 발톱 몇 개밖에는 보여줄 줄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들 발톱이 내 앞에 놓였던 날, 그 물건들은 비통한 패배를 감수하였다. 양심은 창조주가 파견한 년이기에, 나는 그년 때문에 내 행로가 가로막히도록 놔두지 않는 것이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그년이 제 지위에 어울릴뿐더러 결코 포기하지 말았어야 할 겸허하고 공손한 태도로 나타났더라면, 나는 그년에게 귀를 기울렸을 것이다. 나는 그년의 오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한쪽 손을 뻗어 그 발톱들을 손가락으로 눌러 박살내자, 그것들은 이 신종 절구의 가중 압력에 티끌이 되어 흩어졌다. 다른 손을 뻗어 그년의 머리를 잡아 뽑았다. 이어서 그 여자를 채찍질하여 내 집 밖으로 쫓아냈고, 그년은 두번 다시 내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내 승리를 기념하여 그년의 머리를 간직했다--- 나는 머리 하나를 손에 들고 그 두개골을 감으며, 산허리의 깍아지른 벼랑 끝에 왜가리처럼 한 발로 서 있었다. 내가 골짜기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 눈이 있었으니, 그때 내 가슴의 피부는 내내 미동도 없이 고요하여, 무덤의 덮개와 같았더라! 나는 머리 하나를 손에 들고 그 두개골을 갉으며, 더없이 위험한 심연 속으로 헤엄치며, 치명적인 암초를 옆에 끼고 나아가, 바다 괴물들의 싸움을 한 사람의 이방인으로 참관하려고 해류보다 더 깊이 잠수하였다. 해안이 내 예리한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연안에서 멀리 벗어나고 있는데, 그때 끔찍한 훙물들이 근육을 마비시키는 그 자기(磁氣)를 뽐내며, 억센 동작으로 파도를 가르며, 내 수족을 노리고 배회하였으나, 감히 접근하지는 못했다. 내가 무사히 해변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눈이 있었으니, 그때 내 가슴의 피부는 내내 미동도 없이 고요하여, 무덤의 덮개와 같았더라! 나는 머리 하나를 손에 들고 그 두개골을 갉으며, 높이 세운 탑에 이르는 계단을 뛰어올랐다. 나는 피곤한 다리로 현기증나는 옥상에 이르렀다. 나는 평원을, 바다를 바라보고, 나는 태양을, 창공을 바라보고, 물러나지 않는 화강암을 발로 밀어뜨리고, 나는 드높은 함성을 내질러 죽음과 신의 징벌에 도전하였으며, 포장도로를 달리듯 허공의 아가리로 돌진하였다. 인간들은 내가 추락하면서 버렸던 양심의 머리와 땅의 만남으로 일어난 고통스럽고 우렁찬 충격음을 들었다. 내가 보이지 않는 구름에 실려 새의 느린 속력으로 내려와서, 그 머리를 그러모아 이것으로 그날 하루에 저질렀음이 틀림없는 내 삼중 죄악의 증인으로 삼으려고 강압하는 모습을 보는 눈이 있었으니, 그때 내 가슴의피부는 내내 미동도 없이 고요하여, 무덤의 덮개와 같았더라! 나는 머리 하나를 손에 들고 그 두개골을 갉으며, 기둥들이 솟아올라 단두대를 지탱하는 장소를 향해 나아갔다. 나는 그 칼날 아래로 세 처녀들의 목을, 그 감미로운 아리따움을 밀어넣었다. 사형집행인 내가 전 생애 걸친 확실한 경험으로 밧줄을 놓아버리자. 삼각형 강편이 비스듬히 내리떨어져,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는 머리 셋을 잘랐다. 나는 이어서 내 머리를 그 육중한 면도칼 아래에 놓았으며, 사형집행인은 자신의 임무 수행을 준비하였다. 세 번, 칼날은 새로운 힘을 얻어 홈 사이로 떨어져 내렸으며, 세 번, 나의 물질 골격은, 특히 목이 붙은 자리에서, 그 토대까지 흔들렸으니, 꿈속에서 무너지는 집에 깔린 듯싶을 때와 같았다. 아연실색한 사람들은 내게 길을 내주어 그 초상난 장소에서 나를 벗어나게 했다. 그들은 내가 팔꿈치로 물결치는 인과를 헤치고, 생명으로 가득차 움직이며, 머리를 곧추 세우고, 앞으로나아가는 모습을 보았으니, 그때 내 가슴의 피부는 내내 미동도 없이 고요하여, 무덤의 덮개와 같았더라! 나는 말한 바 있다. 인간을 변호하기 위해 내가 나선다고, 이번에는 그러나, 나는 내 변호가 진실의 표현이 아닐까봐 두렵다. 따라서 침묵하는 편이 더 낫겠다. 인류는 이 방책에 감사한 마음으로 박수갈채를 보내리라!  
944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8) 댓글:  조회:809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8)     두번째 노래(14)   (14) 센강이 인간의 육체 하나를 끌고 간다. 이런 경우, 강은 품새가 장중하다. 부풀어오른 시체는 물 위에 떠 있다가 어느 다리의 아치 아래로 사라지지만, 더 먼 데서 다시 나타나, 풍차 바퀴처럼 천천히 혼자 돌기고 하고, 간간이 물에 잠기기도 한다. 어느 뱃사공이 지나가다가 그것을 삿대질로 끌어당겨 뭍으로 데려온다. 시체를 시체공시장으로 옮기기 전에, 그를 되살려보려고 강둑에 잠시 놓아둔다. 군중이 시체 주위에 촘촘히 몰려든다. 뒤에 있는 탓에 볼 수 없는 사람들은 있는 힘을 다하여 앞에 있는 사람들을 떠민다. 저마다 생각한다. "나는 물에 빠져 죽을 사람이 아니야." 자살한 젊은이를 가여워하고, 감탄하지만, 그를 따라하지는 않는다. 그러건 말건 그 젊은이는, 지상에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하고, 더욱더 높은 것을 갈망하여, 자살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얼굴은 품위가 있고, 입고 있는 옷은 화려하다. 열일곱 살이나 됐을까? 젊은 나이에 죽다니! 마비된 군중은 줄곧 움직일 줄 모르는 시선을 그에게서 거두지 않고---- 밤이 된다. 저마다 말없이 물러난다. 어느 누구도 감히 익사자를 뒤집어 그 몸에 가득찬 물을 토해내게 하지 않는다. 마음 약한 인간으로 치부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며, 제 셔츠 깃에 들어박혀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터무니없는 티롤 무곡을 날타롭게 휘파람 불며 사라지고, 또 어떤 사람은 손가락으로 캐스터네츠처럼 소리를 내기도 하고---- 어두운 생각에 시달리는 말도로르는 말을 타고 이 장소 근처를 번개와 같은 속도로 지나간다. 물에 빠진 사람이 그의 눈에 띄었다. 이제 됐다. 곧바로 그는 준마를 멈추고, 등자에서 내렸다. 그는 싫은 기색이 없이 그 젊은이를 들어올려 물을 하 많이 쏟아내게 했다. 이 움직이지 않는 몸뚱이가 자기 손끝 아래서 소생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그는 양양한 감명을 받아 제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며, 용기를 두 배로 북돋았다. 