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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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부러움의 고향찾아
2015년 02월 06일 21시 02분  조회:970  추천:2  작성자: 남춘애
                          부러움의 고향 찾아                                      
                             

 
     고향이란 말만 나오면 내가슴 한귀퉁이는 언제나 아픔에 쓰려지고 눈귀에는 자연 시키지도 않은 물기가 촉촉히 젖어 오른다. 타향에 몸을 담고 생활에 쫓겨 다니며 시들어버려진 마음의 한구석에 고스란히 자리잡고 있는 그리움의 정감을 다쳐서인지, 아니면 나서 자란 곳을 오랜 세월 멀리하고 별 관계없는 방관자마냥 고향의 모든것을 외면한 속에 살아도느 내 삶의 터전에 텅 비어있는 구멍같은 한페이지를 읽어서인지 딱히 무엇이라고 찍어 내보일 수는 없다만 요즘은 가끔 넉넉해지는 생활감에 윤택흐르는 마음이 되어있음을 기분좋게 펼쳐 본다. 
 
     내 생명의 파란 바다에 왕성하니 숨쉬고 있는 그 완미한 기상의 떠밀리움속에 하냥 새 언덕을 바라고 출렁이는 생의 활력소를 놀랍게 읽어낸 리유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내가 사그라져갈 때, 내가 포기를 시도하고 있을 때 사막된 가슴에 오아시스를 뿜어주며 구겨진 항심을 높이 추켜세워주며 마냥 나와 함께 어깨나란히 하고 있는 부러움의 고향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사실은 인간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그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대통령이건, 더불어살며 지내는 일반 평민계층이건 언제나 마음속에다 부러움의 보금자리를 펴놓고 살아가는 모습을 가진다. 전자의 경우에 내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을 보다 고차원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나라를 따라잡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심각한 사색을 하여 이루려 하는 것 속에서 삶을 엮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엔 자가용차를 갖고 있는 이웃을 보았을 때 나도 언젠가는 꼭 가져야겠다는 야심같은 것을 핥으며 동분서주하는 사람이 되어 살아갈 것이다. 
 
     그들의 가슴 심처에 심어진 이미지는 얼마나 ㅈㅎ으냐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도리 수 있을거야가 모든 인간의 등을 밀어주는 그런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직은 걸어다니고 있는 지둔함과는 달리 욕망껏 날아다니고 있는 타인을 무조건 부러원하는 마음을 걷잡지 못해 애태우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도 리해가 잘 가는 얘기가 아니냐싶다. 서로가 어울려 살아가는 이 삶의 마당은 바로 천가지 상태에 만가지 변화가 조화되는 와중에서 꽃피고 열매 캦고 성숙의 계절을 맞아 둥글어지고 넓어지고 살쪄간다.
 
     부러움없는 삶을 만들어보겠다고, 무지개빛속에 숨쉬는 행복의 그림자를 잡아보겠다고 쉬지 않고 뛰는 이가 빼곡이 들어찬 지구촌의 한 방위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니다.
 
    기대했던 리상의 터미널에 닿았다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 사람이나 아직도 종착역을 바라고 뛰며 땀도 들이지 못하는 있는 사람이나, 마음속에 자리잡은 부러움 하나만으로 그 힘을 삼고 사는 것이 인간 삶의 전부의 모습이다. 세인들이 객관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인정을 해주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심중에는 만족의 포근한 이부자리가 펴져 있지 않다. 
 
    다만 보다 이상의 복을 누리는 사람을 쳐다보며 다시 주먹을 쥐고 보이지도 않는 그 아름다운 래일을 위해 모든걸 갖추고 많을 것을 시작하는 속에, 보람이라는 뜻이 주는 묵직한 기쁨을 맛보는 속에 다시 찾아드는 인생의 광망을 발산하며 사는 게 인간자체인가 한다.
 
