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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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하늘보다 더 넓은 녀인
2007년 03월 16일 05시 50분  조회:5265  추천:150  작성자: 김관웅

마음이 하늘보다 더 넓은 녀인

김관웅


 2004년 5월의 하루, 북경 경도 신원반점에서는 뜻 깊은 만남이 있었다.

문화혁명기간에 왕광미의 남편인 류소기는 모택동에 의해 억울함을 당해 목숨까지 잃었다. 그리고 왕광미 자신은 모택동의 부인인 강청의 박해를 받아 진성감옥에 10년 이상 갇혀서 말로 이루다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   

  그러므로 왕광미에게 있어서 모택동과 강청은 불구대천의 원쑤임이 틀림없을 것이고, 고양이와 쥐보다도 더한 앙숙임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왕광미가 모택동의 두 딸인 이민(李敏)과 이눌(李訥) 그리고 두 사위와 자식들을 만나서 함께 회식을 하였던 것이다. 두 시간 남짓한 회식 자리에서 왕광미는 모택동의 딸들인 이민(李敏)과  이눌(李訥)을 보고는 “몸을 주의하고 잘 살아가라“고 당부했고, 이민(李敏)의 딸과  이눌(李訥)의 아들을 보고도 여유 있게 덕담을 했다고 한다.

     이민(李敏)은 모택동과 하자진(何子珍) 사이의 딸이나 이눌(李訥)은 모택동과 강청 사이에서 태여난 딸이다. 왕광미는 강청의 질투로 인해 감옥에서 10년 동안이다 옥살이를 하고 구사일생으로 문화혁명이 끝나자 출옥했던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돌아 문화혁명이 끝나자 강청은 사형을 언도 받고 유예집행으로 감옥살이 10여 년 만에 옥사를 했다.   

  이 날 왕광미의 의도에 의해 마련된 모씨 가문과 류씨 가문의 만남의 자리는 두 가문 사이에 얽히고설킨 지난날의 은혜와 원한을 다 잊자는 그런 만남의 자리였던 것 같다.

    2005년 10월 21일 왕광미가 별세하자 모택동의 두 딸과 자식들은 왕광미를 모신 령당에 찾아가서 조문을 했고, 강청의 외손자인 왕효지(王效芝)는 닷새동안이나 매일마다 왕광미의 령당을 떠니지않고 고인을 지켰다고 한다.

      원쑤를 갚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에 고통을 안겨주었던 원쑤를 영원히 복수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원쑤를 너그럽게 용서해주는 방식이다.

     왕광미는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선택은 누구나 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속세의 범속한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의 마음을 초월한 거룩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선택이다.

    휴머니스트인 빅토르 유고는 인간의 마음을 이렇게 묘사한바 있다.

  “대지보다 더 넓은 것은 바다이고, 바다 보다 넓은 것은 하늘이며, 하늘보다 더 넓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왕광미는 가히 마음이 하늘보다 더 넓은 여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3월 11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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