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개집 옆에 있는 작은 나뭇가지 위에 새 한 마리가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둥지를 짓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어? 저기다 집을 지으면 안 되는데... 개와 너무 가까워..." 만약 새가 알을 까고 새끼라도 부화하면 개가 가만 둘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가 걸쳐놓은 나무와 마른 잎사귀들을 떼버렸습니다. 다음날 보니 새가 어느새 검불들을 다시 가져다 놓았네요. 저는 또 그것을 거두어 버렸습니다. 그 뒤로 두어 번 더 저는 새집을 짓지 못하도록 방해했습니다.
그랬더니 새는 옆에 있는 단풍나무 중간에 집을 지었습니다. 그곳은 개는 물론 제 손도 닿지 않았습니다. 비로소 저는 새가 집을 짓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은혜를 입은 새는...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새똥만 지저분하게 갈겨놓고 새끼를 낳아 부화시킨 후 날아갔습니다.
만약, 어떤 일이 잘 될 것 같은 확신이 있어서 그 일을 하려는데 자꾸 일이 꼬이고 누군가가 방해를 한다면, 혹시 하나님께서 그 일을 막으시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나의 둥지가 너무 낮은 곳에 있어서 위험으로부터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미워하여 방해하시는 것이 아닙니다.ⓞ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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