허수고다! 헛수고라고 나는 말했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시체는 내내 생기를 잃고, 이쪽저쪽으로 몸이 뒤집히는 대로 가만히 있다. 그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여기저기 수족을 주무른다.그리고 한 시간 동안, 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입술에 제 입술을 붙이고, 입속에 숨을 불어넣는다. 가슴에 대고 있던 손바닥 아래로 마침내 가벼운 고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익사자가 살아났다! 이 무상의 순간, 여러 개의 주름이 그 말 탄 자의 이마에서 사라지며 십 년은 더 젊어지게 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슬프다! 주름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어쩌면 내일, 어쩌면 그가 센 강변에서 멀어지자마자, 그동안, 물에 빠진 사람은 흐릿한 눈을 뜨고 힘없는 미소로 제 은인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무기력하고, 아무런 몸놀림도 할 수 없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리고 이런 행위는 얼마나 많은 과오를 속죄하는가! 그때까지 젊은이를 죽음에서 끌어내느라고 전념하던 그 구릿빛 입술의 남자가 이제 더욱 자세히 그를 바라보니, 그 모습이 자신에게 생소하지 않은 것 같다. 질식했던 금발머리 청년과 올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그는 혼자 생각한다. 그대는 보는가, 그들이 얼마나 마음을 활짝 열고 서로 끌어안는지! 아무렴 어떠냐! 벽옥 눈동자의 남자는 엄격한 배역을 맡은 자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아무말 없이, 그는 제 친구를 안아 말 엉덩이에 태우고, 준마는 내달려 멀어진다. 오, 자신이 그리도 이성적이고 그리도 강하다고 믿는 그대 올제여, 그대는 바로 자신의 사례를 통해, 절망의 발작 속에서, 그대가 자랑하는 냉정함을 간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지 않았는가. 나는 그대가 이 같은 슬픔을 더는 나에게 불러오지 않기를 바라며, 내 쪽에서는 결코 자살을 기도하지 않겠노라고 그대에게 약속하였다.  
943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7) 댓글:  조회:889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7)     두번째 노래(13)   나는 나를 닮았을 영혼을 찾고 있었는데, 발견할 수 없었다. 이 땅의 구석구석 뒤졌으나 나의 끈기는 헛일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홀로 있을 수는 없었다. 내 성격을 지지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닌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아침이었다. 태양이 아주 웅장하게 수평선에 떠오르고, 바야흐로 한 젊은이가 내 눈에 떠올랐으며, 그의 출현으로 그가 지나는 길에 꽃이 피어났다. 그가 내게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았다. "내가 너에게 왔다. 나를 찾는 너에게. 이 행복한 날을 축복하자----" 그러나, 나는 "꺼져라. 나는 너를 부른 적이 없다. 나는 네 우정이 필요없다---" 저녁이었다. 밤이 그 베일의 흑색을 자연 위에 펼치기 시작했다. 모습이 겨우 분간되는 아름다운 여자 하나가 역시 내게 황홀한 마력을 펼치며, 나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감히 내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나는 말했다: "이리 가까이 오라, 네 얼굴의 특징을 낱낱이 분간할 수 있도록. 별빛이 충분히 밝지 않아서 그 거리에서는 그 특징까지 비추지는 못하는구나." 그러자, 그녀는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두 눈을 내리깔고 잔디밭의 풀을 밟으며 내 곁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를 보자마자, "선량함과 의로움이 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나는 알겠다. 우리가 함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너는 여러 여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나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조만간 너는 내게 사랑을 바친 것을 후회할 것이다. 너는 내 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시라도 내가 너에게 불충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도 마음 밑바닥까지 신뢰를 모아 내게 자신을 바친 여자에게. 나도 그만큼 마음 밑바닥까지 신뢰를 모아 나 자신을 바친다. 그러나 네 머릿속에 새겨 잊지 말라. 양과 이리는 서로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인간성에 들어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까지도 그렇게 혐오하며 내치던 나에게, 이런 나에게, 필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겠는가! 나에게 필요한 것, 나는 그것을 말할 수 없었으리라. 나는 내 정신의 여러 현상을 철학이 권장하는 방법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이해하는 일에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바닷가의 바위에 앉았다. 배 한 척이 이제 막 돛이란 돛을 모두 펼치고 이 해역에서 멀어져갔다. 감지하기 어려운 점 하나가 이제 막 수평선에 나타나더니, 돌풍에 밀려, 급속도로 커지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태풍이 내습을 시작했고, 벌써 하늘은 거의 인간의 마음만큼이나 흡족한 검은 빛으로 변해 어두워졌다. 