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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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아닌 사막지대
2015년 11월 02일 10시 43분  조회:4298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사막아닌 사막지대
 
                                          최 균 선
 
    대낮의 태양이 이글거리고 영겁의 시간이 층층이 새겨진 사막의 적막, 그 열렬한 고독 한가운데서 영원한 생명에의 충동이 샘솟는 고행자가 있다. 물한줄기 찾을수 없는 사멸의 사막끝을 생명에의 의지를 등에지고 락타처럼 묵묵히 걸어가고있다고 상상해보자. 사람냄새가 점점 희박한 현대에서 삶의 의지 혹은 정신적높이의 한계점을 볼수 있을것이다. 생명의 책에는 희망으로 점철된 서언과 조잡한 본문뿐만아니라 정신경계의 의미까지도 씌여져있다.
   고립무원한 고비사막도 두렵거니와 인파속에서 인정의 사막화를 읽는다는것은 그보다 못지 않게 두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사막화되여 가는 인정세계의 풍경선들에 놀라움을 금치못하게 된다. 도덕이 생명의 존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정도 로 타락했을 때 이런 사회는 극히 위험한 지경에 놓일것은 자명하다.
   매체들에서는 인정세계에서 벌어지는 참사들을 드문히 보도하고 있어 국인들을 개탄하게 한다. 중경만보(重慶晩報) 에 실린 뉴스다. 2000년 10월 30일 새벽, 중경 윈양(云陽)현 삼성(三星)의 타강(沱江)가에서 “장운(長運)1호” 가 파선되어 물에 빠진 사람들이 차가운 강물에서 발버둥치며 구해달라고 소리쳤다. 주변에 있던 약 10척의 소형 거룻배 선장들은 물에 빠진 사람들은 본척만척하고 물위에 떠있는 “돈뭉치”를 건지는 일에만 몰두하였고, 몇명의 선주들은 웃으며“당신들 배밑에서 잘 쉬세요.”라고 빈정거렸다고 하니 상상할수도 없는 인심의 타락인가 아니면 고갈인가?
   강남시보(江南時報)에도 이런 뉴스가 실린적이 있다. 2001년 10월 24일 저녁 무렵, 광저우시 백녕(白雲)구 석정(石井)진 석풍로(石豊路)에서, 3살난 귀주 녀자아이 람평평(藍萍萍)이 보도위에 뚜껑이 없이 열려있던 우물안으로 떨어졌는데 아이의 엄마와 큰이모가 땅에 주저앉아 구경꾼들에게, 노점상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도움을 청했다. 대략 30명이 주변에서 구경했지만 누구도 아이를 구하려 하지 않았거니와 한사람도 아이엄마에게 핸드폰을 빌려주거나 그녀를 도와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10여분 후에, 아이아버지가 황급히 달려와서 물속에서 아이를 구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아이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중국신문망 2002년 7월5일 실린 뉴스도 있다. 2003년 12월 20일 새벽, 주해시 향주(香州) “군석(滚石)”의 사고 (士高)홀에서 강간사건이 발생했다. 8명의 남자가 현장에 있던 200여명 앞에서 한 녀자를 소파위에 눕히고 륜간을 했다. <신경보 (新 京報)> “기차의 침대차에서 광서사람 한명이 3명의 녀자를 련속해 강간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발설하지 않았다”
  “하얼빈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장면: 살인마가 길거리에서 사람을 죽였는데, 그 주변에서 수백명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중국청년보)( 2002년 7월 15일부)“한 소녀를 희롱하려던 범죄자가 강한 저항에 부딪치자 소녀를 칼로 8번 찔러대는데도 20여 명의 구경꾼들은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다” <남방망> 2002년 5월 17일) 이렇게 몸서리치게 무서운 사건들은 빙산일각에 불과한것이다.
   세계문명고국으로, 자랑을 떨치던 례의지국이 어찌하여 이처럼 인정이 사막화 지경에 이르렀을가? 어떤 사람은“무관심”이 우리 사회가 암말기상태에 처한 특징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은 눈앞에 닥친 문화위기를 분명히 느낄수 있을것이나 본능적으로 자신을 자기 보호막안으로 몰아넣고 명철보신과 무사안일에 습관화되였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는 믿음, 우의, 사랑이 없어졌다.
   도덕의 대가는 측량할수 없는것이기때문에 이처럼 도덕성이 파괴된 인심의 변화는 미래 중국사회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주 큰 어려움을 줄것이다. 모든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자기 보호만 하려고 하는 사회가 바로 가장 위험한 사회이다. 법률은 단지 개체의 범죄행각만 처벌할수 있을뿐이지만 도덕은 사회의 모든 행위들을 규제할 수 있다. 신뢰, 량심이 없어진 사회가 된다면 치료할 방법이 없다.
