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등산을 하고 드디어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우리 일행은 숙소를 향했다.
황산꼭대기에 지은 숙소라.. 어떤 곳인지 너무 궁금했다..기대도 되고..
하지만 주위 소문을 들어보니 그다지 기대할편은 아닌것 같았다..
하긴 산꼭대기에 집을 짓는다는건 건축재료를 옮기는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어마어마한 작업이였을테니까.. 멀리 뒤에 보이는 산봉우리들이 모두 우리랑 비슷한 위치에 있으니 신기하고 설레이고 흐뭇하고 짜릿했다.
하루종일 고된 등산에 몸은 억쑤로 지쳐있었지만..특히나 67세고령(?)이신 아빠와 62세 엄마는 나보다
훨씬 더 등산을 잘하셨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운동하셨던 덕분인지 힘들다는 내색조차 없었다..
가족중에 제일 저질체력인 나는... 10분도 걷지 못하고 멈추고.. 또 멈추고... 숨을 할딱할딱...
평소에 숨쉬기운동외에는 아무것도 하는것 없는 나... 결국엔 이런데서 낭패를 보고 말았다...
처음엔 지팡이가 필요없다고 아빠에게 드렸는데 나중엔 도저히 지팡이없이 오를수가 없었다..
지팡이라는게 이렇게 내 삶에 도움이 된다는걸 처음 절실히 느겼다...
엄마도 그런 나에게....너 왜 그러니? 운동 좀 해라.. 고 조언을 주셨다... ㅡ,ㅡ
올해까지는 놀고 먹고...ㅋㅋ이제 내년부터나...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진짜...ㅎㅎㅎ
사진은 화사한 표정으로 남기려고 아득바득 애썼건만..
표정에서 묻어나는 피곤함은 감출수가 없었다..ㅡ,ㅡ
잠간 쉬는 사이에 일몰이나 보려고 했더니 해는 어느새 산너머로 가버렸다..ㅡ,ㅡ
숙소부근의 산정상에 올라서 남긴 사진들...
빠알간 노을과 파아란 하늘.. 그리고 둥실둥실 구름...
그리고 멋진 이쁜(?) 우리모델들..그야말로 금상천화 아이가?!ㅋ
나도 그럴듯하게 한장 남겼다..
울집 커플..^^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많으셨수!
숙소로 향하는 길...
사람들이 진짜 무진장하게 많았다. 산꼭대기에서 야심한 밤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게 처음이라 우리는 두리번두리번... 신기하기만 했다..ㅋ
저기 멀리 보이는 제일 왼쪽.. 동생이닷..ㅋ
숙소로 들어가는 길...지은지 꽤 오래 된것 같은 건물이였다..
드디어 편안하게 한숨 쉴수 있다는 생각에 발길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 방은 1,2층으로 된 침대 네개가 있는 방이였다..
그나마 TV도 있고 난로도 있다고 해서 100원을 더 추가해서 얻은 방인데..
실제 들어가보니 침대가 빼곡빼곡 있어서 TV는 저기 한쪽 구석에 있었고..
TV시청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였다..피곤으로 찌든 몸이라 TV보려는 생각은
꼬물만치도 없었지만... 난로는 조그마한 전기난로.. 전기를 넣으니 조금 따뜻해났다.
화장실과 세면실은 복도에 공용으로 돼있었는데 온수가 없이 살을 에이는듯한 찬물만 나왔다.
샤워는 꿈도 못꾸고 우리는 대충 세수하고 양치질만 하고 ....
그리고 조그만 보온병에 있는 물로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함께 우리 방에 주숙한 분들 모두 중국한족분들이였고...중경,사천 등 각 지방에서 오신분들이였다.
마음씨가 너무 좋은 분들이라 갖고 오신 음식을 우리에게 나눠주면서 함께 먹었다.
나와 동생, 아빠는 2층침대칸에 자리를 했다.
대학교때 2층침대를 사용한적 있었지만 이곳의 침대는 손잡이위치가 어중간해서
올라가는데 기우뚱거리며 넘어질뻔했다. 게다가 나무로 만든 침대라 조금만 움직여도
삐직삐직 소리가 났다. 천정도 너무 낮아서 앉으면 허리도 못펴서 계속 누워있어야 하는 상태..
그래도 황산꼭대기에서 추위를 피해 내 몸을 잠간 뉠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게 어딘가.
고맙게 생각하며 우리는 자리에 누웠다..^^
현재시각 저녁 9시경...
동생이 저쪽침대에 누웠다.. 내일 일출을 보기 위해서 새벽 네시반이면 일어나야 한다..
9시에 잠들려고 하니 얼마나 고문이던지.. 난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새벽 네시반까지 한잠도 못이루고 일어났다.. 이런거 불면증이라고 할가? 처음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