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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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이미지
2015년 03월 29일 08시 53분  조회:5478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웃음의 이미지
 
     조화옹이 천지간에 중생을 내실제 유일하게 7정6욕을 가진 인간을 내시고 또 웃을줄아는 기특한 본성까지 하사하시니 그때로부터 인류의 정감사전에 웃음이라는 당혹스러운 현상이 기록되여왔다. 하여 인류의 력사는 웃음으로 수놓아진 력사이기도 하였다.
    옛사람이《질풍노우(疾风怒雨)위에는 금수도 근심하고 청풍명월에는 초목도 즐거워하나니 인심에 한시라도 화기가 없어서야 되리오》라고 이른것을 본다거나 현대문 명인들이 저마다《웃으며 살자!》는 생활신조를 내세우고 웃음거리를 찾아내고 웃음꽃을 피워가며 인생을 풍요롭게 영위하고있는것을 보면 확실히 울면서 이 세상에 온 인간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이 없이는 그 존재의 가치마저 운운할수 없음을 잘 알겠다.
    그렇지 않으랴! 괴롭고 즐겁고 밉고 고운것이 뒤얽힌 인생살이일지라도 마음가짐에 있다 하거늘 밉게 보면 모두가 화날 일이요, 명랑하게 웃으며 바라보면 모두가 기 뻐할 일인바하고는 웃으며 살줄아는 마음가짐부터 기르는것이 현명한 처사로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자유로와야 할 인간이 부자유한 기계와 같은 운동을 할 때에도 웃음이 나온다고 희극적인것을 의미론적으로 해석하면서 웃음의 사회성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하였다.아닌게 아니라 웃음에는 웃는 리유, 웃음의 의미, 웃음의 색채, 웃는 양태… 등등 깊고 오묘한 학문이 깃들어있음은 사실이다.
    또 능글능글 웃으면 어떤 비밀을 감추고있는듯한 인상을 줄수 있고 히죽히죽 웃으면 그 의미를 가늠하기 어려운 웃음이 되고《하하하…》하고 크게 소리내여 웃으면 포복절도할 웃음거리에서 기인된 심벽의 세찬파동일수도 있거니와 반대로 어떤 악의의 표현인 앙천대소일수도 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웃음은 쾌적한 정신활동에 동반하는 감정반응의 일종으로서 비교적 지적인 생활이거나 사회생활에 대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웃음은 눈물과 같이 다 감각의 수레바퀴를 굴리는바 전자는 바람의 힘이요, 후자는 물의 힘이라 할것이다
    그러나 잘 웃는다 해서 곧 웃을줄 안다는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허다한 웃음은 고통스러운 웃음이라 해야 할것이다. 어떤 웃음이 고통스러운 웃음인가?자기 마음에 어긋나는 그러한《웃음》이다. 바로 그래서 거짓웃음이요, 비굴한 웃음이요, 허구픈 웃음이요, 이지러진 웃음이요 하는 말들이 생겼거니와 소위《웃음속에 칼이 있다.》는 그런 웃음은 오싹 소름이 끼치게 한다.
   물론 사회인으로서 우리는 일생동안 자기 마음에 사전의 챙김이 없는 그러한 《웃음》을 얼마나 웃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마음차림이 없는 허다한 웃음은 스스 로도 감내키 어려운 고통스러운《웃음》이며 지어는 막무가내한 굴욕이라 할수도 있 다. 그러한《웃음》들은 자기 심령의 기꺼운 해방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종합증이 사람들에게서의 병적반응이라 말해야 할것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또 하나의 영원한 비애를 안고사는 보잘것 없는 동물로 되게 하는 슬픈 궤적이라 하겠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웃음은 어리석은자, 표히부동한자, 주견이 없는자들의 처세술이 아니라 대바르고 성실하고 자아를 나름껏 실현해가는 그런 지성인들의 내심의 반영인것이다. 또 그러한 진짜웃음이야말로 그 나라의 국민성과 그 사회의 화목정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되는것이다.
   《웃으며 살자!》 아무렴 웃으며 살아야지, 울음으로 시작한 힘겨운 인생이지만 웃음으로 주욱 가꾸어간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이 또 어데 있으랴!그러나 웃음이 자발적인것이 아니고 그 어떤 처세수단으로 된다고 생각하는 갈대들, 돈에 웃음을 파는 그러 가련충들에게는 저 열혈의 반역작가 최서해처럼 남이 웃을 때 혼자 울줄도 알고 의에 울지언정 아첨에 웃으려 하지 않는 그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리라.
    묵시할수 없는 부패분자가 상급이라 해서《웃음》으로 굴종하는데 반해 차라리 굳어진 얼굴로 맞서나가는 그러한 사람이 얼마나 우러러보이는가?!《매서운 눈초리로 천부의 손가락질에 대하고 머리숙여 유자의 소가 되리라》는 로신선생의 말씀을 우리 모두가 명기할바라고 생각한다.
          
                                     1995년 8월 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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