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력설련휴기간의 어느날, 외지에서 사업하는 고향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그 친구가 연변에 있을 때 우리는 가끔 함께 술을 마셨는데 그때 그의 주량이 “소주 한병”이였다. 나는 친구와 함께 분위기가 좋은 양고기구이집을 찾았다.
“어쩌지, 나는 소주를 완전히 뗐는데.”
내가 미안해 하며 량해를 구하자 친구도 다행이라는듯 말했다.
“나도 지금은 소주를 입에 대지 않는다.”
그는 언젠가 술을 마시고 사업에서 실수를 한후로 결심을 내리고 소주를 입에 대지 않는다고 했다.
그날, 나와 친구는 맥주 두병을 시켜놓고 양고기궴을 구웠다. 전에 랭수 마시듯 술을 마시던 우리들인지라 맥주잔을 들고 홀작거리자니 정말 멋적기 그지없었다. 그래서인지 전에는 앉기만 하면 술술 나오던 “속심의 말”도 닫아놓은 수도꼭지처럼 도무지 흐르지 않았다. 나와 친구는 맥주 두병도 채 마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에 만났는지라 그저 그렇게 보낼수 없어서 나는 2차로 친구를 분위기가 괜찮은 다방에 안내했다.
그날 나는 생크림을 살짝 바른 과일에다 육포와 함께 와인 한병을 청했다.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다방에서 그럴사한 잔에 레드와인을 부어놓고 앉으니 방금 양고기구이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였다.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려면 그래도 이런 분위기가 좋구나.”
친구가 말했다.
“그래, 우리도 인젠 술문화를 바꿀 때가 됐나보다. 시골에서 나온 우리도 이런 분위기가 좋게 느껴지니…”
나도 친구의 말에 동을 달았다.
그날 나와 친구는 부담없이 나름대로 와인을 마시며 흘러간 옛일을 회억했다. 그중에는 술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전에 친구들은 나를 두고 “한근 술을 마시면 한근 힘이 솟고 두근 술을 마시면 두근 힘이 솟는다.”고 말했었다.
나는 성격이 내성적이여서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술만 마시기 시작하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손이 좌우로 춤을 춘다. 다른 사람들은 술을 마시다가도 속에서 뭔가 올리밀기 시작하면 죽인대도 더이상 술을 넘길수 없어하지만 나의 내장은 어떻게 되여먹었는지 슬그머니 화장실에 가서 윽— 처리하고 나면 또 그만한 술이 배속으로 들어갈수 있었던것이다. 내가 화장실에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온줄을 모르는 동료들은 나의 주량이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워낙 술을 그렇게 좋아한것은 아니다.
25살에 입사를 해서 몇년간, 내가 사람들에게 남긴 인상은 “술을 마실줄 모르는 젊은이”였다.
처음 들어간 단위에서 4년쯤 일을 하다가 나는 다른 단위로 전근하게 되였다. 운수가 좋아서였던지 새 단위로 전근해 가서 2년후에 주임자리가 하나 생겨 내가 차지하게 되였다. 그해 내 나이 30살, 동료들이라고 해야 모두 나하고 비슷한 젊은이들이여서 나는 세상 무서운것 없이 일을 하고 누구 눈치를 볼것 없이 술을 마시고 즐겼다. 31살 땐가 내 인생에서 손꼽아 기념할만한 "큰 일(?)"을 끝낸것을 기념하여 나는 처음으로 소주 한병을 혼자서 굽냈다. 그렇게 어려운 사람 없이 술을 배워서 그런지 나는 점점 술상에서 담이 커졌고 주량도 늘어갔다. 그후로 나는 자주 폭음하기 시작했고 주사도 부리는것 같았다. 형님, 누나들이 그러는 나를 두고 못내 근심을 했다.
"닮을것이 없어서 아버지의 술버릇을 닮자고 그러냐? 조심해라."
나의 머리속에는 아버지가 생전에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주정을 부리고 어머니와 싫은 행동을 하던 기억이 깊히 박혀있다.
내가 아버지의 그런 주사를 닮아가다니,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다니…
나는 스스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술을 마시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날 나는 괴로운 마음을 스스로 달래며 꼭 술을 통제하자고 자신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술을 통제하자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지만 내가 술상분위기를 깨는것 같아서 여간만 민망한것이 아니였다.
그것도 나에게는 작지 않은 고민이였다.
어떻게 하면 이 현실을 타개할수 있을가? 나는 짬나는대로 인터넷을 뒤지며 마땅한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나의 눈길을 끈것이 와인이였다.
많은 사람들은 와인은 고상한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할수 있다. 하지만 근년에 와서 차츰 불기 시작한 와인바람은 와인인구 및 와인산업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와인은 어디에서나 흔히 접할수 있을 정도의 대중적인 술로 자리를 다져가기 시작하고있는것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와인을 술이 아니라 약이라고 생각해왔었다. 기원전에는 외상치료제, 안정제, 수면제로 와인을 사용하였는데 전투에 출정하는 군인들에게 와인을 마시게 하여 장질환을 예방하였다는 설도 있다.
레드와인은 피부의 기미, 주름 그리고 피부가 처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그리고 레드와인속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피부로화방지에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하기에 매일 레드와인 1~2잔을 마시면 피부 트러블이 없어져 언제나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할수 있다. 와인은 마시는 야채라고도 할수 있는데 수분 85%, 알콜 8~13% 그외 당분, 비타민. 유기산, 각종 미네랄, 폴리페놀이 함유되여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라고도 불린다. 와인잔을 손에 들면 맥주잔을 들었을 때와는 달리 스스로 분위기를 느끼게 되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것이다.
요즘 들어 나는 내가 마련해야 할 술자리는 극력 와인을 찾아 다방이나 와인바로 간다. 그런 장소의 분위기가 좋고 너무 강렬하지 않은 와인의 유혹이 좋아서이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술자리를 비켜갈수 없다. 문제는 어떤 술문화를 고양해야 하는가이다.
우리의 술문화도 변화를 가져올 때가 되였다. 아직도 술자리여하를 불문하고 맥주잔을 높이들며 목에 힘을 주는이들에게 나는 한마디 귀띔하고싶다.
와인잔을 손에 들면 목소리가 작아진다…