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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신세
장정일
옛날에 비하면 우리의 식탁은 풍성해졌다. 풍성하면 풍성함의 고민이 있다.
곡류나 채소가 농약같은것에 오염되지 않았는지가 그 첫째고민거리일것이다. 밭머리에 있는 수림의 나뭇잎사귀들을 보라, 봄날인데도 푸르기는커녕 가을락엽처럼 누르스름하게 색이 죽어있다. 호수와 하천 모두가 공업페수나 농약의 오염횡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풍성하면 뭘하나, 오염물을 먹으면 안가던 병원에도 직행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와 련관되면서도 다소 다른 고민이라면 식탁에 오른 음식의 영양가에 관한 우려이다. 사료를 먹여서 살지기만 했지, 비닐박막온실에서 비료에 커서 키만 자랐지 육류나 채소나 맛도 가고 영양가도 미달이니 헛배가 차는게 아닌가.
더 고급스러운 고민은 무공해량곡이더라도 정미류로 편식을 하지 말고 왕겨만 벗기고 쓿지 않은 현미나 껄껄해서 넘기기 불편하던 보리밥같은 거친 음식을 보다 많이 섭취할데 관한것이다. 알고보면 정미는 정미의 맛이 있겠지만 보리쌀같은 현미류는 그로서의 영양가가 있는것을.
옛날에는 보리밥신세 하면 울상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현미쪽으로 가는 보리밥신세가 고품질의 삶이 되고있으니 이것이 바로 돌고도는 파상식상승이라는걸가?
사실은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개개인은 다 그만의 장점이 따로있는것이다. 세상에 허투루 볼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하면 크게 과장된 말일가?
'장백산' / 2005년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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