거대한 군함인 그 배는 해안의 바위 위로 쓸려가지 않으려고 이제 막 닻을 모두 내렸다. 바람이 사방에서 광포하게 씩씩거리며 돛폭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천둥소리가 번갯불 한가운데서 터져 나왔으나, 토대 없는 집, 저 움직이는 무덤 위로 들려오는 비탄의 외침보다 더 높을 수는 없었다. 물 더미의 돌무덤이 닻의 사슬을 끊지는 못했어도, 그 요동이 배 옆구리에 반쯤 물길을 열어놓았다. 엄청난 구멍이다. 산처럼 갑판을 덮치며 거품을 뿜고 밀려드는 짠물 더미를 펌프질로 물리치기는 역부족이다. 조난선은 구조를 요청하는 경포를 쏘다대지만 배는 천천히 가라앉는다--- 장엄하게. 폭풍과 번쩍이다 멈추는 번갯불과 더할 수 없는 어둠의 한가운데서, 배에 갇힌 사람들을 그대들도 아는 절망에 파묻으며, 침몰하는 배를 보지 못한 자는 인생의 변고를 알지 못한다. 마침내 배의 양 옆구리로부터 끝 모를 고통에서 비롯한 전원 합창의 비명이 새어나오는데, 바다는 그 무시무시한 공격을 두 배로 늘인다. 인간 능력의 포기가 내지르게 하는 비명이다. 저마다 체념의 외투에 싸여 제 운명을 신의 손에 맡긴다. 양떼처럼 궁지에 몰린다. 조난선은 구조를 요청하는 경포를 쏘아대지만 배는 천천히 가라앉는다---- 장엄하게. 그들은 하루종일 펌프질을 하였다. 헛된 노력이다. 어둠이, 짙게, 움직일 수 없게, 다가와, 이 우아한 광경에 정점을 찍는다. 일단 물에 잠기면 더는 숨을 쉴 수 없으리라고 그들은 저마다 생각한다. 제 기억을 아무리 멀리 거슬러 보낸다 한들, 어떤 물고기도 제 조상으로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삼 초라도 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오랫동안 숨을 쉬지 말자고 스스로 격려한다. 그가 죽음에 던지려는 것은 바로 복수심의 아이러니--- 조난선은 구조를 요청하는 경포를 쏘아대지만 배는 천천히 가라앉는다--- 장엄하게. 배가 침몰하면서 너울이 너울을 휘감는 강력한 소용돌이가 일어난다는 것을, 들떠오른 개흙이 혼탁한 물살과 뒤섞인다는 것을, 바다 위를 휩쓰는 폭풍의 반동으로 밑에서 솟구치는 힘이 발작적이고 신경질적인 운동을 자연력에 전달한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미리 긁어모아 비축한 의연함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익사자는 온갖 궁리 끝에, 심연의 소용돌이 속에서, 좀 후하게 쳐서 평상시 호흡으로 반호흡만이라도 생명을 더 연장한다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여길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마지막 희망인 죽음을 조롱할 수 없을 것이다. 조난선은 구조를 요청하는 경포를 쏘아대지만 배는 천천히 가라앉는다---- 장엄하게. 그런데 착오였다. 배는 이제 구조를 요청하는 경포를 쏘지 않는다. 가라앉지 않는다. 그 호두 껍떼기가 완전히 잠겨버렸다. 오, 하늘이여! 이렇게 크나큰 쾌락을 체험한 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내 동류들의 단말마에 현장 증인이 되는 임무가 방금 나에게 주어졌던 것이다. 일 분 일 분, 나는 그들이 느꼈던 고통의 고비고비를 지켜보았다. 어떨 때는, 두려움으로 미쳐버린 어느 노파의 울음소리가 다른 소리를 젖히고 세를 떨쳤다. 어떨 때는, 젖먹이 아이의 날카로운 울음만으로도 선원들의 지시명령이 묻혀버렸다. 돌풍이 내게 실어오는 신음소리를 명확하게 파악하기에는 배가 너무 멀리 있었지만, 나는 의지를 통해 배에 접근하였으며, 착시는 완벽했다. 십오 분마다, 다른 돌풍보다 더 강한 돌풍이 질겁한 바다제비들의 비명 사이사이로 음산한 굉음을 내지르며 선체를 가로로 와지끈 깨뜨려, 대량학살의 제물로 바쳐질 사람들의 탄식을 증가시킬 때, 나는 쇠꼬챙이의 날카로운 끝으로 내 빰을 찌르며, 은밀하게 생각하였다. "그들은 더 고통스럽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비교의 대상이 있었다. 해안에서, 나는 그들을 불러대며, 그들에게 저주와 위협을 던졌다. 그들이 틀림없이 내 말을 들었을 것만 같았다! 내 증오와 내 말이 거리를 뛰어넘어 소리의 물리적 법칙을 무효화하고, 격노한 대양의 노호로 먹먹해진 그들의 귀에 명확하게 도달했을 것만 같았다! 그들이 틀림없이 나를 생각하고, 자기들의 복수심을 무력한 분노로 내뿜었을 것만 같다! 때때로 나는 견고한 대지 위에 잠들어 있는 도시들을 향하여 눈길을 던졌으며, 해변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맹금을 왕관으로 둘러쓰고 뱃속이 빈 물 거인을 좌대로 삼은 배 한 척이 침몰하는 것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는 다시 용기를 추슬렀고, 희망이 내게 다시 돌아왔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의 파멸을 확신했다! 그들은 달아날 수 없었다! 한층 더 신중을 기하여, 나는 내 이연발 소총을 찾았으니, 만일 어떤 조난자가 임박한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헤엄을 쳐서 바위에 접근하려 할 경우, 어깨에 쏜 총알이 그의 팔을 부러뜨려, 그 의도를 성취할 수 없도록 그를 훼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태풍이 최고로 광분하는 순간에, 나는 정력적인 머리 하나가 머리칼을 곧추세우고 필사의 노력으로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여러 리터의 물을 삼켰으며, 부표처럼 흔들리며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나 곧 그는 머리칼에 물을 흘리며 다시 떠올라, 넓게 벌어진 피투성이 상처가 그 불굴의 고결한 얼굴에 칼자국을 내고 있었다. 열여 살을 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어둠을 밝히는 번갯불 너머로, 그의 입술 위로 복숭아솜털이 어렵사리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는 절벽에서 이백 미터밖에는 떨어져 있지 않아서, 나는 어렵지 않게 그의 얼굴을 뜯어볼 수 있었다. 저 용기! 저 꺾을 수 없는 정신! 정말이지 그 머리의 꼿꼿함은 운명을 조롱하는 듯, 파도를 힘차게 가르니, 물이랑이 그 앞으로 어렵게 열리지 않았던가!--- 나는 일찌감치 결심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약속을 지켜야 했다. 