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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한수째의 동시를 주으러
2011년 11월 09일 12시 50분  조회:1964  추천:2  작성자: 동녘해
 




“허허허~ 여러분, 저도 인젠 동시100수를 가지고있는 동시인으로 되였습니다.”
이 말을 해버리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오늘 100수째의 동시를 써냈다.
(이 사람이, 그까짓것을 가지고 웬 자랑이냐?)  하고  눈살을 찌프릴 사람도 더러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자축하고싶어서 “허허허~”  하고 웃어본것이다.
누군가의 감독이 없이 순전히 하고싶은 마음에서 뭔가를 해냈다는것은 어찌 생각해보아도 참 행복한 일이다.
2007년,  중국작가협회 로신문학원에 학습을 가서 며칠이 지난 어느날 나는 한 사이트에 문학원에서의 감수를 적은 글을 올렸었다. 그 글에다  어느 어른이 “좋겠소, 남들이 못가는 로신문학원에 가게 돼서. 글을 써야 작가지...” 하는 댓글을 올렸었다. 그 어른은 무슨 목적으로 그런 댓글을 올렸는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정말 얼굴이 뜨거워졌었다. 그래서 무작정 필을 들고 달려든것이 장편소설  <<천사는 웃는다>>였다.
이틀에  3시간씩 있는 교수들의 특강을 듣는 외에는 하루에 십여시간씩 집필에 파묻혀있었다. 어떤 날은 집필이 끝나면 새벽3시가 되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고 지치는 나날들이였다. 15일만에 17만자에 달하는 장편소설원고가 탈고되였다.
연길로 돌아온후 두달간의 수개를 거쳐 연변교육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는데 생각밖에도 괜찮은 반응이 왔고 그들의 손에 의해 고맙게도 책으로 출판되였던것이다.
그 책을 가슴에 안고서도 나는 그렇게 행복하지가 않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오기로 시작한 일이였기에 그냥 해냈다는 기분외에는 창작과정에서의 기쁨 같은것을 음미할수 없었던것이다.
하여 나는 그 누군가에게 “까불고 있네, 나도 글을 쓸수 있다는거!” 하고 뇌까린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동시농사는 누구도 나에게 “동시를 써야 작가지.” 하고  말한적이 없는 정황에서 순전히 해보고싶어 시작한것이다.
개인취미로 시작한 문학카페에 동시를 옮겨오면서 한국의 동시들을 접촉하게 되였고 차츰 동시의 매력에 빠지게 되였으며 나도 뭔가를 써보고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였던것이다.
2011년  7월  4일 오전,
우리 아빠트앞 담장밑에 자라있는 애기풀을 보고 뭔가 떠올라 그 길로 머리속에 오려둔 글이 바로  <<아동문학>>총서에 발표된 “동시바구니”중의 “애기풀”이다.
 
담장밑  돌틈에서/애기풀이  머리를  내밀었습니다/빠끔히~
어디로 /가시나요?/애기풀이  나에게  묻습니다/조용히~
나는  아직  모릅니다/나는  그냥  산책을  나왔거든요/무작정~
애기풀아,/나와   함께  산책을  갈가?/시원히~
애기풀이  말합니다/아니요/나는  여기서  꽃을  피워야  해요/화알짝~
ㅋㅋㅋㅋ/그놈이,꿈   하나는/야무져~
 
넉달하고  5일만에 나는 “동시100수”를 가진 동시인이 된것이다.
내가 아무리 자부심을 가지고 소리쳐도 나는 여전히  변한것 하나 없는 나다. 변했다면 날로 비여가는 내 정수리에서 머리카락 한오리가  더 빠진것, 마음속에 자부심 하나 더 채워진것이라 할가?
100수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길로 나는 101한수째의  나의 동시를 주으러 떠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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