     하여 힘든 인간, 괴로운 인간이라고 하지만 삶을 영위해가는 인간은 바로 이러는 속에서 자신의 생활내용을 푸짐하게 채워가고 시시각각 죽음에로 이끄는 세월의 무정한 발걸음소리속에서도 뒤돌아봄 없이 아담하고 빛이 나는 생의 새 원지를 만들어가고 장식해가며 산다. 하다면 타인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는 일을 부질없는 허영심이나 부정한 바람기기 배안에 찬것이라고 빗댈 이유는 없지 않을가. 그에 반하여 남을 조금도 쳐다보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설사 걷고 있다 해도 황소걸음이 되어 타인은 우수세계에서 활개치며 온 천하를 굽어보며 살 때 그는 땅굴집에서 빛이 들어오지 않아 창백해진 가엾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이 세상에 부러운것이 너무도 많은 사람이다. 유치한지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깨놓고 해보고 싶다. 몇해전의 일이다. 몹시 숭배하고 존경해오던 선배님 한분이 갔었다. 추도모임을 하는 시각이 왔다. 선배님의 유상을 지척에 모시고 마지막 고별식을 올려야하는 그 비통한 자리에 함께 간 이들은 감정 그대로를 담은 눈물을 소리없이 쏟아놓으며 어깨를 들먹이는데 나는 마음과는 달리 눈물샘이 말라붙어 눈물이 나오지 않아 그 잘에다 구멍이라도 파고 싶은 안스러움때문에 머리를 들수가 없었다. 몰인정이라는 나쁜 이미지로 되어 주위사람들에게 감겨질 것 같아 불안하기만 했다. 그일이 세월의 얼굴에 때자국을 묻힌지도 오래건만 때에 따라 슬픔을 말할 줄 아는 동행인들에 대한 그 부러움은 아직도 내 마음의 종이에 또박또박 적혀있다.
 
     하다하다 별것을 다 부러워한다고 할지 모르나 그때는 정말 그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 후에 안 일이지만 놀랍게 알게 된건 그 자리를 떠나 나를 부러워하는 이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때문에 얼굴화장에 얼룩이 가지 않고 얼마나 보기 좋으냐고 말하는 치도 있었다. 
 
인간존재란 나에겐 하나가 차려져있을 때 두손에 다 쥔 자를 올려다 보며 나에게도 좀더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으랴, 나도 언젠가는 많아질거야 하는 식으로 사는 법이 아니냐 싶다. 그때문에 세상을 누리는 길은 천만갈래이나 하나만을 향하여 한결같이 한길우로 걸아가는 인간들이 겨루고 비기는 상태가 세상사로 되어있고 우리가 발을 내려야 할 터미널은 영원히 끝남이 있을 수 없는 부러움의 고향이 되어버린다고 나는 나름의 결론을 가지고 싶다.
 
     나에겐 화가 남편이 있어 부유한 생활길을 열수 있는 도경이 많다고 흠모하는 이도 있지만 나는 기업인 남편을 가진 친구가 좋아보인다. 내 남편은 밤늦게 귀가하지 않기에 달콤한 생활의 맛을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다가도 악어가죽으로 된 외국제 핸드빽을 들고 출근을 오는 기업인 안해가 눈앞에 보이면 그가 나에 비해 퍽 멋스러워보이고 또 나는 언제가야 저런 손가방 한번 가져볼가 하는 미래식 희망같은 동경을 가슴에 심어본다.
 
     이러한 부러움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허영중에서도 알짜 허형이라고 할 수 있는바 삶의 차원을 하루가 다르게 꾸미기 위해 아랫배에 힘주어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을 갖추게 되는 법이 아닌가싶다. 나는 이러한 삶의 태도를 향상의 빛으로 어프로치해본다.
 
     가지고 싶을 때, 누리고 싶을 때, 두손에 고인 힘과 온몸에 퍼져있는 지혜로 이루려 애쓴다면 이보다 더 장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걷고 있는 길에 엄청 큰 돌이 가로 막고 있을때 둣걸음없이 스스로가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는 그날을 그려보며 힘을 내어 제거해본다. 며칠이고 몇달이고  몇해가 되던 간에 애로를 헤쳐나가는 사람이 되어본다. 이처럼 부지런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살아보는 것만이 인간 삶의 의젓한 자세라고 찬사를 할수 있을 것이다.쉬지 않고 걷는 곳에 다분한 생의 따뜻함이 생성할 수 있고 놀지 않고 열심히 하는 곳에 삶의 푸름이 살아 숨쉬게 되는 법이다. 
 
     이튿날 아침에 다시 보면 알아볼 수 없도록 변모해가는 대천세계에서 끊임없이 좋아지는 모습을 하고 웃으며 살자면 이세상 다해도 마르지 않을 부러움의 고향에다 삶의 튼튼한 근거지를 세워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늘의 행복은 푸르름을 걸친 것이고 삼림의 행복은  초록빛옷을 입은 것이며 태양의 행복은 눈부신 빛을 뿜어내는 것이고 석양의 행복은 황혼의 아름다운 노을을 가진것이다. 인간의 행복은 가슴속 밑바닥에 언제나 고요히 숨쉬고 있는 부러움의 고향에 아름다운 씨앗을 뿌려 가꾸며 살아가는데 있다.
 
 
                                                                         



                                                     2001년 4월에 씀
 
                                          발표내역: <료동문학>( 2001년 7월 제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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