누구에게나 마지막 시간의 종이 울려야 했다. 누구도 그것을 피할 수 없어야 했다. 바로 이것이 나의 결심이었다. 어떤 것도 내 결심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한차례 둔탁한 소리가 들렸고, 그 머리가 곧바로 가라앉더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이 살인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의 기쁨을 얻지는 못했다. 정확히 말해서, 그건 내가 시도 때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일에 물려 있었기 때문이며, 이제는 단순한 습관으로 그 일을 하기 때문이었는데, 그 습관을 버리고 살 수는 없으나, 그것으로는 가벼운 쾌락밖에 얻지 못한다. 감각은 무디어졌고, 굳어졌다. 일단 배가 침몰한 뒤에, 파도가 대항하여 마지막 싸움을 벌이며 내 시선을 끄는 사람들이 수백 명을 넘을 때, 이 인간 존재의 죽음에서 어떤 쾌락을 느낄 것인가? 이 죽음에서, 나는 위험의 매력조차 얻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사법 정의는 이 끔직한 밤의 폭풍에 흔들리어, 내게서 몇 걸음 떨어진 집집에서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내 몸을 누르고 있는 오늘, 지고하고 엄숙한 진실로서 내가 성실하게 말하는바, 나는 사람들이 그뒤로 자기들끼리 떠들어대는 것만큼 잔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곱절로 그들의 악의는 여러 해 내내 그 끈질긴 쾌락을 실행하였다. 이 지경에서, 나는 내 분노의 한계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잔혹성의 발작에 사로잡혔으며, 나는 내 험상궂은 눈에 가까이 다가오는 자에게, 그가 비록 내 동족에 속한다 하더라도, 공포의 인간이 되었다. 그것이 말이 개였을 때는, 그냥 지나가게 했다. 내가 방금 한 말을 들었는가? 불행히도, 폭풍이 치던 밤, 나는 이런 발작에 빠져, 이성이 날아가버렸으며(평상시에도 나는 똑같이 잔인하였지만, 그보다는 더 신중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엇이 내 손에 떨어지건 모두 죽어 없어져야 했다. 내 잘못을 사과할 생각은 없다. 과오가 모두 내 동류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지금 있는 그대로 확인할 뿐이며, 머리부터 목덜미를 긁게 하는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며--- 최후의 심판이 내게 무슨 대수랴! 그대를 속이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의 이성은 하시라도 날아가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범죄를 저지를 때,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 나는 다른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바위 위에 서서, 폭풍이 내 머리칼과 내 외투를 후려치는 동안, 별 없는 하늘 아래서, 배 한 척을 악착같이 덮치는 태풍의 힘을, 나는 황홀감에 휩싸여 염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배가 닺을 던진 시점부터, 그 숙명의 옷이, 마치 망토를 입듯 저를 입은 사람들을 이끌고, 바다의 창자 속으로 삼켜지는 순간까지, 이 드라마의 모든 고비를 눈으로 뒤쫓았다. 그러나 이 뒤죽박죽이 된 자연의 장면에 나 자신이 등장인물로 참여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배가 싸움을 치렀던 그 장소에서 분명하게 보았던 것처럼, 배가 제 남은 세월을 바다의 밑바닥에 넘겨주고 있을 때, 너울에 휩쓸려갔던 사람들의 일부가 수면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들은 두 사람씩, 세사람씩, 서로서로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것은 자신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다. 그들의 움직임이 방해를 받을 터이고, 그들은 구멍 뚫린 단지처럼 아래로 가라앉을 터이고 --- 너울을 재빠르게 가르는 저 바다 괴물의 무리는 무엇인가? 놈들은 여섯이다. 놈들의 지느러미는 기운차서, 넘실대는 파도를 가로질러 길이 열린다. 그다지 견고하지 않은 이 대륙에서 팔다리를 움직이는 저 인간 존재들을 모두 합해, 상어들은 이윽고 계란 없는 오믈렛 하나를 만들고는,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그걸 서로 나눈다. 피가 물에 섞이고, 물이 피에 섞인다. 놈들의 사나운 눈빛이 살육의 장면을 유감없이 비추어주고--- 그러나 저기 수평선에서 일어나는 저 물의 소란은 또 무엇인가? 마치 물기둥이 달려드는 것만 같다. 얼마나 강력한 노질이기에!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다. 거대한 암컷 상어 하나가 오리간 파이에 한몫 끼어들어, 차가운 수육을 먹으러 오는 것이다. 암컷은 노발대발한다. 달려들고 보니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암컷과 다른 상어들 사이에 싸움이 한판 벌어져, 여기저기 붉은 크림의 표면에 말없이 떠다니며 꿈틀거리는 팔다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툰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암컷은 이빨을 들이대 치명상을 입힌다. 그러나 아직 살아 있는 상어 세 마리가 암컷을 둘러싸고 있어서, 암컷은 사방으로 몸을 돌려 놈들의 작전을 직시해야 한다. 해변에 자리를 잡은 저 관망자는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점점 높아지는 어떤 감동을 느끼며, 이 새로운 종류의 해전을 지켜본다. 그는 그리도 강한 이빨을 지닌 이 용감한 상어 암컷에 시선을 붙박았다. 그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거총을 하여, 그들 상어 가운데 한 녀석이 파도 위로 몸을 드러내는 순간, 능란한 솜씨로, 그 아가미에 두번째 총탄을 박는다. 남아 있는 상어 두 마리는 더욱 거칠어진 성깔을 증명할 따름이다. 