   인간애는 삭막한 현실에 처방하는 가장 강력한 강장제이다. 고통으로 가득찬 이 세상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게 하는것은 서로에게 따스한 가슴을 열어주고 바라는것 없이 꺼내주는 인간애이다. 인간이 견뎌야 할 모든 시련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도 바로 인간애이다. 어떤 인간관계에서이든 주도권은 무정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쥐게 되여있다.
   착한 사람은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악한 마음의 창고에서 악한것을 내놓는다. 자신의 참다운 인간에에 린색하지 않다면 그가 가는곳마다 인정의 오아시스가 발견될것이다. 돼지는 하늘을 쳐다볼줄 모른다. 넘어져서야 비로 소 맑은 하늘을 쳐다볼수 있다. 인정이 메말라서 랭혹해진 사람은 도움의 손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죽었다 깨나도 모른다.
   구원의 손길을 내밀 의욕이 있어도 행동에 옮기기 어려운것이 사람일진대 하물며 당초에 그럴 의욕도 없음이랴! 가능, 불가능의 수판알만 튕기고서야 어디서 의로운 피가 끓을것이며 용기가 생길것이냐. 돈의 과시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만 뭇령혼을 사로잡는것은 미덕이다. 사회가 일단 인정미를 잃게 된다면 90퍼센트의 진실한것, 90퍼센트의 선량한것, 90퍼센트의 아름다운것을 잃게 된다. 그밖에 우리게 남을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랭혹이 아니겠는가?
   진실이란 황금이다. 그리고 황금은 어느 자리에 갖다 놓아도 황금이다. 인정미 야말로 인성의 황금이 아니며 마음밭에 깊숙히 숨겨진 도덕의 금광이 아니랴, 인간이 되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확실한것은 인간애의 표출이다. 물론 도덕은 정신상태이지  미덕 그 자체는 아니다. 누구나 사랑으로 대할수는 없지만 등은 돌리지 말아야 하며 더구나 랭소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리기주의와 사회성부족이지만 상술한 사건들에서 당사자들은 물론 방관시한 사람들의 인간적인 협동심과 봉사정신이다. 사람들은 남의 도움은 잘 바라지만 자신은 남에게 적덕하기를 꺼린다. 자기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쳐주기만 바랄 필요도 남을 도와주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도와주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이 달라지는것이 없으나 정의를 신장한다면 당신이 생각한 이상으로 사람들 의 심목속에 새겨지는는 법이다.
   내가 할수 없는 일을 남에게 권장하는것은 얄궂기는 하다. 그리고 어떤일에 부닥쳐 의분은 끓지만 감히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이 자기의 정당한 변명거리를 만들어내며 우리를 뒷걸음치게 만든다. 그런데 그런 두려 움은 포악한 자들이 우리에게 준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두려움을 주도록 그자들을 종용한것이다.
   사회비리와 횡포무도는 우리 모두의 쓸데없는 일에 삐치지 않는다는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누구나 내가 불행에 처했을 때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랄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며 헛된 욕망일뿐이다. 내가 뒤로 물러서는데 누가 앞에 나서겠는가? 패덕과 악행이 란무하는 이 현실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있다. 이 세상에 얼굴에 랭혹과 악의의 도장을 찍고 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는 위군자의 얼굴에 도배질한 선량을 심심찮게 보고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정의의 신장을 방해하고 정의의 신장이 법적으로 보장되여 있는것도 아닌 우리의 현실이다. 자신이 정의의 수호자는 못될지언정 남의 불행을 구경거리로 여기는자는 인성을 발바닥에 밟고다니는 인간이다. 강압, 폭행, 무관심, 이런 온갖 다양한 사회인소들이 존재하는 한 그것들은 단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화해사회란 공담일뿐이다.
  오늘날 공민들이 가장 관심하는 사회문제는 “부패”이고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도덕문제는 바로“신임”이다. 인간사회에 불의에 맞서는 정의감이 전혀 부재한다면 가도가도 절망만이 기다리는 고비사막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문환경이 될것이다.

 
                                  200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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