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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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예술향연 / 수감록1
2009년 08월 17일 14시 53분  조회:2290  추천:37  작성자: 장정일

한여름의 예술향연

연변가무단 《장백산 아리랑》 수감록

장정일 

 

    이미 말복이 지났건만 15 저녁 연변예술극장에서는 삼복무더위를 릉가하는  열기가 장내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것은
성하의 폭염이나 석탄같은 고체연료, 휘발유같은 액체연료와는 무관한 품위있는 예술향연의 가락과 률동이 뿜어내는 범상치 않은 열기였다. 그것은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0주년맞이 연변가무단 특별공연 《장백산 아리랑》의 전통과 경전과 현대의 신묘한 조화가 이뤄낸 오랜만의 신들린듯한 열기였다.


   그
열기를 한몸으로 느낀 나는 《장백산 아리랑》을 시각적즐거움과 함께 심금을 울리는 교향조곡이라 불러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일찍 국경 10주년을 전후하여 연변가무단은 교성곡 《장백의 노래》를 필두로 하는 수준높은 가무프로를 창작공연해 일대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국내외의 이목을 끈바 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 연변가무단은 《장백산 아리랑》을 창작공연함으로써 대를 이어 성장한 신세기 조선민족예술의 진수를 보여주었다고 볼수 있다. 개개의 공연작품들이 구슬처럼 모아져서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사이의 조화라는 하나의 주제, 전통문화와 민속, 민풍을 기초로 , 중국특색을 지닌 조선민족의 심미의식과 창의력의 매력이라는 하나의 주선을 보여주는 집성체로 되였다고 <<장백산 아리랑>> 명실공히 민족혼과 문화생활의 정수를 담아낸 교향조곡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는것이다.


   《장백산
아리랑》은 구성상 민족적인 비옥한 토양ㅡ전통 민요와 춤사위에 뿌리를 박고 오랜 공연단체로서의 우수한 보류종목들의 저력을 근간으로 무게있는 새작품들을 가미한 양상을 보여줌으로써 프로의 중량감, 층차감과 다양성, 다의성의 창출에 기여하고있다.


   타방으로
주제적인 내적련관속에 단계성을 나타내면서 력사감에 현실감각을 결부시킨 이런 참신한 구성은 창작진과 출연진의 창조적인 해석과 예술처리, 그리고 개방적인 심미의식과 현대적인 예술사유에 립각하였기에 기복이 있고 정서가 굽이치는 교향조곡을 닮은 예술의 경지를 이뤄낼수 있었다.


   《장백산
아리랑》을 통해 나는 우리 민족의 가무예술에 내린 민족전통의 튼튼한 뿌리를 본다. 서막의 무용 《도라지》부터 그렇다. 소담하고 순결한 도라지꽃의 형상이 바이올린과 방창이 어우러진 정서적인 서곡과 더불어 우아한 춤사위로 펼쳐지면서 무용 《도라지》는 관중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는 뿌리깊은 민족의 뿌리깊은 생명력에 심취하게 한다.


   《아박춤》은
우아미를 강조하는 궁정무의 전통에서 한걸음 나아가 고답적인 구태를 벗어난 보다 강한 률동으로 격정의 뉴앙스를 살려내여 눈길을 끌고있으며 군무 《학의 련가》는 전통적인 학춤의 기초우에서 남녀간의 포옹과 들어올리기와 같은 발레의 기법을 원용함으로써 춤사위전반에 생기를 부여해 돋보인다. 민가련창  《새타령》,《꽃타령》도 경전민요로서의 랑만과 흥겨움의 가락을 민요창법의 묘미를 살리며 섬세하게 표현해 야회의 흥을 돋구어주었다.


   《장백산
아리랑》을 통해 나는 연변가무단의 경전적인 보류종목의 싱싱하고 끈질긴 생명력과 그것에 기초한 재해석, 재창작의 매력을 본다. 경전프로는 세월을 이겨낸다. 경전은 또한 창조적인 다양한 해석과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모체이기도 하다. 녀성독창과 남성중창 《아름다운 연변》은 우리 민족의 천재적인 작곡가 정진옥의 가곡 《아름다운 나의 고향》을 김정작곡가가 개편한 력작으로서 경전적인 작품의 무궁한 생명력과 더불어 경전에 대한 해석과 전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있어 눈길을 끈다.


   고음부로부터
시작해 기발한 전개로 이어지다가 저음부로 끝나는 《아름다운 나의 고향》은 자체가 장쾌함과 호방함이 어린 절절한 정서를 담아낸 가곡명작이거니와 그것을 개편한 《아름다운 연변》은 쏘프라노의 독창과 남성중창의 하모니라는 독특한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가극에서의 합창을 동반한 아리아와도 같은 폭넓은 음역, 황홀한 화성과 활달한 표현력이 주어지게 하였다. 이처럼 예술효과의 극대화가 시도되면서 특이한 매력을 가진 작품으로 업그레이드된 개편작은 《장백산 아리랑》의 절정, 또는 령혼을 담당하는 부분이 아닐가 한다.