바위의 높은 곳에서, 소금기 섞인 타액을 지닌 그 사내는 바다로 뛰어내려, 하시라도 그를 떠나지 않는 강철 단검을 손에 들고, 기분 좋게 채색된 융단을 향해 헤엄친다. 이후부터, 상어들은 한 마리씩 하나의 적과 맞붙어야 한다. 사내는 지쳐빠진 제 적수를 향해 나아가, 때를 기다려, 놈의 배에 그 날타로운 칼날을 박아넣는다. 움직이는 요새가 어렵잖게 마지막 적을 물리치고--- 헤엄치는 사람과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진 상어 암컷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그들은 잠시 동안 서로 마주 바라보았으며, 저마다 상대방의 시선에서 그리도 강한 잔혹성을 발견하고 놀랐다. 그들은 원을 그려 헤엄쳐 돌려, 서로 눈길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지금까지 나는 잘못 생각하였다. 나보다 더 사악한 자가 저기 있구나." 여기서 그들은 마음이 일치하여, 두 물살 사이에서 서로 찬탄하며, 상어 암컷은 제 지느러미로 물살을 헤치고, 말도로르는 제 두 팔로 파도를 내젖히며, 상대방을 향해 미끄러져갔다. 그리고는 깊은 존경심에 잠겨, 각기 처음으로 자신의 살아 있는 초상을 살펴보려는 열망으로 숨을 멈추었다. 서로 삼 미터 떨어진 거리에 다다랐을 때,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그들은 두 개의 자석처럼 갑자기 서로 몸이 붙어버려, 형이나 누이를 포옹하듯 다정하게 포옹하며, 긍지와 감사의 마음을 모아 입을 맞추었다. 이 우정의 표명에 이어 곧바로 육체적인 욕망이 뒤따랐다. 힘찬 두 넓적다리가 두 마리 거머리처럼 괴물의 접착성 피부에 빈틈없이 달라붙었거니와, 팔과 지느러미는 적들이 서로 사랑으로 감싸고 있는 그 사랑받는 대상의 몸을 에워싸고 얼그러졌는데, 그들의 목과 그들의 가슴은 이윽고 해초의 냄새를 떨치고 있는 폭풍 한가운데서, 번갯불에, 거품 이는 파도를 혼례의 침대로 삼고, 요람 속에 있는 듯 해저의 조류에 실려가며, 심해의 알 수 없는 깊이를 향해 함께 구르면서, 그들을 순결하고도 추악한 장시간의 교합으로 맺어졌다!--- 마침내 나는 나를 닮은 누군가를 이제 발견했다!--- 이제부터, 나는 평생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그쪽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나는 내 첫사랑과 마주하였다!  
94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6) 댓글:  조회:1867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6)     두번째 노래(12)   (12) 내가 어린 시절에 잠에서 깨어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들어보라, 음경이 빨간 인간들아. "내가 이제 막 깨어났는데도 내 생각은 여전히 마비되어 있다. 아침마다 나는 내 머릿속에 어떤 무거운 것이 들어 있음을 느낀다. 밤에 휴식을 만나는 일은 드물다. 잠들기라도 하면, 무서운 꿈이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낮에는, 내 생각이 기이한 명상에 빠져 피로한데, 내 두 눈은 하염없이 허공을 헤매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없다. 도대체 언제 자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자연은 제 권리를 주장하려고 안달한다. 내가 자연을 경멸하기에 그 자연이 내 얼굴을 창백하게 하고, 열병의 가혹한 불길로 내 두 눈을 이글거리게 한다. 그런데, 나는 내 정신을 고갈시켜가며 끊임없이 사색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은 것을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바라지 않을지라도, 그와 관련된 내 감정은 이 비탈을 향해 물리칠 수 없는 기세로 나를 끌고 간다. 나는 다른 아이들도 나와 다름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들은 더욱더 창백하고, 그들의 눈썹은 어른들의, 우리 형들의 눈썹처럼 찌푸려져 있다. 오, 우주의 창조주여, 나는 오늘 아침, 그대에게 내 어린 기도의 향을 잊지 않고 피워올릴 것이다. 가끔 나는 그것을 잊는다도, 요즘은 보통 때보다 더 행복한 느낌이 들고, 내 가슴이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꽃피고, 내가 훨씬 더 편안하게 들판의 향기로운 대기를 들이마신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반면에, 부모님의 명령에 따라그대에게 매일 찬양의 노래를 바친다는 고통스러운 하루, 힘들게 말을 지어내야 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권태가 따라붙는 그 의무를 이행할 때는,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것을 얘기한다는 것이 논리적이지도 자연스럽지도 않다는 생각에 하루의 남은 시간 내내 슬프고 화가 나서, 거대한 고독이 들어설 만한 후미진 자리를 찾곤 한다. 내가 고독에게 내 마음의 어떤 이상한 상태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고독은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싶고 숭배하고 싶지만, 그대는 너무 강력하고, 내 찬송가에는 얼마큼 두려움이 들어 있다. 그대가 그대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파괴하거나 창조할 수 있다면, 나의 미약한 기도는 그대에게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며, 그대가 마음 내킬 때마다 콜레라를 내보내 도시들을 힙쓸게 하거나, 죽음을 내보내 인생의 메시지를 구별하지 않고 아무나 그 발톱으로 채어가게 한다면, 나는 그렇게 무시무시한 친구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 증오가 내 사리판단의 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대의 증오이니, 그것은 어떤 변덕스러운 명령에 따라 그대의 마음에서 솟아나와 안데스산맥의 콘도르의 날개폭만큼이나 거대해 질 수 있다. 그대의 애매한 심심풀이 장난은 내 능력 밖에 있으며, 아마도 내가 그 첫번째 희생이 될 것이다. 