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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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려행의 의미소
2015년 08월 14일 08시 16분  조회:5183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려행이란 일정기간 동안 볼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이라는데 참으로 려행이란 숭고한 미학적조우인가? 여유로운 인생에 소일거리인가? 려행할 생활적여유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보다 중요한것은 경제적여유가 아니라 정신적인 보충으로서 려행지보다 려행 자체를 즐기는것이다. 괴테가 말했듯이 하늘은 어디를 가나 푸르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세계일주 려행을 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보통 려행하면 관광과 련계시키고 관광지라면 려행로선에 도달점을 떠올리게 되지만 관광과 려행의 의미는 어감의 차이만큼 다르다. 문헌에 따르면 관광(观光)은《주역》관괘(观卦)의 “왕의 손님으로 후한 례우를 받아 그 나라의 빛나는 문물을 살핀다.(觀國之光移用賓于王)”라는 구절에서 온 말이다. 관광은 즐기고자 하는 준비된 마음으로 타지방의 명승지를 찾아 산천경개나 풍물을 즐기는것이고 려행은 밖으로 떠나가되 철저히 자신의 내면을 충실하게 하는것으로 자신이 매몰되는 일이다.

    산천경개와 력사유적지와 풍물을 흔상하며 대자연의 위대함과 인류문명의 흔적들에 탄복하게 되고 그 많은것을 제눈으로 만끽한다고 느낄 때 자기의 삶이 더 의미로워질것이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색안경을 벗고 객관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의 인생자세를 다시 가다듬어볼수도 있다면 여북 좋으랴!

    로자는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다 알고 창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를 볼수 있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그만큼 덜 알게 된다. 하기에 성인은 돌아다니지 않고도 알고 보지 않고도 훤하고 억지로 하는 일이 없어도 모든것을 이룬다고 하였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넓은 세계를 편답하지 못한 사람은 많이 돌아다닌 사람보다 편견이 더 많을수 있는데 려행은 선입견과 편견을 실제적으로 풀어줄수 있다.

    려행에 관한 명구들이 많다. 아우구스 티누스는 세계를 한권의 책이라 할 때 려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책을 한페지밖에 읽지 않은것이 된다고 하였고 사무엘 존슨은 려행에서 지식을 얻어 돌아오고싶다면 떠날 때 지식을 몸에 지니고 가야 한다고 하였으며 토마스 폴러는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려행한다고 하였다.

    진정한 려행의 의미는 삶에 인생경험을 보태고 생활내용을 가미하는데 있다고 해야 할것이다. 단순히 구경을 위한 목적보다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얻을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서 려행은 배움의 또 다른 실천이라고 정의할수 있겠다.

    멀고 가까운 려행길에서 자기의 인생궤적과 세계관을 돌이켜보고 성찰하며 자기 본연에로 돌아간다. 그러면서도 마음을 두고온 곳으로 돌아온다. 이렇듯 려행은 의미로운 생명운동이다.

   누군가 려행자를 다섯개 등급으로 나누었다. 남에게 관찰당하는 려행자는 최저로서 려행의 대상이지만 장님이다. 다음은 스스로 세상을 관찰하는 려행자들이다. 세번째 등급은 관찰한 결과를 체험하는 려행자이다. 그보다 한단계 더 높은 려행자는 체험한것을 습득해서 계속 몸에 지니고 다니는 려행자이다. 최고수준의 려행자들은 관찰, 체험하고 습득한뒤 문장을 써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려행기작가들이다.

“들을라니 그곳에 볼거리가 많다기에…”, “많은 사람들이 갔다와서 자랑하길래…”, “살만하니 좀 돌아다니며 돈도 쓸겸…” 하는 관념으로 려행을 떠난 사람들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 사람들이며 려행경험이 많지 않거나 없는 부류이다.

   속담에 개 바위돌에 갔다온격이라는 말이 있다. 당나귀가 만리타향을 돌고돌아도 말이 되여서 돌아올리 없다는 명언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의 명산대천, 명승고적은 물론 오대주를 편답하고 돌아와도 역시 원래의 그들이다. 어째서 그럴가? 옛사람이 말했듯이 만리길에 만개의 명소를 만난다는것이 아니다. 진정한 려행의 의미는 삶에 활력을 보충했는가 못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아무나 손쉽게 찍을수 있는 사진을 남기는것만으로는 려행의 의미소를 체현하지 못한다.

    단순히 구경을 위한 관광보다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얻을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하고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얻었는가를 글로 고착시켜야 값지다. 경제적으로 소비지만 정신적으로는 가치창조가 되여야 과시 명실상부한 려행가라 하겠다. 려행은 호기심의 만족이 아니며 더구나 자기과시를 위한 과소비일수는 없기때문이다.

    명승유적지에 제 이름자를 새기거나 락서하거나 바라올라가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비문명적인 행위로 질타를 받고있는 중국려행객들로 말하면 려행의 의미도 모르고 감각을 찾아 돈냄새만 피우는 작동이라 할것이다. 이런 깨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곳을 돌아다니고 아무리 많은 사진을 찍었다 해도 그저 눈요기만 한 사람들이다.

    더 슬픈 일은 날로 높아가는 관광입장료에 리성적인 소비의식으로 대비하지 못하는것이다. 말하자면 많은 돈을 팔면서 자기를 과시하려는 내심의 암투도 있다는 말이다. 많은 려행자들의 비애는 진정한 려행이란 무엇인지 속에 새겨진바가 없고 어째서 려행을 떠났는가 하는 목적성이 없이 그저 보기 위해, 자기 눈복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그건 려행목적이 아니라 소일목적이라 해야 할것이다.

    려행길은 인생의 려정에서 사잇길이라고 할수도 있다. 사람도 다섯등급의 려행자처럼 나누어볼수 있다. 최하급의 려행자는 수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며 최상급의 려행자는 습득한 지혜를 능동적으로 인생에 운용하는 사람들이다. 가파로운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 사람은 정상의 희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히려 아스라한 산봉우리를 쳐다보며 지레 주저앉는 사람이 더 많을수 있다.

    갔노라, 보았노라, 즐겼노라 말하기보다 느꼈노라. 배웠노라, 명기했노라가 더 보람있지 않을가? 바꾸어 말하면 한번, 또 한번의 려행에서 어떤 지적이고 정서적인 변화를 가져왔는가이다. 그저 방황하듯 돌아다니며 자극을 찾고 희열을 느끼는것도 심신에 유익하겠지만 진정한 려행의 의미소는 새로운 배경에 포즈를 취하고 서보았다는것이 아니라 지적으로 새로운 시야를 열었다는 그것에 있으리라…

                                        연변일보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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