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타가지고 컴퓨터앞에 앉았다. 진한 커피향을 길게 들이마시며 모니터에 있는 문건창을 열었다.
한송이 또 한송이 날아내리는 장미꽃들…
“나는 지금 꽃비를 맞고있나봐!”라는 어느 드라마의 대사가 뇌리를 스쳐지났다.
꽃비가 내리는 아침, 드라마같은 이 순간!
한 직장에 다니는 동료이자 친구같고 누님같은 선생이였다. 가끔 복도에서 만나면 시름없이 벙그레 웃어줄수 있어 편하고 혹시 기분이 꿀꿀할 때면 커피 한잔 함께 마시면서 수다(?)도 떨수 있어 믿음이 가던 선생이였다.
어느날, 그 선생이 메모리를 들고 우리 사무실에 찾아와 일에 지치면 장미꽃이라도 감상하라면서 사무실 동료들의 컴퓨터마다에 이 문건을 담아주고간것이다. 평소 롱담도 재미있게 할줄 아는 선생이라 또 어떤 깜짝쇼를 하는가보다 생각하며 그 문건을 터치하는 순간 보슬비처럼 날아내리는 장미꽃에 입을 떡 벌렸던 그 감동은 오늘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 감동너머로 반짝이는 추억의 편단들은 날마다 새로운 장면을 연출해간다.
노란 장미꽃을 보면서 다섯살 때 해볕 좋은 고향집뜨락에서 시름없이 뛰놀던 노오란 병아리가 떠오르는것은 흘러간 유년의 향수때문만일가?
빨간 장미꽃을 보면서 열다섯살 더벅머리 소년이 밤잠을 설치고 찾아헤매던 우물집 숙이를 떠올리게 되는것은 잃어버린 소년의 감성때문만일가?
연분홍 장미꽃을 보면서 장미꽃을 닮은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는것은 너무도 일찍 잃어버린 모성에 대한 그리움때문만일가?
세상에 부대껴 삭막해만 진다고 느끼던 내 마음의 사막에서 오아시스 한줄기를 찾아내여 스스로의 마음밭을 적실수 있게 해준 사람이 있어 이 아침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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