그대는 전능한 자이며, 나는 이 칭호에 대해 그대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직 그대만이 이 칭호를 지닐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대의 욕망은 그 결과가 불길하건 행복하건 그대 자신밖에는 다른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문에 지금은 그대의 노예가 아니더라도, 조만간 노예가 될 수 있는 처지에서, 그대의 사파이어색 잔인한 튜닉과 나란히 서서 걷는 것이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대가 자신의 지고한 행적을 검토하려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갈 때, 그대의 가장 충실한 친구도 항상 그대에게 복종해온 이 불행한 인류에게 지난날에 저질렀던 어떤 불의의 망령이 복수심에 찬 등골이 움직이지 않는 척추를, 그대 앞에 일으켜세운다면, 그대의 험상궂은 눈이 뒤늦은 회한으로 겁에 질린 눈물을 흘리고 마는 것도 사실이며, 그때 머리카락이 곤두선 그대가 호랑이처럼 잔인할 그 상상력의 이해할 수 없는 작동을 허무의 가시덤불에 영원히 묶어두겠노라는 비통한 것이 아니라면 우수꽝스러운 것일 결심을 스스로 진지하게 다지려고 마음먹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나는 또한 불변의 인내심이 그대의 영원한 항심의 꺾쇠를 그대의 뼈 속에 완강한 뇌수처럼 고정시키지는 않았으며, 따라서 그대가 상당히 자주 그대와 더불어 과오의 검은 문둥병으로 뒤덮인 그대의 사고를 음산한 저주의 불길한 호수 속에 다시금 빠뜨리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이런 저주가 생각 없이 저질러진 것이라고(그렇다고 그 저주가 치명적인 독액을 덜 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믿고 싶고, 한 몸으로 결합된 악과 선이, 어떤 눈먼 힘의 비밀스러운 마력에 힘입어, 괴저에 걸린 그대의 당당한 가슴으로부터 바위산의 급류처럼 맹렬하게 솟아올라 흩어진다고 믿고 싶지만, 얼마큼의 아주 미미한 잘못 때문에, 그대의 불결한 이빨이 진노로 덜그럭거리고, 시간의 이끼에 뒤덮인 그대의 장엄한 얼굴이 타오르르는 석탄처럼 붉어지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자주 보아온 탓에, 저 순진한 가설이 적힌 도로 푯말 앞에서 더 오래는 멈춰 설 수가 없었다. 날마다 두 손을 모으고,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나는 그대를 향해 나의 겸손한 기도의 억양을 드높이겠지만, 그대의 섭리가 나를 생각지 말기를 내 그대에게 간청하노니, 땅 밑으로 기어가는 벌레처럼 나를 체쳐두라. 그대는 알아두라, 나로서는 그대가 나를 감시하고 나의 양심에 냉소하는 메스를 들이댄다는 것을 아느니보다 차라리 적도의 파도가 그 거품 이는 가슴에 품어 이 해역의 한가운데로 끌어오는, 알지 못할 미개한 섬의 해양식물에서 욕심껏 자양을 얻는 편이 더 나으리라. 내 생각의 전체가 이제 그대에게 낱낱이 밝혀졌으니, 내 생각에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간직된 이 양식(良識)을 그대의 신중함이 선선히 칭찬해주리라고 나는 기대한다. 내가 그대와 더불어 유지해야 하는 얼마큼 내밀한 관계양식을 토대로 이루어진 이런 유보사항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내가 선에 대한 사랑에 자극되어 선량(善良)을 구하듯, 새벽이 여명의 비단 주름 속에서 빛을 구하며 푸르스름하게 솟아오르는 그 순간부터, 내 입은 하루의 어느 때를 막론하고, 그대의 허영심이 인간 하나하나에게 혹독하게 요구하는 거짓의 홍수를, 마치 인위적으로 숨을 내뿜듯, 내뿜을 준비가 되어 있다. 내 연령이 많지는 않지만, 선량이란 단지 소리나는 음절들의 집합에 불과하다는 것이 벌써 느껴진다. 어디에서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그대는 그대의 성격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틈새를 너무 많이 내준다. 더 능란하게 그걸 감추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어쩌면 내가 속은 것일 수도 있고, 그대가 고의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그대는 다른 누구보다도 더 잘고 있는 터. 인간들이란 것들은 그대를 모방하는 일에 자기들의 영예를 거는데, 그것은 거룩한 선량이 저들의 사나운 눈에 제 성막(聖幕)이 들어 있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그대의 지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할지라도, 나는 불편부당한 비평가로서만 그것을 말한다. 내가 과오에 빠져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랄 것이 없다. 내가 그대에게 갖는 증오, 애지중지하는 처녀처럼 사랑으로 품고 있는 그 증오를 나는 그대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그것을 눈에 숨기고, 그대 앞에서는 오직 그대의 불결한 행위를 감시할 의무를 진, 엄격한 검열관의 태도를 지키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자칫했다간 그대 편에서 이 증오와의 모든 능동적 교섭를 그칠 것이며, 증오를 눈감아주어, 그대의 간을 갉아먹는 이 게걸스러운 빈대를 완전히 박살내버릴 것이다. 나는 오히려 그대에게 몽상과 애정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세계와 거기에 담긴 일체를 창조한 것은 그대다. 그대는 완전무결하다. 어떤 미덕도 그대에게 결여되지 않았다. 그대는 아주 전능하고,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다. 온 우주가 시간시간마다 그대에게 끝없는 찬가를 바칠지어다! 새들은 들판에서 날아오르며 그대를 축송한다. 별들은 그대 것이고---- 아멘!" 이런 첫모습 뒤에,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고 그대들은 놀랄지어다!  
