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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혼의 표류기
2013년 05월 14일 08시 51분  조회:2700  추천:13  작성자: 김혁


소설가 김혁의 독서칼럼 (11)
 

령혼의 표류기

- 오스카상 원작소설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지난 2월, 미국 로스안젤스에서 열린 제85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리안 감독의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少年派的奇幻漂流)”가 감독상, 음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앗아가며 최다 수상작으로 떠올랐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도가(都家)집 강아지”같이 눈치 빠른 출판사에 의해 불과  한두달 사이에 인차 번역 출판된 따끈따끈한 원작소설을 읽었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주인공 파이의 가족은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며 카나다로 이민을 떠난다. 온갖 동물들을 싣고 카나다로 떠나는 배에 탑승했던 가족들은 상상치 못한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 배는 침몰하고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탄 소년 파이만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구명 보트에는 소년외에도 다리를 얼룩말과 하이에나, 오랑우탕 그리고 벵갈 호랑이 한마리가 전설속 “노아의 방주”에서처럼 함께 몸을 싣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소년과 벵갈호랑이만이 배에 남게 된다. 
  이로부터 허허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에 한마리의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인도소년의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은 2002년에 영국의 가장 권위있는 소설상인 제34회 부커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출간되자 곧 전 세계 40여 개국언어로 번역되였고 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1963년 에스빠냐에서 카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여난 저자 얀 마텔은이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저자 얀 마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내용의 작품이였다. 극적인 운명앞에서 신을 숭배하고 자연을 경외하는 소년은 놀라울만큼 령리하게 지혜롭게 그리고 강인하게 살아남는다. 난파선 쪼박들을 무어 또 하나의 구명선을 만드는가 하면 비가 오면 물을 받아서 갈증을 달랬고 태양증류기를 통해 물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채식을 고집하던 식성이 무엇이든 다 먹을수 있게끔 변하기도 한다. 지어 자기와 한 구명선에 탑승한 흉악한 호랑이를 마술단의 조련사처럼 길들인다. 몽당연필로 공구서적의 여백에 일기를 써가며 갈증과 공포, 그리고 사무치는 외로움을 이겨낸다.

  풍랑에 뒤집혀진 난파선에서 벗어난 어린 소년이 좁은 배에서 그것도 맹수인 호랑이와 기묘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남아서 륙지까지 다닿는다. 거기까지만 해도 책은 충분히 흥미롭다. 하지만 저자는 책속에서 단지 흥미로운 표류담에만 그친것이 아니다.
 

동명 영화의 한 장면

 

  사실 표류담을 다룬 명작도 적지않다. “로빈손 표류기”, “파리대왕”, “15소년표류기”…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생존의 이야기이기를 거부한다. 상기 작품들이 건드리지 못했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까지 소설은 던지고있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를 동시에 믿는 한 소년의 사유와 모험을 통해 “삶을 어떻게 볼것인가”라는 궁국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는 놀라운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여기서 주인공을 죽이고도 남았을 호랑이의 존재가 주는 은유는 대단하다. 호랑이때문에 주인공은 한눈 팔새도 없이 경계를 갖추어야 했고 그 늘 깨여있는 각성이 그를 오히려 공포와 권태에서 늘 깨여있게 했다. 호랑이는 파이을 살게 하는 힘, 즉 죽고 사는 문제까지도 잊게 만드는 삶에서의 고난, 고통, 어려움, 재앙, 적이였다. 태평양에 표류한 소년과 호랑이의 관계를 통해 작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인생이다. 여기서 바다는 인생에, 폭풍우는 절망에 비유되며, 배에 탄 다양한 동물들은 인간군상을 은유하고 있는것이다.

이렇듯 인간과 함께 위기에 빠진 호랑이를 통해 작자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이야기 한다.

소설의 각색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중국인 감독 리안


  책은 구명보트에 간단없이 닥쳐오는 파도처럼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건드리고 있다. 이 소설을 읽노라면 생존을 위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그속에서 보여주는 나약함과 강인함을 모두 경험할수 있지않을가 싶다. 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과연 무엇으로 부터 구원을 받으려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파이는 주인공의 소년의 별명이다. 수학에서 원주률을 뜻하는 무한소수로 지어진 별명. 그 무한한 원주률처럼 쭈욱 이어지는 상상초월의 이야기들, “우리는 왜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할까?” 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 요즘 소설은 그 읽은 이들에게 그 경이로운 답을 말해주고 있다.

연변일보 2013년 4월 26일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리안감독의 영화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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