   녀성군무
《내고향 오솔길》과 남녀6인창 《손풍금 타는 총각》도 모체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작곡가들인 최삼명의 가요 《내고향 오솔길》과 동희철의 가요 《손풍금 타는 총각》이고 역시 보류종목이였다. 이들 작품은 동중정(動中靜) 예술처리가 매력포인트이다. 고음부로 치달으며 격정을 토로하는 가무도 나름대로의 감동을 유발할수 있지만 낮은 톤, 느림, 동중정의 표현 역시 그에 못지 않는 특이한 감화력을 낳는다. 무용 《내고향 오솔길》은 심지어 한대목에 와서 꿈결같은 정적속에 속삭임과도 같은 무반주쏠로의 노래소리만 들리게 한다. 무용률동의 외적인 아름다움이 출연자의 섬세한 내면과 만나는 상상력있는 독특한 예술처리이다.


   독창
보류종목이던 《손풍금 타는 총각》도 남녀6인창으로 개편되면서 관중은 정다운 달밤의 정경속으로 빠져들고 그속에서 조용히 읊조리듯 울려나오는   정감적인 은은한 화성은 관중의 심정을 사로잡고도 남음이 있다.


   보류종목을
기초로 심도재창작에서 인상깊은 작품은 이밖에도 무용 《사과배 따는 계절》, 《얼시구》, 《샘물》, 《장백의 메아리》와 같은 작품들을 들수 있다. 이들 작품은 보류종목이던 가요나 장고춤, 물동이춤 북춤을 모태로 하여 생신한 모습으로 새롭게 창작된 우수작들이다.


   무용언어가
새롭고 우아한 녀성군무 《사과배 따는 계절》은 절주가 독특한 춤곡(가요 《사과배 따는 처녀》를 모태로)의 반주와 더불어 과일나무배경으로부터 배우들이 등장하게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무용수들이 일궈낸 다양한 리합집산의 현란함, 강한 절주감, 쾌속회전에 의한 고조된 분위기의 조성은 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관중들의 열띤 호응을 자아낸 남성군무 《얼시구》는 춤곡에 삽입된 건드러진 남성독창을 배경으로 대렬과 장고장단의 빠름과 느림의 변화, 장고소리의 강약의 조화, 암전과 집중조명의 교차가 이뤄지면서 랑만, 열렬함, 호방함, 씩씩함의 무용이미지를 완성시키였다. 녀성출연자전용같았던 장고춤을 남성군무용 장고춤으로 변화시킨 대담한 예술시도의 뜻밖의 훌륭한 효과이다.  


   《장백산
아리랑》을 통해 나는 창작진의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그들  예술생명력의 비밀을 본다. 핵심이 바로 예술본위에 립각한 창작풍격의 독특성ㅡ전통에 기초한 개방성과 현대성에의 지향이 아닐가 한다. 이한 풍격은 본민족의 전통에 기초한, 중국과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창의적이고 의욕적인 수용능력을 전제로 형성된것으로서 민족적이고 현대적이고 개성적인 창작자세와 작품에 구현된 민족성, 개방성, 현대적감각의 조화에서 유감없이 나타나고있다.


   가야금병창
《내 사랑 가야금아》가 말해주듯 전통은 현대적인 가락과 조화된다. 《바이올린과 사물놀이 <축복>》이 말해주듯 그들은 민족타악기와 전자악기의 조합을 거부하지 않는다. 녀성전유물같았던 장고춤이 남성군무로 변한 《얼시구》가 말해주듯이 전통은 어디까지나 발전과 함께 하면서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난다. 녀성군무 《칠선녀》와 남녀군무 《학의 련가》, 녀성독창 《말리꽃》, 가야금병창과 중창 《대중국》이 말해주듯 창작진의 상상력은 천상지하로 거침이 없으며 타민족문화, 외국예술의 자양분을 소화흡수하고 새롭게 해석하기에 능란하다
  
   전통과
현대의 접목, 관현악과 합창의 배합, 독창과 방창의 하모니, 양악과 민악의 활용을 위해 흘린 예술가들의 소중한 땀방울과 선진적인 컴퓨터등광, 음향설비에 의한 움직이는 무대배경과 활성화된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빚어낸 교향조곡 《장백산 아리랑》, 령혼의 울림인 그 건드러진 가락과 락천적인 률동이 축제분위기인 수도의 극장에서도 감동과 환호의 센세이숀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연변일보 /
  200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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