941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5) 댓글:  조회:747  추천:0  2019-07-0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5)     두번째 노래(11)   (11) "오, 은빛 화구(火口)를 가진 동물아, 내 눈은 공중에서 성당들이 궁륭과 동무하는 너를 알아보고, 그렇게 매달려 있는 이유를 찾고 있다. 네 희미한 빛이 전능한 자를 예배하러 오는 그들 떼거리를 밤새 밝게 비추고, 네가 참회자들에게 제단에 이르는 길을 보여준다고들 말한다. 네가 참회자들에게 제단에 이르는 길을 보여준다고들 말한다. 어련하실까, 아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네가 아무런 빚도 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 봉사를 할 필요가 있는가? 대성당의 열주를 암흑 속에 그대로 묻어두려니와, 마귀가 올라타고 회오리치며 허공으로 실려가는 그 태풍의 숨결이 그와 함께 이 성소에 침입하여 공포를 퍼뜨릴 때, 너는 악의 군주가 내뿜는 그 독기 서린 돌풍에 대항하여 용감하게 싸우려 들지 말고, 그 뜨거운 입김에 갑자기 꺼져, 마귀가 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무릎 끓은 신자들 사이에서 희생물들을 선택할 수 있게 하라.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내 모든 행복을 너에게 빚지게 될 것이라고 말해도 된다. 네가 어렴풋하지만 충분한 빛을 펼치면서 이렇게 다시 빛날 때, 나는 감히 네 성질이 사주하는 바에 나를 밑기지 못한 채 성스러운 회랑 아래 머물러, 반쯤 열린 현관문으로, 내 복수를 피해 주님의 품에 안긴 자들을 바라본다. 오, 시적인 램프야! 네가 나를 이해할 수만 있다면 내 여자친구가 될 너, 밤 시간에 내 발이 교회의 현무암을 밟을 때, 왜 너는 솔직히 말해서 내가 보기에 괴상한 모양새로 빛나기 시작하는 것인가? 너의 반사광은 그때 전광(電光)의 하얀 색조를 띠어 눈으로 너를 바로 볼 수 없거니와, 너는 마치 성스러운 분노에 사로잡히기나 한 듯이, 새롭고 강한 불꽃으로 창조주의 개집을 가장 하찮은 구석까지 비추고 있다. 그리고 내가 신을 모독하고 나서 풀려날 때는 겸손하고 창백해진다. 잠시 네 말을 들어보자, 네가 밤새워 지키는 자리에 내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나의 위험한 출현을 서둘러 밝히고, 예배자들의 주위를 인간들의 적이 나타난 쪽으로 돌리게 하는 것은 네가 내 마음의 곡절을 익히 알기 때문인가? 나는 이 의견에 기울어진다. 나 역시 너를 이제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성스러운 회교 사원들을 매우 잘 지키는 늙은 무녀여,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안다. 용의주도한 불침번이여, 너는 무모한 사명을 띠었구나. 네게 경고하노니, 네가 네 인광의 불빛을 증폭하여 나를 내 동류들의 조심성에 표적이 되게 할라치면, 어느 물리책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이 광학적 현상을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판이니, 나는 그 즉시 백선에 걸린 네 목덜미의 욕창에 발톱을 박고, 네 가슴팍의 거죽을 찍어올려, 너를 센강에 던질 것이다. 내가 너한테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네가 고의적으로 내게 해롭게 행동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아, 네가 흡족할 때까지 빛나기를 내 허락할 것이다, 자아, 그 꺼질 줄 모르는 비웃음으로 나를 조롱해보아라. 자아, 네 죄 많은 기름의 무력함을 깨달으며, 마음 아프게 그것으로 오줌이나 싸라." 이렇게 말하고 나서, 말도로르는 사원에서 나가지 않고, 그 성소의 등불에 두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 계제 나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최고도로 자신을 자극하는 이 등불의 태도에서, 그는 일종의 도전을 본다고 생각한다. 어떤 혼이 그 등불 속에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이 정정당당한 공격에 성실하게 대답하지 않는다면 비겁한 일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신경질적인 두 팔로 허공을 치는데, 등불이 인간으로 변신하기를 바라는 것이리라. 등불에게 시련의 십오 분이 흘러가게 할 것이다. 그는 약속한다. 그러나 등불이 인간으로 변하는 능력, 그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심한 불탑 앞뜰에서 평평하면서도 날이 서 있는 조약돌을 찾는다. 그는 조약돌을 공중으로 힘차게 던진다--- 풀이 낫에 잘리듯, 사슬 한가운데가 잘려, 그 예배의 도구가 바닥에 기름을 쏟으며 땅에 떨어진다. 그는 등불을 집어들고 밖으로 옮기려는데, 등불이 저항하면서 커진다. 등불 허리에 날개가 돋치는 듯하더니, 윗부분이 천사의 상반신으로 둔갑한다. 그 전체가 공중으로 솟아올라 도약을 하려 하지만, 그가 완강한 손으로 다시 붙잡는다. 동일체를 이루고 있는 등불과 천사, 이야말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등불의 모습을 분간하고, 천사의 모습을 분간하지만, 그의 정신에서는 그 둘을 분할할 수 없다. 실제로 현실에서 그것들은 서로 들러붙어 있으면서도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몸뚱이 하나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는 어떤 구름이 제 눈을 가려서, 그 시력의 탁월함을 약간 손상시킨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그는 용감하게 전투 준비를 한다. 상대가 두려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순진한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바로는, 성스러운 문이 애통해하는 돌쩌귀를 타고 회전하여 저절로 닫히는 바람에, 그 우여곡절로 침해를 받은 성소의 경내에서 전개된 이 불경건한 싸움을 아무도 구경할 수 없었다. 망토를 입은 남자가 보이지 않는 검에 여기저기 잔인한 상처를 입고 있는 가운데 자기 입을 천사의 얼굴 가까이 가져가려고 애쓴다. 그는 그 생각밖에 없어서, 오직 그 목적을 향해 제 모든 노력을 쏟는다. 천사는 힘을 잃고, 제 운명을 예감하는 것 같다. 그는 이제 약하게만 싸울 뿐이며, 그의 적수가 그럴 생각만 있다면 제 마음대로 그에게 입을 맞출 수 있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옳다구나, 때가 왔다. 