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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일식
김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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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둠나라의 왕이 빛을 갖기를 원했다. 왕은 용맹한 불개(火犬)를 시켜 해를 훔쳐오게 했다. 불개가 어명을 받고 해를 덥석 물었다. 그런데 너무 뜨거워 도로 뱉고 말았다. 이에 어둠나라 왕은 이번에는 빛이 조금 약한 달을 훔치기로 했다. 그런데 불개가 달을 물었더니 이번에는 너무 차가워서 도로 뱉고 말았다. 미련을 못버린 불개는 어명을 지키고자 지금도 해와 달을 물었다 놓았다 하고… 일식과 월식이 되풀이 되는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한다.
옛사람들이 흥감스럽게 이야기하는 일식에 관한 신화 전설이다.
사실 신화나 전설에 반영된 일식은 두려움에 물들어 있다. 예로부터 일식이 생기면 재앙의 전조라 여겨 사람들은 몸을 떨었다. 기근이 닥친다고 했고 지진과 해일이 덮친다고도 했다. 또는 임금의 신변에 불길한 일이 생길거라고도 했다.
고대 스칸디나비아사람들은 일식을 “포악한 승냥이”에 비했고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굶은 악귀”에 비했다. 윁남사람들은 개구리로 아르헨띠나 사람들은 “표범”으로 시비리아사람들은 지어 “흡혈귀”로 비했다.
힌두교 신화에서도 일식은 액운을 상징하기에 일전, 개기일식이 처음으로 목격될 인도에서는 당일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 일식을 피하느라 분만촉진제 등의 힘을 빌려 예정일보다 빨리 몸을 푸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중국에서도 고대에는 일식을 경외시했다. 당조때의 장시 “월식 (月蚀诗)”에서 보면 “달을 먹는 개구리 귀신이 있어 커다란 입으로 달을 삼킨다”고 했다. 송나라시인 매성우(梅圣俞)의 시에서도 “세발가진 붉은 깃털의 새가 달을 쫓는다”고 했다.
우리 민족의 조상들도 마찬가지다. 일식현상을 흉조로 여겨 고려, 조선시대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재앙을 막기 위해 왕과 신하들이 검은 관에 소복을 입고 궁중에서 구식의(救蚀仪)를 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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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들에게는 일식이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호기심이나 유흥의 대상이다. 22일, 21세기 들어 최장의 개기일식이 지구촌을 무대로 펼쳐졌고 해와 달이 연출하는 우주쇼에 아시아 각국이 환호했다.
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을 이룰때 달그림자가 지구에 드리워 생기는 자연스러운 천문현상이지만 달이 태양을 다 “삼키는” 개기일식을 자신이 사는 곳에서 보는 일은 일생에 한두번 있을까말까 한 드문 경험이다. 때문에 중국,인도, 일본, 네팔, 방글라데시아 등의 도시들에서는 흥분에 들뜬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 육안들을 맞추었다.
개기일식은 인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고 뒤이어 방글라데시와 네팔을 거쳐 중국으로 옮겨갔다.
중국에서는 대국답게 11개성 40개 도시에서 3억명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일식을 관찰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일식은 서부 서장을 시작으로 사천성, 중경시, 호북성 북부, 강서성 북부, 절강성 북부, 상해등 장강 일대를 따라 잇따라 진행됐다. 따라서 사람들은 망원경, 색안경, 맥주병, 필림, 용접안경,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일식을 관측하며 경이로움에 환성을 올렸다.
이번 일식은 중국에서 지난 1814년 발생이후 최장기간 발생하며 오는 2309년까지도 발생하지 않을 500년 만의 가장 긴 일식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식을 “금세기 최장시간 개기일식”으로 보는 리유는 해•달•지구의 거리가 변하기 때문에 일식이 진행되는 속도와 일식의 모양도 달라지기때문이다.
현재 천문관측 기술로는 일식등 천문현상을 100년후의 미래까지 정확하게 예측할수 있다. 다음 일식은 2010년 1월15일(부분일식), 2012년 5월21일(부분일식), 2030년 6월1일(부분일식), 2035년 9월2일(개기일식), 2041년 10월25일(금환일식)에 펼쳐진다고 한다.
올해는 천문애호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한해로 됐다.
이딸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들어 미지의 천체에 대한 관측을 시작한지 400년이 된 해이며 “아폴로” 유인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여 인류가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긴 40주년, 미국 천문학자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지 80주년, 외계 지성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50주년, 그리고 우주공간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전파 메시지를 보낸지 35주년이 되는 해로 천문 우주와 관련해 의미 부여할것이 참으로 많은 해이다. 그리하여 2009년은 유엔이 결의하고 국제천문연맹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됐다.
“나는 해를 삼켰도다/ 나는 달을 삼켰도다/ 나는 우주를 삼켰도다/ 아, 나는 나이로소이다”
중국의 석학(硕学)이며 저명한 시인인 곽말약은 시 “하늘 개(天狗)”에서 일식에 대해 이렇게 읊으면서 자아와 우주와의 교감에 대해 노래했다.
이처럼 “세계 천문의 해”를 통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들지간에 공간과 공간사이에 새로운 교감의 장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우주, 문화, 예술 등을 화두로 온 지구촌이 함께 우주의 신비와 경이를 나누고 그 미지를 탐색하면서 발견의 기쁨과 함께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보는 넓은 시야를 갖추는 등 500년에 한번씩 갖게되는 천재(千载)의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
연변일보 "종합신문" 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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