그는 제 근육으로 천사의 목을 졸라, 그가 이제 더는 숨을 쉴 수 없게 되자. 제 혐오스러운 가슴에 천사를 끌어다 붙이고 그 얼굴을 뒤로 밀어젖힌다. 그는 자신이 기꺼이 친구로 삼았을지도 모를 이 천상의 존재를 기다리는 운명에 한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나 그는 천사가 주의 사자라는 생각을 하니, 노여움을 억제할 수 없다. 이제 끝났다. 바야흐로 어떤 무서운 것이 시간의 우리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는 몸을 기울여 침에 젖은 혀를 내밀어 애원하는 시선을 던지는 이 천사의 빰에 가져다 댄다. 그리고 얼마 동안 제 혀로 그 빰을 핥는다 오! --- 보라! 어서 보라!--- 희고 장밋빛인 뺨이 석탄처럼 검어진다! 뺨은 부패한 장기를 발산한다. 괴저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침식성 악질이 온 얼굴에 퍼지고, 거기서부터 아랫도리로 그 기세가 맹렬하게 작동한다. 이윽고, 손톱이 거대하고 불결한 상처에 지나지 않는다. 제풀에 두려움에 사로잡혀(그는 제 혀가 그렇게 격렬한 독을 지녔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등불을 주어들고 교회 밖으로 달아난다. 일단 밖에 나오자, 그는 공중에서거무스름한 형체 하나가 그을린 날개를 달고, 하늘 영역을 향해 방향을 잡아 어렵사리 날아오르는 것을 본다. 그들 두 존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 천사는 선의 정일한 높이를 향해 오르고, 그는, 말도로르는 반대로, 악의 현기증나는 심연을 향해 내려가고--- 그게 어떤 시선인가! 육십 세기 전부터 인류가 생각해온 모든 것이, 그리고 그뒤에 이어질 수많은 세기 동안 여전히 인류가 생각하고 있을 모든 것이 어렵잖게 거기에 포함될 수 있을 터이니, 그만큼 많은 것들을 그들은 서로 말하였으리라. 이 지고한 작별을 통해!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지성에서 솟아나은 사상보다 더 고양된 사상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는데, 우선은 두 사람의 인물 때문이고, 다음은 상황 때문이다. 이 시선은 그들을 영원한 우정으로 묶었다. 그는 창조주가 그렇게도 고상한 영혼을 지닌 선교사들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 한순간, 그는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하고, 이제까지 해온 것처럼, 악의 길을 따라야만 햇을지 자문한다. 혼란은 지나갔다. 그는 자신으 결심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그의 생각을 따르자면, 조만간 위대한 전체를 무너뜨리고, 그를 대신하여 전 우주와 저렇듯 아름다운 천사 군단을 다스리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천사는 자신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차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임을 말하지 않고도 그에게 이해시키고 눈물을 한 방울 떨어뜨려, 자신에게 괴저를 안겨준 자의 이마를 차갑게 식힌다. 그러고는 독수리처럼 구름 한가운데로 올라가며 점점 사라진다. 장본인은 앞서 일어난 사태의 원인인 등불을 바라본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길을 가로질러 달려가 센강으로 방향을 틀고는, 난간 너머로 그 등불을 던진다. 등불은 얼마 동안 맴돌다가 마침내 흙탕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이날 이후 저녁마다 어둠이 떨어지기기만 하면, 나폴레옹 다리1)께, 강의 수면에, 빛나는 등불 하나가 손잡이 대신 천사의 귀여운 두 날개를 달고 솟아올라 우아하게 떠 있는 것이 보인다. 등불은 천천히 물 위를 미끄러져 가르 다리와 소스테를리츠 다리의 아치들을 지나, 알마 다리까지 센강 위로 그 조용한 항진을 계속한다. 일단 이 자리에 이르면, 등불은 강의 흐름을 다시 쉽게 거슬러올라가서 네 시간 후에는 그 출발점으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밤새도록 계속한다. 전광처럼 하얀 그 불빛이 강의 양안에 즐비한 가스등 화구들을 지우는데, 그 양안 사이로 들불은 침투할 수 없는 고독한 여왕처럼, 꺼지지 않는 미소를 띠고, 그 기름이 마음 아프게 쏟아지는 일도 없이, 나아간다. 처음에는 배들이 등불을 쫓아가 붙잡으려 했으나, 등불은 이 헛된 노력을 좌절시키고, 모든 추격을 피하여, 요염한 여자처럼 물속으로 잠겼다가, 더 멀리, 긴 거리를 두고 다시 나타나곤 했다. 이제, 미신적인 선원들은 그것을 보면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으며 노래를 삼킨다. 그대가 밤에 어느 다리를 지나게 되면, 자못 유의하라. 그대는 여기서나 저기서 등불이 빛나는 것을 보리라고 굳게 믿겠지만, 그것이 어느 사람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양심에 무언가 거리낄 것이 있는 인간 존재가 다리 위를 지날 때면, 등불이 갑자기 제 빛을 꺼버리기에, 행인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강의 수면과 개흙을 절망적인 시선으로 훒어본다. 그는 그 사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그는 천상의 빛을 보았다고 믿고 싶겠으나, 그는 제가 본 빛이 배의 이물이나 가스등 화구의 반사광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옳다 --- 그는 이 사라짐의 원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서글픔 반성을 하며, 자신의 처소에 닿으려고 발길을 서두른다. 이때 은빛 화구를 지닌 등불이 수면에 다시 나타나, 우아하고도 변덕스러운 아라베스크를 그리며 제 항행을 계속한다.   1) 나폴레옹 다리는 1852년에 세워져, 1870년에 나시오날 다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뒤에 나오는 가르 다리는 현재의 베르시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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